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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움직이는 성
- 3일간 - 짜장면 불어요! - 봄날에도 흰곰은 춥다 - 지구는 잘 있지? |
以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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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선 논산역하고 서대전역 사이에 두계역이라는 작은 기차역이 있어. 기차가 도착하기 전에 미리 전화를 하면 도착 시간에 맞추어 짜장면을 갖다 주는 중국집이 있어. 나도 믿기지가 않아서 직접 한 번 가 봤지. 뚜우- 기적 소리를 울리면서 기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서는데, 저만치 은빛으로 반짝이는 철가방이 보이더라. 난 설레는 가슴으로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출입구에 매달려 있었지. 마침내 기차가 멈추고 철가방이 열리더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짜장면 한 그릇이 내 손에 건네졌어. 그러고 곧장 기차가 출발했지. 정말…… 감동적이었어. 난 그냥 눈물을 줄줄 흘렸다니까.”
--- pp.11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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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내키는 대로, 다 다르게 사는 어린이
한국 대표 아동문학 작가 이현의 첫 동화집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푸른 사자 와니니’ 시리즈로 어린이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는 작가 이현의 첫 동화집 『짜장면 불어요!』가 출간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표지로 찾아왔다. 『짜장면 불어요!』는 제1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대상 수상작으로, 『문제아』 『괭이부리말 아이들』 등에 이어 매력적인 캐릭터와 편견을 깨는 참신함, 약자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한국 창작동화의 방향성을 제시해 온 중요한 작품이다. 『짜장면 불어요!』는 어린이를 미완의 존재가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다섯 편의 동화를 엮었다.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 전쟁과 기후 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저마다의 눈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자기 목소리를 낸다. 때로는 이유 없는 오해와 벌을 받기도 하고 모든 기억을 잃은 채 낯선 곳에 놓이기도 하지만, 그 자리에서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아 나선다. 명문대와 좋은 직업만을 이야기하는 아빠가 혼자 소주를 마시는 지하방에서도 어린이는 어른을 쉽게 단죄하지 않고, 오히려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짜장면 불어요!』는 복잡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한 발 내딛는 아이들의 태도를 힘 있게 그려 내며, 오늘의 어린이 독자에게도 또 한 뼘 성장할 용기를 건넨다. 철가방을 든 어린이가 바라본 세상 편견을 가뿐히 벗어던지는 활기찬 이야기 이현 작가는 어린이의 현실, 아픔과 소외, 고민을 생생하게 드러내면서도 솔직담백하고 발랄한 캐릭터, 속도감 있는 문체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 책의 표제작인 「짜장면 불어요!」는 두 어린이의 대화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실험적인 구성으로, 중국집 배달원 ‘기삼’이라는 인상적인 인물을 탄생시킨 작품이다. 열네 살 ‘용태’는 나이를 열일곱 살로 속이고 중국집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첫날 용태는 노란머리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옥상에서 양파를 까고 있는 선배 배달원 기삼이와 대면한다. 기삼이는 신출내기 용태에게 짜장면 배달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와 배달원으로서의 철학과 세상에 대한 식견을 청산유수로 풀어내기 시작하는데, 그 내용도 놀랍거니와 기삼이의 삶에 대한 태도 또한 매우 신선하다. 철가방에 짜장면을 스물여덟 그릇까지 넣을 수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기차 안에서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은 전설 같은 이야기, 배달원은 이 세계의 나비 같은 존재라는 주장,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국민이 좋아하는 짜장면 탄생 백 주년을 왜 기념하지 않냐는 한탄에 이르기까지 기삼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하나같이 모범생인 용태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다. 세상 사람들이 기삼이를 두고 중국집 철가방이나 드는 불쌍한 신세에 폭주족입네, 불량학생입네 하더라도 그의 인생을 긍정하는 강렬한 에너지가 결국 용태를 감동으로 이끈 것처럼 독자의 마음에도 활기찬 감동을 자아낼 것이다. 낯선 변화를 통과하는 아이들 흔들리며 자라는 마음의 기록 다른 네 편의 동화는 아이들이 변화 앞에서 어떤 태도로 성장하는지를 각기 다른 결로 포착한다. 첫사랑과 성에 대한 감각이 깨어나는 순간을 다룬 「우리들의 움직이는 성」은 성별이 다른 두 친구가 당황스러움과 부끄러움을 숨기지 않고 서로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며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낸다. 가정의 해체와 그 여파를 정면으로 마주한 「3일간」은 아이들이 이미 사회의 불평등과 상처를 감각하고 있으며, 그 무게를 각자의 자리에서 견뎌 내고 있음을 보여 준다. 「봄날에도 흰곰은 춥다」는 빈곤으로 인한 불안정한 삶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성장해 가길 바라는 어린이의 따뜻함이 녹아 있고, 「지구는 잘 있지?」는 기억이 지워지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 내는 태도를 통해 스스로 삶을 선택해 나가는 힘을 전한다. 네 편의 이야기는 몸과 환경, 가족의 변화를 마주하며 저마다의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이 결국 자기만의 방식으로 버티고 다음을 꿈꾸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리며 출간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짜장면 불어요!』가 유효한 이유를 증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