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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들에게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옮긴이의 말 |
Berlie Dohe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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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가 내리던 1월의 어느 저녁, 헬렌은 단 한 번 크리스와 사랑을 나누었는데 임신을 하게 된다. 보통의 고등학생이던 둘은 10월에 각기 다른 대학으로 진학할 예정이었지만, 이 일로 모든 계획이 엉켜버린다. 헬렌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기 몸 안에 들어와 버린 낯선 존재가 무섭고 싫기만 하고, 크리스는 이 일로 행여나 헬렌과의 관계가 어긋날까 봐 전전긍긍한다. 차가운 성격으로 묘한 거리감을 불러일으키는 엄마에게도, 무엇이든 털어놓는 가장 친한 친구 루슬린에게도 이 사실을 고백할 수 없는 헬렌은 도움을 청하지 못한 채 외로움 속에서 혼자서만 끙끙 앓는다. 아기의 존재를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헬렌은 긴 고민 끝에 자신과 아기의 미래에 대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결정을 내린다. 한편 헬렌의 임신 사실이 알려지면서 헬렌은 오랫동안 엄마와 외할머니 사이에 감돌던 긴장감의 비밀에 다가서고, 크리스 역시 어린 시절 가족을 떠난 어머니와 재회하여 가까워진다. 불협화음과 갈등의 상징이던 헬렌의 아기는 이렇게 조금씩 일치와 화해의 상징으로 변화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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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아름답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이야기
곱고 가느다란 실이 상처 입은 가족을 다시 이어주는 풍경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의 출간 이전인 2004년 양장본으로 펴내 널리 사랑받아온 『이름 없는 너에게』가 새롭게 개정되어 창비청소년문학 26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영국도서관협회 선정 카네기 메달 2회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작가 벌리 도허티의 대표작 『이름 없는 너에게』는 그간 16개 국 이상에서 번역ㆍ출판되었고, 연극과 TV 드라마로도 각색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또한 이 작품은 카네기 메달, 셰필드 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높이 인정받아 명실공히 청소년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번 개정판은 판형과 디자인을 새롭게 하고 바뀐 어문 규정을 반영하되, 故 장영희 교수의 번역은 그대로 살려 초판본과 변함없는 감동을 전한다. 대학 진학을 앞둔 평범한 고등학생 헬렌과 크리스가 학교와 친구만이 전부이던 세계에서 한 아기의 엄마와 아빠가 되어 더욱 성숙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렸다. 십 대의 임신을 대하는 성숙한 관점 『이름 없는 너에게』는 ‘십 대의 임신’이라는 예민한 소재를 다루되 지나치게 경직되거나 혹은 반대로 자극적인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고, 성숙하고 현실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인 헬렌과 크리스가 이미 어른인 작가에 의해 대상화되지 않고, 사건과 용기 있게 마주하는 주체적인 인물들로 그려진 것은 이 작품이 일구어낸 빼어난 성과다. 꼭 임신이라는 상황에 처하지 않았더라도 삶과 미래에 대한 각자 저마다의 불안을 안고 있는 청춘들에게 따뜻한 지지와 진정한 위로를 건네는 이 작품에서 대작가의 깊이와 노련함이 느껴진다. 촘촘한 구성, 그리고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결말 『이름 없는 너에게』는 크리스의 회고와 헬렌의 편지글 형식으로 쓰인 일기가 번갈아 등장하는 구성으로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시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표현된 두 주인공의 심리 묘사는 독자들이 헬렌과 크리스의 감정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작품은 형식적인 구성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어린 두 연인이 맞닥뜨린 고비를 두 사람의 문제로 한정 짓지 않고, 가족 관계 안에서의 ‘사랑’의 의미로 확장시켜 비슷한 소재를 다룬 다른 작품들이 범하기 쉬운 상투성을 피했다. 『이름 없는 너에게』는 이러한 구성상의 묘안을 통해 청소년의 임신을 다루면서도 또한 꿈을 찾아 새로운 순간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동시에 상처를 품고 있는 가정의 치유 과정까지 아우르는 풍부한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이렇듯 독특하면서도 적확한 선택이라 할 수 있는 구성은 곧 갈등의 상징이던 헬렌의 아기가 오랫동안 파편화되었던 가족들을 잇는 화해의 상징으로 거듭나며 진부하지 않은 감동을 주는 결말로 이어진다. 故 장영희 교수의 번역으로 만나는 청소년문학의 고전 이 책은 지난 2004년 창비에서 펴낸 양장본 『이름 없는 너에게』를 새롭게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로 출간한 개정판으로, 꼼꼼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번역으로 많은 독자들의 신뢰를 받았던 故 장영희 교수의 초판본 번역을 그대로 살렸다. 「옮긴이의 말」을 통해 젊은이들을 향한 애정을 표한 역자 장영희 교수는 이 작품이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에게 ‘좀 더 아름답게 사랑하는 법’을 알리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추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