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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설 | 우리가 기계와 처음 섹스한 것은
에세이 | 가을을 위한 소네트 소 설 | 맑은 밤 에세이 | 달리기 소 설 | 가을 소풍 에세이 | 가을 편지 소 설 | 우연의 용기 에세이 | 우연을 이끌기 나가며 | 슬픔과 나란히 누워 한 문장 | 아름다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네 편의 가을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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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분 동안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가 끝나고 사토시 씨와 동원은 극장 앞에서 만났다. 동원이 손수건을 내밀며 다 눈물이에요, 다른 것 없어요, 농담조로 말했고 사토시 씨가 다른 것도 포함되어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재치 있게 응수했다. 그럼, 하고 동원이 돌아서자, 사토시 씨가 괜찮으시면, 하고 말을 이었고, 두 사람은 근처 식당으로 옮겨 밥에 반주를 곁들었다. 영화 같은 일이네요, 동원이 말했고, 저에겐 익숙한 일이죠, 사토시 씨가 대답했고, 2차 술자리가 무르익자 두 사람은 마침내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 p.20 「김현_ 우리가 기계와 처음 섹스한 것은」중에서 그날 은호가 본 달리는 사람은 동네에서 평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운동복에 평범한 운동화를 신은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일정한 속도로 잘 달렸다. 어딜 가려고 달려가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무언가에 쫓기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러니까 그 사람은 달리기 위해서 달리는 것 같았다. 은호가 보기에 그 사람의 달리는 모습은 편안해 보였다. 그 사람을 보고 은호는 달리고 싶다고 느꼈다. 그 사람처럼 편안하게 달리고 싶었다. --- pp.37~38 「김종완_ 맑은 밤」중에서 참 좋구나. 그런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생각 같은 건 하나도 나지 않았다. 바깥세상과 숲이 아예 다른 세계처럼 분리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숲에 들어오기 전에 내가 누구였는지, 숲 바깥세상에서 내가 무엇이었는지 아득해질 정도였다. --- p.75 「이종산_ 가을 소풍」중에서 둘째가 생겼다는 걸 알고 나서 우연은 얼마간은 안도했고, 얼마간은 막막했다. 돌아갈 곳이 없으니 이 상태에 더 머물 이유를 찾고 싶었는데, 어딘가로 돌아가고 싶기도 했다. 그 길을 막아버린 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지원은 당장 돈이 모자란 것도 아닌데 걱정 말라곤 했지만, 우연은 아이를 키우는 일 말고, 자신만의 뭔가를 계속 키워나가고 싶다는 갈증을 느꼈다. 다른 성취가 필요했다. “그래도 당장은 어떻게 할 수 없잖아.” --- p.107 「송재은_ 우연의 용기」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