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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생활난
아메리카 타임지 이 토끼 아버지의 사진 음악 달나라의 장난 조국에 돌아오신 상병포로 동지들에게 긍지의 날 애정지둔 풍뎅이 방 안에서 익어 가는 설움 구라중화 휴식 거미 여름 뜰 도취의 피안 더러운 향로 네이팜탄 거리 1 나의 가족 국립도서관 영롱한 목표 헬리콥터 병풍 바뀌어진 지평선 폭포 수난로 꽃2 여름 아침 자 구름의 파수병 예지 눈 서시 광야 봄밤 채소밭 가에서 비 반주곡 밤 동맥 모리배 생활 사령 사랑 꽃 파밭 가에서 기도 육법전서와 혁명 푸른 하늘을 가다오 나가다오 그 방을 생각하며 나가타 겐지로 눈 연꽃 여편네의 방에 와서 누이야 장하고나! 누이의 방 먼 곳에서부터 아픈 몸이 시 전향기 백지에서부터 절망 피아노 깨꽃 너…… 세찬 에네르기 후란넬 저고리 여자 돈 반달 죄와 벌 우리들의 웃음 참음은 거대한 뿌리 거위 소리 강가에서 X에서 Y로 이사 말 현대식 교량 65년의 새 해 제임스 띵 미역국 적 1 적 2 절망 잔인의 초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이 한국문학사 H 이혼 취소 눈 식모 풀의 영상 엔카운터 지 전화 이야기 태백산맥 설사의 알리바이 금성라디오 네 얼굴은 판문점의 감상 VOGUE야 사랑의 변주곡 거짓말의 여운 속에서 꽃잎 여름 밤 미농인찰지 라디오 계 먼지 미인 성(姓) 원효대사 의자가 많아서 걸린다 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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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신문》에 이 시를 발표하도록 주선했을 박인환과 그에 대한 난처한 감정, 「묘정의 노래」의 의고적 분위기, 그리고 일본에서의 모더니즘 세례를 뒤로 하고 귀국했다가 중국으로 가야만 했던 김수영의 여러 삶의 흔적이 이 시에서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더구나 이것을 단순한 연애감정을 넘어선 정치적 선택으로 설명하는 것이 김수영이다. 삶의 전환 국면에 따른 흔적들이 여기에 있고, 김수영은 그 이질적 감정들의 공동체를 혼재된 의미들의 언어로 그러나 평면적으로 흩뿌려서 구현한다고 할 수 있다.
---pp.15-16 이러한 자기희생이 김수영의 바로 서기, 또는 바로 보기의 의식과 상통한다. 그러므로 김수영의 전통 부정은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전통을 변용하여 현실에 적용하려는 자세라 할 수 있다. 김수영의 시에서 ‘전통’은 부정의 대상으로 논의되었다. 그래서 ‘바로 보기’의 시적 주제는 전통을 부정하고 근대를 지향하는 것으로, 혹은 전통의 부조리를 타파하고 현실의 혁신을 꾀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런데 이 시를 통해 어느 정도 그러한 해석은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 p.19 파국과 광기를 향해 사회적 시간이 흘러갈 때 시인의 일상에도 짙은 그늘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시가 발표된 것은 1950년 2월, 6.25전쟁 발발 6개월 전이다. 신혼살림을 차린 직후 전쟁이 일어났고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수용되는 일이 그해에 공시적으로 발생했다. 미리 예감한 것은 아니겠으나 파란만장의 서막에 해당되는 이 시에서 음악이 움직이듯 고통이 사라지길 시인은 간구하고 있다. 음악도 삶도 탄주되고 변주되는바, 뇌에서 심장까지 전달되는 음악적 공명을 통해 삶과 음악은 서로 이해한다. 누구의 음악이 더 처참한가를 저울질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설움만이 삶과 음악을 입체적으로 완성하므로 말이다. --- p.33 이 시는 1953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놓여나 부산에서 혼자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쓴, 김수영의 전후 첫 작품이다. 전쟁의 참혹함과 황폐함을 겪고 이제 겨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섞이게 된 이에게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은 차라리 신기한 것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또한 일종의 부러움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부러움과 신기한 느낌 뒤에 비애, 혹은 설움이 따라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 p.36 이 시의 특징적인 면모를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6.25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의 목적을 자유의 추구로 요약하고 있다. 김수영에게 자유란 개인적인 자유이면서 동시에 사회역사적 차원을 가진 것이며 또한 초월적 자유라는 것이 명시적으로 드러난 시다. 자신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온 국민이 참여한 전쟁이 자유를 위해서라고 언명했는데 이러한 주체적 선언은 한국문학사 전체를 통해 희귀한 선언이다. --- p.45 이 시는 ‘시대를 앞지르는 정신의 속도’라는 1950년대 김수영의 주요한 시적 주제를 노래한 최초의 시다. 그리고 격렬하게 빠른 시의 리듬감이 그 주제 의식과 잘 어울려 읽는 이로 하여금 그의 속도 의식에 저절로 감응하게 만든다. 적진을 돌격하는 전사와 같이 나무에서 떨어진 새와 같이 적에게나 벗에게나 땅에게나 모든 것에서부터 자신을 감춘다는 첫 연의 결연한 속도감은 현기증이 날 정도다. 이 현기증 나는 속도감은 「폭포」 같은 시에서 보듯 이후 김수영 시의 핵심 주제로 여러 편의 시에서 변주된다. --- p.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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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우리는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로 정했습니다. 김수영 정신의 핵심에는 한 사람 한 사람 고독한 단독자가 있습니다. 고독한 단독자로서 스스로의 생존에 매달려 산다는 것은 서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돌고 있는 팽이들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생존만을 위해 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공통된 그 무엇, 그 의미를 위하여, 삶이 주는 서러움에 울어서는 안 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팽이가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팽이들이 기울인 노력의 하나입니다.
(중략) 쓰는 동안 두 가지 원칙을 생각했습니다. 첫째, 우리말을 아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가 읽을 수 있는 글을 쓰자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생과 청년층, 그리고 고등학생들까지도 이 책을 읽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연구회의 바람입니다. 나아가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이 책을 즐겨 읽으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김수영의 넓고 깊은 시 세계를 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합평회에서 나눈 의견의 공통 분모를 중심으로 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확실한 정보만을 언급하는 해설을 지향했습니다. 필자 자신의 독자적인 해석은 언젠가 다른 기회에 발표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중략) 이 책으로 김수영 시인의 시가 우리말을 아는 모든 분들께 문턱 낮게 다가가기를 원합니다. 나아가 김수영 시인의 시대에 함께했던 수많은 한국의 시인들도 더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