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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7
총론 김수영學을 위한 시론: 병풍, 누이, 그리고 풀 | 최원식 11 1부 세계문학과 정전 촛불의 뿌리 그리고 김수영 | 유중하 35 세계문학, 번역, 미메시스의 시 | 박수연 65 일본을 대하는 김수영의 시선 | 김응교 93 『김수영 전집』 만들기의 의미 | 이영준 135 김수영 시집의 양상과 흐름 | 유성호 181 문학교육을 통한 김수영의 정전화와 장르 이데올로기 | 오연경 197 2부 시와 삶의 이념 김수영 문학에서 ‘시인’과 ‘시쓰기’의 의미 | 고봉준 225 김수영과 여편네, 뮤즈와 타자 | 노혜경 245 비참의식과 역경주의(逆境/力耕主義) | 임동확 265 김수영의 문학과 초현실주의 | 김진희 305 김수영 후기시의 이미지 사유 | 조강석 345 저자 소개 374 |
CHOI, WON-SHIK,崔元植, 호 : 송현(松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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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은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회통 이전, 대문자 시와 소문자 시의 일통 이전, 본디 있었던 태고의 신령한 자리에서 문득 현대로 순간이동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시다. 다시 말하면 지극한 문학성이 그대로 정치성으로 되는 최고의 시다. 그럼에도 유서와 같은 예감이 종이에 물 스미듯 작품 전체에 배어 있다.” --- p.31
“김수영은 시도 그렇고 번역도 그렇고 어떻게 그의 언어가 작업의 대상과 일치하는가의 문제에 집중했다. 그가 시의 형식을 등한히 하면서 형식(현실)에 투신만 하면 간단히 해결된다고 말했던 것도 그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 일치가 실재에 대한 정확한 표현의 차원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구체보다 추상에 가깝다. 그것은 그러나 대상을 정확히 재현하는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순수언어에 대한 벤야민의 미메시스론에 다가가 있다. 이른바 ‘비감각적 유사성’ 요컨대 정신적 의미의 근사치를 실현하는 것이 그것이다.” --- p.74 “김수영 전집을 엮은 편자의 경험에서 보면, 즉 편찬과정이라는 내부에서 보면, 문학이라는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이번 전집에서 풍부하게 발견된다. 그 과정에서 발견된 것은 다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점의 발견 2) 행의 발견 3) 꽃의 발견 4) 시집 『달나라의 장난』 발견이 그것이다.” --- p.155 “김수영은 ‘문학’이 단순한 글쓰기 행위로 이해되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예술과 삶의 연속성을 통해 증명했다. 바로 이러한 시선을 획득할 때에만 모든 근대적 혁명이 정치적 기획인 동시에 대안적인 삶의 형식을 창조하려던 기획이었다는 사실을, 또한 모든 새로운 운동의 궁극적 목표 역시 ‘삶’과 ‘세계’를 바꾸는 것이었음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 --- p.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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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론(論)에서 김수영학(學)으로 가기 위한 이정표.
50년 후, 오늘도 여전히 뜨겁게 살아있는 시인 김수영. 1부는 ‘세계문학과 정전’이라는 주제로 김수영의 문학세계를 톺아보며 정전으로서의 김수영 시의 양상과 전집 편찬과정에서 이루어진 성과와 필요사항들을 정리하였다. 또한 김수영이 세계문학과 맺는 관계를 그의 생애와 독서, 번역 체험 등을 살폈다. 유중하는 촛불혁명에서 3·1운동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흐름을 김수영의 문학에 나타난 동아시아의 사상과 맺는 관계를 통해 고찰하였다. 박수연은 시인이자 번역가로서의 김수영을 재조명하며 벤야민의 미메시스론을 통해 세계문학을 주체화하는 과정을 다루었다. 김응교는 일본이라는 피할 수 없는 괄호 안에서 끊임없이 고투한 김수영의 문학을 포스트식민지적 혼종성, 무라노 시로를 중심으로 한 일본 문학과의 관계, 그리고 역사를 보는 다른 시선을 획득하게 된 과정 등을 논구하였다. 