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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bo Abe,あべ こうぼう,安部 公房,본명 : 아베 기미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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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의 주인공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자기 이름이 도망친 것을 알게 된다. 이건 마치 작가 고고리의 주인공이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코가 없어져 버린 것을 깨닫는 것과 비슷하다. 이 순간부터 그는 관습으로 포장된 현실세계에서 존재권을 상실하게 된다. 존재권을 상실한 인간, 그것은 현실세계에선 범죄자가 아니면 미치광이 외에는 없다.
주인공은 당연히 읽는 독자들의 시선에 따라 세상으로부터 그 존재를 모두 강탈하려고 하는 흉악 범죄자로 비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 눈에는 미치광이로 비칠 것이다. 그리고 존재권을 상실하여 어디에도 귀속할 만한 장소를 갖지 않는 주인공의 눈에는 현실세계가 더 없이 기상천외하고 부조리한 덩어리로 비치고 만다. 자신과 타인이 서로 각각 또 하나의 자신 또 하나 타인으로 변신을 하고 만다. 현실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자신은 자신의 명함으로만 존재하게 되고 사랑하는 소녀는 마네킹 인형으로 변신한다. 이것은 카프카 이상으로 카프카적인 그로테스크한 세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코보는 카프카의 아류는 되지 않았다. 아마도 카프카에 의해 현대라고 하는 세계의 근원적인 허무에 눈을 떴을 것임이 분명하다. 아베 코보의 독창성이 어디에 있고, 어떤 자질을 갖추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선, 독자는 꼭 카프카와 아베 코보를 비교하여 그 본질적인 차이가 어디에 있는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아베 코보와 카프카는 그 작품의 무거움과 가벼움, 또 명암의 차이는 분명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카프카에 비해 아베 코보의 작품은 훨씬 가볍고 밝은 인상을 준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이 인상이 주는 원천을 깊숙이 탐색해 간다면, 우리는 그곳에 인간이 존재권을 상실한 세계에 대한 작가 자신의 서로 다른 태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아베 코보에 있어서 보여지는 가벼움 내지 밝음은 그의 주인공이 현실세계에의 존재권을 상실해도 그다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실한 것에 대한 향수를 조금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우연한 계기를 맞아 저마다 벽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곳은 인간의 생활과 우주의 법칙이 교차되는 장소로, 이렇게 말하는 순간 어느새 벽은 존재하지 않는다. 벽은 존재하며 그리고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벽은 역시 존재한다. 아베 코보의 분필이 그곳에서 절망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세상에는 벽이 존재하는 것이다. 바로 창문을 열면 벽 위에 펼쳐진 아베 코보의 세계가 있다. 즉 여러분의 운명이 그곳에 있는 것이다. 부디 여러분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창문을 열기 바란다. |
“아베 코보가 기묘한 이야기를 쓰지만, 이상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 기묘함은 좋든 나쁘든 일관된 기묘함이고, 전혀‘이상’하지 않고 오히려 빨려 들어가게 만든다.” -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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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외국 작가들은 일본의 작가라고 하면 아베 코보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작가에 대해서는 몰랐다. 나에게 아베 코보는 중요한 작가였다.”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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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작가로서 외국 지식인들에게 읽힌 일본의 작가는 아베 - 오에 겐자부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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