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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계
카인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 베아트리체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야곱의 씨름 에바 부인 종말의 시작 옮긴이의 말 헤르만 헤세 연보 |
Hermann H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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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청소년 시절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이 구절을 읽고 가슴이 뛰지 않은 청춘이 있을까? 소설은 자신의 인생과 세상에 대해 처음으로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찾는 데 따르는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고통을 당연히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헤세의 소설은 1919년 2월부터 4월까지 잡지 《노이에 룬트샤우》에 연재되고 이어서 6월에 『데미안. 한 청년의 이야기』이라는 제목으로 초판이 출간되었다. 소설은 작품의 주인공이기도 한 에밀 싱클레어라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이름으로 처음 선을 보였다. 1917년 가을에 베를린의 출판사 사장 피셔에게 보낸 원고가 2년 뒤 책으로 출간되자 작품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작가는 같은 해 재능 있는 젊은 작가에게 수여되는 폰타네 상을 수상했다. 많은 사람들이 에밀 싱클레어라는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해 했는데 결국 1920년 『데미안』의 작가가 헤세임이 밝혀졌다. 소설은 4쇄부터 비로소 헤르만 헤세의 이름으로 나왔으며 헤세는 폰타네 상을 반납했다. 헤세는 왜 이런 소동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20세기 독일의 작가 알프레드 되블린은 마흔두 살의 헤세가 “이미 알려진 나이 든 아저씨의 이름으로 젊은이들을 놀라게 하지 않기 위해” 작품을 익명으로 출판했을 거라고 추측한다. 실제로 당시 젊은이들은 자신들과 동년배인 한 젊은이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감격했다. “우리의 진정한 사명은 단 하나,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이었다.” 『데미안』이 던지는 이 화두는 기존의 낡고 부패한 세상이 무너지고 새로운 세상이 도래할 것을 기대하며 1차 세계대전을 환영했지만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전쟁의 참상에 경악하고 절망한 그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헤세에게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은 각 개인이 갖고 있는 소질과 개성을 남김없이 펼치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적, 국가적, 사회적인 그 어떤 외적 요인에 의해서도 결코 방해받아서는 안 되는 자아의 완전한 실현은 헤세가 전 작품을 통해 주장한 핵심 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