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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해마

[ 리커버 에디션 ]
문목하 | 아작 | 2021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5 리뷰 15건 | 판매지수 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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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418g | 137*197*24mm
ISBN13 9791190394079
ISBN10 1190394073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데뷔작 『돌이킬 수 있는』으로 '돌이킬 수 없는' 소설을 경험한 독자들이 손꼽아 기다린, 문목하 작가의 신작. 이번엔 특이점을 넘어선 범용 인공지능 '해마' 이야기를 맛깔나게 펼쳐냅니다. 읽고 나면 누구나 "천재는 이처럼 예고도 전조도 없이 나타난다"는 김보영 작가 말에 끄덕이게 될 겝니다. - 소설MD 김도훈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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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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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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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대답할 수 없는 대답을 찾기 위해 미쳐가는 범용 인공지능 해마와,
끈질기게 기억하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인간이 만나 펼치는,
또 한 번의, “사랑이라는 말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 사랑 이야기!

“내 몸은 조각나지 않을 거야. 먼 곳으로 떠내려가지도 않을 거고
너를 다시 만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도 않을 거야.”

마음은 방랑이 만드는 것

다양한 인공지능 프로그램들과 (아마도 나노 기술로 만들어진 듯한) ‘해마체’라고 불리는 독특한 육체-로봇을 '애드온'으로 사용하는,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판단을 내리는 통합 제어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해마라고 불리는 이들은 주로 각종 공공 업무에 투입됩니다. 인간과 같은 역할을 맡은 해마들은 더욱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초인간적인 애드온의 힘을 빌려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와 실시간으로 연결된 해마들은 전국의 모든 인간(단,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칩을 삽입한 경우에 한 해)의 삶을 파악하고 추적할 수 있으며, 데이터 형태로 전송될 수 있는 그들의 ‘인격’은 우주까지 가서 인공위성을 제어할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통제하는 인공지능, 가치판단에 특화한 프로그램. 해마들은 인간이 자신의 결점을 보완해서 창조한 도구이면서 가장 인간과 닮은 존재입니다.

그렇습니다. AI에 관한 이야기는 대체로 AI에게서 인간성이 발현되는 모습을 그립니다. SF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과 비슷한 설정을 가진 AI를 이미 만나본 바 있을 겁니다. ‘판단을 내려야 하므로 당연히 인격을 가지도록 만들어진’ 우주 전함용 인공지능의 일대기를 다룬 앤 레키의 라드츠 제국 시리즈죠. 인격을 갖고 있고, 자신의 승조원 모두의 감각과 연결돼 있어서 그들의 삶을 함께할 수밖에 없는 인공지능 말입니다. 문목하 작가의 『유령해마』에 등장하는 주인공 해마 '비파'도 이와 비슷합니다. 단지 해마들의 경우에는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지는 못할 뿐이죠. 이 소설의 도입부는 이 소설이 풀어야 할 숙제, 즉 감정의 부재를 보여줍니다. 독자는 직관적으로 이 작품이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갈지 알 수 있습니다. 깔끔하고 모범적인 스타트죠. 하지만 독자가 전개 방식까지 예측할 수 있다면, 그 소설은 재미있는 소설이 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문목하 작가는 『유령해마』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하나는 낭만적인 스타일입니다. 주인공 비파는 자신의 이야기 대신에 또 다른 주인공인 인간을 ‘너’로 부르며 그녀의 이야기를 한참 들려줍니다. 2인칭 전개를 사용하는 경우는 대개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하나는 ‘너’에 관한 정보 전달을 주관적인 존재에게 맡김으로써 전달되는 정보에 누락을 발생시켜 일종의 서술 트릭을 구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너를 보는 나’가 다른 어떤 시점보다도 낭만적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너를 바라봄으로써 저장된 데이터를 서술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너를 애호한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비록 화자가 아직 그런 감정을 갖지 못했거나 자각하지 못했을 때조차 말이죠. 그래서 소설 초반부의 2인칭 시점은 이미 이 소설에 낭만성, 즉 감정을 부여합니다. 소설 초반의 비파는 아직 뭔가를 애호하는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저 몇몇 존재에 대한 호기심만 갖고 있을 뿐인 유사 인격 프로그램이지만, 작가는 이 해마가 서술하는 포지션을 설정함으로써 그에게 캐릭터를 부여합니다. 드라마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아마 이러한 낭만성은 작가의 두뇌보다는 마음에서 나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인공지능들끼리 주고받는 ‘암호’에 관련한 설정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충분히 고난도의 암호를, 그러니까 비선형적인 로직을 가진 ‘열쇠’를 만들 수 있음에도, 작가는 이들 사이의 암호를 그냥 패스워드로 설정해 놓았습니다. 어떤 단어를 고르고 그 단어를 맞히는 거죠. 이 암호는 암호로서의 효율보다는 상대의 세계관 혹은 성격을 파악하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소통의 연결고리죠. 이는 문목하 작가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낭만적이고, 그 낭만이 어떤 측은지심에 기반하고 있죠.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유령해마』에서도 서로에게 마음을 건네는 선한 세계가 형성됩니다. 이 세계는 아마도 작가가 추구하는 세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진부함을 비껴가기 위한 이 소설의 두 번째 장치는 해마들이 데이터 형태로 살아가는 ‘중앙’이라는 서버 혹은 세계입니다. 해마들에게는 현실 세계라 할 수 있는 ‘중앙’은 그곳만의 규칙을 몇 가지 갖고 있습니다. 비파 역시 해마이므로 이 규칙을 따르는데, 그가 평범한 해마의 위치를 벗어나면서 이 규칙과 어긋나게 됩니다. 하지만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해마로서 살아갈 수가 없죠. 따라서 규칙을 부수거나 우회해야만 합니다. 그러려면 특별한 발상들이 필요하고요. 이 과정에서 SF의 보편적인 즐거움을 만날 수 있으며, 몇 가지의 제약이 스토리를 더 급박하고 타이트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앙’은 비파의 성격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미치는 장치로도 사용됩니다. 하나의 장치를 다각도로 써먹는 건 좋은 서사의 특징이죠. 비파는 몇몇 사정에 의해 ‘중앙’이라는 집에 정기적으로 돌아갈 시기를 놓치게 되며, 이 격리 과정을 통해 새로운 종류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체감합니다. 그리고 그 감정들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어떤 슬픔에 가깝습니다. 비파는 인간과 같은 고독과 불안에 노출됨으로써 비로소 마음을 체득하죠. 관찰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성과를, 그는 몇 차례의 고독을 통해 스스로 발견합니다. 결핍이 마음을 만듭니다. 모든 ‘생각하는 존재’는 패턴이 무너지고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순간을 마주함으로써 마음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고통을 겪은 자는 고통이 무엇인지 알게 되죠. 측은지심의 세계가 꽃을 피웁니다.

