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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 서장원

1장 소설과 나
왜 소설을 안 써 - 김지연
소설과 나 - 장희원
연애편지 대신 - 안나
코미디언 - 김혜빈
어느 ADHD인의 시작서書 - 노은지
나의 작은 인물들 - 박소희
아무말대잔치_진짜최종 - 이주영
소설: 일 같지 않은 일 - 서장원

2장 소설과 사물
마법의 책상 - 안나
이토록 달콤한 고통 - 장희원
루틴 불능자의 변명 - 이주영
고양이 없는 고양이 이야기 - 서장원
더, 맥시멀리스트 - 노은지
2cm의 용기 - 박소희
전자인간과 지우개똥 - 김지연
아침술 - 김혜빈

3장 소설과 병
틱과 함께 (잘) 살기 - 박소희
징크스 - 서장원
그때와 지금 - 안나
아파도 괜찮아 - 장희원
무병장수의 꿈 - 김지연
요즘 무엇에 미쳐 있어? - 이주영
이름 없는 병 - 김혜빈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 노은지

4장 소설과 소울푸드
떡볶이를 기다리며 - 안나
세 가지 소원 - 박소희
누룽지와 팥죽 - 장희원
나물 만세! - 김지연
마감의 꽃말은 맥주 - 이주영
비바 순두부 - 김혜빈
소울푸드가 없어요 - 서장원
한 병 정도의 이야기, 8°C의 맛 - 노은지

5장 소설과 야망
애살 - 장희원
두번째 꿈 - 안나
소설가로 은퇴하고 싶습니다 - 서장원
야망 없이 - 김혜빈
용두사미 문화센터 - 이주영
뽐을 내자 - 김지연
퇴사하지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 - 노은지
이뤄질 리 없는 꿈 - 박소희

[특별기고] 내가 본 세상의 조각을 내 소설 안으로 잘 옮기는 일 - 윤성희

저자 소개 8

2018년 [문학동네]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 『조금 망한 사랑』, 중편소설 『태초의 냄새』, 장편소설 『빨간 모자』 등이 있다.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이효석문학상, 제12회, 제13회, 제15회 젊은작가상과 제70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지연의 다른 상품

202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같은 해 박화성소설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캐리어』 『그라이아이』, 소설집 『하지의 무능한 탐정들』(공저) 『SF 보다­Vol. 4 그림자』(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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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경기도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다. 2023 한경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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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에 〈스물세 번의 로베르또 미란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7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차세대 예술가로 선정됐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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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전공 전문사를 졸업했다.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해가 지기 전에」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K-픽션 스물아홉 번째 작품 『해피 투게더』 등의 앤솔러지에 참여했고, 소설집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를 썼다. Seo Jang-won graduated from the Department of Theater at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with a major in Narrative Writing. He began publishing stories th
1990년에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전공 전문사를 졸업했다.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해가 지기 전에」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K-픽션 스물아홉 번째 작품 『해피 투게더』 등의 앤솔러지에 참여했고, 소설집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를 썼다.

Seo Jang-won graduated from the Department of Theater at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with a major in Narrative Writing. He began publishing stories through the 2020 Dong-a Ilbo Spring Literary Contest.

서장원의 다른 상품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와 서사창작과 전문사를 졸업했다. 2018년 단편 「소풍」으로 김원일 문학상을 받았으며, 『빗소리를 쓰는 밤』으로 2024년 제4회 틴 스토리킹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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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주말에는 소설을 쓴다. 대학에서는 언론정보학을, 대학원에서는 서사창작을 공부했다. KBS 팟캐스트 〈요즘 소설 이야기〉에서 한동안 요즘 소설을 소개했다. 세상 모든 것에 쉽게 반하고 자주 마음이 변하지만 문학만은 예외다.

이주영의 다른 상품

1993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우리의 환대》가 있다. 제11회 젊은작가상, 제27회 이효석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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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135*205*20mm
ISBN13
9791124706268

책 속으로

그러게. 나는 어쩌다 쓰는 사람이 되었을까? 제일 처음 그런 마음을 품은 것도 너무 오랜 일이라 이제는 그때의 마음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잘 그려지지가 않는다. 이제 와서는 안 쓸 이유가 없지 않나……? 하고만 생각한다. 쓰지 않는 삶을 상상하는 것이 쉽지 않다.
---pp.6-7 「왜 소설을 안 써, 김지연」 중에서

소설이 아니고서는 이런 마음을 표현할 다른 방법이 없다. (……) 모두가 조금은 자신의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세계. 그런 세계가 어딘가 있을 거란 생각만으로도 조금이나마 살고 싶어진다.
---p.24 「소설과 나, 장희원」 중에서

