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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묶으며 … 4

1부

신동엽의 고독한 길, 영성적 근대/김형수 ― 15
사건에의 충실성과 빼기의 정치/김희정 ― 41
신동엽 시의 민주주의 미학 연구/조강석 ― 75
신동엽의 ‘백제’, 혁명을 노래하다/한상철 ― 109
신동엽 시에 나타난 인유 양상과 그 효과 연구/이대성 ― 137
신동엽 문학에서 산문의 위치와 의미/김윤태 ― 171

2부

1960년대 사회 변화와 현대시의 응전/고봉준 ― 211
신동엽과 1960년대/하상일 ― 243
‘민주사회주의’의 유령과 중립통일론의 정치학/박대현 ― 273
(신)식민주의의 귀환, 시적 응전의 감각/최현식 ― 313
역사적 트라우마와 식민지의 연속성/김지윤 ― 401

저자 소개12

고봉준

 
문학평론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70년 부산에서 태어나 충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9년 부산외국어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1995년 같은 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해방기 전위시의 양식 선택과 세계 인식」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2005년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미적 근대성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06년 제12회 고석규비평문학상, 2015년 제16회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반대자의 윤리』, 『다른 목소리들』,
문학평론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70년 부산에서 태어나 충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9년 부산외국어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1995년 같은 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해방기 전위시의 양식 선택과 세계 인식」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2005년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미적 근대성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06년 제12회 고석규비평문학상, 2015년 제16회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반대자의 윤리』, 『다른 목소리들』, 『모더니티의 이면』, 『유령들』, 『비인칭적인 것』, 『고유한 이름들의 세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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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

 
문학평론가. 1959년 경북 김천 출생. 서울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저서로 『한국 현대시와 리얼리티』 등이 있으며, 엮은 책으로 『한국대표노동시집』 『신동엽 시전집』 『신동엽 산문전집』 등이 있다. 인하대 연구교수, 중국해양대학 초빙교수, 신동엽기념사업회 상임이사 및 신동엽문학관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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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Kim Hyeong-soo,金炯洙

1959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1985년 [민중시 2]에 시로, 1996년 [문학동네] 에 소설로 등단했다. 1988년 [녹두꽃]을 창간하면서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시인이자 논객. 지금은 신동엽문학관 관장으로 있다. 시인이며 소설가, 평론가이다. 2023년 5.18문학상(본상)을 수상했다. 시집 『가끔씩 쉬었다 간다는 것』, 『빗방울에 관한 추억』, 가끔 이렇게 허깨비를 본다』, 장편소설 『나의 트로트 시대』 『조드-가난한 성자들(1,2)』, 소설집 『이발소에 두고 온 시』, 평론집 『반응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 외에 『문익
1959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1985년 [민중시 2]에 시로, 1996년 [문학동네] 에 소설로 등단했다. 1988년 [녹두꽃]을 창간하면서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19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시인이자 논객. 지금은 신동엽문학관 관장으로 있다. 시인이며 소설가, 평론가이다. 2023년 5.18문학상(본상)을 수상했다.

시집 『가끔씩 쉬었다 간다는 것』, 『빗방울에 관한 추억』, 가끔 이렇게 허깨비를 본다』, 장편소설 『나의 트로트 시대』 『조드-가난한 성자들(1,2)』, 소설집 『이발소에 두고 온 시』, 평론집 『반응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 외에 『문익환 평전』, 『소태산 평전』 『흩어진 중심-한국문학에서 주목할 장면들』 등이 있다. 작가 수업 시리즈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그리고 『작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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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신동엽기념사업회의 일원으로 『다시 새로워지는 신동엽』에 참여했다.

박대현

 
신동엽기념사업회의 일원으로 『다시 새로워지는 신동엽』에 참여했다.

