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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
2. 제비꽃 피는 어느 장날 3. 물렁감 4. 살구나무 집 할머니 5. 강 건너 마을 이야기 6. 오두막 할머니 |
權正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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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야, 넌 올해는 더 예쁜 잎이 가득 필 거야.
왜냐하면, 내가 이렇게 기운 바지를 입었거든.' '우리 엄마가 그러셨단다. 궁뎅이 기운 바지 입으면 산에 들에 나무들이 더 예쁘게 꽃이 핀다고.'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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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 잠이 들려는데, 밖에서 누가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 할머니! 밤길 가는 길손인데 먹을 것이 있으면 좀 주세요. 배가 고파 더 걸을 수가 없군요." 할머니는 일어나 불을 켜고는 문을 열고 내다봤습니다. 밖에는 텁수룩한 남자가 구부정 서 있었습니다. "아이구, 손님. 들어오시구려." "아닙니다. 갈 길이 바쁘니까 먹을 것만 주십시오." 할머니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 밤에 갑자기 먹을 것이란 내일 예배당에 가져갈 경단 스물 한 개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어떡하나?" 할머니는 망설이다가 얼른 떡 세 개를 종이에 쌌습니다. "손님, 밥은 없고 이것 떡인데 잡수시구려." 젊은이는 두 손으로 떡을 받아 들고는, "고맙습니다, 할머니!" 하면서 절을 하고는 어두운 산길로 내려갔습니다. ---pp.84-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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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들어 있는 여섯 편 작품들에도 어김없이 권정생 님의 큰 믿음이자 소망인 것들이 오릇이 담겨 있다. 그것은 작고, 보잘 것 없고, 여린 것들의 목숨 하나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과 통해 있고,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는 온갖 동식물로 치환된 어린이의 천진무구한 모습들로 드러나 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의 가슴에 자라나게 될 예쁜 마음을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이 책에는 모두 6편이 실려 있다. 엉덩이가 해진 바지를 입는 것이 창피했지만, 엄마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이 변해 기운 바지를 입고 유치원에 가는 귀여운 아기 너구리 또야 이야기, 제비꽃 피는 어는 장날 사람들이 부산하게 오가는 장터를 구경하는 찔룩이 동생 개미와 형 개미의 앙증맞은 이야기, 탐스러운 물렁감을 따먹으려는 아기 돼지 통통이와 아기 사슴 콩이의 이야기, 모두들 떠나 버린 시골 마을의 쓸쓸함에 젖어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살구나무 집 할머니의 애달픈 이야기, 강 건너 마을에 불이 나서 모두들 굶게 되자 제각기 가진 좋은 재주를 살려 힘껏 돕는다는 숲 속 마을 동물들의 살가운 이야기, 먹이고 있는 검둥이, 그리고 옥토끼 두 마리와 함께 착하게,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한 오두막 할머니의 이야기다. 글에 못지 않게 한껏 정성을 기울여 그린 그림 역시 어린이의 눈길과 손길을 끌기에 충분할 만큼 상상력이 넘친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동식물의 표정이 살아 있고, 같은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각 작품이 가진 이미지를 제각각 다른 색감으로 표현함으로써 훨씬 더 다채롭다는 느낌을 더해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