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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드림 21세기 기획시선

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You Are My Sunshine


엄마 안녕 12
끼룩끼룩, 해고양이 14
별이 되신 당신께 16
그이 19
솔가지 20
손녀가 된 딸 22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 24
엄마의 보석함 26
나의 강아지야 28
엄마의 하늘 30
봄날의 눈물 32
한 걸음, 또 한 걸음 33
나를 닮은 너 35
송지우, 사랑해 37
울보 엄마 39
Best Friend 41
Smiling Bear 42
You Are My Sunshine 44

2부 길 위의 눈물


비와 그리움 48
그림자의 무게 49
길 위의 눈물 50
까끔살이 52
꼬꼬할매 54
내 고향 칠거리 57
동행 58
안마 60
우정이란 난로 63
짐발이 자전거 64
어려 보인다는 말 67
하늘호수와 용연 68
뒤돌아보지 않는 너에게 70
그날 이후 내 손은 71
공포의 귀가길 74
안데스의 밤 76
누룽지의 마음 78
그때 그 맛 80

3부 꽃게 대신 장어


겨울나무 84
꽃 몸살 85
해야 숨어라 86
꽃게 대신 장어 88
달맞이 90
물망초 꽃 92
다시마의 여정 94
바람 97
목련의 흔적을 찾아서 98
어항 속의 침묵 100
빗속의 붉은 여우 102
밤 마실 104
밤바다의 하늘 잔치 105
모레네 빙하가 울다 106
할미꽃 108
봄을 삼킨 여름 110
팜트리 112
때의 독백 114
방구소리 116

4부 깊은 밤을 지나 흐르고 쏟아지는 은혜


깊은 밤을 지나 흐르고 쏟아지는 은혜 118
다시, 숨 쉬다 120
소녀와 교회당 122
허무 124
Give Back 125
검은 고양이(미주문학 신인상 당선작, 2022년) 126

해설 / 일상의 길목에서 찾은 경이로운 시어들_김종회 128

저자 소개 1

전북 고창 출신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거주 2022년 미주한국문인협회 시부문 신인상 2022년 워싱턴 《윤동주문학》 수필 당선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 워싱턴 윤동주문학회 회원 워싱턴 디카시인협회 회원 《시산맥》 회원 독서논술지도사 호텔 레스토랑 MBA 티 소믈리에 유튜브 〈mamaleecooks〉 운영자 유튜브 〈다비다의 성경 읽기〉 운영자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4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42쪽 | 130*220*20mm
ISBN13
9788956641874

책 속으로

크고 못생긴 발을 가진 여자
예쁜 신발을 신어본 적이 없다며
혼자서 불만을 토해내고
신발 가게를 지날 때마다
자신을 세상으로 인도해준 엄마를 원망했다

어두운 객석
그녀는 뮤지컬을 보러 갔다
그때 발밑에서 둔탁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그러나 신경 쓰지 않았다

뮤지컬이 끝나고 일어서는 여자
한발 앞서 걸음을 떼는 사람의 뒷모습이 어색하다

목발을 어깨 밑에 받치고 뒤뚱거리며 걷는 사람
빈 공간을 감싼 바짓가랑이만
허공에 스친다
앞 사람의 오른쪽 다리가 없다
--- p.49 「그림자의 무게」 중에서

37년 동안 우정을 나눈 이를 만났죠
살을 에는 추위가 옷깃을 잡아끄는 날에

숨겨둔 미소들이 수수께끼를 풀 듯
커다란 웃음소리가 되어
누런 이를 활짝 드러내며 쏟아져 나왔어요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찬바람이 아랫도리를 파고드는 순간
다시 전주역 광장에 섰어요
Bye bye를 열 번 외치고서야
역전 구내를 향해 걸었어요