이대성

 

Lee Dae-seong,李大聖,

극작가. 현재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 대표 논문으로 「신동엽 시에 나타난 인유 양상과 그 효과 연구」, 「김승희 시에 나타난 고통과 희열의 언어적 전략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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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석

 

Cho Kang-sok,趙强石

1969년 전주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아포리아의 별자리들』, 『경험주의자의 시계』, 『비화해적 가상의 두 양태』, 『이미지 모티폴로지』, 『한국문학과 보편주의』, 『한국 시의 이미지―사유와 정동의 시학』, 『틀뢴의 기둥』 등이 있다. 김달진 젊은비평가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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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식

 

Choi Hyun Sik,崔賢植

충청남도 당진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문학(현대시)을 전공했다.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있다. 학부 시절 정지용과 김수영 시에 크게 매혹되었다. 대학원 시절 서정주 문학을 조우한 뒤 지금까지도 시인이 밟아간 근대성과 반근대성의 문제를 추적하고 있다. 요즘에는 일제시대 사진엽서, 만주 관련 문학, 해방 후 북한문학을 새로 읽는 재미에도 빠져들고 있다. 연구서로 『일제 사진엽서, 시와 이미지의 문화정치학』, 『서정주 시의 근대와 반근대』, 『한국 근대시의 풍경과 내면』, 『신화의 저편
충청남도 당진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문학(현대시)을 전공했다.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있다. 학부 시절 정지용과 김수영 시에 크게 매혹되었다. 대학원 시절 서정주 문학을 조우한 뒤 지금까지도 시인이 밟아간 근대성과 반근대성의 문제를 추적하고 있다. 요즘에는 일제시대 사진엽서, 만주 관련 문학, 해방 후 북한문학을 새로 읽는 재미에도 빠져들고 있다.

연구서로 『일제 사진엽서, 시와 이미지의 문화정치학』, 『서정주 시의 근대와 반근대』, 『한국 근대시의 풍경과 내면』, 『신화의 저편?한국현대시와 내셔널리즘』, 『최남선·근대시가·네이션』 등을, 평론집으로 『말 속의 침묵』, 『시를 넘어가는 시의 즐거움』, 『시는 매일매일』, 『감응의 시학』 등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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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철

 
신동엽기념사업회의 일원으로 『다시 새로워지는 신동엽』에 참여했다.

하상일

 
신동엽기념사업회의 일원으로 『다시 새로워지는 신동엽』에 참여했다.

김지윤

 

Kim Ji-yoon,金智允,

시인, 문학평론가, 상명대학교 교수. 2006년 『문학사상』 신인상 시 부문을 수상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으로 평론가로 등단했다. 연세대학교 인문학부(국문학, 영문학)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문학석사를,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시집 『수인반점 왕선생』, 『피로의 필요』, 공저 『요즘비평들』, 『한국 현대문학의 쟁점과 전망』, 『시, 현대사를 관통하다』 , 『영화와 문학, 세계를 걷다』, 『다시 새로워지는 신동엽』 등이 있고 다수의 평론과 국내외 연구논문들이 있다. 2012년 제17회 시와시학상 젊은 시인
시인, 문학평론가, 상명대학교 교수. 2006년 『문학사상』 신인상 시 부문을 수상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으로 평론가로 등단했다. 연세대학교 인문학부(국문학, 영문학)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문학석사를,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시집 『수인반점 왕선생』, 『피로의 필요』, 공저 『요즘비평들』, 『한국 현대문학의 쟁점과 전망』, 『시, 현대사를 관통하다』 , 『영화와 문학, 세계를 걷다』, 『다시 새로워지는 신동엽』 등이 있고 다수의 평론과 국내외 연구논문들이 있다. 2012년 제17회 시와시학상 젊은 시인상을 수상했으며 쓴 책이 2013년 문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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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기념사업회

 
사단법인 신동엽기념사업회는 신동인 시인의 사상과 문학을 기리며 그 기념 및 연구사업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범국민적인 문화운동으로 확장하기 위해 2013년 3월 설립되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680g | 152*255*30mm
ISBN13
9788966551224

