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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찾는 선한 의지의 부단한 탐색
01 소외된 것들을 위한 거친 연민 02 칼 뒤에 숨은 자유의 의지 03 하늘의 검에 이르는 길 04 갇힌 자들의 구조 신호 05 꿈이 생명인 이유 06 처음 가며 혼자 걸어 만나야 할 07 착청과 환등의 느린 고백 08 당신이 찾은 여우 09 여명과 편재의 중의적 성장 10 멈추지 않을 따듯한 탐색의 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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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용의 만화는 탐색의 기록이다. 혹자는 그의 작품을 길 위의 서사라고 이야기하지만 그의 탐색은 이동과 정주로부터 자유롭다. 박흥용의 길은 메타포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길은 사람이 걸어서 만들어 놓은 내력으로 다져졌고 앞으로도 누군가의 내력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잉태할 길이다.
--- 「길을 찾는 선한 의지의 부단한 탐색」 중에서 단편집 『박흥용 1986∼1992』(2004)은 박흥용의 탐색 기록이다. 총 열여덟 편의 단편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길을 탐색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작가의 말처럼 ‘지독히도 약한 자들’이 놓여 있다. 이런 탐색은 단순히 소외계층의 비참한 삶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분노하거나 당위적인 극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박흥용은 그 부당했던 현실을 살아내고 있는 약자들의 사연과 그들의 대응 자세에 주목한다. --- 「01 소외된 것들을 위한 거친 연민」 중에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세상을 향한 욕망과 자기를 찾는 탐구 사이에서 진동한다. 작가는 세상을 향하는 칼과 자기를 향하는 칼 중 후자를 선택하고 ‘칼 뒤에 숨어 자유하라’고 일갈한다. 상징과 메타포가 화려하게 등장하고, 역동적인 검술 동작들을 둔중한 무게로 정지시켜 향유자의 사유에 깊이를 더하도록 하는 연출은 압권이다. --- 「02 칼 뒤에 숨은 자유의 의지」 중에서 『경복궁 學校』의 이야기는 갇혀서 갇히기 전의 내력을 들려주는 것인데, 갇히기 전의 이야기 역시 그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로부터 갇힌 이야기다. 물리적으로는 현재 갇혀 있는데 그들은 이미 갇히기 전에도 갇혀 있었다는 발상은 암울한데,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현재와의 일정한 거리를 두고 다소 경쾌하기까지 하다. --- 「04 갇힌 자들의 구조 신호」 중에서 박흥용의 『호두나무 왼쪽 길로』(2003)는 길의 서사다. 이 작품은 자아와 타자의 경계선에 선 호두나무, ‘처음 가지만 혼자 가야만 하는 삶’의 메타포로서 왼쪽 길로 걸어야 하는 홀로서기의 기록이다.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부재로 인한 막막함과 두려움 그리고 극복의 메타포가 ‘호두나무 왼쪽 길’이 아니던가? --- 「06 처음 가며 혼자 걸어 만나야 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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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생명의 길을 찾는 작가 박흥용 작품론
도시빈민, 광주민주화운동, 공장의 어린 노동자, 구속으로부터의 자유…. 왠지 무거운 소설이나 심오한 영화에서나 볼 듯한 이 주제를 만화에 담은 작가가 있다. 박흥용이다. 만화애호가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의 원작자로 이야기하면 알기 쉽겠다. 박흥용은 ‘작가주의’ 만화‘가다. 그래서 그의 만화는 가볍지 않다.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예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그가 말하는 선한 사람들의 내력담 속에 숨은 철학적 성찰을 만나게 된다. 1981년에 [돌개바람]으로 데뷔해 묵직한 만화를 그려온 그는 웹툰에서도 작품 활동을 여전히 이어오고 있다. 박흥용만화에서 만나는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의 내력담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박흥용의 정진을 일러 “생명은 꿈꾸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살아가는 동안 멈추지 않을 꿈꾸기가 그의 만화에서 계속되는 것은 동시대 향유자로서 축복 같은 일”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박흥용의 작품들 중에서 초기 단편 모음집 한 권과 출간된 아홉 편의 단행본을 대상으로 한 작품론이다. 이 책에서 다룬 9편의 장편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1995), [劍](1992), [경복궁 學校], [내 파란 세이버](1998), [호두나무 왼쪽 길로](2003), [쓰쓰돈 돈쓰 돈돈돈쓰 돈돈쓰](2008), [빛Phos](2008), [여우는 같은 덫에 두 번 걸리지 않는다](2016), [새벽 날개](2018)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이 작품들을 다시 읽었는데, “작품은 그대로인데 더 많은 것을 읽게 되었고 그만큼 더 많은 생각을 부를 수 있었다”고 한다. 가벼움이 판치는 시대, 이 책을 통해 묵직한 울림을 주는 박흥용을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