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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정신시인선

목차

005 시인의 말
007 날다가 무거우면

____ 제1부

015 눈물
018 외운
020 뿌리
023 어머니
025 어판장
027 제주의 가을
029 새봄, 아름다움의 미학
031 달
033 지금도 가슴에 시를 쓰는 여자
035 , 어~데로 가는가
037 그 집
039 황근
040 감꽃
041 하바네라
042 갈색 잎들
043 소금산 출렁다리

____ 제2부

047 달 1
040 백신
050 3월 대한
051 꿩알
053 마룻 바닥과 창 사이
054 사리 한 알
055 바늘귀
057 모정
059 징검돌처럼
060 허물
061 염호
063 무정란
065 능금나무
067 소학당
069 메밀밭
070 쉰다리의 꿈
073 로렐라이 무인카페
075 청동기 삼양동 해수탕의 하루

____ 제3부

079 해님이 그의 눈에서
082 어떤 행운목
083 꽃
084 거미
086 젊음
087 4.3 그날이
089 정말 미안해요
091 노모 1
093 천년의 안가
094 오름
096 고사리 새싹 바람
097 오크벨리 노스 콘도
099 인저리 타임
100 다리 건너편 어딘가로
102 꽃 한 송이
103 고장 난 벽시계
105 상사화

107 해설 | 실존적 신화 세계를 위한 여정 | 박진희

저자 소개 1

한라의 산자락 제주 중산간 마을 송당에서 태어나 2017년 시와정신 신인 추천 작품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2년부터 한라산문학 송인과 화요 시 창작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 현재 시와정신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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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30*205*20mm
ISBN13
9791189282530

책 속으로

1
우리가 있는 곳에 저 달은 있다1)

달과
나와의 거리가
오늘은
0m이다

달은 나를 보고
나는 달 보며 걸어간다

그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한참을 서성이다가
눈을 지그시 감는다

그러고는
앱을 닫는다

2
달님은
잊으려고 노력한다 바람 부는 날이면, 그때를

신작로 너머, 신산모루2) 너머 산 너머 밝게 떠올라
지나온 길을, 산들을 하나둘씩 끄집어 낸다

짧았던
너와 나의 어두운 강을 비춘다

온 세상에
환한 달빛을 비춘다

그는
오늘도, 힘든 동산을 넘어간다

1) whenever the moon we’re in 한 여인의 슈트에서 인용
2) 옛 제주시 사라봉 남쪽 면 위치한 하늬바람 거세게 불어오는 곳
--- pp.31~32 「달」

1
봄 동산에서
망텡이 짐을 지고 가는 노모가 있다, 간헐적으로 내리는 안개비와 마파람 가슴 한가득 끌어안은 고사리와 굽어 있는 등
새 풀잎과 가시덩굴 풀밭이 노모의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긴다

하루 해가 짧다

2
이제부터 시작이다

새 꿈의 풀잎과 지저귀는 저 소리를 들으면

노모의 눈은
절망을 포롱포롱 날며 내일을 새 순筍으로 피워낸다

온종일
꿈이 꺾인 동산에도, 산 넘어 온 세상으로

고사리는 새 잎을 편다

--- pp.91~92 「노모 1」

출판사 리뷰

1

봄 동산에
야생 망아지처럼 무작정 뛰노는 아이가 있었다
홍조 빛 얼굴에
새 풀 새 뜰 속에 망아지도 아동도 모두 하나 되는 연초록 꿈들이 가득 피어나고 있었다
민둥산에서
어릴 적 아동兒童은
그렇게 철없는 아이가 되어
꿈 많은 한 시절을 보냈다

2

시간의 세월은
세인世人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꿈이 흘러간다, 오늘의 숙제들을 하나둘씩 풀어간다

시詩와
나와의 거리는 하늘의 별만큼이나 까마득히 멀었습니다

퇴임 후, 울지 못하는 암 말매미처럼 나무 위 앉아
무성해지는 나뭇잎만 쳐다보며

한마디
울지 못하고

가지 사이
햇살이 지나가는 오늘만 세고 있었습니다

이제 낚아올린 시를 모아 둥우리를 만들었습니다

----- ‘시인의 말’

추천평

김공호 시인의 시간관은 근대의 일시적 순간이나 영원에 놓여 있지 않다. 시인은 그의 시에서 존재론적 고독과 유한한 존재, 파편화된 존재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 초월을 관념이나 형이상의 세계에서 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시에서 신화적 세계는 실존적 현실에서 탐색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노인과 아이, 절망과 희망,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교응하며 현실 속에 신화적 세계를 덧씌우는 방식이 그것이다. - 박진희 (문학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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