서울 행 기차를 타러 3번 플랫폼에 섰는데
사정없이 무릎이 흔들렸어요
그런데 이를 어쩌죠
친구 몰래 난로 하나 품고 와버렸으니

--- p.63 「우정이란 난로」 중에서

출판사 리뷰

사랑하는 이들에게 바친 뜨거운 연가

이 시집의 1부에서는 이제껏 자신이 마음을 다해 사랑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로 썼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엄마’가 있고, 어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들이 있다. 이처럼 이임순 시인의 가족 사랑은 놀랍고도 눈물겹다. 중요한 사실은 그의 이 사랑이 이토록 뜨거운 까닭으로, 기독교인으로서 주위의 사람들을 섬기는 정성 또한 놀라운 형국이다. 성경에서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 22:39)고 했던 터이다. 「엄마 안녕」에서, 「엄마의 하늘」에서, 「별이 되신 당신께」에서, 「솔가지」에서 애절하게 그리는 친정어머니, 시어머니, 아버지에의 추모는 이 시인의 핍진한 내면을 잘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그 사랑은 어른과 아이를 두루 아울러 양방통행이기도 하다.

엄마의 이마 위에 작은 해고양이가 날아들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어느 날, 그놈들이 더 날아왔다
이제는 눈가에도 앉고 입가에도 둥지를 틀었다
어느새 해고양이는 아홉 마리가 되었다

(중략)

엄마 나이 아흔쯤 엄마의 머릿속에도 해고양이가 날아들었다
도대체 이놈들은 얼마나 더 많아질 작정인지
엄마의 삶은 해고양이를 품고, 기르며 결국 그들과 함께 떠나는 일이 되려나 보다

이제는 안다
엄마의 해고양이는 바람을 따라 날아간 엄마의 인생이었다는 것을
- 「끼룩 끼룩, 해고양이」 부분

시인은 엄마의 이마 위에 날아든 ‘작은 해고양이’ 아홉 마리를 보고 있다. 해고양이는 해묘海猫라고도 부르는 괭이갈매기의 다른 이름이다. 일본에서도 바다고양이라 부르고 영어권에서는 검은꼬리갈매기라 부르는데, 이름 그대로 고양이 울음소리 같은 소리를 낸다. 시인은 이 해고양이가 아홉 마리나 엄마의 얼굴에 앉고 둥지를 틀었다고 한다. 그 어머니에게서 아홉 명의 자식이 생산되고 성장하였으니, 이때의 해고양이는 곧 자식들의 별칭이라 할 것이다. 이 시집 전반을 통틀어서도, 이처럼 엄마의 인생과 그 얼굴에 수놓인 해고양이의 이미지를 심층적으로 결부한 수발한 시가 쉽지 않다. 궁극적으로는 거기에 엄마의 생애를 한눈에 바라보는 시인의 절절한 사모곡이 잠복해 있다.

한 송이의 하얀 꽃처럼 유난히 희고 맑은 얼굴
열두 시간을 자고 일어나도 울지 않던 순한 아이

갓난아기 적부터 울음소리가 없던 너를 보며 나는 생각했지
넌 노래를 부를 줄 모를 거라고

그런데 어느 날 추석맞이 노래자랑 무대 위에서
돛단배가 달빛에 실려 흔들리듯
너의 목소리는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처럼 찬란한 선율로 청중의 마음을 적셨지

(중략)

그렇게 너는 엄마에게 햇살을 머금고
바람을 막아주는 커다란 나무가 되었단다

힘들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
매일 기적처럼 잔잔한 기쁨을 안겨주는 너

넌 내게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별빛 같은 친구란다

내 딸, 내 강아지야!
- 「나의 강아지야!」 부분

친인의 사랑 가운데 더 강렬한 것은 ‘내리사랑’일 것이다. 대체로 이 사랑이 대책 없는 짝사랑인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 시인은 드물게도 자신이 공여한 사랑만큼 제대로 장성한 자녀들을 둔 성공사례에 해당한다. 인용의 시는 시인이 사랑하는 딸에게 보내는 찬사의 문면文面이다. 갓난아기 때부터 순하고 울음소리가 없던 딸이 어느 순간 엄마를 보살피는 ‘커다란 나무’가 되었으니, 인생사의 감동에 이보다 더 값있는 일도 드물 것이다. 시인은 그 딸을 두고 ‘내 강아지야!’라는 저 고색창연한 호칭으로 불러본다. 사정이 이러하니 문득 시인은, 아들에게 건넨 ‘You are my sunshine’이라는 팝송의 제목이 가족 구성원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복된 날의 주인이다.

