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가격
10,000
10 9,000
YES포인트?
5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변경
배송비?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분야의 이벤트

현대시학 시인선

이 상품의 태그

목차

시인의 말

1부 무성영화

비보호좌회전
직각의 매너
밀장떡
쌍수문통
폭염주의보
노구메
새우젓국
만둣국
미지모퉁이
한들아파트 1
두 박자
백팔번지
행주고개 가는 길
적막 1번지
외딴집
새벽이 남루다
종알집
볕들 날
동티길
검암역
그 집 허물어지다

2부 자리걷이 굿

아이스 아메리카노
갓난이이모부
봄밤
모틈말 영감
아스팔트 어장
복달임
고물상
겨울 부엉이
그 애
간약굴댁
끝에 집 형수
하늘공원
손수레 말씀
깨댁할메
텃세
디엔에이
엄지 척
자리걷이 굿
양곡장날
한들아파트 2

시인의 산문

저자 소개 1

1953년 인천광역시 서구 한들마을 출생 거주 2016년 《월간문학》 시, 수필 등단 시집 『조지 다이어의 머리에 대한 연구』등 다수 출간.

심응식의 다른 상품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154g | 125*188*20mm
ISBN13
9791192079974

책 속으로

방죽 끝 수문통 아래서 울었다 성엣장 밀려들어 겹쌓이던 그해, 눈물은 갯벌을 닮아 밤 물때엔 더 크게 울었다

작두날 같은 면도칼로 신식 구레나룻 잡는 법, 고대기 호오 호 불며 하얗게 가르마 타는 법, 법이란 법 알뜰히 꿰는

등 따습고 배부르면 그만이라며 각설이한테 식전 보리밥 덜어주고 이 끓는 머리 깎아주며 소처럼 웃었다는 이발관 이씨

문도 닫지 못하고 공회당 끌려갔다

당黨도 주의主義도 통 만난 적 없다고 빌며 떨며 희미하게 목멨다 긴 겨울 밤새 곤하게 숨죽였다

가죽띠에 면도칼 문대던 하얀 손, 언 갯벌 한 줌 움켜쥔 채 성엣장 같은 흰자위로 몇날며칠 겨울 갯벌 떠나지 못했다

춥고 배고파 국민방위군 도망쳤다던 이발관 이씨

겨우내 울던

갯벌은 내내 입 다물었다

드림파크 동문 사거리 비보호 좌회전신호는 짧다
---「비보호좌회전」중에서

여름에 입주한다는
신성한 새집을 올려다보는데
그 밑으로 붉은 벽돌담장
불두화 하얀 고염주네 있다

동네 첫 번째 이층양옥 딸고만네 집
갱실네 반짝이는 파란 세라믹기와지붕
중풍 맞은 왕표 씨
네 살배기 손자 놈 오줌발로 샌다는 지붕
초록색 천막 덮고 폐타이어 올려놓은 거

감나무 꼭대기 삭정이보다 높은 사십층
옥상에 올라앉은 쪽달
무진장하게 시퍼런 한들벌 눈알 쪼며
탈탈 낮을 털고 있는 거

다 보인다

대패질한 듯 한들로
이팝나무 가로수 심은 당년에 꽃피고
로얄파크 들어가는 좌회전신호가 저녁까지 길다
---「한들아파트 1」중에서

한뫼산 절집 뒤꼍
볕 좋은 비탈
나지막한 엄나무, 일습
순 뜯어간 자리
목구멍 흥건한 봄날이 말라간다

절집 마당 가득 연등 달아도
빈 시절이 깡그리
눈 먼 가시밭길

없는 초록 화폭에
가는 붓으로 내리그은 풍경
연등 빛 한복판에 무르녹아
마하반야바라밀다

입 꼭 다문
초록이 깜깜하다
---「무성영화」중에서

막다르다
미지모퉁이 길가
아카시나무 드높이 까만 비닐
머리띠 두르고 전신을 걸었다

고추밭 벌건 내력 바람에 달래며
첫울음 같은 노을 속 오래된 남루가 펄럭인다

왜소나무 쇠스랑자루 투박하게 손에 익은 아비의 날
상여독 구렁이 고아먹어 온 동네 살 끼었구나
바래벌댁 죽은 딸 자리걷이 굿할 때
구렁이 넋을 달래던 구군복具軍服자락이다

