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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나요
초판 한정 작가 사인 인쇄본, 양장
이유리
위즈덤하우스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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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결과가 어떻든 과정이 재미있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 털이 비단 같은 회색 고양이, 깊은 밤처럼 새까만 고양이, 가끔 등에 이끼가 끼곤 하는 초록 거북이, 야구를 보면 소리를 지르는 연갈색 인간과 함께 산다. 최근 빠져 있는 것은 게임 ‘스타듀 밸리’.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빨간 열매」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단편집 『브로콜리 펀치』 『모든 것들의 세계』 『웨하스 소년』, 연작 소설집 『좋은 곳에서 만나요』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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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13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76쪽 | 166g | 100*180*15mm
ISBN13
9791168127289

책 속으로

갑자기 베개 속에서 웬 목소리가 들려온 건 그때였다. 왕방울이 죽었으면 좋겠어. 나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잠결에 잘못 들은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으나 바로 그 잠이 오지 않아 애쓰던 터라 정신은 또렷했었고 게다가 이 목소리는 낯이 익었다.
--- p.8

서서히 안도감 비슷한 것이 찾아왔다. 이 시간에 나와 같은 베개를 베고 같이 뒤척이며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다니. 게다가 내 짐작이 맞다면 우리는 잠들지 못하는 이유마저 같았다. 왕방울이라면, 게다가 '끔찍한 인간' 왕방울이라면 분명 나도 아는 사람이었다.
--- p.10

"맞아요. 울면 지는 거예요. 울면 지는 거야."
"네, 울면 지는 거."
나도 반복해서 말했는데 그러고 나니 조금 슬퍼졌다. 울면 지는 거라면 펑펑 울어본 우리는 이미 펑펑 진 거였으니까. 울다뿐인가. 이렇게 불면증까지 얻어 뒤척거리며 밤마다 타들어가는 속에다 소화기를 뿌려대고 있으니 이건 그야말로 완벽한 패배였다.
--- p.13~14

(……) 평소 같았으면 눕자마자 꼴딱 잠들었을 텐데 그날은 그렇지 않았다. 가슴속에 뭔가 뜨겁고 팔딱거리는 점 하나가 있는 것 같달까, 아무튼 뭔가 자꾸 화끈화끈 두근두근거려서 도저히 잠에 들 수가 없었다.
--- p.29

한때는 이 동네 사람들이 전부 사랑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우리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이건 아니건, 그냥 이 근처에 살면서 가게 앞 골목을 걷고 버스 정류장에 줄을 서는 사람들이 모두 다 예뻐 보였다. 저 중에 누군가는 내 반찬을 먹었겠지. 집에 가지고 가서 혼자, 아니면 가족들과 나누어서 달게 달게. (……) 내 손으로 열심히 다듬고 썰고 무치고 볶아 윤기 나게 만들어놓은 그것을 누군가 먹거나 눈독 들이는 상상을 하면 꼭 밥을 탐내는 아기를 보는 듯 뿌듯했다.
--- p.47~48

우리는 그날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미워할 대상도 주지 않을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바로 그것이 우리의 복수였다. 누굴 미워해야 할지도 알 수 없으니 결국 모두를 미워하게 만드는 것, 누구에게도 진심으로 웃어줄 수 없게 만드는 바로 그것이.
--- p.59

여전히 잠은 오지 않았다. 마음 한복판에 뾰족 튀어나온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얇디얇은 잠의 천은 내 지친 몸을 쓸다 말고 거기에 걸려서 자꾸 찢어지고 이지러졌다.

--- p.65

출판사 리뷰

“갑자기 베개 속에서 웬 목소리가 들려온 건 그때였다.”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이유리의 서늘하고 축축한 자장가


일상과 비일상, 환상과 현실을 능청스럽게 오가며 이야기를 펼쳐온 『브로콜리 펀치』 『좋은 곳에서 만나요』 이유리 작가의 신작 『잠이 오나요』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동네에서 꽤 잘나가는 반찬 가게를 하는 ‘나’는 중고 거래 어플에 ‘불면증’을 검색해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젊은 여자에게 베개를 구입한다. 고작 베개로 불면증이 나을지 반신반의하며 머리를 기댄 밤, 갑자기 베개 속에서 웬 목소리가 들려온다. “왕방울이 죽었으면 좋겠어. (……) 내일도 또 올까? 그 끔찍한 인간.(8~9쪽)” 자세히 들어보니 베개를 건넸던 여자의 목소리다. 게다가 ‘끔찍한 인간’ 왕방울이라면 ‘나’에게 불면증을 안겨준 장본인. ‘나’는 서둘러 휴대폰을 찾아 여자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저도 그 사람 알아요.(10쪽)” 매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던 ‘나’와 여자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동네 아주머니 왕방울을 향한 비밀스럽고 뻔뻔한 복수를 계획한다.

이유리 작가는 ‘작가의 말’에 “오지 않는 잠을 쫓아 베개에 머리를 부비고 있으면 그 안에서 무슨 소리인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원망, 후회, 미움. 베개 속 목소리는 주로 그런 것들만 말한다.(73쪽)”고 썼다. 미움과 두려움이 만들어낸 불면의 밤에 재치 있는 상상력을 더해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원 플러스 원’ 베개가 탄생했다. 오늘 밤, 베개에선 어떤 목소리가 들려올까? 복수를 무사히 끝내면, 잠을 쫓는 서늘한 목소리 대신 좋은 꿈을 불러올 자장가를 들을 수 있을까?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50권의 책으로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즈덤하우스는 2022년 11월부터 단편소설 연재 프로젝트 ‘위클리 픽션’을 통해 오늘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연재는 매주 수요일 위즈덤하우스 홈페이지와 뉴스레터 ‘위픽’을 통해 공개된다. 구병모 작가의 〈파쇄〉를 시작으로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독자를 찾아간다. 위픽 시리즈는 이렇게 연재를 마친 소설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한다. 3월 8일 첫 5종을 선보이고, 이후 매월 둘째 수요일에 4종씩 출간하며 1년 동안 50가지 이야기 축제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이때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단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은 소재나 형식 등 그 어떤 기준과 구분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장르와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한다. 또한 책 속에는 특별한 선물이 들어 있다. 소설 한 편 전체를 한 장의 포스터에 담은 부록 ‘한 장의 소설’이다. 한 장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이야기 한 편을 새롭게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 시리즈 소개

위픽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작은 조각이 당신의 세계를 넓혀줄 새로운 한 조각이 되기를,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당신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한 조각의 문학이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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