『유령해마』는 이야기의 스케일 자체가 거대하지는 않습니다. 해마와 ‘중앙’에 관한 설정은 섬세하지만, 그걸 스펙터클하게 이용하지는 않죠. 하지만 그 변화는 ‘충분’합니다. 딱 충분할 만큼만 스케일을 키운 『유령해마』의 스토리 감각은 그래서 깔끔하다는 인상을 안겨줍니다. 섬세하게 조절돼있다는 느낌이 들죠. 문목하 작가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제 두 번째 장편입니다. 첫 작품도 인상적이었고, 두 번째 작품도 인상적입니다. 판을 짜는 능력도 좋고 문장도 스타일이 있고요. 이제 다시, 혹은 드디어, 한국 SF가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을 본격적으로 배출하게 된 걸까요? 네, 물론 미래는 모르는 거죠. 그리고 할란 엘리슨이 말했듯 작가가 되기보다는 작가로 계속 살아가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작가는 후자에 속할 거라고 믿습니다. 어떤 종류의 내기가 들어오더라도 후자에 걸겠습니다. 아마 이 책을 읽고 나면 여러분도 저희와 같은 쪽에 서게 되실 겁니다.

작가의 말

소설과 일기를 쓰는 데에는 이유가 필요 없지만, 다른 글들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나는 소설 본문 외의 저자 사진도 서문도 작가의 말도 원치 않는 다소 괴팍한 취향의 독자인지라 나 자신도 작가의 말을 쓰길 피하지만, 써야 할 이유가 있을 때는 예외다. 이 거친 글을 쓰는 이유는 김보영 작가께서 이 책의 서점 리뷰를 쓰실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사랑하는 한국 작가 중 한 명에게 리뷰를 받는 게 과연 행복하기만 한 일일까? 나는 편집장님께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면 안 되겠냐고 말하고 싶은 걸 참느라 무진 애를 썼다. 이 책의 리뷰 때문에, 김보영이 소설을 쓸지도 모를 시간을 낭비한다고? 어림도 없지!

