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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감사의 글 1부 개인적인 삶 1.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들 감정 체계의 개인적인 면과 공적인 면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감정의 개인적 활용과 상업적 이용 2. 감정이라는 실마리 감정은 예방 전략에 약하다 감정이라는 실마리 3. 감정 관리하기 표면 행위 내면 행위 일상생활에서 하는 내면 행위 조직 속에서 하는 감정 관리 감정에 관한 도구적 거리 4. 감정 법칙 상황에 맞지 않는 감정 오해 관계와 부적절한 감정 5. 감정을 존중하기 - 베풂의 교환 마음에서 우러나는 인사를 하는 방법 2부 공적 삶의 영역 6. 감정 관리 - 개인 전용에서 상업용으로 연기를 하라는 요구의 뒷면 연기가 공급되는 지점의 뒷면- 선택 공동의 감정노동 공급원의 뒷면 - 감독 변형을 달성하기 실패한 변형 모순에 대응하기 감정노동과 재정의된 자아 7. 앞면과 뒷면 사이 - 직업과 감정노동 추심원 직업과 감정노동 사회 계층과 감정노동 가족 - 변형을 위한 훈련 장소 8. 젠더, 지위 그리고 감정 감정 관리자, 여성 일터의 여성 일터의 지위 보호막 성적 정체성에서 소외되기 9. 진정성 찾기 감정노동의 인간적 비용 문화의 대응 거짓 자아 출간 20주년 기념 개정 증보판 후기 부록 A. 감정 모델 - 다윈에서 고프만까지 B. 감정에 이름 붙이기 C. 직업과 감정노동 D. 지위형 통제 체계와 인격형 통제 체계 옮긴이의 글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
Arlie Russell Hochs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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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근무할 때는 진심을 담아 웃어야 합니다. 미소는 여러분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나가서 그 자산을 활용하세요. 웃으세요. 진심을 담아서 웃는 겁니다. 진심으로 활짝 웃으세요.” --- p.18
감정노동은 사람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려고 자신의 감정을 고무시키거나 억제하게 한다. ……이런 노동은 정신과 기분이 잘 조절되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각자의 개성을 구성하는 본질이라고 여기는 부분까지고 다 내어주어야 할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 p.21 우리는 모두 부분적으로 항공 승무원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기 회사를 ‘유쾌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곳으로 보이게 하고 자신의 상사가 ‘활기에 넘치시는 분’으로 보일 수 있게 사무실 분위기를 명랑하게 만드는 비서, ‘즐거운 식사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웨이트리스나 웨이터, 고객들이 환영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여행 가이드나 호텔 데스크의 직원, 고객들이 스스로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염려하는 마음을 담은 눈길을 건네는 사회복지사, ‘잘 나가는 제품’이라는 확신을 주는 영업사원, 보고 있으면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추심원, 유족들의 심정을 잘 이해해준다는 느낌을 주는 장의사, 사람들로 하여금 포근하다는 느낌과 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목사 등. 이런 사람들도 모두 어떤 식으로든 감정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트릴 수밖에 없다. --- pp.26-27 예방 차원의 전략에도 불구하고 화가 난다면, 숨을 깊게 들이쉬고 혼잣말을 하면서 ‘집에 가면 안 볼 사람이다’라고 되뇌는 것이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제시되었다. 승무원들은 이런 방법들을 사용함으로써 욕을 하거나, 누군가를 때리거나, 울거나 담배를 피울 일을 줄여 나간다. --- p.43 노동자로서, 또한 소비자로서 감정에 관한 사회공학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진심에서 우러나는 것처럼 보이는 감정 표현 전반에서 상업성을 띤 감정 표현을 구별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미소를 받아들이되 사회공학이 그 안에 집어넣은 것을 거른 뒤 정말 우리만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것만을 취하자. ‘친절한 게 저 사람 직업이다’라고 말하거나, ‘자기 상품을 팔려면 그렇게 믿어야 한다’고 말하자. 최종적으로는, 등 뒤에서 누가 뭐라고 하건 누가 눈앞에서 웃건 관계없이 우리 고유의 소유물로 남게 될 내면의 보석인 ‘참된 자아’에 관한 생각을 채워 가는 것이다. 이 ‘참된 자아’를 더욱 내면화하고, 누구도 건드릴 수 없게 만들자. 회사의 손아귀에 놀아나던 감정을 지닌 기계로 살던 자신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나면, 우리는 ‘진짜’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남은 것에 눈을 돌리게 된다. --- p.54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연기를 하면서 산다. 