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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곡 터널
아시야 가의 몰락 고양이 등 여자 카르키노스 초서기超鼠記 케르베로스 송장벌레 물소 떼 역자 후기 |
Yasumi Tsuhara ,つはら やすみ,津原 泰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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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야에 별명이 드라큘라 백작이라는 남자가 있는데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냥 백작이라 불리지만 생업은 괴기소설을 쓰는 일로 그 방면에서는 유명한 모양이니 이름을 적으면 어쩌면 아는 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나로 말하자면 20대 때 불운한 일을 여러 번 당했다고는 하나 서른이 넘은 지금도 일정한 직업이 없는 놈팡이에 하물며 출판업계와는 본래 인연이 없는 인생인데 그나 그의 동료 작가들이 영화 시사회나 모 씨 모 상 수상 파티 뒤의 주역과는 관계없는 술자리에 불러주면 나설 자리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구경이나 해볼까 하는 심산으로 가서는 온갖 손에서 받아드는 명함에 적힌 사람 이름 회사 이름에 기겁하면서도 내 인생도 그리 쓸모없지는 않았구나 하고 자조 어린 미소를 띠며 아무 직함도 없는 명함을 내미는 식이다. 백작을 알게 된 경위가 또 기이하다면 기이해서 나는 그를 차로 칠 뻔했었다. 술에 취한 것도 아니고 졸던 것도 아니건만 검은 코트를 입은 키 큰 사람이 도로에서 불쑥 솟아난 양 헤드라이트 불빛이 겹치는 곳에 서 있었다. 오미야 외곽에 위치한 터널 안에서 있었던 일로, 나는 어느 이벤트 회장에서 음향 기재를 철수해 도쿄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타고 있던 차는 회사명이 쓰인 도요타 하이에이스였다. 사장(그래봤자 정사원은 그밖에 없지만)이 대학 동창이라 그런 일을 자주 맡겨주곤 했다. 기재란 기재가 전부 운전석으로 쏟아질 정도로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백작 쪽에서도 재빨리 피했으나, 결국 범퍼에 스치는 바람에 넘어졌다. 황급히 차에서 내리자 이미 일어난 백작이
“죄송합니다. 음악에 정신이 팔려서 그만.” 이라며 나에게 머리를 숙였다. 가느다란 휴대용 헤드폰을 목에 걸고 있었다. 사고인 이상 경찰에 알리는 것이 의무였다. 그 막대한 번거로움을 상상하고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으나 그가 앞질러 “치이지 않았습니다. 놀라 넘어졌을 뿐입니다.” 라고 해서 내심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그냥 가기도 미안해 그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차 안에서 의기투합한 것은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기억나지 않으나 그가 비길 데 없는 두부 애호가임을 알았기 때문인데, 그렇게 말하는 나도 두부가게에 갔다 오는 길에 못 참고 한 모를 통째로 먹어버리고 다시 사러 갈 만큼 두부라면 사족을 못 써서 맛으로 유명한 두부를 먹기 위해서라면 도호쿠든 간사이든 원정을 갈 정도였다. 서론이 길어졌다. 그 백작이 전화를 걸었다. “사루와타리 씨, 등잔 밑이 어두웠군요. 오미야에 썩 맛있는 두부를 파는 집이 있었습니다.” 당장 역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갓 입수한 시트로앵에 올라탔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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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담의 스타일을 바꾼 신감각 환상소설, 한국 독자를 사로잡다!
사물이 지닌 저마다의 내력과 이야기를 투시하듯 담아내는 작가 쓰하라 야스미의 환상소설 『아시야 가의 전설』이 도서출판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뛰어난 문장력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고루 갖춘 이 작품집은 ‘환상 소설 지고의 매력만을 응축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작가 쓰하라 야스미를 일본 기담의 스타일리스트로 당당히 올려놓았다. 오랜 세월 동안 기묘한 이야기에 열광해온 일본 독자들조차 반하게 한 이 신감각 환상소설의 매력에 이제 한국 독자들이 매혹될 차례다. 에드거 앨런 포의 환상과 교고쿠 나쓰히코의 기괴함을 갖춘 작가 쓰하라 야스미가 선사하는 매혹적 공포와 섬뜩한 낭만!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체 때문에 여성 작가로 더 많이 알려졌던 남성 작가. 추리소설의 창시자이자 환상소설의 대가인 에드거 앨런 포에 비견되는 신비로운 작풍에, 천재 괴담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의 기괴함까지 갖춘 작가. 탐미주의적 호러소설, 본격 미스터리소설, 청춘소설 등 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발표하는 작품마다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가. 이 모든 말들이 바로 ‘일본 기담의 스타일리스트’ 쓰하라 야스미를 수식하는 어구들이다. 눈을 비비고 보니 평범한 일상이 단숨에 환상지옥으로 바뀌는 기괴한 경험, 책에서 좀처럼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놀라운 흡입력과 아련한 분위기…. 이에 인간 심연을 철저하게 해부하는 거장 기리노 나쓰오는 “쓰하라 야스미는 악마다. 아니면 죽어본 적이 있음이 틀림없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찬사를 선사했다. 『아시야 가의 전설』은 작가 스스로 ‘자신의 진가를 가장 잘 드러낸 작품’으로 꼽은 기담 걸작선이다. 균형감 있는 문장과 매혹적인 묘사력에 일본 독자와 평론가들은 ‘과연 일본의 에드거 앨런 포’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극찬에 대해 쓰하라 야스미는 포의 대표작 「어셔 가의 몰락」과 「황금벌레」에 대한 오마주인 「아시야 가의 몰락」과 「송장벌레」를 수록하여 대가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내는 한편 자신의 명성에 답하는 계기로 삼았다. 현실과 망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본판 환상특급! 빨려들듯 읽은 다음에는 아련한 그리움만이 남는다 주인공 사루와타리는 서른이 넘도록 일정한 직업 없이 떠도는 백수이다. 어느 날 사루와타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으로 휘감은 괴기소설가 ‘백작’을 만나 그의 취재 여행에 동행하게 된다. ‘기담 수집가의 환상노트’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아시야 가의 전설』에 실린 여덟 가지 단편은 괴기소설의 소재를 수집하던 중 만난 이야기들의 기록이다. 똑같은 얼굴들로 가득한 집과 혼령이 되살아나는 터널, 고양이 등을 한 여자, 벌레를 먹는 남자…. 여행지 곳곳에서 만난 기이한 이야기 속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기이한 사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백작은 사루와타리에게 “당신과 함께 있으면 기묘한 일들이 일어난다.”라고 말한다. 같은 사건이라도 누가 보고 겪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미묘하게 달라지기 마련이다. 언뜻 보기에는 게으르고 우유부단한 백수일 뿐인 사루와타리이지만 순수하고 예민한 그의 내면은 어떤 장소나 시간, 사물에 축적된 기묘한 사연들을 읽고 자신의 기억을 반추하기에 최적인지도 모른다. 이들이 여행에서 마주치는 사건들은 화려하기는커녕 별로 대단치 않아 보이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잔잔한 표면 아래 소용돌이치는 공포는 응축된 세월만큼이나 어딘지 모르게 처연하고 슬프다. 이처럼 현실과 망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몽환적 분위기야말로 볼거리와 스케일을 자랑하는 ‘환상특급’ 등의 서양 괴담과는 또 다른 일본 기담만의 묘미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