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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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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9.3 리뷰 4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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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86g | 146*220*30mm
ISBN13 9788932028682
ISBN10 8932028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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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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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9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홍희정
1978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0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장편소설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가 있다.
저자 : 박민정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9년 『작가세계』로 등단했고, 소설집 『유령이 신체를 얻을 때』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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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사빈코프와 세르주에 대해, 이제는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한 세기 전의 혁명가들에 대해 길고 긴 대화를 나눌 것이다. 나나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이제는 사라진 지난 세기의 이상에 대해서. 나는 그들의 대화가 카페 안의 정적을 몰아내는 모습을 상상한다. 스팀의 온기처런 카페 안을 가득 채울 그들의 대화를.
---「창백한 말」중에서

윤오를 처음 본 건 한 달 전이었다. 한창 아쿠아로빅 수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갑자기 한 청년이 레인 쪽으로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레인 끝에 선 청년의 몸을 따라 고개를 쭉 뽑았다. 강사가 호루라기를 연달아 부는데도 시선을 거둘 수가 없었다. 몸. 인간의 몸이 있었다. 인간의 몸이 직립해 있었다. 간결하고 담백하기 그지없는, 구차함과 번잡함을 죄다 걷어버리고 뼈처럼 서 있는 몸. 한없이 헐벗고 가여웠다. 청년이 스트레칭하듯 두 팔을 뻗었다. 그 모습이 청각을 자극했다. 누군가 끝이 뾰족한 HB연필로 스윽, 하고 올려 그은 선 같았다. 나는 목이 꺾이도록 청년을 올려다보았다. 청년도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 눈이 청춘을 회임한 듯 반지르르 윤이 났다.
---「앓던 모든 것」중에서

“꼭 벚꽃잎 같네.”
선배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선배는 고향에 쌍계사라는 절이 있는데 그 근처 십리길을 따라 죄다 벚나무가 심어져 있다고 했다.
“그 벚꽃 길을 같이 걸으면 백년해로를 한다더라.”
선배가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선배, 선배는 왜 그런 말을 내게 하는 거예요, 나는 발뒤꿈치를 들고 엄마에게 쓰다듬어달라고 머리를 들이미는 아이처럼 선배에게 자꾸 묻고만 싶었다.
---「첫사랑」중에서

방심한 육신은 위험에 오히려 강하다, 잡초가 나무보다 강풍을 더 능숙하게 버텨내듯.
동료와 뚜렷이 구별되는 모계적 특성을 지니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나우팔은 쉽게 파국을 피할 수 있었겠지만, 모든 시공간이 자신 안에 응축되어 있고 자신의 의지가 그것을 작동한다는 생각이 그를 경직시켰다.
---「누군가는 할 수 있어야 하는 사업」중에서

열사 J가 다름 아닌 재혁이라는 걸 알았을 때 솟대 75기, 그의 동기들은 모두 박장대소했다. 그러나 저간의 사정을 검색해보니 마냥 웃을 일만은 아니었다.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는구나. 그들은 정색하고 말했다.
---「버드아이즈 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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