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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스Ⅱ
제2부(이어서) 에피소드 15 키르케… 715 제3부 에피소드 16 에우마이오스… 965 에피소드 17 이타카… 1041 에피소드 18 페넬로페… 1133 줄거리… 1201 주요인물… 1206 제임스 조이스 생애와 문학 제임스 조이스 생애와 문학…1209 굉장한 말에 대한 조그만 치료-앙드레 지드… 1247 단테... 브루노. 비코.. 조이스-사뮈엘 베케트… 1253 열린 시학(詩學)-움베르토 에코… 1270 제임스 조이스 연보… 13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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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고요 속에서, 숲의 그림자가 그가 바라보고 있는 계단 꼭대기에서 바다 쪽으로 소리 없이 옮아갔다. 해변 근처에서 먼바다에 걸쳐 거울 같았던 수면이 가벼운 바람의 발걸음에 하얀 잔물결로 덮였다. 어두운 바다의 하얀 가슴. 둘씩 짝지어 얽히는 강세 음절. 하프의 현을 타는 바람의 손이 두 개의 얽히는 화음을 하나로 섞는다. 하얀 포말에 깃든 말들이 어두운 조수에 희미하게 빛난다.
--- p.26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이 있겠어요? 스티븐이 말했다. -무슨 말이지? 디지 교장이 물었다. 그는 한 발 앞으로 나와 테이블 옆에 섰다. 그의 아래턱은 의문의 표정으로 비스듬히 아래로 벌어졌다. 이것이 노년의 지혜일까? 그는 나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역사는 제가 어떻게든 깨어나고 싶은 악몽입니다. 스티븐이 말했다. --- p. 65 그 소설은 그의 마음을 움직이지도 않고 그에게 와닿지도 않았다. 그러나 기지가 있고 깔끔한 읽을거리였다. 지금은 무엇이든지 활자가 된다. 재료가 고갈된 시절이다. --- p.123 그는 곁에 서서, 무표정한 얼굴의 신자들이 차례로 통로를 내려와 자기들의 자리에 앉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는 한 벤치로 가까이 가서 모자와 신문지를 안고서 가장자리에 앉았다. 모자는 우리가 쓰는 항아리이다. 우리는 우리의 머리에 맞는 모자를 갖는 것이 당연하다. 여자들은 그의 주위 여기저기에서 진홍색 홀터를 묶은 채 고개를 숙이고 성체가 위 안에서 녹기를 기다리고 있다. 유월절 마조스와 같은 그런 종류의 빵. 효모가 들어가지 않은 제사 빵. 저 여자들을 봐. 덕택으로 그녀들은 행복한 기분이 되지 않았는가. 사탕 과자. 바로 그거야. 맞아, 천사들의 빵이라고 부르지 않는가. 그 배후에는 훌륭한 생각이 숨어 있다. 신의 왕국과 같은 것이 당신 안에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처음으로 성체를 받는 사람들. 실은 한 무더기에 1페니의 속임수. 그것만으로 모두가 한 가족처럼, 같은 극장에 있는 것처럼, 같은 기분이 된다. 그녀들은 느끼고 있다. 틀림없이. 별로 적적하지 않아요. 우리는 교단(敎團) 안에 있어요. 그리하여 어느 정도 들뜬 기분으로 밖으로 나오게 된다. 우울한 기분이 사라진다. 사물은, 만약에 당신이 그것을 진실로 믿는다면 존재하는 실체다. 루르드의 치료, 망각의 강, 노크 마을의 성령, 피 흘리는 동상 따위. 고해실 옆에서 늙은이가 졸고 있다. 저거야, 아까부터 나던 코 고는 소리는. 맹목적 신앙. 앞으로 오는 천국의 팔에 편안히 안겨서. 모든 고통을 가라앉힌다. 내년 이맘때쯤 눈을 떠요. --- p. 144 한 도시의 모든 사람이 죽고, 또 도시 하나만큼의 인구가 태어나고, 그들도 또 죽는다. 또 태어나서 또 죽고. 집들, 늘어선 집들, 길거리, 몇 마일이고 계속되는 포장도로, 쌓아 올린 벽돌, 석재. 주인이 바뀐다. 이 소유자, 저 소유자. 지주(地主)는 결코 사멸되지 않는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한 사람이 기한 만료 통보를 받으면 다음 사람이 그 자리에 들어앉는다. 그들은 황금으로 땅을 모조리 사 버리고도 여전히 황금을 가지고 있다. 어딘가에서 가로채 온다. 도시 속에 쌓였다가, 세월에 따라 닳아 없어진다. 모래 속 피라미드. 빵과 양파 위에 세워졌다. 노예들. 만리장성. 바빌론. 거대한 돌만이 남는다. 둥근 탑. 그 밖의 것은 허물어진 돌무더기가 된다. 보기 흉하게 뻗어가는 교외 주택지, 날림 공사, 바람이 지은 커원의 버섯집들. 하룻밤 피난처. --- p. 281 현재와 여기에 집착하라. 거기를 통해서 모든 미래가 과거로 뛰어든다. --- p.316 모든 인생은 며칠이고 끝없이 이어지는 많은 날의 연속입니다. 