이 행위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방식의 행위에서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바꾸려고 한다. ……그런 행위는 일부러 코웃음을 치거나, 어깨를 으쓱해 보이거나 한숨을 감추는 등의 신체 표현에서 나타난다. 이것이 표면 행위다. 또 다른 방식은 내면 행위다. 여기서 감정 표현은 감정 자체를 조작한 데 따르는 자연스러운 결과다. 행위자는 행복하거나 슬퍼 보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러시아의 연출가 스타니슬라프스키가 강조한 것처럼 스스로 만든 진짜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 p.55 감정노동을 수행하기를 거부하는 승무원들은 ‘로봇이 되어간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 승무원들은 내면 행위를 자제하고 표면 행위 정도만 한다. 그리고 감정을 보이는 척한다. 이 거리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이런 식으로 처신해야 할 필요성에 공개적으로 저항한다. “저는 로봇이 아닙니다.” 그 말은 “저는 그런 척은 하겠지만 제가 그런 척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애쓰지는 않겠습니다”라는 뜻이다. --- p.167 첫째, 이런 직업은 사람들과 직접 얼굴을 보거나 일대일로 통화를 해야 한다. 둘째, 이런 직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 상태를 만들어내야 한다. 예를 들면 감사하는 마음이나 두려움 등을 말이다. 셋째, 이런 직업에서는 연수와 감시를 통해 고용주가 직원들의 감정적 활동에 관해 어느 정도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 p.190 일하는 여성과 일하는 남성의 관계는 말단 공무원과 정무 차관 사이의 관계와 같다. 임원과 비서, 의사와 간호사, 정신과 의사와 사회복지사, 치과의사과 치위생사 사이에서 권력의 차이는 성차에 반영되어 나타난다. ‘감정 원칙’은 양성 사이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이중 잣대인 것이다. --- p.218 여성 항공 승무원을 예비 엄마로 본다면, 돌봄 노동이 그 여성에게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어느 여성 승무원은 이렇게 말했다. “남자들은 관계없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경우가 더 많고, 우리는 처진 사람들을 집어내죠. 아기를 다루거나, 아이를 상대하거나 노인들을 공손하게 대하거나 하는 일들 말이에요. 남자들은 그런 일에 그렇게 많이 끼어들지 않아요.” --- p.223 사회 전반에서 진행되는 노동 분업 때문에, 어느 직업에서든 여성은 남성에 견줘 낮은 지위와 권위를 부여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여성들은 ‘감정 원칙’에 대항할 보호막을 얻지 못한다. 여성들은 남성에 견줘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두려울 것 없이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고객 불만 접수처가 되는 경우가 많다. --- p.229 자본주의는 감정 관리를 사용할 방법을 찾았고, 그렇게 감정 관리를 좀더 효율적으로 조직하면서 더욱 박차를 가해왔다. 또한 감정노동을 경쟁과 연결짓고, 실제적으로 ‘진심 어린’ 미소를 광고하고, 그런 미소를 만들도록 노동자를 훈련시키고, 노동자들이 미소를 만드는지 감독하고, 이런 활동과 기업의 이익 사이의 연결 고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정도까지 가려면 아마도 자본주의 방식의 인센티브 체계가 필요할 것이다. --- p.23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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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들은 친절해야 돼, 그게 저 사람들 직업이니까.”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 웃다가 병든 사람들에 관한 웃음과 망각의 보고서! 스튜어디스부터 대형 마트의 판매직 사원까지, 친절과 미소라는 가면의 뒤에서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 감정의 상품화와 감정 관리가 노동의 일부분이 된 감정노동사회! “사랑합니다, 고객님” ― 웃어야 사는 사람들, 웃으며 죽어가는 사람들 “막무가내 고객들한테 심하게 시달린 날은 남편이나 애들한테 자주 짜증을 내게 돼요. 그리고 내가 손님 입장에서 식당 가서 밥 먹을 때도 서비스가 조금만 거슬려도 소리부터 지르게 되더라고요. 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도, ……성격이 변하나 봐요.” 백화점에서 5년째 일하는 어느 여성의 고백이다. 식당, 백화점, 마트, 서점, 주차장, 114, 홈쇼핑, 비행기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아름다운 미소와 친절한 서비스를 만난다. 일상에서 매일 마주치는 아름다운 미소와 친절한 몸짓, 그 이면에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까? 낯선 이에게 늘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웃어야 사는 사람들, 웃으며 죽어가는 사람들. 바로 ‘감정노동자’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배우가 연기를 하듯 원래 감정을 숨긴 채 직업상 다른 얼굴 표정과 몸짓을 하는 것을 말한다.