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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에 아픈 사람
양장
신현림
민음사 200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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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申鉉林

시인, 소설가, 사진가, 1인 출판 사과꽃 대표. 경기 의왕에서 태어났다. 미대 디자인과 수학 후 아주대학교 국문학과를, 상명대학교 예술 디자인 대학원에서 비주얼아트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아주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사, [텍스트와 이미지]로 강사를 역임했다. [현대시학]으로 등단, 2019 문학나무 가을 호에 단편소설 「종이 비석」 추천 당선 발표했다. 시집 『지루한 세상에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사람』, 『침대를 타고 달렸어』, 『반지하 앨리스』, 『사과꽃당신이 올 때』, 『7초간의 포옹』, 『울컥, 대한민국』이 있다. 예술 에세이 『나의
시인, 소설가, 사진가, 1인 출판 사과꽃 대표. 경기 의왕에서 태어났다. 미대 디자인과 수학 후 아주대학교 국문학과를, 상명대학교 예술 디자인 대학원에서 비주얼아트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아주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사, [텍스트와 이미지]로 강사를 역임했다. [현대시학]으로 등단, 2019 문학나무 가을 호에 단편소설 「종이 비석」 추천 당선 발표했다. 시집 『지루한 세상에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사람』, 『침대를 타고 달렸어』, 『반지하 앨리스』, 『사과꽃당신이 올 때』, 『7초간의 포옹』, 『울컥, 대한민국』이 있다. 예술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창』,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 『애인이 있는 시간』, 『엄마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 등 다수의 에세이집과 세계시 모음집 20만 독자 사랑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아들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시가 나를안아 준다』, 『아일랜드 축복 기도』 등을 출간했다.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에 수록된 시 「방귀」가 초등 교과서에 실렸다. 영국출판사 Tilted Axis에서 한국 대표여성 9인으로 선정되었고, 사진작가로서 세 번째 사진전 ‘사과밭 사진관’으로 2012년 울산 국제사진 페스티벌 한국 대표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사과던지기 사진작업 ‘사과여행’ 시리즈를 계속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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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7월 1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17쪽 | 25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7407246

출판사 리뷰

낯익은 일상의 전복

우울함,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우리에게 너무나 낯익은 일상이다. 그렇게 낯익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게 낯익은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쓸쓸하다’고 외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시인은 이렇게 누구나가 가진 쓸쓸함이라는 일상 속에서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일상 속의 환상, 어쩌면 시인의 백일몽이라고 봐도 좋을 이미지들은 그래서 우리에게 생경하고도 낯설게 다가온다. 창밖을 지나가는 술 취한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비명 소리처럼 날카롭게 울리"고, 매연은 “끈끈한 갈색 시럽처럼” 얼굴에 달라붙고, “무언가 내 뒤를 쫓아오는” 기분이 들어 돌아보니 그건 “내 그림자”였다. 이런 시들을 통해 시인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막연한 불안감, 고독, 소외감을 표현하고 있다. 「즐거운 지하철」에서는 즐거운 책 읽기로 시작되었던 ‘지하철 타기’라는 평범한 일상이 “피처럼 흘러가고 흘러오는 사람들”에 의해 방해 받고, 결국 아이의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이 시에서 시인은 흔히 말하는 ‘군중 속의 고독’이 아닌, 마치 무생물 같은 ‘인간 군집’이라는 개체로 인해 느끼는 공포를 표현하고 있다.


우울한 육체 위에 새긴 영혼의 자서전

전작에서 「나의 이십대」라는 시를 통해 우리가 엿보았던 시인의 이십 대는 치열하고, 고통스럽고, 분노로 가득 찬 시기였다. 팔 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삼십 대를 살아낸 ‘여자’로서의 시인이다. 여자로서 삼십 대를 살아낸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결혼해서 가족을 이룬다는 것, 어머니가 된다는 것, 늙어가기 시작한다는 것. 그리고 이들 모두는 육체와 관계가 있기에, 여자에게 있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육체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른에서 마흔, 마흔에서 쉰 살의 몸
늙어가는 몸을 추하다고 생각지 마오
단지 서러울 뿐
서럽게 익어가며 스러지는
사람의 육체는 얼마나 아름답소

(중략)
여자의 몸보다 사람의 몸이길 바라는 내가 있소
무서운 속도로 흘러가는 세월에 대해
동전의 양면처럼 붙은 고통과 열정에 대해

―「우울한 육체의 시 - 생각이 많은 몸」 중에서

시인은 그래서 “우울한 육체”에 관해 노래한다. 육체가 늙는다는 것은 슬프긴 하지만 결코 추한 것은 아니라고. 이젠 여자의 몸이기보다 사람의 몸이고 싶다고. “지겨운 고통은 어서 꺼지라”고 외쳤던 전작과 달리 고통도 감싸 안을 정도로 성숙해진 시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싱글 맘, 희망의 폭동을 일으키다

시인은 성숙해졌다. 그리고 삶의 무게는 더 무거워졌다. 그러나 시인은 지루한 일상에 압사되어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헤어지는 게 힘들어서/ 계속 살다 남은 생의 실타래가 엉키는 건 싫”어서 “인연의 종이배를 강에 띄워버”리고 혼자가 되면 “내일을 제대로 클릭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가혹한 세월에 축배
잊어도 기억나도 서글픈 옛 시절에 축배
지루하고 위험한 별거 생활에 건배
지치게 하는 것과 끊지 못하는
어정쩡한 자신이 몹시 싫은 날

할 수 있는 건 갈 데까지 가보는 거
피 토하듯 붉게 울어보는 거
또 다른 삶을 그리워하다
거미처럼 새까맣게 타서 죽어가는 거

―「어디에도 없는 사람」 중에서

시인은 어머니가 되었다고 세상과 타협할 생각은 없다. ‘싱글 맘’이라는 힘든 길을 택한 이상 시인은 더욱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 때문만이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더더욱. 그래서 시인은 “배터리가 다 될 때까지 희망의 폭동을 일으”키기로 한다.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하고 “생존의 알람 시계가 절박하게 울어도 꿰뚫고 갈 것”이다.

추천평

아무것도 아닌 것의 힘을 아는 그의 시편들은, 여성은 존재의 이면이라는 말을 곱씹게 한다. 이 시들은 그의 인생론이 바로 시론인 것처럼 생생하고, 태아를 넣고 다니는 어미처럼 진정하다. 참으로 존재의 고통이란 것이 다 써버린 생약 같고 참으로 절실한 것이 끝장난 것 같은 이 무통분만의 시대에 그는 밥 속에 헝그리 정신을 비벼 넣고 싱글 맘으로 희망의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 여성의 슬픈 등에 꽃을 피운 이 시집을 우울한 육체 위에 한 땀 한 땀 새긴 영혼의 자서전이라 말하고 싶다.
천양희(시인)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진 지 딱 십 년, 이제 신현림의 시는 쓸쓸함, 외로움, 가난, 아픔, 그런 일상들을 영토로 거느리고 있다. 모두에게 낯익은, 모든 진지한 시인들에게 특히 낯익은 이 일상의 영토는 그러나, 신현림에 의해 매우 참신한 행복으로 전복된다. 세상이 이미 ‘세기말’이 아니듯 그는 ‘세기말의 시인’이 당연히 아니지만, 그의 아님은 범상치 않다. 그는 행복한 쓸쓸함으로 세기말에서 생활로 이어지는 다리를 만들었다.

김정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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