책 속으로

개화니 근대화니 하는 선진 문물을 앞세워 그 같은 일을 자행하는 힘을 학자들은 ‘제국주의’라고 부른다. 신동엽은 그에 맞서서 어쩌면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의 『뿌리』가 자기의 역사를 되찾는 것처럼, 소정방(蘇定方)이 기념비를 새기고 간 정림사지 5층 석탑 아래 숨 쉬는 유구한 풀포기 같은 「발」들을 지목하여 그들이 염원해온 미륵이자 메시아라 할 민중 구원의 사상으로서 『정감록』 같은 신화·전설들이 동학과 후천개벽後天開闢사상으로 승화되어가는 것을 노래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묻는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그러니까 이 궤적을 한마디로 줄이면 신동엽은 근대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개벽의 길을 걷고자 했다.
--- p.34 「김형수, 신동엽의 고독한 길, 영성적 근대」중에서

주지하듯 신동엽은 삶의 한 가지 저본에서는 말할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던 눈동자를 장시 「금강」의 결말 부분에서 되살려놓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신동엽은 「종로5가」에서 차수성의 저본에 속한 삶의 단편과 결부된 눈동자를 1894년 3월, 1919년 3월, 1960년 4월의 시간과 접속시켰다. 물론, 이는 차수성의 세계 속에서 잠시 드러난 “영원의 얼굴”들임이 틀림없으니 「종로5가」의 소년의 눈동자를 이런 “영원의 얼굴”들을 향하게 하는 것은, 말하지 않아야 하는 이들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응분의 제 몫을 갖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 pp.103~104 「조강석, 신동엽 시의 민주주의 미학 연구」중에서

혁명의 주체인 민중의 표상으로 정착된 ‘아사달’과 ‘아사녀’는 1960년대의 명암(明暗)을 지나며 ‘완충’, 혹은 ‘중립’이라는 제3세계 지향의 정치적 이념과 접속된다. 이 과정에서 로맨스 서사의 가련한 주인공으로 복권되었던 전승 설화 속 두 인물은 “망한 나라”를 일으키는 “거름”이자 역사에서 소외되어온 민중들의 연대 정신을 함축하는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한다. 그 결과가 1950년대 문단을 휩쓸던 복고적 전통주의와 비정치적 서정을 전복시키는 일이었음은 주지하는 바다.
--- p.134 「한상철, 신동엽의 ‘백제’, 혁명을 노래하다」중에서

그런데 신동엽의 ‘시인정신론’은 단순한 문명 비판론이 아니다. 그것은 구체적인 역사적 경험과 현실에 바탕을 둔 문명 비판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역사성을 지니며, 따라서 급격한 도시화·공업화의 폐해는 물론 ‘문명’의 이기(利器)가 불러오는 가장 끔찍한 경험인 침략과 전쟁 체험에서 싹튼 사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 그에게 한반도의 역사는 민중과 민족의 수난사이자 억압에 대한 저항의 역사로 이해한다. 신동엽은 ‘시인’을 “민중 속에서 흙탕물을 마시고, 민중 속에서 서러움을 숨쉬고, 민중 속에서 민중의 정열과 지성을 직조織造·구제할 수 있는 민족의 예언자, 백성의 시인”(「60년대의 시단 분포도」)이라고 생각했다.
--- pp.232~233 「고봉준, 1960년대 사회 변화와 현대시의 응전」중에서

동학혁명이 박정희의 경제 제일주의 정책 속에서 소외되고 희생당하는 노동자 현실과 무관하지 않게 인식된다는 사실70은 신동엽의 시에서 핵심적인 모티프인 동학혁명이 노동자 해방의 시발점으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신동엽이 언급했던 민주사회주의체제의 스칸디나비아는 신동엽이 열망했던 무정부주의 유토피아의 현실적 번안일 가능성을 강화한다. 일반적으로 무정부주의는 현실적 실현 가능성의 부재 또는 대안적인 정치체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이와 달리 신동엽의 시에서 동학혁명은 노동자 해방 전쟁으로 재의미화되고 스칸디나비아가 유토피아의 실현 가능태로 상상되고 있는 것이다.

--- pp.308~309 「박대현, ‘민주사회주의’의 유령과 중립통일론의 정치학」중에서

출판사 리뷰

민족시인, 신동엽?