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려고 늘 긴장하며 자기감정을 관리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하루 종일 서서 일하지만 ‘진상’에게도 웃음으로 대해야 한다. 바로 ‘감정노동’이다. 감정노동과 감정노동사회에 관한 최초의 심층 보고서 사회학자인 앨리 러셀 혹실드는 세계 최대 항공사인 델타 항공의 임원과 승무원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참여관찰을 했다. 여기에 노동조합 관계자, 성 문제 치료 전문가, 연수센터 강사 등 다양한 관련자들과 다양한 직업에서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난 결과까지 모두 모아 이 책 《감정노동》을 썼다. 1983년 초판이 나온 뒤 지금까지 감정노동과 관련된 논의를 이끌어온 이 책은, 감정이 지니는 심리적 측면과 그런 감정이 시장에 상품으로 등장하게 된 사회적 흐름을 살펴보고, ‘감정노동’을 최초로 개념화했다. 이 책이 출간되면서 ‘감정노동자’, ‘감정 관리’, ‘감정 체계’, ‘감정 프롤레타리아트’ 등 여러 신조어가 탄생했으며, 미국사회학회에서는 감정사회학 분과를 만들기도 했다. 이 책은 감정노동이라는 개인적 행위와 사회적인 감정 법칙, 사적 생활과 공적 생활에서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다양한 교환 행위로 구성된 감정노동 체계를 통해 감정노동사회를 파악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 또한 감정노동이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많이 부과된다는 사실도 분석한다. 시장과 기업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감정’이 매우 미묘한 문제인 만큼, 혹실드는 감정노동자와 그 결과물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감정 그 자체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기업과 조직의 원리에 따라 관리되고 상품화된 감정과 인간 본연의 감정을 구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진짜 감정에서 소외돼서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을 속이는 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면 쓰고 연기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감정 프롤레타리아트 혹실드는 ‘감정노동’을 통해 그동안 사적 차원에서는 개인의 자질 또는 인간적인 특성으로만 여겨지던 ‘감정’이 어떻게 시장 속에서 상품화할 수 있는 자원으로 바뀌었는지, 시장에서 사람들이 그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리고 감정을 상품으로 판다는 것이 개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스스로 던진 질문에 답을 찾아간다. 감정노동의 양극단에 서 있는 승무원과 추심원의 노동을 묘사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 관리가 노동의 일부가 된 사회적 맥락을 드러내고 있는 저자는, 감정의 관리와 감정의 상업화라는 감정노동의 원리가 전혀 다른 직업의 전혀 다른 감정들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프로이트의 신호 기능을 감정에 관한 논의로 확대해, 사적 차원의 감정 관리가 사회적으로 조직되고 임금을 얻기 위한 감정노동으로 변형될 때 이 신호 기능이 손상되면서 인간성의 쇠진이 일어난다고 분석한다. 그 결과 쇠진, 스트레스, 신체적 쇠약은 감정노동사회에서 살아가는 감정노동자의 특성이 된다. 그러나 친절과 미소라는 가면 뒤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꾸며내고 관리되어 상품화된 감정과 인간 본연의 감정을 구별하면, 감정을 팔면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보일 것이라고, 이 책 《감정노동》은 말하고 있다. 둘 중 하나, 감정을 팔고 죽음을 사는 우리는 감정노동자 한국의 서비스 산업 종사자는 500만 명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스튜어디스, 비서, 웨이트리스, 웨이터, 여행 가이드, 호텔리어, 사회복지사, 영업사원, 보험 판매인, 장의사, 목사, 놀이동산 직원, 경찰, 미용사, 간호사, 변호사 등 직간접적으로 고객을 상대하는 사람들을 합치면 이 숫자를 훨씬 뛰어넘는다. 자신이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모두 감정노동자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서비스 산업 종사자 실태조사(2007년) 결과를 보면, 백화점 노동자 중 56.2퍼센트는 우울증과 스트레스 질환을 앓고 있다. 또한 2006년 한국여성연구소가 서울 시내 식당 아줌마 4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식당 아줌마들의 25.7퍼센트는 ‘반말·욕설 등 비인격적인 대우가 힘들다’고 했다. 홀 근무자의 19.1퍼센트는 ‘불쾌한 성적 농담’을 겪었다. ‘술 좀 따라봐’(12.6%)라는 말을 듣거나, ‘불쾌한 신체 접촉’(11.7%)을 당한 경우까지 합치면, 감정노동이 얼마나 고된 노동을 수반하는지 알 수 있다. 이렇게 감정노동자는 감정을 파는 대신 죽음을 사고 있다. 웃어야 사는 사람들, 웃으며 죽어가는 사람들, 감정노동자이자 감정노동의 소비자로서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