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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____ 제1부 9.24말 가면무도회 개장수 게임중독 관계의 오류 날개 내외하다 누에고치 늙은 지혜 닭 꽝 두껍아 레코드판 리콜 스트립 막말 막연한 다음 ____ 제2부 목련 바람 바람개비 봄이 오는 소리 붉은 사월 뿌연 잔소리 사과박스 사이 샴푸 섬 손발론 식탁 비행장 아마도 양말 식당 어처구니없는 ____ 제3부 역행(逆行) 우리 밥 한 번 먹어요 육갑 이끼 이등분 이런 변이 있나 인두질 일기예보 자웅동체 검문검색 잔해 정육점 지워버린 바코드 지하 제국 직립보행 직박구리 수면시간 짝짓기 청개구리 체크무늬 남방 춤바람 카르페디엠 ____ 제4부 케코바 투봉기레쓰 티라노사우루스 파 닭 풍경소리 하마 하회탈 헤어지는 중입니다 호모 사피엔스 커트 메갈로돈 역린(逆鱗) 활력충전 해설 | 과학적 사실과 감성적 인식의 사이에서 | 송기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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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밥 한 번 먹어요
우리 언제 밥 한 번 먹어요 무심코 던져놓고 자주 까먹는 말 행동을 약속해놓고 행동을 이행하지 않는 배신 가진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다 변명으로 대신해서도 안된다 오고 가는 인사 속에 함께 묻어 나오는 인사치레 늘 우리 대화에 함께하고 있는 말 우리 밥 한 번 먹어요 --- p.68 일기예보 너는 항상 나를 가지고 놀았다 기후의 옆구리가 터져 장마가 닥쳐왔을 때 넌 항상 똑같이 오보를 날렸다 뉴스는 기대를 저버린 채 비 오는 날만 기다렸다 예보는 뒷전 적중은 귀 기울이지 않는다 너는 구름을 풀어놓은 속풀이 해장국 사라진 빗방울의 발자취를 따라 우주를 돌아 구름을 데려왔다 울림은 파장으로 번지는 흐름의 연속 그 속에서 배꼽 우산은 자라고 태풍은 비바람을 몰고 다니는 폭군 앞모습은 강한데 뒤끝은 지리멸렬하다 방황은 격하게 견디지 못하는 슬픔 너는 소용돌이로 빠르게 자랐다 비바람을 안고 태어났으며 평온 이상의 진실만 외부로 키워나갔다 당신은 오늘도 나를 긴장시킨다 나를 귀 기울이게 한다 --- p.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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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문화
밥에 대한 이미지와 풍경 수 없이 내뱉는 지켜지지 못할 약속 밥 한번 먹자는데 그게 대수인가 한편으로는 편안하고 익숙한 말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익숙하게 젖어드는 말이다 이젠 은근히 정이 가는 말이다 그 익숙한 말 속으로 빠져들어가 보자 ----- ‘시인의 말’ 돌아보면 오늘 우리 앞에 펼쳐진 모든 일은 다 오래전부터 시작되어 온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흘러 강물을 모으고 바다에 이르러 거대한 폭풍을 낳는다 해도. 그건 다 생명의 한 호흡을 간직해 가능한 것이니. 봄꽃들 태풍으로 몰아치듯 터지는 때에. 그 사이에 나무 잎들 구름의 심장을 하나씩 간직해 차오르는 때. 그래도 우리가 지난 시간을 넘어 여름 가을을 생각해야 하는 것은. 그건 바로 생명이 언제라도 숨을 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생명이 다시 사물들의 속마음으로 돌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 표4 김완하 시인, 한남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