신동엽 시인 사후 50주기 선양 사업의 일환으로 신동엽 시인의 시 세계를 다시 조명하는 책이 나왔다. 이는 50주기를 맞아 벌였던 두 번의 학술대회 성과이기도 하다. 문학작품 또한 시대에 따라 재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문제는 재해석의 여지가 없는 경우인데, 그럴 때는 문학작품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위대한 작가/작품은 시대에 따라 재해석될 여지를 풍부하게 내장한 작가/작품일 것이다. 신동엽의 경우는 어떨까? 이 점에 대해서 이 책의 ‘서문’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신동엽이 저 자유의 희망이라는 역사적 영토를 제 몸의 언어로 노래한 시인이라면 이제 그의 시에 대한 논의도 기꺼이 자유로운 해석과 향유의 영역으로 나아가야 한다. 시의 영혼이 참될 때 그 언어의 영혼은 바로 제 삶의 바탕 위에서 자유 자체의 현실로 거듭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시인에 대한 여러 담론적 분석은 더 넓은 지평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신동엽은 1960년대 김수영과 더불어 ‘참여문학’의 기수로 일러졌고, 197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민족시인’으로 자리매김되어 그 문학사적 위치를 굳건히 했던 게 사실이다. 그만큼 신동엽의 시는 김수영이 말하지 못 한 부분을 말하면서 1970~1980년대의 민족, 민중문학의 한 전범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동시에 그 점이 후대의 시인들에게 적잖은 부담감으로 작용했으며, 글로벌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는 그에 걸맞은 시인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하지만 “신동엽이 저 자유의 희망이라는 역사적 영토를 제 몸의 언어로 노래한 시인이라면” 이제 그 신동엽의 ‘역사적 영토’가 지금의 역사와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따져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연구의 집적이며, 참여한 필자들은 ‘민족시인’이라는 패찰을 잠시 내려놓고 여러 방면에서 신동엽에게 접근해간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신동엽의 시를 현대사의 역사적 국면에 다시 위치시키는 작업 방식을 취하는데, 이 결과는, 신동엽의 시를 더욱 새로워지게 한다. 신동엽의 시가 ‘현대’의 감수성과 관점으로 공감 또는 해석된다고 해서만 ‘다시’ 새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신동엽의 시가 그 당대의 역사 지평의 아래를 얼마나 깊이 굴착했느냐가 새로움의 내용을 결정한다. 이는 대체로 모든 문학/예술 작품에 해당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1960년대와 신동엽의 시

1부에 실린 글에서는 신동엽 시의 사상성을 논한 것에서부터, 신동엽 시에 나타난 민주주의의 문제, 그리고 신동엽이 단순히 ‘민족시인’임을 넘어 “아사달”과 “아사녀”를 통해 1960년대의 상황 안에서 혁명과 평화를 노래했음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필자인 한상철은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한다.

혁명의 주체인 민중의 표상으로 정착된 ‘아사달’과 ‘아사녀’는 1960년대의 명암(明暗)을 지나며 ‘완충’, 혹은 ‘중립’이라는 제3세계 지향의 정치적 이념과 접속된다. 이 과정에서 로맨스 서사의 가련한 주인공으로 복권되었던 전승 설화 속 두 인물은 “망한 나라”를 일으키는 “거름”이자 역사에서 소외되어온 민중들의 연대 정신을 함축하는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한다. 그 결과가 1950년대 문단을 휩쓸던 복고적 전통주의와 비정치적 서정을 전복시키는 일이었음은 주지하는 바다.

또 그동안 시 작품에 비해 소홀히 다뤄졌던 신동엽의 산문을 통해 시정신을 직접 다룬 김윤태의 글도, 신동엽 시에 다가가기 위한 좋은 입구 역할을 한다. 덧붙여 아무래도 시에서는 은미하게 드러난 신동엽의 사유가 산문에서는 조금 더 자세히 드러나 있음을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산문 「시인정신론」에서 나타난 독특한 ‘원수성-차수성-귀수성’이라든가, 반전평화주의, 그리고 아나키즘 사상 등이 그것이다.

