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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눈을 잡아 끄는 판화 기법의 부드러운 그림
<잘 자요, 아기북극곰>은 어린이책에서는 흔하지 않은 음각과 양각의 판화 기법을 써서, 단순하고 평면적이며 면 중심의 그림 세계를 펼치고 있다. 이런 단순한 기법으로 캐릭터들의 특징만을 집약적으로 표현했다. 누군가 멀리서 부르는 신호에 잠자리에서 눈을 뜨는 아기북극곰, 눈을 반짝이고 귀를 쫑긋거리며 얼음 벌판을 걸어가는 아기북극곰, 별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아기북극곰, 졸린 듯 하품하는 아기북극곰, 엄마 품에서 편히 잠드는 아기북극곰 등, 아이들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단순하지만 풍부한 표정으로 와 닿는 아기북극곰을 만날 수 있다. 면이 강조된 단순한 그림은 또한, 주된 빛깔인 푸른빛과 어우러져 북극의 밤 풍경을 더욱 서정적이며 부드럽게 보여 준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찬란한 순간조차도 푸른빛 계열의 보랏빛으로 부드럽게 그림으로써, 잔잔함 가운데 마술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아이들은 서정적인 밤 풍경을 홀로 거니는 아기북극곰과 눈을 맞추어 가며 책을 읽는 동안, 분주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꿈나라로의 여행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엄마 같은 달빛 아래서 느끼는 뿌듯한 성취감 보통 잠자리 책은 잠자기 싫어하는 아기와 재우려는 엄마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하지만 <잘 자요, 아기북극곰>에서는 엄마곰이 잠자리를 떠나는 아기곰을 간섭하지 않는다. 엄마곰은 아기곰의 밤나들이와는 상관없이 깊이 잠들어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아기곰이 험한 밤길에 홀로 내버려지는 것은 아니다. 엄마를 대신해서 '달'이 아기곰을 따라다니며 달빛으로 포근히 감싸 준다. 하지만 달은 아기곰의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기보다는 잠잠히 지켜보는 엄마이다. 엄마로부터 일일이 간섭받지 않기에, 아기곰은 자기를 불렀던 신호를 쫓아 맘껏 북극밤을 나들이한다. 그러다 결국 자기를 불렀던 신호가 별똥별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아이들은 이런 아기곰의 밤나들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기가 직접 밤길을 여행한는 모험을 즐긴 것마냥 대리 만족감과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어른의 강요나 억압에 의해 억지로 누운 잠자리는 아이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맘껏 논 다음 자율적으로 선택한 잠자리는 저절로 눈이 감기는 편안함을 준다. 별이 떨어지는 광경까지 다 구경한 아기곰이 졸린 듯 하품할 때, 책을 보는 아이들 역시 만족스런 기분에 쌓여서 함께 하품을 할 것이다. 책을 덮고 난 뒤에 밀려오는, 멋진 밤나들이에 대한 뿌듯한 성취감은 아이들을 편안한 잠자리로 포근히 인도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