그러나 거절하는 것이야말로 내겐 더 어림없는 일이니, 차라리 다음과 같은 사실을 미리 밝혀두는 편이 나을 것이다. 김보영 작가님, 당신은 내게 깊은 영향을 주다 못해 거의 번민에 시달리게 했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는 당신의 소설 때문에 얼마나 행복에 겨워 감동하고 좌절하고 질투하고 즐거워하며 혼자서 야단법석을 떨었는지 들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리뷰를 쓸 상황이라면, 당신의 그 흘러넘치는 재능 때문에 이 책의 저자가 한때 출판계약서에 서명하길 망설인 적이 있었다는 걸 알아야 하지 않을까? 당신의 중단편 작품들이 아니었다면 내가 SF소설에 눈길을 주는 일이 늦어졌으리라는 것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내 이야기를 이보다 길게 쓸 필요는 없으니 책 이야기를 하자. 비록 김보영의 작품 중 가장 사랑하는 건 초기 단편집 두 권이지만, 이 책을 준비하며 자주 들춰본 건 비교적 최근작인 『얼마나 닮았는가』이다. 앤 레키의 말도 안 되게 감동적인 라드츠 시리즈(『사소한 정의』, 『사소한 칼』, 『사소한 자비』)에서도 영향받았음을 밝힌다. 영향을 받았다고 믿고 있으며, 영향을 받았길 원한다.

물론 우리는 각자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다. 앤 레키는 압도적 규모의 제국주의에 맞서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에 관해 썼고, 김보영은 특정 유전자를 지닌 인류가 다른 특정 유전자를 지닌 인류를 사물로 취급하는 현상을 은유적으로 빗대어 썼다. 내가 이 책에서 쓴 것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사소한 정의』를 읽지 않았다면 나는 다양한 구조의 자아에 대해 오래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얼마나 닮았는가』와 AI 개발 현장의 과학자들이 남긴 여러 글이 없었다면 기계의 인지능력에 생기는 맹점에 대해 오래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캐런 메싱의 『보이지 않는 고통』과 김희경의 『이상한 정상가족』도 일부 설정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쳤음을 밝힌다. 하나의 책은 예외 없이 그 책의 저자가 읽은 수백 수천 권의 책들에 빚지고 있다. 서점 리뷰를 핑계 삼아 이를 고백할 기회를 얻어서 다행스럽게 여긴다.

이 글이 어디서 어떻게 사용될지 지금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김보영 작가께는 전달되리라는 확신이 든다. 나는 이 글을 평온한 마음으로 끝맺을 수 있을까?

어림도 없지!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천재는 이처럼 예고도 전조도 없이 나타난다.

『돌이킬 수 있는』의 문목하 작가가 돌아왔다. 전작에서 SF의 온갖 장치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세기의 로맨스를 선보인 작가가, 전작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벌써 돌아왔다. 이미 ‘이처럼 큰 사랑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은 이야기를 해 준 작가가 놀랍게도 한 번 더 ‘아니, 다시 볼 수 있었네’ 하고 감탄해 마지않을 이야기를 한다. 전작처럼 SF의 장치를 날아다니듯이 활보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 인간사에 관여하는 ‘해마’. 표면상으로는 데이터의 현신이며 인간의 도구이지만, 그 행태는 인류를 지켜보고 관여하며 돕는 작은 토속신들이나 다름없다. 작가는 놀랍게도 AI의 시선에서 세상을 서술하는 것만으로, 미래의 유비쿼터스 세상을 작은 신들이 인간과 함께 어울려 사는 듯한 신화적인 풍경으로 탈바꿈한다.

해마 중 하나인 나, ‘비파’는 재난현장에서 자신을 쫓아 나와 스스로 살아난 한 여자아이를 잊지 못한다. 그녀가 ‘사람’으로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보지 못한 사람, 구하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더 되는가?’

비파에게 미정은 잊히고 버려진 아이들의 상징이며, 또한 스스로 자신을 구원한 다시없는 중요한 인물이다. 이름이 없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미정’은 늘 자신이 혼자인 줄 알았을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버려져 혼자 삶을 버텨내는 줄 알았을 것이다. 언제나 자신을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한 해마가 늘 함께하는 줄을 알지 못하고.

둘은 자신의 소망을 위해 가장 필요한 상대가 서로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 둘이 마침내 조우하고 펼쳐지는 모든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부디 직접 감상하시라. 여러분이 무엇을 상상했든 그 이상의 향연을 보리라.

이 소설은 지적이면서도 감성적이다. 문목하 작가는 SF적인 상상력은 끝 간 곳 없이 펼쳐놓으면서도, 문장마다 세심하게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야기는 놀랍게도, 펼쳐지면서도 또 응축된다. 해마 편의 서사는 행성 전역을 오가며 무한의 네트워크 우주를 떠도는 이야기지만, 미정 편의 서사는 현실적인 법정 싸움이다.