2부에서는 1965년 한일협정 전후를 중심으로 해서 한국문학에서 일어난 일을 집중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신동엽을 중심으로 한국의 작가들이 1965년 한일협정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문학적 자양분으로 삼았는지 살펴봄으로써, 신동엽 자신이 고립된 자기 세계를 구축한 것이 아니라 동시대의 정신과 분위기와 호흡하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1부에서 집중된 신동엽의 시 세계와 사상이 어떤 역사적 맥락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지 1965년 한일협정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그에 대한 반응을 통해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하상일의 다음과 같은 설명은 신동엽의 ‘원수선-차수성-귀수성’의 세계가 어떤 역사적 배경으로 나타났는지 이해하는 데 좋은 참조가 된다.

정치의 후진성과 물신주의를 조장하는 산업사회의 폐단을 초래하게 될 것을 심각하게 우려했던 것이다. 이는 분업화, 전문화, 개별화의 강조로 이어지면서 자본과 문명을 독점하기 위한 권력관계가 형성되고, 급기야는 지배/피지배로 구별되는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권력화된 현대사회가 만연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동엽은 이러한 세계를 ‘차수성 세계(次數性 世界)’로 명명하고 이를 극복함으로써 원래의 공동체적 세계인 ‘원수성 세계(原數性 世界)’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서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길이 바로 ‘귀수성 세계(歸數性 世界)’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신동엽이 말한 “중립의 초례청” 같은 중립의 반전사상마저도 단순히 신동엽 개인의 천재적 발상이라기보다는 당대의 민중과 함께하는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신동엽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사적 관점’이기도 하다.

신동엽 사후 50주기를 맞아 이런 연구의 집적은 신동엽의 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이면서 이를 통해 신동엽은 ‘다시 새로워’지고 있다는 게 이 책에 참여한 연구자/비평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나아가 당대의 민중과 함께 호흡한 신동엽을 재발견함으로써 오늘날 한국문학의 폐색적인 상황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할 것이다.
신동엽 시인의 문학적 위상은 이제 확고부동하다. 「금강」이라는 그의 문학적 봉우리는 단지 그만의 성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의 문학은 20세기의 한국사와 한국인 전체가 경험한 비극과 희망의 성채일 것이다. 그의 문학을 성채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신동엽이라는 이름은 한국문학의 많은 내용들을 함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반독재와 반외세라는 단어로, 나아가 근대 이후의 세계상을 중립 국가와 귀수성 사회라는 전망으로 해석해왔던 논의들은 이제 더 자유로운 사유와 희망의 영역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저간의 이 논의들과 관련하여 계속 기억해야 할 것은 신동엽을 규정하고 있는 단어의 무게이다. 한국 현대문학사에 기록된 그의 뚜렷한 자취는 수많은 독자들과 연구자들에 의해 ‘민족시인’이라는 이름으로 보상받았다. ‘민족시인’이라는 이름이 거느리고 있는 서사적 배경과 결합하여 신동엽은 한국문학의 일반명사이자 고유명사이다. 그는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그만의 역사적 문학을 이루었고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문학의 역사를 만들어내었다.


그렇지만 문학과 함께 병든 세상을 남겨두고 그의 몸이 세상을 떴을 때, 그의 죽음의 원인이기도 했던 현실은 이후 더 무거운 어둠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문학은 그가 시도했던 문학의 빈자리에 비례하여 더 강렬하게 역사적 호소력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그의 시대와 뿌리를 함께 하고 있을 수많은 사건과 갈등이 주목되고 형상화되었으며 새 시대를 갈망하는 담론들로 등장하고 소멸되었다. 담론의 등장과 소멸이 필연적일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문학적 관점들의 변화도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신동엽이 한국문학의 흐름에서 분명한 자기 영토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그가 보여준 언어들의 강렬한 현실성과 역사성 때문인데, 그러므로 그의 문학 세계에 대한 분석적 담론들 또한 계속 새로워지는 것이 당연하다. 현실주의 시인의 분명한 자기 위치는 오직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 속에서 새로워지는 변화를 보일 때에만 뚜렷할 것이다.

_「책을 묶으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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