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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시인의 말
____ 제1부 013 목련꽃 아래서 015 주름의 귀퉁이 017 봄, 촛불 018 민들레 골목 020 스며드는 자전거들 022 유모차들 024 물의 각주 026 햇살 자전거 028 봄 공양 030 막걸리 한 병 놓고 031 장미 032 장암동 연꽃방죽에서 034 기우는 집 036 겨울 강 038 목련공원 가는 길 040 어느 봄날 042 댁들 위는 건강하신지 044 꽃분홍 주름론 046 탑을 쌓는 남자 047 목재소 앞을 지나다가 ____ 제2부 051 홈너머에서 053 잔디의 방식 054 꽃의 경계 055 의자들 057 조의귀뚜라미제문 059 폐가 061 문의 가는 길 062 자작나무도마반가사유상 064 꽃 066 말하자면 068 벽 069 윙바디 071 고드름 073 목공소에서 075 주름, 주련 077 산벚나무 이야기 079 꽃의 행방 081 개뼉다구 083 못에 대하여 084 모과 ____ 제3부 087 기우는 고물들 089 도축장 가는 길 090 새집불사 091 봄날이 간다 092 주택난 094 월령리 바다 슈퍼 096 창세론 098 물집 100 우리의 제사 102 가구의 용도처럼 104 저쪽 105 능금경 107 내일의 소사 108 밤눈 109 그녀의 수선집 111 해설 | 생을 건너가는 힘, 그 역동적 서정성의 아름다움 | 박진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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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블록 사이에서 민들레가 일가를 이뤘다
틈 사이로 늘어선 가구들 골목을 따라 세상 가장 낮은 마을을 만들었다 꽃기둥 하나 올리는 일도 여기서는 수없이 부러지고 허물어지는 일이겠지만 바람벽도 없는 집들의 마을 집값은 오른다는데 저 가난한 꽃들은 내려앉기만 하네 어디 꽃자리별이 있어 그래도 나 여기 살아 있다고 전송하는 건지 안테나처럼 뽑아 올리고 노란 불 하나씩 깜빡거리고 있다 어떻게든 살아내자는 이 가파른 골목 골목은 꽃들에게도 골목 바람은 왜 막다른 곳으로만 밀어붙이는지 틈에서 틈으로만 옮겨가는 꽃들의 분가 어떻게 저기서 갈라진 축대 밑 깨진 다라이 밑 버려진 드럼통 밑 기운 담 밑 밑에서 그래도 새파랗게 살아 붙어 몇 개씩 노란 꽃창문을 열고 있다 ---「민들레 골목」중에서 메론바는 실온에 오래 둘 것 흘러내리는 것이 지상을 풍성하게 하므로 잘 큰 나무를 보면 군침이 도는 이유 땅에서 난 것은 땅으로 흘러내릴지니 지상의 비옥함을 위하여 익어가는 모든 주름은 녹아 풍요로울지어다 군침 도는가 입들이여 잘 녹아 합일할지니 서로의 식탁에서 너는 나에게로 스미는 지상의 섞임 모든 뿌리의 근원은 돌아감에 있으므로 무덤에서 무덤으로 건너가는 꽃들이 있다고 치자 그대들에게서 어느 별의 치자꽃 향기가 난다면 어떨까 이 지상의 끈적함이여 창세로부터 흘러내리는 저녁 메론바는 멜론으로 건너가는 허공이 있을지니 귀 있는 자 들을지어다 ---「창세론」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