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 롤랑의 노래
2. 정산선생 3. 방황하는 넋 4. 다시 사라진 것들을 위하여 5. 기상곡 6. 장자의 꿈 7. 발원 외 경외서-사라진 것들을 위하여 8. 맹춘중하 9. 과객 |
Lee Mun-yol,李文烈,이열
이문열의 다른 상품
|
내가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연작을 처음 시작한 것은 이제 경우 등단 일년 남지의 겁없는 신인일 때였다. 나는 이 작품으로 나의 꼬리표가 되다시피한 '사람의 아들'을 압도해 버리겠다는 야심을 품고 '그 귀향을 위한 영가(靈歌)'란 중편을 시작으로 그해 말에 대략 12편의 단편으로 된 연작 장편을 얽어냈다.
--- p.머리말 |
|
10ㆍ1 폭동이 터졌다. 다행히, 정말 다행히도 무중간에는 상잔의 피를 흘리지 않았지만 곧 대내적인 좌익 탄압이 시작되었다. 멋모르고 동조했던 문중의 형제자매들이 한 차례 호된 곤욕을 치르고 나왔다. 그 곤육의 장소가 바로 지서였다.
그래도 고향에 상주하는 경찰의 취조 때는 손길에 한줄기 인정이 남아 있었다. 산으로 달아났거나 아주 극렬했던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엄중한 경고와 서약서 몇 장으로 풀려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외부에서 오는 사람들에 있었다. 낯선 동네, 낯선 사람들이고 보면 빨갱이에 대한 격렬한 증오밖에 없는 그들의 손길은 거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다른 지방의 경우, 때에 따라서는 억울하다고 할만한 피해자가 생기는 수도 있었다. --- p. 123 |
|
내가《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연작을 처음 시작한 것은 이제 겨우 등단(登壇) 일년 남짓의 겁없는 신예(新銳)일 때였다. 나는 이 작품으로 나의 꼬리표가 되다시피 한《사람의 아들》을 압도해 버리겠다는 야심을 품고《그 귀향을 위한 영가(靈歌)》란 중편을 시작으로 그 해 말에 대략 12편의 단편으로 된 연작 장편을 얽어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무렵의 특수한 시대적 상황은 <암포 신문인협회(岩圃 新聞人協會)>, <분호난장기(糞胡亂場記)>를 통째로 실을 수 없게 했고, <지서(支署) - 세 개의 에피소드>, <기상곡(奇想曲)>, <장자(長者)의 꿈>은 고쳐 쓰거나 부분적으로 삭제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그렇게 되고 보니 우선은 분량도 분량이려니와 내용에 있어서까지 원래의 의도대로는 되지 않았다. 그러잖아도 부담으로 여겼던 시대착오적 의고주의(擬古主義)와 음울한 감상이 그대로 이 작품의 중요한 두 기둥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거기다가 연작을 써나가는 동안 나를 몰아댄 까닭 모를 조급은 문장과 어휘까지도 거칠게 만들었고, 책이 나왔을 때의 내 심정은 참담했다. 야심이 컸기에 실망도 더 컸으리라 짐작되지만…….어쨌든 그때부터《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는 내게 있어서 처음부터 다시 풀어야 할 숙제 같은 것이 되고 말았다. …… |
|
누구든지 고향에 돌아갔을 때 그걸 대하면, "아, 드디어 고향에 돌아왔구나" 싶은 사물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이십 리 밖에서도 보이는 고향의 가장 높은 봉우리일 수도 있고, 협곡의 거친 암벽 또는 동구 밖 노송(老松)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리워하던 이의 무심한 얼굴이나 지서 뒤 미루나무 위의 까치집, 솔잎 때는 연기의 매캐한 내음일 수도……
이 소설은 어림잡아 국도(國道)가 오십 미터쯤 비켜간 동구 산비탈에 버티고 선 바위덩어리 '어림대(御臨臺)'에서부터 '마지막 여왕'이 만신창이 기사를 처연하게 전송하며 들고 선 '램프 불빛'까지의 공간, 그리고 입향조(入鄕祖)의 후인 한 분이 어가(御駕)를 뒤따라 출사(出仕)한 이조(李朝) 초기에서부터 '내'가 그곳을 마지막으로 떠나고마는 날까지의 오랜 시간을 적재한,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선박 고향(故鄕)이 장려한 낙일(落日)도 없이 기억의 깊은 어둠 속으로 침몰하는 이야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