어리석은 확신으로 가득차 곧 후회하게 될 편지를 밤새 쓰던 그 여자아이는, 보통의 평범한 어른인 척 위장하고 살아가는 지금도 여전히 내 일부로 남아 있다. 이제 더이상 연애편지 쓸 일이 없어 대신 소설을 쓴다.
---p.30 「연애편지 대신, 안나」 중에서

여전히 소설이 주는 아름다움과 질척임과 찐득거림과 더러움과 슬픔과 기쁨과 고통, 멈춰 서는 순간, 그리고 그 모든 뒤엉킴과 틈새와 이해할 수 없는 불완전한 것들을 사랑한다. 손으로 쥐고 만지고 넘기고 짚을 수 있는 소설책의 물성을 사랑한다.
---p.42 「어느 ADHD인의 시작서書, 노은지」 중에서

내가 느끼기에 그런 삶 아래에서 파괴되고, 회복하고, 파괴되고, 회복하고, 그런 와중에 때론 아름답기도 한 존재, 그게 인간이다. 그래서 내게 소설이 무엇이냐고 다시 묻는다면, 소설은 삶과 그 안의 인간을 근본적으로 마주보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을 대면하는 일.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견디면서도 보는 일.
---p.47 「나의 작은 인물들, 박소희」 중에서

인간은 왜 사는지, 삶은 때때로 왜 이렇게 가혹한지,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편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끝끝내 삶을 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나는 알고 싶다. 깜깜한 어둠 속에 갇힌 사람을 빛 쪽으로 한 걸음 내딛게 하는 힘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다칠 걸 알면서 자신을 함부로 훼손하는 어떤 사람의 마음도, 줄곧 합리적인 선택을 하다 한순간 말도 안 되는 결정으로 삶의 방향을 트는 일에 대해서도.
---pp.52-53 「아무말대잔치_진짜최종, 이주영」 중에서

삶은 내가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는 게 전혀 아니구나. 가드를 올리고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삶은 앞에서 잽이나 혹을 날리는 존재가 아니었다. 가드를 잔뜩 올린 나를 머리 뒤에서 후려쳐 쓰러뜨리는 존재였다.
틱은 나에게 포기를 가르쳤다. 삶을 어느 정도는 포기한 채로 살아가는 것. 내 의지대로 살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몸 어딘가에 늘 지닌 채로 살아가는 것.
---p.131 「틱과 함께 (잘) 살기, 박소희」 중에서

어떤 뛰어난 책이나 그림, 음악도 주지 못하는 걸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은 줄 수 있다. 떡볶이를 기다리고 나눠 먹었던 숱한 저녁들처럼, 그때 주고받은 목소리들처럼, 계속 뭐든 말하고 싶었고 듣고 싶었던 그날들처럼……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p.188 「떡볶이를 기다리며, 안나」 중에서

그날의 기억들, 부모님이 만든 음식들을 먹었던 때가 떠오를 때가 있다. 그 덕인지 나는 누군가가 해준 음식을 정말 좋아한다. 대체로 정성 들여 누군가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 마음이 배부르다. 때로 내가 한 음식도 그렇다. 음식과 영혼이 한데 붙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살려면 반드시 음식을 먹어야 하지만 음식 이상의 무언가가 밥상에는 분명 있다. 하루의 고단함을 녹여줄 순간을 밥상마다 기다리게 된다.
---p.222 「비바 순두부, 김혜빈」 중에서

와인이 내 인생 음식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아무래도 와인 한 병을 마시면 맛과 향뿐만 아니라 그 한 병에 들어 있는 생산자, 생산자 가족의 문화(와인은 보통 가족 사업이다), 그 지역의 문화까지 온갖 이야기가 쏟아져나오고, 그 모든 것들이 주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또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p.229 「한 병 정도의 이야기, 8°C의 맛, 노은지」 중에서

글은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한다. 하지만…… 글이 남는다. 조금 전까지 이 세상에 없던, 존재하지 않았던 무엇이. 그것이 좋든 나쁘든, 그런 것은 나중의 문제이다. 하지만 무언가 쓰지 않고는 못 견디겠어, 하는 마음과 조금이라도 좋은 글을 썼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 그리고 무엇이든 써내려가서 한 편의 글이 이 세상에 있다는 그 근사한 감각은 정말 다른 무엇보다 큰 성공이다. ---p.244 「애살, 장희원」 중에서

내가 더 나이 들어서 쓰게 될 소설도 궁금하고, 좋아하는 동시대 작가들이 앞으로 발표할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그러다 필립 로스처럼 노년기의 어느 때에 은퇴해서 소설을 쓰지 않는 삶도 살아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노력도 노력이지만, 운도 무척 좋아야겠고, 기후 위기에 대한 전 지구적 협업이 필요할 것이다.
---p.255 「소설가로 은퇴하고 싶습니다, 서장원」 중에서

