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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005 시인의 말 ____ 제1부 013 잠의 서사 015 사춘기 017 여름일기 018 비 020 환절기 021 오이꽃 생각 022 수족관 023 물의 자세 025 야식 026 장마 027 뉴스투데이 029 빗방울 소나타 030 밤비 ____ 제2부 033 배송지연 034 안부 036 달이 타는 밤 038 나비 039 별에 걸린 페이지 040 미로 042 링가링가 044 사과 046 낙타의 발 048 이웃집 동그라미 050 거울 052 주말고양이 053 몽유병 ____ 제3부 057 껌에게 058 미지의 방정식 060 문장의 끝 061 복불복 063 세탁기 064 숲 065 여름의 끝 066 외투 067 파도리 임시정류소 069 맹그로브 식물원 070 신경쇠약 072 거미 073 달밤 ____ 제4부 077 밤에 태어난 문장 079 변명 081 꿈 082 나무와 새 083 맷돌 084 빨래하는 날 086 가을밤 087 시손님 088 어른아이 089 오사리 090 야간비행 092 이별 094 청춘 097 해설 | 섬세한 감수성과 풍부한 상상력 | 김완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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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고양이처럼 내려오고
너그러워진 달이 조금 가까이 보이고 덩치 좋은 남자가 어리광을 부리고 벽처럼 단단한 여자가 순하게 웃음 짓는 밤 피자에 콜라가 없으면 안 되고 현실에 꿈이 없으면 안 되고 꿈같은 날에도 별이 없으면 안 된다 축축한 일상의 불빛이 가슴에 박혀 별이 된다 ---「별에 걸린 페이지」중에서 술을 마신 것처럼 몽롱한 세상을 만지고 너와 공존하며 간결한 환상이 되고 싶었지 너는 하얗고 창백했으며 단단한 웅덩이였어 나는 시간을 만드는 연금술사였고 투명한 웅덩이가 무겁게 가라앉는 것을 지켜보았어 체면적이 가장 순수의 공간으로 팽창되고 있었지 그곳 가장자리는 고요하게 죽어가는 촛불의 그을음으로 가득했어 너는 밤에 태어난 문장이야 속이 잘 보이지 않는 녀석, 속에 무엇이 들었냐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어 대답 없는 너는 무엇이었을까 너의 갈라진 목소리가 듣고 싶어 각자가 되기로 했어 각자의 절단면은 구겨 넣을 때마다 바닥을 긁고 가는 스크래치가 나지 와이파이 끊긴 세상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키보드 소리 나는 그때마다 감정의 표피에 차오르는 맑고 끈적이는 얼룩이었어 ---「밤에 태어난 문장」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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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너는 상처에 생긴 딱지같아 가시처럼 따갑고 거칠어도 딱지를 떼어내지는 않을 거다 진물이 촉촉한 속살은 더욱 아프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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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의 첫 시집은 주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소재를 통해 시를 형상화하고 있다. 그가 추구하려고 하는 일상성이란 관념의 대항담론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시의 참다운 맛은 관념이 아니라 일상의 진실에서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이 이경희의 시는 독자들에게 시의 가치라든가 카타르시스의 효과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드러내는 이경희의 첫 시집에서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은 첫 시집의 성과뿐만 아니라, 다음 시집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리를 한껏 부풀게 한다는 것이다. - 김완하 (시인, 한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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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응시하는 시인의 시선은 무척이나 예리하고 섬세하다. 시인은 사물의 겉면을 피상적으로 관찰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서를 이 응시 속에 깊이 새겨 넣는다. 그 결과 시인의 시선에 포착된 사물들은 존재의 변이를 거치면서 새롭게 탄생한다. 그의 시들에서 나오는 이미지의 참신성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얻어진 결과물들이다. - 송기한 (문학비평가, 대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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