우리는 자기 내부를 통과할 때, 도둑이나 망령, 거인, 노인, 젊은이, 아낙네들, 과부들, 사랑하는 형제들을 만나지만, 언제나 결국엔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세상의 책을 쓰고, 더욱이 그것을 서투르게 쓴 신, 즉 극작가(그는 처음에 인간에게 빛을 주고 태양은 이틀 뒤에 주었습니다), 즉 대개의 가톨릭 로마인이 신이여, 교살자여라고 부르는 모든 것의 주이자 교살자인 신은 틀림없이 우리 모든 사람의 모두의 모두이고, 마부이자 도살자이고, 뚜쟁이이자 오쟁이 진 남편일 것입니다. --- p.364 셰익스피어는 마음의 균형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의 사냥터니까 말야. --- p.417 깊게 울리는 벤 돌러드 목소리. 노래하기 위해 온힘을 다 쏟고 있다. 남자도, 달도, 여자도 없는 황량한 늪지 개구리 울음소리. 그 또한 몰락한 남자다. 그는 외항선 뱃기구 상인이었다. 생각난다. 수지(樹脂) 먹인 로프와, 랜턴. 1만 파운드를 손해 봤다. 지금은 아이비그 홈에 수용되어 있다지. 몇 호인가 하는 호수가 매겨진 작은 방에. 그가 그렇게 된 것은 고급 배스 맥주 탓이야. 신부님은 집에 계십니다. 가짜 신부의 하인이 그를 맞았다. 들어오세요. 로마 교황. 화음의 소용돌이. 사람들을 파멸시킨다. 생활을 엉망으로 만든다. 그다음 그들을 위해, 생애 마지막을 보내라며 작은 방을 세운다. 자장자장. 자장가. 죽는다, 개처럼. 작은 개가, 죽는다. --- p. 474 블룸은 존 와이즈와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면서, 그의 오리연못진흙암갈색 잔을 입으로 가져가며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꽤 흥분해서 그의 자두눈알을 굴리고 있었다. -박해, 세계 모든 역사는 박해로 가득 차 있어. 민족과 민족 사이에 민족적 증오심을 이어가는 거야. 그가 말한다. -민족이란 무엇을 뜻하는지 아나? 존 와이즈가 말한다. -알지. 블룸이 말한다. -뭐지? 존 와이즈가 말한다. -민족? 민족이란 같은 장소에 사는 같은 주민이지. 블룸이 말한다. -그래? 네드가 웃으면서 말한다. 그렇다면 나도 민족이군, 최근 5년 동안 같 은 장소에 살고 있지. 여기서 모두는 블룸을 비웃었고 그는 어떻게든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말한다. -그러나 다른 장소에 사는 경우도 있지. -그렇다면 나도 그렇군, 조가 말한다. -실례지만 자네는 무슨 민족이지? ‘시민’이 말한다. -아일랜드, 나는 여기에서 태어났어. 아일랜드. 블룸이 말한다. --- pp.546~7 사랑은 사랑을 사랑하는 것을 사랑한다. --- p.5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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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학 새벽을 알린 현대판 『오디세이아』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탁월한 언어미학과 혁신적인 소설기법으로 현대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20세기 최고의 소설로 손꼽힌다. 또한『율리시스』가 후대 작가들에게 끼친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작품의 일부가 연재된 영국 잡지 『에고이스트』의 편집 보조를 맡고 있던 T. S. 엘리엇이 『황무지』를 쓸 때 『율리시스』가 큰 자극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버지니아 울프와 윌리엄 포크너 등이 작품 속 인물들의 내적 심리를 서술하는 데 있어서도 『율리시스』가 전범 구실을 했다. 또한 조이스의 비서로 일했던 사뮈엘 베케트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문학의 정신적 거장들에게 미친 영향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율리시스〉는 사기꾼 소설인가! 수도승 소설인가! 호메로스 『오디세이아』의 구성과 등장인물을 차용하여 아일랜드 더블린을 무대로 1904년 6월 16일 아침 8시부터 그다음 날 오전 2시까지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그려낸 이 현대판 『오디세이아』는 유머와 아이러니, 현란한 언어유희와 심오한 통찰력으로 현대문명과 인간의 내면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트로이전쟁 이후 고향 이타케 섬으로 귀환하기까지 율리시스(오디세우스)가 바다를 떠돌며 겪은 10년간의 방랑과 모험을 그려낸 서사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이 작품의 열렬한 애독자였던 조이스는 다면적 성격을 지닌 오디세우스를 레오폴드 블룸이라는 현대적 ‘반영웅’으로 재창조해냈다. 