야망은 커다란 것이다.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꿈꿀 수 있고 이정표로 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야망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 되어야 할까. 일단 너무 춥고 싶지 않다. 뜨거워지고 싶지도 않다. 미지근한 것이 좋다. 상온이 좋다. 상온에 보관되고 싶다. 나를 잠시라도 마주했던 사람들이 쟤 괜찮았지, 물론 이상한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꽤 나쁘지 않았어, 그렇게 떠올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p.262 「야망 없이, 김혜빈」 중에서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인간이 되고 싶었다. 이 야박하고 빠듯하고, 슬프고 외롭기 짝이 없는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냐고 진심으로 물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p.279 「퇴사하지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 노은지」 중에서

내가 처음으로 쓴 소설은 원고지 30매를 겨우 넘긴 글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나는 이미 꿈을 이루었다. 그뒤에 일어난 일들은 모두 내겐 선물이었다. 행운이 아니라 선물. 생각을 그렇게 바꾼 뒤로 나는 더이상 작은 행운과 큰 행운을 저울질하지 않게 되었다. 과대평가된 작가라는 생각도 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선물을 많이 받은 작가다. 그 덕에 이렇게 철없이, 해맑게, 내 마음대로, 소설을 써왔다.

---p.291 「[특별기고] 내가 본 세상의 조각을 내 소설 안으로 잘 옮기는 일, 윤성희」 중에서

출판사 리뷰

“결국 그리고 다시 쓰는 마음”
여덟 소설가의 성긴 쓰기 기록

첫 장 〈소설과 나〉에서는 여덟 작가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어쩌다 쓰는 사람이 되었을까. 소설을 읽다가 무언가가 돌이킬 수 없이 달라져버린 순간, 더는 쓰지 않는 삶을 상상할 수 없게 된 이유, 연애편지 대신 소설을 쓰게 된 마음,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계속 도전하게 되는 까닭을 따라가다보면 ‘소설가가 된다는 것’은 하나의 거창한 선언이라기보다 오래도록 자신을 붙들어온 마음에 가까워진다. 소설의 아름다움과 질척임, 기쁨과 슬픔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삶과 인간을 끝내 마주보려는 결심까지, 여덟 작가가 저마다 다른 언어로 소설을 말한다.

소설이 아니고서는 이런 마음을 표현할 다른 방법이 없다. (……) 모두가 조금은 자신의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세계. 그런 세계가 어딘가 있을 거란 생각만으로도 조금이나마 살고 싶어진다. (「소설과 나」, 장희원)

계속 도전해도 실패하기만 하는 영역이 삶에는 꼭 필요한데, 그게 내게는 어쩌면 소설인 것 같다고. 소설은 공허를 해결해준다. 허무감을 붙드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낸다. (「코미디언」, 김혜빈)

두번째 장 〈소설과 사물〉에서는 소설가의 곁에 놓인 사물들을 들여다본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문을 닫고 글을 쓰게 해주는 책상, 막힌 글을 다시 시작하게 하는 노트, 디지털 세계와 아날로그 세계 사이에서 오가는 물건들, 소설 속 세계와 현실을 이어주는 작은 ‘토템’까지. 작가에게 사물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이야기를 쓰고, 기억하고, 살아가는 방식과 맞닿아 있다. 보이지 않는 소설의 세계를 현실에서 붙잡아두기 위해 무엇인가를 곁에 두는 마음, 사소해 보이는 물건에 마음을 기대는 순간들을 따라가다보면 우리 자신의 책상과 방과 물건들도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아무도 없어. 핸드폰도 껐어. 이제 몇 시간 동안 아무도 안 올 거야. 누구도 널 못 봐. (「마법의 책상」, 안나)

키보드 타령을 저렇게 했지만, 소설이 막히면 나는 사실 노트를 편다. 이상하게 키보드를 두들기다가도 답이 나오지 않으면 아날로그로 돌아가게 된다. (「더, 맥시멀리스트」, 노은지)

세번째 장 〈소설과 병〉에서는 아픈 몸과 마음으로도 계속 살아가고 쓰는 일을 이야기한다. 삶은 우리가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갑작스럽고 무자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틱과 함께 살아가는 일, 나이 들어가는 몸, 병과 죽음을 생각하는 마음, 무언가에 쉽게 매혹되고 중독되는 마음까지. 때로는 소설 때문에 병이 생기고, 때로는 병이 있기 때문에 소설을 쓸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는 일을 반복하면서도 끝내 지면 위에 서서 소설을 쓰는 사람들. 이 장에서 ‘병’은 단지 고통의 이름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또하나의 감각이 된다.

