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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정신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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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005 시인의 말

____ 제1부

015 24계단 밟기
017 철부지
019 흔적
021 아버지의 놀이기구
023 백색 소음
024 명분
025 며느리발톱
027 늙은 인형
029 나비질
030 6인
032 서열
033 자반고등어
034 늙은 이불

____ 제2부

039 바람의 길
041 전복하다
043 아버지의 영토
045 이루리라
047 명사수
049 낭패불감
051 물론勿論
054 겨울 제국

____ 제3부

059 줄무늬 도시
061 엿듣기
063 콩나물의 자부심
064 5월 7일
065 칼과 낫
067 5월 15일
069 눈꺼풀
071 효용 가치
072 출고
074 그림자
076 갈다

____ 제4부

079 하루살이
080 그릇
082 외눈박이 왕눈이
083 삼신할머니 뿔났다
085 남편 빌려드립니다
087 엇박자
089 웃픈
091 5분
093 색의 언어
095 나무라지요
097 이중장부
099 각의 실상
100 그날 새벽
102 내 맘 나도 몰라

____ 제5부

107 하느님과 통화하다
109 준비하다
111 수틀
113 따깜질
114 천사슬
116 신의 손가락
118 돌의 탄생
120 즐거운 분실
122 그녀의 손
124 마스터키
126 자서록
128 비누
130 부채질

131 해설 | 사랑의 영토를 횡단하는 웅숭깊은 바람의 길 | 한용국

저자 소개 1

금산 출생 중앙대학교 가정교육과 졸업. 『창조문학』 등단. 『창조문학』 대상 수상. 시집 『또 하나의 나』, 『할인의 유혹』, 『미래보고서』 출간. 국제펜 회원, 대전문인협회 회원, 여성문학회 회원, 대전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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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0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30*205*20mm
ISBN13
9791189282844

책 속으로

바람의 길

반만년 동안 삭풍만 불었던 한반도
문풍지가 남아나지 않았습니다
구백여 회나 피난살이했습니다
지렁이처럼 땅속을 기며
애천, 애인, 홍익인간 정신으로
뿌리를 굳건히 다졌습니다

용솟음치는 의지로
언 땅을 녹였습니다
섭리의 봄을 맞아 물오름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람은 서진하여
대서양은 겨울로 가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해가 지지 않는다는 섬나라도
이제는 서산으로 기웁니다

태평양 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
햇볕을 동반한 훈풍은 벌 나비를 싣고
꽃피는 서울의 봄 동산에 찾아와
튼실한 열매를 약속합니다
피땀이 자양분이 된 이 나라 옥토에는
나뭇가지마다 평화의 메시지가 주렁주렁 열려
진리의 양식을 세계에 나눠 줄 것입니다

동녘에 떠오른 태양은 영원히 지지 않고
세계 속의 한국이 아니고
한국 속의 세계로 새로운 질서가 세워집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던 것이
이제는 모든 것이 서울로 통합니다
--- pp.39-40

그날 새벽

갑자기 얼음조각이 된 집
밖의 온도는 영하 11도
어루만져 보지만 온기는 없다
새벽 3시
갑자기 정다워진 부부 팔짱 끼고 온기를 나누며
불나방이 되었다

인적 없는 거리는
쌩 하고 내지르는 소리를 길바닥에 깔고
체할까 걱정하는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은 차들은 거리의 무법자

주변의 찜질방은 코로나가 갉아먹어
뼈대만 앙상하다
모텔은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들어 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정다운 이름 다방
영자 순자의 전성시대 운치를 담은
중년 마담의 24시간 불 밝히고 손 내민다

잠을 잘 수 없어도 앉을 곳이 생겼다
노천의 방랑자에게는 포근한 엄마 품이다

낮 동안은 햇볕을 붙들고
밤 동안은 전깃불 의지하고 살았나 보다

--- pp.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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