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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빠끔살이 파랑 로그아웃된 별 그 섬 십 원짜리 평화 거문도 산다이 바람의 집 동백 품다 꽃문양 속살 거문도 은순씨 1 거문도 은순씨 2 꽃구경 은순씨의 정방폭포 선각 환송 2부 어라 분홍의 오작동 폭설 그 이후 성찬 어떤 생존방식 나비눈을 읽다 별일 아닌 듯 마늘꽃 연대기 끙 삼재풀이 연필을 깎고 겨울나기 바람도 흔들린다 꽃의 고백 그나마 태양을 필사하다 3부 비ㅤㄱㅡㄻ 그 저릿한 간격 연잎 위의 집 청계천 그리고 아마존 포옹 흰점박이하늘소 하나 살 걸 보랏빛 사선 민낯 단장 그게 뭐 어렵다고 거울 앞에서 풍기문란 그럼에도 꽃으로 숨길 숲의 사각지대 카르페디엠 4부 찬란 두 숨 사이 비로소 봄 아찔하고 은밀하게 누군가 있다 푸른 잎 하나 달지 않고 돌탑 장수동 은행나무 별을 꿈꾸다 그가 둥글어지는 이유 성소 합장 사랑의 속도 어둠을 밀어내는 법 품 그러재 그런 것이 재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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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숨결 불어넣으며 위로받은 것처럼/ 마음으로 키워 온 씨앗을 뿌립니다.// 파랑 물결, 너울너울 스며들어 감싸주기를
-‘시인의 말’ 중에서 햇살 꼬물거리면 동백꽃 흐드러진 곳에서 놀았을래 빈 소라와 갯가에 버려진 별불가사리 전복 껍데기로 꾸린 살림살이였을래/ 동백으로 울타리 만들고 삐쫑대는 동박새 날아들면 조개붙이 살림도 아로롱다로롱 빛났을래// 각시도 되고 엄마도 되고 공주도 되는 그 누구라도 옴스라니 될 수 있어서 하뭇했을래 -「빠끔살이」 중에서 올챙이 시절 잊은 채/ 날벌레와 치어만 찾는 놈/ 네가래 잎 타오른 놈/ 물풀에 숨어든 놈/ 따로이 있다가도/ 비 올라치면, 비만 올라치면/ 꾸르꾸르르 개굴개굴/ 꾸르꾸르르 개굴개굴/ 떠들썩하게 요란 떨던 놈들/ 침묵할 때를 아는 듯 조용하다// 머흘머흘 흐르는 구름/ 심상치 않다 -「어라」 중에서 젖은 풀잎 사이/ 구겨진 문장이 버려져 있다// 저녁노을 잎잎이 찰랑이며 물들이자/ 숨어들던 단어들이 꼬물거리는 지네처럼 발발거리며/ 하나둘 모여든다// 푸른 숲 검붉게 차오르고/ 길 잃은 언어의 핏줄까지 속속들이 번진다// 행간 사이/ 나뭇잎 기호를 든 채 줄지어 지나가는 점점점// 개미가 흘리고 간 말줄임표 위로/ 노을 사그라들며 검게 물들어간다 -「숲의 사각지대」 전문 싱크대 물을 쏴아 틀어두고/ 야채를 씻는데/ 고향집 마당 물소리로 들렸는지/ 달팽이가 상추에서 나와 촉수를 뻗네// 온몸이 눈이자 귀인 목숨이/ 시간에 쫓겨 사는 나의 속도를 재듯이/ 차가운 스테인리스를 기어오르네// 어머니가 보낸 것은 푸성귀만이 아니었네// 느리지만/ 쉬지 않고 흘러온 온기 -「사랑의 속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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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선 시인의 시적 주체는 윤리적 존재로 더 이상 자신에게만 갇힌 존재가 아니다. 최경선은 홀로 존재하는 ‘나’가 타자와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삶의 주체로 거듭나는 것을 본다. 그는 시적 화자를 통해 “누군가 휑한 자리마다 파랑 숨을 불어넣는다”(「파랑」)고 타자와의 관계를 진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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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타자와 만나는 시간을 통해 삶의 주체가 된다. 고립되고 파편화된 존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시간은 분명 타자와 관계를 맺기 위해 주어졌다. 최경선 시인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완성되는 삶을 시로 형상화했다. 그리고 시인은 ‘나’는 타자에게 책임을 지는 존재임을 시적 진실로 밝히고 있다. - 고광식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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