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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구름동동 그림책> 15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 편식 대장 오리를 감동시킨 비법은? 숲 속 작은 오두막에 오리와 다람쥐와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다. 세 친구는 성격은 각기 다르지만 오순도순 사이좋게 살아간다. 세 친구는 모두 호박 수프를 아주 좋아하는데, 어느 날 호박밭에 잘 익은 호박이 하나도 없어 다른 수프를 만들어 먹기로 한다. 고양이의 제안에 따라 셋은 생선 수프를 만들기로 하고 낚시질부터 시작하는데, 정작 생선 수프가 완성되자 까다로운 오리는 냄새가 이상하다며 입에도 대려 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친구들은 버섯 수프를 끓이는데, 이번에도 오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호박 수프가 먹고 싶다며 투정 부리는 오리를 위해 고양이와 다람쥐는 시장에 간다. 하지만 시장에서도 호박을 구할 수 없자, 대신 사탕무를 사 온다. 사탕무로 끓인 수프는 냄새도 맛도 훌륭했지만, 오리는 분홍색 수프를 먹을 수 없다며 여전히 투덜거린다. 화가 난 다람쥐가 “넌 굶는 게 낫겠어!”라고 소리 지르고 오두막에서는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생각 끝에 고양이는 온갖 야채를 넣어 호박 수프 같은 주황색을 띤 야채 수프를 끓이는데…. 글 작가와 그림 작가로서 헬렌 쿠퍼의 탁월한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이 그림책이다.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수상 작가인 헬렌 쿠퍼는 맏형과 같은 듬직한 고양이, 야무진 다람쥐, 미워할 수 없는 응석받이 오리의 캐릭터를 매우 친근하고 흥미롭게 그려 내고 있다. 색감이 풍부하고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그림은 글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디테일한 배경 묘사와 캐릭터의 섬세한 표정 묘사 등이 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그림책의 은근한 멋을 선사한다. 고양이, 다람쥐, 오리가 투닥투닥 이끌어 가는 이야기와 더불어, 세 친구의 오두막 밑에 사는 또다른 식구인 곤충들의 이야기도 색다른 즐거움을 전한다. 곤충들은 입맛 까다로운 오리 때문에 하수구 속으로 사라지는 아까운 수프를 보다 못해 결국 힘을 합해 수프를 가져오기에 이르는데, 그 과정이 아주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아이들은 각자 개성이 뚜렷한 세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며 재미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호박 수프만 고집하던 오리가 고양이의 특제 야채 수프를 먹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며 감탄하는 장면에서는 스스로의 편식 습관을 돌아보는 계기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특별 레시피 같은 맛깔스런 그림책 아이들은 대개 특정한 야채를 싫어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만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이런 기호가 차차 개선되기는 하지만, 편식 습관은 일찍 바로잡아 주는 것이 좋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꽥꽥 투덜투덜 불만 많은 오리는 먹어 보지도 않고 냄새가 이상하다, 색깔이 이상하다, 온갖 핑계로 음식 투정을 한다. 오리가 편식하는 아이의 모습이라면, 아예 굶으라고 소리치는 다람쥐나 특별 레시피를 개발하는 고양이는 어머니의 모습 같다. 다행히 고양이가 만든 야채 수프는 오리로부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수프’라는 찬사를 얻는다. 그런데 오리가 수프를 더 먹으려고 냄비를 보니, 음식 낭비를 염려한 곤충들이 이미 한 방울도 남김 없이 가져간 뒤다. 마지막 장면은 오두막 아래에서 벌어지는 곤충들의 야채 수프 파티. ‘뚱보는 날씬하게, 말라깽이는 통통하게’ 만든다는 야채 수프를 다들 맛있게 먹고 있고, 그 장면을 발견한 오리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요소요소마다 볼거리가 가득한 아름다운 그림, 이야깃거리가 픙성하고 유익한 내용이 어우러진 이 그림책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헬렌 쿠퍼라는 인기 작가의 훌륭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