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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beth Zwe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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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한참 또각또각 걷다가 개를 만났습니다.
개는 달리기라도 했는지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습니다. “왜 그리 헐떡이는 거니, 사냥꾼 친구야?” 당나귀가 물었습니다. “휴우, 나이가 들어 그렇지. 하루가 다르게 힘이 빠져서 이젠 사냥도 못 다녀. 그러니 써 먹을 데가 없다고 주인이 나를 죽이려 들지 뭐야? 그래서 도망쳤지.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개의 말을 듣고 당나귀가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 악사가 되려고 브레멘으로 가는 길이야. 나랑 같이 악대에 들어가지 않을래? 나는 기타를 치고, 너는 북을 치면 되겠다.” --- p.10 당나귀는 히히잉, 개는 컹컹, 고양이는 꺄옹꺄옹, 수탉은 꼬끼오! 친구들은 목청껏 노래하며 창문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유리창이 깨어지며서 바닥으로 와장창 쏟아졌습니다. 강도들은 귀신이라도 쳐들어온 줄 알았는지 펄쩍 뛰더니, 다들 얼이 빠져서 숲으로 줄행랑을 놓았습니다. --- p.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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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브레멘 음악대, 강도들을 물리치다!
그림 형제는 안데르센과 더불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가장 친숙한 동화 작가일 것입니다. 그림 형제가 남긴 동화들은 『백설공주』 『신데렐라』 『라푼젤』 등 셀 수 없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브레멘 음악대』는 동물들을 전면에 주인공으로 내세운, 경쾌한 동화입니다. 특히 이번 어린이작가정신에서 펴낸 『브레멘 음악대』는 브라티슬라바 국제 비엔날레 상,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그래픽 상,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일러스트레이터 리즈베트 츠베르거의 아름다운 수채화로 꾸며져, 한층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그림책으로 태어났습니다. 『브레멘 음악대』의 주인공은 당나귀와 개, 고양이와 수탉입니다. 이 동물들은 모두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바쳐 열심히 일했지만, 나이가 들어 쓸모없어졌다며 버림받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주인 몰래 집을 나온 네 동물 친구들은 브레멘의 악대에 들어가 음악을 연주하며 살기로 합니다. 하지만 브레멘까지는 먼 길입니다. 동물 친구들은 쉬어갈 곳을 찾다가, 숲속에서 작은 집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그 집은 평범한 집이 아니라, 강도들의 소굴이었습니다. 집에 들어가려면 강도들을 쫓아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강도들을 내쫓을 수 있을까요? 브레멘 음악대 친구들이 힘과 생각을 합칠 때입니다. 힘없는 동물들이 힘을 합쳐, 기막힌 아이디어로 강도들을 내쫓는 장면, 그리고 다시 집을 빼앗기 위해 숨어 들어온 강도가 어둠 속에서 동물들에게 얻어맞은 다음, 집 안에 무시무시한 마녀가 있다며 소리 지르며 도망치는 장면은 이 작품의 클라이맥스입니다. ‘브레멘 음악대’는 힘없이 쫓겨나게 된, 세상의 약자들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 동화 속 동물들은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만 있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강도를 마주쳤을 때는 약자들도 힘을 합치면 강자들에게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또한 동물들의 모습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어둠 속에서 보고 들은 것만으로 동물들을 마녀라고 생각하여 겁먹고 꽁무니를 빼는 강도의 모습은 사람들이 느끼는 두려움의 실체를 가르쳐 줍니다.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6~9개월까지는 주로 낯선 사람을 두려워 하지만, 만 2세경부터는 상상의 대상을, 만 4세경부터는 어둠을 두려워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때 공포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 배우는 것은 앞으로의 성장 과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브레멘 음악대』는 어린이들이 느끼는 두려움을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좋은지를 알려 주는 좋은 그림책입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악대 친구들보다 훨씬 힘센 강도가 겁먹고 도망간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강도가 두려워한 것은 동물들이 아니라 실체가 없는, 자신이 만들어 낸 상상 속의 마녀라는 사실을 알려 주세요. 『브레멘 음악대』는 웃음과 익살로 가득하지만 숨은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동화입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를 살펴보노라면, 그림 형제가 남긴 교훈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스며들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