삶은 내가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는 게 전혀 아니구나. 가드를 올리고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삶은 앞에서 잽이나 혹을 날리는 존재가 아니었다. 가드를 잔뜩 올린 나를 머리 뒤에서 후려쳐 쓰러뜨리는 존재였다. (「틱과 함께 (잘) 살기」, 박소희)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있을 줄 알고 노력하다가 더 처참히 망해버린 일들을 생각하면 늘 기대감을 일찌감치 접게 된다. 하지만 어쩔 수 있을 수도 있을 것도 같고 때로는 정말로 어쩔 수 있기도 하고 그러니까 할 수 있는 만큼만 좀 어쩌면서 굴러가는 것 같다. (「무병장수의 꿈」, 김지연)

네번째 장 〈소설과 소울푸드〉에서는 음식에 깃든 기억과 마음을 들여다본다. 떡볶이를 기다리며 나눴던 저녁, 누군가가 건네준 따뜻한 팥죽, 한 대접의 나물과 부모님이 만들어준 음식들, 반려하는 마음으로 챙겨 먹이는 고양이의 한 끼, 그리고 소설 합평이 끝난 뒤 문우들과 마시는 맥주까지. 음식은 배를 채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의 호의가 되고, 함께 보낸 시간의 기억이 되고, 지친 하루를 견디게 하는 작은 위로가 된다. “음식 이상의 무언가가 밥상에는 분명 있다”는 믿음처럼, 이 장에서는 먹는 일과 살아가는 일이 맞닿는 따뜻한 순간들을 만난다.

소설 합평 스터디 후 문우들과 함께 마시는 ‘카스의 맛’은 참으로 복잡다단하다. 맥주를 앞에 두고 우리는 두서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소설 쓰는 거 언제쯤 안 어려워질까. 그런 날이 오긴 올까. 이번에 나 마감하다가 진짜 죽을 뻔했잖아. 이제 밤새우는 건 진짜 못할 것 같아. 소설만 안 쓰면 주말에 쉴 수 있고 취미 생활도 있는데 우린 왜 이러고 있을까. 하지만 안 쓰고 살 수 없는 거 알잖아. 그치, 그건 안 되지, 이미 늦었지. (「마감의 꽃말은 맥주」, 이주영)

사실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은 닭가슴살을 삶아서 길(에 사는 나의)고양이 구름이에게 먹이는 일이다. 구름이는 이제 사료만 주면 먹지 않고 고명을 얹어주길 고집스럽게 기다린다. 그 모습이 정말 귀엽다…… (「소울푸드가 없어요」, 서장원)

마지막 장 〈소설과 야망〉에서는 계속 쓰고 싶다는 마음의 끝을 바라본다. 좋은 글을 한 편 세상에 남기는 것, 누군가가 오래도록 품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 언젠가 작가로서 은퇴하는 삶을 꿈꾸는 것, 혹은 거창한 야망 없이 그저 괜찮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것. 야망은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 어쩌면 쓰는 사람에게 가장 큰 야망은, 결국 다시 쓰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글의 말미에는 여덟 작가 모두와 인연이 있는 윤성희 작가의 특별기고를 함께 실었다.

내가 처음으로 쓴 소설은 원고지 30매를 겨우 넘긴 글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나는 이미 꿈을 이루었다. 그뒤에 일어난 일들은 모두 내겐 선물이었다. 행운이 아니라 선물. 생각을 그렇게 바꾼 뒤로 나는 더이상 작은 행운과 큰 행운을 저울질하지 않게 되었다. 과대평가된 작가라는 생각도 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선물을 많이 받은 작가다. 그 덕에 이렇게 철없이, 해맑게, 내 마음대로, 소설을 써왔다. (「[특별기고] 내가 본 세상의 조각을 내 소설 안으로 잘 옮기는 일」, 윤성희)

“가슴이 뛰는데 어떻게 도망가?
이렇게 재밌는데 어떻게 안 해?
사랑하는 마음을 어떻게 멈춰?”

쓰는 일이 언제나 즐거운 것은 아니다. 소설은 때로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하고,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고, 끝없이 자신을 의심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다시 문장을 쓰게 하는 마음이 있다. 여덟 작가는 그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아파하면서도 끝내 소설 곁으로 돌아오는 마음. 『마감의 꽃말은 맥주』는 바로 그 마음들이 남긴 다정한 기록이다.
그리고 이 책은 끝난 이야기가 아니다. 〈드문〉은 2026년 3월부터 ‘시즌 2’를 시작해, 여덟 소설가가 각자 자신만의 주제를 정해 쓴 에세이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30분 독자들에게 보내고 있다. 한 권의 책을 덮은 뒤에도,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소설을 쓰는 마음,
소설을 읽는 마음,
그리고 소설이 아니고서는 다 말할 수 없었던 마음.

한 가지 맛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삶과 소설의 맛을, 이 책에서 천천히 음미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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