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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여는세상 시인선

책소개

목차

1부
동박새│가훈│글로벌 농법│눈물│겨울│겹겹산중│곶감│금초│난민│남한강 기행│담쟁이│독서│동화│동행│뒷동산에도 활화산이 잠들어 있다│만추(晩秋)│모정│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뮤즈

2부
믿는 도끼│법정사│별│봄날│봄비│BLOOD SILKE ROAD│북소리│사랑의 기술│사우나에서 얻은 해탈│삼시 세끼│세한도(塞寒圖)│소설(fiction) 레시피│숲에서 하는 명상│詩│쓰나미│안개│여름 풍경│연못│오래된 미래

3부
오봉산│우리 모친│우리들 세상│유서│자유가 없다│조경│쩌어억│참나무│처서(處暑)│콩깍지│태몽│티베트 기행│팔월│호모 멜랑꼬리 맨│호박│호접몽(胡蝶夢)│화살나무│환청│흔적

4부
백로│가위눌림│교실 앞 향나무│녹두장군│녹차라테│달맞이꽃│레프트│미호천 전설│박근혜 게이트│석기시대│승천│오래된 참변│우레│촛불마다 혼령 하나 또는 둘│코끼리의 애도(哀悼)│파도│포로 생활│해괴한 전쟁│故 梧下 김재붕 선생│별이 지다

해설
성찰과 화응의 기록_박수빈

저자 소개 1

1999년 『문학 21』 소설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 『노크』와 시집 『글로벌 농법』을 발간했다. 202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상주작가로 선정되었다. ‘금강소설가들’ ‘세종문학’ ‘세종시마루낭독회’ ‘(사)지역과문화’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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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94g | 125*205*20mm
ISBN13
9788993541526

책 속으로

곶감

삼 년 전에 심은 감나무 한 그루
비바람 이기고 무성한 잎을 달더니
샛노란 감 여남은 개
이 가을에 얻은 풍성한 열매라고
실에 꿰여 베란다에 매달려 있다
껍질을 벗고 온전하게 알몸을 드러내어
허공에 둥둥 떠 있다
가을도 가고 세월도 가고
사실은 우리가 갈 때도
땅에 묻히는 게 아니라 중력을 가르고
알몸으로 허공에 둥둥 떠나가는 거라고
영혼은 둥둥 떠서
한없이 가벼워지는 거라고
안개가 점점 가벼워져서 허공으로 사라지듯


호모 멜랑꼬리 맨

와르르 이별이 쏟아졌다
꽃은 늘 그랬으니까
건널목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는데 조금
한적한 우리들의 일상에서 먼 먼
그런 곳이었나 봐 그러니까
아카시아나 이팝나무 꽃잎이었을 거야
순백은 아니더라도 아주 순하게 나지막이 깔린
깔렸겠지 바닥을 바라보는 모든 시선도 비슷했으니까
더구나 적나라한 녹황적 색의 신호등이 가두는
거리에서 거기에서
조금 아주 비켜나고 있었어.
데굴데굴 혼자서 웃다가 후기 사진을 올리는 밤
허접한 후기 제송해여~~ 이렇게 무심한 척 써놓고
좋아요가 별처럼 꾹꾹 눌려지는 밤이면 좋겠어요

--- 본문 중에서

추천평

최광 소설가가 시집을 냈다. 한편 한편이 엽편葉片소설의 스토리를 품었다. 소설가가 시를 쓰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시란 문장의 보자기로 싼 사물이 벽옥碧玉처럼 스스로 빛을 낼 때 드러나는 문채(文彩)를 수사(修辭)로 번역하는 작업이기 때문. 최광 시인의 탄생을 축복하기로 하자. 문장의 비밀한 암시에 성공했으니. 최광 시인의 발효 사유와 감정 농축이 독자의 혀에 명주(名酒)향기로 오래 남기를 기도하자. - 김백겸 (시인)
최광의 시는 나날의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들, 체험하는 것들을 소재로 하여 창작되고 있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들, 체험하는 것들은 그의 시에서 ‘이미지’로 존재하기도 하고, ‘이야기’로 존재하기도 한다. 이들 ‘이미지’나 ‘이야기’가 그의 시의 심미적 형상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질료라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의 시에서 이들 이미지나 이야기는 나날의 삶에서 그가 깨닫고 발견하는 어떤 진실을 담고 있어 특별한 주목을 요한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그의 시의 ‘이미지’나 ‘이야기’는 일종의 알레고리로 기능한다, ‘오봉산’으로부터 그가 “소복한 보리밥 몇 사발”이나 “오순도순 둘러앉아” 있는 “오 남매”(「오봉산」)를 깨닫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문을 꽝 닫”(「자유가 없다」)은 아파트 속의 자유로부터 부자유를 깨닫거나 교실 앞에 서 있는 향나무로부터 “가위질을 당”한 “잘 다듬어진”(「교실 앞 향나무」) 학생들의 꿈을 발견하는 것 등도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가 자신의 시에서 이처럼 알레고리의 기법에 주목하는 것은 지금 이곳의 현실을 좀 더 진전시키기 위한 안간힘에서 비롯된다. 그의 안간힘에 삼가 경의를 표한다. - 이은봉 (시인,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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