가슴 속에 담아둔 미처 하지 못한 말
그리고 자연의 경물에 대한 관점과 경외감


2부에서는 그동안 세상살이의 여러 길목에서 겪은 사연들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 같은 감정을 담았다. 묵은 옛 얘기처럼 가슴에 묻어 두었던 옥합을 연 셈이다. 2부에 수록된 시 가운데 고향과 그곳의 사람 및 사물들, 우정과 동행 등의 여러 절목이 이 국면을 환기하는 제재가 되고 있다. 「비와 그리움」에서는 그 모든 형상이 비의 모습으로, 「까끔살이」에서는 어린 시절 소꿉놀이의 기억으로, 「내 고향 칠거리」에서는 옛 모습 그대로 두고 온 고향에의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뒤돌아보지 않는 너에게」는 어쩌면 유행가 한 구절처럼 세월의 뜻깊은 의미를 향해, 「누룽지의 마음」에서는 따스한 누룽지 한 그릇으로 곡진한 가족애를 향해 손짓하는 시를 볼 수 있다.

3부는 시인의 가슴을 설레게 한 자연과 사물들에 대한 시다. 감성이 예리한 시인에게 있어, 삼라만상 모두가 시의 대상이라는 증표와 같다. 시인이 자연 환경에서 만나고 느끼고 또 시적 문장으로 치환한 경외의 감상들이 탑재되어 있다. 일찍이 한 시대 낙양의 지가를 올렸던 작가 이병주가 ‘미微에 신神이 있느니라’고 단언했듯이, 작고 소박하지만 조촐하고 품격있는 것의 소중함을 이 시인이 잘 알아차리고 있음을 증명한다. 「꽃몸살」에서 ‘늦깎이의 졸업식’에 쇄도한 꽃잔치가 몸살을 앓을 때, 「달맞이」에서 그 고운 얼굴 때문에 내 마음도 달빛으로 물들어 갈 때, 「어항 속의 침묵」에서 수족관 도다리가 마지막 사랑을 싹틔울 때 이 도저到底한 삶의 방정식이 작동한다. 그런가 하면 「할미꽃」에서 ‘아흔 해를 채우고’ 가신 할머니의 추억이, 「봄을 삼킨 여름」에서 ‘얄미운 계절’에 대한 원망이 청량한 노랫소리처럼 시의 결을 이룬다.

바닷가 물결의 손짓 따라
우리는 꽃게를 꿈꾸며
그물망과 뜰채, 닭다리 등
완벽하게 준비를 했지

(중략)

장어 널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 어느 개선장군이 부럽지 않았지

다음 날
너의 삶이 온전히 내 식탁에 놓였어
마음 한 구석에 미안함이 있지만
나에겐 오래오래 행복했던 순간으로 남을 거야
- 「꽃게 대신 장어」 부분

인용의 시는 바닷가에서 그물망으로 꽃게잡이 준비를 한 일행의 삽화다. 모든 준비를 하고 꽃게를 기다렸으나, 정작 바구니 속에 든 것은 시커먼 장어였다. ‘꿩 대신 닭’이 아니라 ‘어느 개선장군’ 부럽지 않은 귀갓길이었고, 그다음 날의 식탁은 행복한 순간으로 남았다. 극히 평이하고 어디에서나 마주칠 수 있는 풍경이지만, 이 시의 행간을 채우고 있는 서사의 곡절마다 시인의 순후한 마음새가 감각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물이라도 양이 먹으면 젖이 되지만 뱀이 먹으면 독이 되는 이치와도 같다. 이 모든 경과의 진행에 시인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있기에 더욱 그렇다. 마음이 고우면 천하 만물 모두가 고운 격이다.