조이스가 그려내는 이 현대판 오디세우스는 영웅과는 거리가 먼 초라한 현대인의 초상이다. ‘오쟁이 진’ 남편 레오폴드 블룸, 그의 바람난 아내 몰리 블룸, 그리고 현재는 교사지만 언젠가 예술가가 되기를 꿈꾸는 조이스의 소설 속 분신인 스티븐 디댈러스, 이렇게 세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세속적인 서사시『율리시스』는 『오디세이아』의 구성을 비틀어 각 에피소드마다 특유의 풍자성과 해학을 드러내며, 결핍과 불안에 시달리는 소시민 레오폴드 블룸의 방황을 통해 현대문명의 총체적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또한 심리적 현실의 추구, 즉 인간의 온갖 고뇌와 욕망의 문제를 ‘의식의 흐름’ ‘내면적 독백’ 기법을 통해 철저하게 파고든다. 문체의 박물관, 인간 심리 백과사전! 『율리시스』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 『더블린 사람들』과 더불어 조이스의 더블린 3부작을 구성한다. 현대 도시 더블린의 일상이 신화적 알레고리 및 상징과 자연스럽게 결합된 이 작품은 ‘진지한 신학’과 ‘놀이’가 공존하는 이중구조를 띤다. 예술론과 광고문구가, 현란한 언어유희와 시적 추상이, 유머와 절망이, 축제와 장례식이 하나로 어우러져 거대한 소용돌이를 이룬다. 이와 같은 서로 다른 색체의 조합은 조이스의 문학적 개성인 동시에, 아일랜드 전통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아일랜드의 현실을 충실하게 재현해 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또한 『율리시스』는 탁월한 언어적 감수성이 빛나는 언어유희의 전당이라 할 수 있다. 다층적 상징, 조어와 합성어가 절묘하게 구사되며, 온갖 문체실험이 이루어진다. 현학적 요설과 시적 순간이 탁월한 미학적 균형 감각을 통해 결합된다. 변화무쌍하면서도 통일성을 잃지 않는 견고한 문체미학은 창조적 요소와 파괴적 요소가 공존하는, 혼돈과 소용돌이로써의 세계를 그려내는 조이스 문학의 본질과 그 맥을 같이 한다. ‘공허하고 혼란스러운 현대사라는 광대한 공간에 교향악과 같은 질서와 의미, 형태를 부여하는 수단’으로서 조이스 문학이 이룬 위대한 성취인 『율리시스』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더불어 ‘진정한 20세기의 시작’이자 ‘위대한 문학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이스의 작품에서 형식은 곧 내용이며, 내용이 곧 형식이다. 이것은 영어로 쓰인 게 아니라는 불평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애초에 쓰인 것이 아니다. 읽히는 것도 아니다. 아니, 단순히 읽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보이고 들리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어떤 것에 대하여 쓴 글이 아니다. 그 어떤 것 바로 그 자체이다.” -사뮈엘 베케트 “제임스 조이스, 그는 이 세계의 재료들로 꿈의 혼합물을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그 원초적 자유, 그 풍요로운 모호성의 영역 속에서 낡은 전통이라는 폭정에서 벗어난 우주의 새로운 질서를 발견해내려 했다.” -움베르토 에코 한국어 생명력 『율리시스』- 50년 혼신의 노력으로 탄생 명번역! “나는 『율리시스』에 아주 많은 수수께끼를 숨겨 두었기에 앞으로 수세기 동안 대학교수들은 내가 뜻하는 바를 거론하기에 분주할 것이다.” 조이스의 이 오만한 발언은 유감스럽게도 현실로 입증되고 있다. 오늘날 『율리시스』는 난해한 문학작품의 대명사가 되었다. “『율리시스』로 문학박사를 받은 사람이 『율리시스』를 끝까지 읽은 사람보다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율리시스』로 학위를 받은 사람조차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율리시스』는 독자를 괴롭힌다. 작품 자체의 난해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번역이 거의 불가능한 텍스트’라는 이유가 크다. 본서는 20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함부로 읽지 못하는 고전이 된 『율리시스』의 생생한 숨결을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바쳐 탄생한 명 번역이다. 원작의 빛깔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자연스럽게 읽힐 수 있는 유려한 문장을 빚어냈다. 또한 역주를 꼼꼼히 달아 작품의 이해를 방해하는 난해한 상징과 외국어 인용구들, 아일랜드의 구전설화, 민요, 가요, 가곡, 오페라, 신화, 종교, 문학, 과학, 철학, 정치, 심리학 등 온갖 분야를 종횡무진 오가며 등장하는 전문용어들을 상세히 풀어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