이영준은 2018년 출간된 『김수영 전집』 세 번째 판본을 엮는 과정에서 새로 발굴한 김수영의 시전집 구상 메모를 소개하며 새로운 전집의 의의를 전하였다. 특히 점, 행, 꽃 그리고 시집 『달나라의 장난』의 발견이라는 네 가지 테마를 통해 편찬과정에서 발견한 한국 문학 제도의 형성 과정을 살폈다. 유성호는 시인의 생전 유일하게 출간한 시집 『달나라의 장난』과 전집과의 관계를 살피며 전집 편찬의 한계에 관해 논구하였으며, 시인의 사후에 출간된 선집들을 통해 김수영이 한국문학에서 문학적 이념과 지향에 따라 전유되어 온 역사를 살폈다. 오연경은 김수영의 문학이 정전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단 권력의 재편과 헤게모니 다툼을 살피는 한편, 김수영의 시를 다룬 문학교육에서 나타난 특정한 해석과 평가의 틀이 학습자에게 가하는 권력의 문제를 다루었다. 2부는 ‘시와 삶의 이념’이라는 주제로 김수영 문학에 있어 담론적 해석의 새 영역을 다루었다. 시인으로서 김수영이 지닌 자의식과 최근 한국문학의 주요 논점인 젠더적 감수성, 그리고 김수영 시의 사상적 배경 등 김수영의 문학에 있어 기초적인 담론 영역을 두루 점검하였다. 고봉준은 문학을 미학이 아닌 ‘삶’의 문제로 여겼던 김수영의 문학과 삶에 나타난 연속성을 ‘진실이 스캔들을 일으키며 출현하는 장으로서의 삶의 양식’이라는 견유주의의 관점에서 살폈다. 노혜경은 김수영 문학에 쓰인 ‘여편네’의 문제를 ‘완전한 속화’라는 역설적 고투의 과정으로 살피며 최근 대두된 여성혐오의 문제를 다루었다. 임동확은 김수영의 문학을 니체적 관점에서 다시 사유하며 ‘역경주의’를 통해 시인이 ‘설움’을 자기의 것으로 껴안으며 극복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김진희는 기존 연구에서 주목받지 못한 김수영과 초현실주의의 관계를 거론한다. 4·19 혁명의 불완전성을 마주한 김수영이 초현실주의를 혁명의 예술로 재발견한 과정을 추적하며 이것이 참여시의 원리로 작동한 현장을 조명하였다. 조강석은 김수영 문학에서 이미지 사유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후기시에 나타난 ‘이미지의 순교’의 움직임이 일상에서 실천하는 영구혁명과 맺는 관계를 고찰하였다. 『50년 후의 시인』은 기존 김수영 문학 연구에서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측면들을 거론하며 그 결락을 메웠다. 또한 그동안 여러 한계의 문제로 인해 전체 지형을 그리기보다는 파편적으로 논의되어 김수영의 문학 세계를 새로 발굴된 자료와 생애의 복원을 통해 보완하였다. 이처럼 『50년 후의 시인』은 김수영 문학 연구가 김수영론(論)에서 김수영학(學)으로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였다. “우리는 시인의 50주기에 진행된 이 학술적 연구들이 그의 생애와 문학이 지닌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구성하는 데 기여했기를 바란다. 그의 작품들에 대한 해석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가는 일에서 거의 항상 선두를 차지해왔다. 이는 무엇보다도 그의 문학적 역량이, 그의 표현을 빈다면,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우물’과도 같다는 사실에서 비롯할 것이다. 시에서나 산문에서나, 그리고 별도의 단행본을 통해 조명될 그의 번역작업에서나 김수영은 한국문학 담론의 보고였다. 그의 문학이 현실과 언어의 양 측면을 동시에 아우르는 논점으로 항상 정리되는 것도 마찬가지 배경을 갖고 있다. 이 학술서도 그 의도로부터 출발한 것이었다. 이 학술서 발간과 함께 김수영의 50주기에는 여러 일들이 함께 진행되었다. 서울, 동경, 길림에 걸친 그의 생애가 다시 복원되었고, 마침내 그동안 새로 발굴된 그의 작품 목록을 한데 모은 전집이 발간되었으며, 작품 해설서와 회고문집도 간행되었다. 50주기에 맞춰 그가 거쳐 간 여러 장소를 답사하여 진행된 문학지도도 곧 빛을 볼 예정이다. 이 일들의 결과로 김수영 시인은 곧 ‘김수영학’이라는 특별한 연구 영역을 갖게 될 것이다. 실증을 거쳐 생애와 작품의 정본을 확정하는 일과 이를 바탕으로 해석적 담론의 지평을 넓혀가는 과정이 뒤따를 것이다. 이 일은 김수영을 사랑하는 한국문학인 모두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들이 3년 후 시인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에는 더 알찬 결실로 맺어지기를 바란다.” --- 서문 「실증과 정전, 그리고 담론」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