눈물의 기도와 새로운 생명의 점화


이 시집의 마지막 4부는, 그야말로 시인의 절박한 체험 위에 세워진 시의 집이다. 오래전에 생사의 경계가 위태로울 만큼 많이 아팠던 시인은, 이제 모든 어려움을 극복했으나 그 힘겨웠던 시기와 그로부터 치유 받은 은혜를 잊지 못한다. 그러기에 고난을 통과한 믿음이 참믿음이라는 언사가 있다. 존 밀턴은 험난한 시대를 깨어있는 정신으로 살았다 했고, 괴테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못한 자는 인생의 참된 의미를 모른다고 했다. 김현승의 후기 시에서 신에게로 복귀하는 눈물의 기도가 여기 이임순이 발화하는 눈물의 기도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리고 시인은 그 끝에서 새로운 생명의 불꽃을 점화했으며, 오늘날에는 시와 사람 모두가 밝은 빛이 되었다. 「다시, 숨쉬다」, 「허무」 등의 시편이 다 그렇다.

모순덩어리
부족한 엄마인 나에게
하나님은 아이들의 숨결 속에
은혜를 가득 채워 부어 주셨다

나는 특별한 것 없는 엄마였고
그리 살가운 엄마도 아니었는데
내가 무엇이기에
이 폭포 같은 은혜를 받았을까

(중략)

이 폭포 같은 은혜를 기억하며
나는 더욱 정직하게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걸어가리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내 입이 아닌
먼저 타인의 배를 채우며

자만하지 않고
묵묵히 내 삶을 그려 가리라
- 「깊은 밤을 지나 흐르고 쏟아지는 한없는 은혜」 부분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크게 고임을 받고 그때마다 그 사랑에 감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연약한’(막 14:38) 인간은 자칫 은혜를 잊어버리기 쉽다. 심지어 언제 그것을 잊어버렸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한데 이 시인은 이 ‘한없는 은혜’를 돌에 새기듯 굳게 붙들고 있다. 항차 ‘아이들의 숨결 속’에 은혜를 부음 받았으니, 이를 원용하면 살아온 생애의 행로가 모두 그렇다는 뜻이다. 그래서 ‘폭포 같은 은혜’를 기억하며 ‘정직하게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걸어가겠다고 다짐한다. 이 시는 시 이전에 한 인간, 한 신앙인으로서의 모범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우리가 마음 놓고 그의 시와 삶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임순의 첫 시집 속 행간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그의 시와 인간 그리고 인생의 모습이 우리에게 보내는 따뜻한 메타포를 느낄 수 있다. 문학평론가 김종회 교수는 해설에서 “이임순의 시는 무엇보다 기껍고 흔연한 것은 시 이전에 잘 다듬어진 결곡한 인품을 만날 수 있었고, 더불어 시와 삶이 일치하는 미덥고 조화로운 결과를 체득할 수 있었다. 한 시인의 세계에서 이와 같은 성취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만큼 시인 자신이 진지하고 치열하게, 또 신앙의 규범을 지키며 살아온 과정을 시와 함께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평한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바친 뜨거운 연가로 묶은 이임순의 첫 시집 『엄마 안녕』이 국내외 많은 독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길 바란다.

시인의 말

미국에서의 삶이 어느덧 삼십 년을 넘겼다. 두 아이를 정성껏 키우고, 남편을 내조하며 하루하루를 채워왔다. 그렇게 오랜 시간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왔다. 하지만 아이들이 집을 떠난 뒤, 내 삶은 조금씩 세상을 향해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문학을 공부하며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마주했다. 남편과 함께 나누는 식탁 위의 문학 이야기가 일상이 되었고, 글을 쓰면서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정답은 알 수 없지만, 지금의 나는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히 깨닫는다. 주어진 시간을 감사히 여기며, 온전한 마음으로 삶을 관조하는 것. 누가 뭐라 해도 나만의 걸음으로 조용히, 그리고 담담히 걸어가는 것.

나의 부족한 작품들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김종회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그리고 언제나 내 곁에서 묵묵히 함께 걸어주는 남편, 멀리서도 ‘엄마는 할 수 있다’며 용기를 주는 웅희와 시연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마음 깊이 고마움을 전한다.

삶에는 저마다의 계절이 있다. 그리고 지금, 내게도 새로운 봄이 찾아왔다.

2025년 봄날에, 이임순(Im Soon Lee, 김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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