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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장 살인 게임의 초저녁 제2장 경악의 아침 제3장 공포의 밤 제4장 의혹의 하루 제5장 하산의 시간 독자에 대한 도전 제6장 이별의 새벽 에필로그 작가후기 - 아리스가와 아리스 참고문헌을 대신하여 작품 해설 - 야마마에 유즈루 역자 후기 - 김선영 |
Alice Arisugawa,ありすがわ ありす,有栖川 有栖,본명 : 우에하라 마사히데(上原 正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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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나한테는 그렇게 보였지만 어쩐지 믿을 수가 없어 누군가가 곁에서 동의해 주길 바랐다. “아리스한테도 그렇게 보여?” 나쓰오가 말했다. “역시 y인가?” 반복되는 다잉 메시지. 대체 얼마나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또다시 나타난 기호는 알파벳 스물다섯 번째 글자였다. 에가미 선배가 살펴보는 시체 오른손 집게손가락에는 생명의 물감이 진득하게 붙어 있었다. 다섯 손가락을 폈다 오므렸다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사후경직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벤을 본 사람은? 그가 여기서 스케치하고 있던 걸 알고 있었던 사람은?” 에가미 선배가 일동에게 물었다. 없다. 아니, 있지만 손을 들지 않는 것이다. “벤은 그림을 그리며 싫은 일을 잊으려 했어.” 미카가 그 시체를 바라보며 조용하게 말했다. “푹 빠질 수 있는 무언가에 매달리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을 거야. 이 산에서 캠프를 하자고 한 건 벤이었으니까, 더더욱.” 에가미 선배는 쓰토무의 시체 옆에 앉아서 스케치북을 펼쳐 드는 포즈를 취했다. 평소에 쓰토무가 그러했듯이 등을 쭉 펴고 앉아 대상물을 바라봤다. “벤은 그렇게 앉아 있었어.” 모치즈키가 입을 열었다. “거기에 범인이 소리 없이 다가와 뒤에서 감싸 안듯이 칼로 왼쪽 가슴을 찌른 거야.” 다케시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어떻게 뒤에서 그랬다는 걸 알지?” “앞에서 심장을 쿡 찌르는 건 좀 이상해. 튀는 피를 뒤집어 쓸 테고, 무엇보다 스케치를 하고 있는 앞에 사람이 서 있으면 너무 부자연스럽잖아. 게다가 봐라, 여기 앉은 벤 앞에 서 있었다면 범인은 언덕 사면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게 돼. 굴러 떨어져도 다치지는 않겠지만, 굳이 앞에 떡하니 서 있지는 않았겠지.” “하.”라든가 “과연.”하는 목소리가 일었다. --- 제3장 '공포의 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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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의의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관 시리즈’의 아야츠지 유키토, <살육에 이르는 병>의 아비코 다케마루 등과 일본 추리소설사의 중요한 흐름인 ‘신본격’을 이끌었던 작가이다. 신본격의 물결이 크게 일어난 지도 20여 년 전. 당시 풋풋했던 1세대 작가들은 다소 작품의 힘이 빠지거나 작풍이 변하는 등 여러 변화를 겪었지만,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여전히 싱싱한 생명력을 유지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월광 게임 - Y의 비극 ’88>은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으로, 11세부터 습작 활동을 해 온 그의 실질적인 첫 장편이다.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일본에서 ‘본격 미스터리의 신(神)’으로 숭앙받는 아유카와 데쓰야와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엘러리 퀸의 열성적인 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 거장의 작품 스타일이라면 정통이라 할 수 있는 독자와의 정정당당한 대결을 통한 범인 찾기이다. 아유카와 데쓰야의 도움으로 등단했고, 일본의 엘러리 퀸이라 불리는 아리스가와 아리스 역시 두 거장의 스타일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다. 작가가 존경해마지 않던 두 거장의 작품처럼, <월광 게임 - Y의 비극 ’88>은 현실성 없는 설정이나 허황한 결말을 지양하고 착실하고 단단하게 구성돼 있다. 클로즈드 서클 즉,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의 범인을 찾는 내용으로 독자와 작품 속 탐정은 정황과 단서를 함께 공유하고, 범인이 밝혀지기 직전 ‘독자에의 도전’ 페이지에서 한판 대결을 벌인다. 또한 정통적인 미스터리적 즐거움 외에도 청춘 소설의 맛을 한껏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대학 MT, 우연히 만난 또래의 학생들, 낯선 공간 속에서 우러나는 삽상한 추억, 알싸하지만 그리운 감정들. 이 모든 것이 은은한 달빛에 녹아든다. <월광 게임 - Y의 비극 ’88>은 한 명씩 용의자를 소거하고 범인을 지목하는 추리소설 특유의 짜릿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또한 후에 그의 대표작으로 남게 될 ‘학생 아리스 시리즈’(작품 속 화자 ‘나’ 아리스가와 아리스와 에이토 대학 추리소설연구회 회장 에가미 부장이 콤비로 활약한다)의 또 다른 걸작, <외딴섬 퍼즐>과 <쌍두의 악마>(각 권 출간 예정)를 즐기기 위한 필독서이기도 하다. * 작품 내용 여름 합숙을 위해 야부키 산 캠프장을 찾은 에이토 대학 추리소설연구회 일동. 에가미 부장을 비롯한 화자 아리스가와 아리스 일행은 우연히 세 그룹의 학생과 같은 캠프장에서 머물게 된다. 낭만적인 청춘의 밤은 깊어가지만, 예상치 못한 사태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야부키 산의 갑작스런 분화로 캠프장은 삽시간에 고립된 섬으로 변하고, 세 그룹의 학생들은 산에 갇히고 만다. 이런 극한 상황 속에서 마치 달의 요기에 이끌리듯 차례로 참혹하게 살해당하는 학생들. 연쇄 살인에 휘말린 그들은 필사적으로 하산을 감행하는데……. 범인은 대체 누구일까? 그리고 현장에 남겨진 ‘Y'의 의미는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