어쩌다
달래지 못한 구렁이 넋이었나
집집이 문문마다 살 맞아
중력을 거슬러 오르는 고층아파트
새로 적는 한들말 일기

내 눈의 사시가 자리걷이 굿을 한다

---「자리걷이 굿」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그동안 여러 번 가보았지만 그새 한들마을의 새로 지은 아파트가 궁금해 집을 나섰다. 적당히 차를 세우고 단지를 서성이는데 갑자기 비가 내렸다. 게릴라성 집중호우라 할 만하였다. 게릴라도 그렇지만 소나기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허둥지둥 상가계단으로 비를 피하기는 했지만 온몸이 젖었다. 오래 전 한들마을 소나기가 떠올랐다. 지금이야 추수하면 곧바로 최상의 습도가 될 때까지 건조기에 넣어 말리지만 그 시절에는 볕에 널어 말렸다. 이럴 때 오늘처럼 소나기 내리면 나락멍석은 꼼짝없이 비를 맞았다. 삼사일 내로 말리지 못하면 싹이 돋았다. 이런 벼는 정미하는 과정에 모두 싸라기가 되었다. 가을비는 할아버지 수염 밑에서도 피해간다고 하지만 가을걷이할 때 소나기 냄새 밀려오면 온 집안 식구는 허둥댈 수밖에 없었다.

한바탕 비 쏟아져도 아파트는 조용히 비 맞을 뿐 비 때문에 허둥대는 사람이 없다. 비설거지 할 필요 없어 좋겠다 싶었다. 젖을 콩단도, 줄지어 세워놓은 볏가리도 없으니 말이다. 비 멎기 기다리며 지워져가는 것들에 대하여 생각했다. 간장 달이는 냄새, 장독대 너머 아주까리 대, 담장 아래 핀 꽃들, 추녀 아래 제비집, 상엿소리 같은 구석구석 눈에 선하고 혀끝에 익숙해진 그 품에서 나는 나이 들었다.

세상이 변해가듯 인연은 언젠가 떠나고 남은 기억도 지워지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빈자리에는 새로운 인연이 동행하겠지만 내게 남은 빈자리는 없다. 그것은 지워야 할 기억들이 많아서가 아니다. 그저 흔적도 없이 잃는다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아마도 남은 생은 공황장애를 앓을 것 같다.

2023년 가을
심응식

추천평

조우상의 시는 시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의지를 보여준다. 예민한 감각의 촉수에 의해 파악된 이미지로 유려한 사색과 상상을 전개하는 그의 언어는 암울하고 위태로운 세계 안에서 희망의 빛을 발견하고자 모색한다. 단절과 소외의 세계에서 유리벽에 갇힌 자아는 유리벽 너머의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그곳에 닿을 수 없다는 “슬픈 외침”으로 가득하다. 출구 없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욕망의 덫에 갇혀 살아가는 세상에서 새로운 마음의 시간을 만들어가던 화자는 사랑의 표상인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한없이 가볍기만 하던 어머니의 몸무게를 생각하고 헌신과 희생으로 살다 가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온 세상으로 퍼져가는 따뜻한 그리움의 정서를 보여준다. 마침내 화자는 인문학적 성찰을 거쳐 “단풍”의 시간에 도달한다. 그것은 “그늘 깊은 나무 끝으로 달빛처럼 흔들리며 깊어지는 시간”이고 가을의 시간이며 종교적 영성의 시간이기도 하다. - 고명수 (시인 · 전 동원대 교수)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9,000
1 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