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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주의 포도주
죽음의 손 법복을 입은 자들과 칼을 든 자들 흉터가 있는 얼굴 회고 몰래 끼여든 것들과 출처가 불분명한 것들에 대해 첫 번째 책과 두번째 책 마지막 죽음 보나파르트 가의 서적상 세 번째 책 세느 강변 버킹검과 밀레이디 얽히고 설킨 이야기들 묑의 지하실 코르소와 리슐리외 어떤 고딕 소설의 복원 역자후기 |
Arturo Perez-Reverte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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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엉뚱한 비약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가. 코르소는 혼돈에 빠진 채 손가락으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소설에서 밀레이디의 동료로 나오는 등장 인물이 톨레도에서 차를 몰고 돌진한 미지의 인물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가. 두 인물 사이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얼굴에 흉터가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작품의 첫 장에는 그 점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없었지만, 코르소는 소설 작품 속의 인물 역시 얼굴에 흉터가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 p.1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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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렇게 누구에게나 관대하잖아. 텔레비전을 통해 보는 영화도 좋아. 왜냐하면 두 사람만이 볼 수 있고 서로가 하고 싶은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당신의 책은 지나치게 이기적이야. 고독해. 책은 둘이 함께 읽을 수 없고, 책을 펼치는 순간 두 사람의 관계는 깨지는 거야. 당신처럼 오로지 책에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필요하지 않아. 내가 두려워하는 게 바로 그거야.
--- p.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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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선물 따윈 좋아하지 않소.' 그는 무뚝뚝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언젠가 어떤 사람들이 목마를 선물 받았는데, 그 공예품이 아케아 산이었다고 하더군... 얼빠진 인간들 같으니라고.'
'거기서 빠져나온 사람은 없었나요?' '한 사람, 딱 한 사람이 자식들을 데리고 빠져나왔는데, 바다에서 솟구쳐오른 괴물들은 그 자식들을 멋진 조각가 그룹으로 만들었소. 아마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그들이 바로 '로도스 섬 학파'가 되었을 거요. 어쨌든 그때만 해도 신들은 지나치게 편파적이었소.' --- p.3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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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도 블뤼허와 그뤼쉬를 혼동하는 잘못을 저질렀지요. 이렇듯 군사 전략 역시 문학만큼이나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지요. 잘 들으시오. 코로소씨. 당신이 생각하는 순진한 독자는 이제 어디에도 없소. 독자들은 텍스트 앞에서 자신의 교활한 방법으로 그것을 대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보았던 텔레비젼과 영화를 머릿속에 저장하고 있어요. 그리하여 독자는 작가가 제공하는 정보보다 자신의 정보를 첨가하게 되는 건데, 당신은 거기서 실수하고 말았소.'
--- p.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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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서야 책사냥꾼 코르소는 마지막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고개를 들기 전에 잔인한 늑대처럼 하얀 이를 드러낸채 씨익 웃었다. 하긴 책들이란 이런 종류의 얘깃거리들도 담고 있는것 아닌가. 그는 다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러기에 각각의 책은 각각의 악마를 갖게 되는 것이고.
---p.5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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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만들어지기까지
■ 210개의 역주, 2년여에 걸친 지난한 번역 작업 『뒤마 클럽』은 서양 문화와 고전에 정통하지 않으면 번역도 독서도 불가능한 작품이다. 레베르테가 책사냥꾼을 주인공으로 그 해박한 지식을 유감없이 자랑했을 뿐만 아니라, 라틴어와 여러 나라의 언어를 스페인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외국어도 스페인어도 아닌 스페인어화된 어휘들을 쓰는 바람에 고유명사들의 출처를 알 수 없어 번역 과정은 더욱 지난했다. 독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주를 달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서만큼은 정확한 번역을 위해 방대한 자료 조사가 필요했고, 필요한 것들은 주를 달아 이해를 도왔다. 그 노력의 결과 역자 스스로 만족할 만한 정도는 아니더라도 번역의 졸렬함은 피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번역가 정창 씨는 2년여에 걸친 피를 말리는 번역 끝에 결실을 보았지만, 앞으로 당분간 레베르테의 작품은 함부로 번역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 한 작가의 두 작품, 시공사와 열린책들 공동 마케팅 흥미롭게도 책 출간을 결정하고 진행하다가 열린책들에서도 레베르테의 다른 작품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역자로부터 듣게 되었다. 번역이 어느 정도 진척되었을 무렵, 시공사에서는 『뒤마 클럽』과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이 경쟁 도서지만 서로 힘을 모은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판단하고 공동 마케팅을 제안하여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한 작가의 두 책이 국내에 처음 소개가 되고, 같은 번역가가 번역을 하고, 두 출판사에서 동시에 출간하며, 책 뒷날개에 상대 출판사 책 소개를 하고, 홍보·광고 등 서로 힘을 모을 수 있는 데까지 모으자고 두 회사의 편집부, 영업부, 경영진에서 의견의 일치를 본 것이다. 어려운 출판 여건에서 공동 마케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윈윈 전략의 한 모델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스페인어권 독자 200만 명이 읽은 최고의 밀리언셀러 고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책사냥꾼 코르소는 저명한 스페인 톨레도의 서적상으로부터 뜻하지 않은 의뢰를 받는다. 뒤마의 작품 『삼총사』에 나오는 [앙주의 포도주] 필사본의 진위를 확인해 달라는 것과 이 세상에 단지 세 권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악마를 부르는 교본, 『어둠의 왕국으로 들어가는 아홉 개의 문』을 찾아 그것들의 진위를 밝혀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앙주의 포도주] 필사본을 넘긴 자는 시체로 발견되었다. 책사냥꾼은 고서에 담긴 아홉 개의 삽화 속에 살인 사건의 실마리가 담겨 있음을 직감한다. 책을 찾아 나서는 곳마다 의문의 인물이 그를 뒤쫓고 동시에 만나는 고서 소장가들의 죽음이 잇따른다. 아홉 개의 삽화를 통해 악마의 초대를 받으려는 악마숭배주의자들의 위협 속에서도 신비주의에 가려진 고서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가는 책사냥꾼, 고서의 베일이 벗겨질수록 드러나는 엄청난 사실들…. 중세 유럽의 비밀을 담고 있는 고서의 세계를 배경으로 현란한 지적 탐험이 펼쳐진다. ■ 고전 문학과 스릴러의 조화 『뒤마 클럽』은 1993년 출간 당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푸코의 추』에 필적할 만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출판계와 비평계에서 대중 장르에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치달아 버렸다는 끔찍한 애정과 찬사를 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유럽의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작가의 명성을 재확인시키고,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 의해 1999년 [나인스 게이트(The Ninth Gate)]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고, 추종적 성향의 독자들에 의해 'icorso'라는 매니아 클럽 혹은 동호회 사이트를 열게 만들 정도로 열띤 호응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