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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항로
제2장 동료들 제3장 비행기 제4장 비행기와 행성 제5장 오아시스 제6장 사막에서 제7장 사막 한가운데서 제8장 인간 |
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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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의 그 작가
외국도서 담당 유서영 (berrius@yes24.com)
2018.08.17.
쓸쓸한 사막 풍경, 그 속에 숨겨진 오아시스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머리 위에 떠 있는 별, 그 곳에 사는 어린 왕자와 그의 장미 이야기, 그리고 우리 모습을 비추는 떠돌이 별들의 이야기도. 기가 막히게도 작가의 직업은 우편물 비행사였다.
『인간의 대지』는 생텍쥐페리가 서른아홉 살에 발표한 작품으로 자신과 동료들이 비행사로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1900년대 초 중반, 비행기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고철 덩어리였다. 초보 비행사는 테이블에 지도를 펼쳐놓고 지형을 익혀야 했고 고도계는 정확하지 않았다. GPS같은 첨단 기계 없이 오롯이 선배 비행사들이 개척한 항로를 따라 홀로 싸워 나가야 했다. 첫 비행을 떠나기 전날 동료와의 작은 파티를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그는 행복한 사람들의 얼굴을 본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받으며 기뻐할 사람들은 스쳐 지나가는 그가 자신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었다. 망망 대해 같은 구름 바다 아래에 진짜 바다가 있을지 나와 동료를 부숴버릴 산비탈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부딪힌 후에나 알 수 있었다. 사막은 언제 우리를 습격할지 모르는 적이 숨어있을 때 비로소 신비롭고 아름다운 곳이 되었다. 어린 왕자의 팬이라면 그가 어떻게 그와 같은 감성을 갖게 되었는지, 어떤 시선으로 동료와 소녀들, 노예와 게릴라들을 바라보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 책 속에 그 답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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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주 한복판에서 도무지 가닿을 수 없는 100개의 행성들 가운데 길을 잃고 떠도는 듯했다. 하
나뿐인 진정한 우리의 행성, 익숙한 풍경과 친구들의 집, 애틋함을 품고 있는 그 유일한 행성을 찾아 헤매는 것 같았다. --- p.34 비행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에도 조종사는 단순히 풍광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다. 대지와 하늘의 빛깔, 바다 위 바람의 흔적, 황혼 무렵 금빛 구름을 보면서 그는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생각에 잠긴다. 자기 농지를 한 바퀴 둘러보며 무수한 징후를 통해 봄이 오고 있음을, 냉해의 위협을, 비가 올 것을 예감하는 농부와 마찬가지로 조종사 역시 눈이 올 징후, 안개의 징후, 평화로운 밤의 징후를 판독해낸다. --- p.42 서서히 저 동료의 밝은 웃음을 다시는 보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저 정원은 이제 우리에게 영원히 금지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제야 진정한 애도가 시작된다. 가슴을 찢는 애도가 아닌 다소 씁쓸한 애도가. --- p.53 이 초라한 운명을 마주하면서 진정한 한 인간의 죽음이 떠올랐다. 어느 정원사의 죽음이었다. 그 정원 사는 내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시겠소… 삽질을 할 때면 땀이 났지요. 류머티즘 때문에 다리가 뻐근했고, 이 노예 짓거리에 욕이 나옵디다. 그런데 이제는 땅에서 그 삽질을 하고 싶소. 삽질하는 게 얼마나 좋아 보이는지! 난 삽질을 할 때면 그렇게 자유로울 수가 없단 말이오! 게다가, 이제 누가 내 나무들을 손질해주겠소?” 그는 땅 한 뙈기를 황무지로 남기고 갔다. 그는 한 행성을 황무지로 버려두고 간 것이다. 그는 대지의 모든 땅, 모든 나무와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 정원사야말로 너그러운 자, 아낌없이 베푸는 자, 위대한 영주였다! --- p.75 나의 꿈은 저 모래언덕, 저달, 저 존재들보다 더 현실적이다. 아아! 집이 근사한 이유는 당신을 보호해주거나 당신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도, 담장이 있기 때문도 아니다. 그건 바로, 집이 자기가 간직한 감미로움이라는 식량을 우리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주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집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꿈이 샘물처럼 솟아나 탄생하는 미지의 숲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하라여, 나의 사하라여, 실을 잣는 여인으로 인해 네가 완전히 마법에 걸렸구나! --- p.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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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와 삶을 찬양하는 한편의 시와도 같은 소설
“오로지 ‘영혼’만이 진흙에 숨결을 불어넣어 ‘인간’을 창조해낼 수 있다.” 인간의 대지는 『어린왕자』의 저자 생텍쥐페리가 비행기 조종사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소설이다. 목숨을 건 비행에서 대지는 따뜻하게 품어주는 은신처가 되기도 때로는 생명을 담보로 위협을 내리치는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폭풍우와 뾰족하고 가파른 산, 변덕이 심한 드넓은 바다, 끝없는 사막... 대자연 앞에서 인간의 본질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비행사는 생각에 잠긴다. 평화로운 밤에서 비가 올 것을 예감하기도 하고 휘몰아치는 폭풍우에서 명멸하는 달빛을 찾아낸다. 물 한모금 마실 수 없는 사막에서 정치적 이념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있을 뿐이다. 탐욕과 폭력이 세계를 뒤덮던 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대지의 의미는 더욱 각별해진다. 정치와 종교, 현실을 떠나 대지는 생명이며 여기에서 인간의 존재는 한없이 겸손해진다. 빛과 생명을 잃어가는 삶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까. 고통과 공포, 경외가 가득히 담긴 인간 그 자체에 대한 탐구가 농밀히 담긴 소설 『인간의 대지』는 마치 한편의 시와도 같다. “살아 있는 별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창문이 닫혀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별이 꺼져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잠들어 있었을까…. 우리는 서로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들판에서 드문드문 타오르는 저 불빛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