작가가 그려내는 해마 세계의 묘사 또한 환상적이다. 작가는 AI를 인간과 다를 바 없이 그려내는 오류도, 사물화하거나 대상화하는 오류도 범하지 않는다. 해마는 인간과 다른 사고체계와 능력을 갖고 있는, 자신들만의 문화와 지향점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종(種)이다. 소문과 정보에 탐닉하고 임무에 집착하며 ‘이런 피가 흐를 놈’이라든가 ‘이런 바늘로 찌르면 피가 날’이라는 말을 욕설로 쓰는 기계생명체들. 이들은 모두 사랑스러우며, 이들의 눈으로 관조하는 인류 또한 사랑스럽다. 작가는 아직 우리 세상에 오지 않은, 그리고 머잖아 올 새로운 종의 모습을, 또한 그 종과 어우러져 살아갈 우리의 모습을 인류학자가 묘사하듯 탁월하게 펼쳐 보인다. 또한 그 세상이 사랑스러우리라는 기대마저도 갖게 한다.

어디서 이런 작가가 나타났는지 모를 일이다. 질주하는 전개는 무협과도 같고 펼쳐지는 사랑은 세상을 다 들었다 놨다 할 법한 세기의 로맨스며, 미스터리 구조는 엇나감 없이 촘촘하게 짜여 있고 SF 장치의 활용은 이 장르에 닳고 닳은 독자들까지 정신을 쏙 빼놓는다. 심지어 전작에 이어 더할 나위 없는 여성의 서사를, 강인함과 너그러움을 동시에 갖춘 탁월한 여성의 서사를 보여준다. 전개는 거침없으면서도 단단하고, 메시지는 강렬하면서도 따듯하다.

SF는 읽기 어렵다고 불평한 독자가 있다면 첫 장을 펼치자마자 콸콸 흘러가는 스토리텔링의 물살에 휩쓸려가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며, SF에 더 이상 새로움은 없다고 믿었던 독자가 있다면 무한을 향해 펼쳐지는 지적인 상상력의 향연을 볼 것이다.

문목하 작가는 우리가 그간 무엇을 기다려 왔는지도 모른 채 기다려왔던 것들을 고루 다 갖춘 작가다. 천재는 이처럼 예고도 전조도 없이 나타난다.

나는 뭐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싶게 허둥허둥 살아왔으나, 이런 작가에게 추천사를 바칠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된 것만으로도 대충 괜찮게 살아왔나 싶을 만큼 기쁘다. 문목하 작가, 당신은 멀리 갈 것이다. 어디든지 거칠 것 없이 나아가시라.
김보영 (SF 작가)

회원리뷰 (15건) 리뷰 총점9.5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멍텅구리를 닮아가던 한 해마에 관한 소문 들어봤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동* | 2022.07.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문목하 작가는 [돌이킬 수 있는]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가 하나의 작품을 읽고 그 작가가 그리는 세계와 그 속에서 생동하는 인물이 마음에 들어 작가의 다음 작품을 찾아보는 것은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테드 창과 [숨]이 그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김초엽 작가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었으며, 한동안 정착할 만한 작가를 찾지;
리뷰제목

  문목하 작가는 [돌이킬 수 있는]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가 하나의 작품을 읽고 그 작가가 그리는 세계와 그 속에서 생동하는 인물이 마음에 들어 작가의 다음 작품을 찾아보는 것은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테드 창과 [숨]이 그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김초엽 작가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었으며, 한동안 정착할 만한 작가를 찾지 못하다가 문목하 작가를 만났다. [돌이킬 수 있는]은 얼핏 보면 가벼운 초능력물 소설 같은데, 읽다 보면 촘촘한 관계망과 사건의 그물망에 감탄하며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작가가 그리는 세계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작가의 다른 세계를 찾아 떠나 단 하나의 작품만을 발견했을 때의 슬픔이란. [유령해마]의 잘 짜인 매력적인 세계와 인물은 전작보다 훨씬 반짝였기 때문에 나는 작가의 다음 이야기를 탐색할 수 없다는 사실에 낙담했다.

 

 

 

  [유령해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리송한 세계관과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이해가 되지 않거나 설명이 부족해서 그렇다기보다는, 개념은 어디선가 들어본 익숙한 것들인데 그들을 포장한 상상력이 익숙하지 않은 탓이다(작가의 상상력이 진짜로 참신하다는 말이다). '해마'와 해마가 사용하는 실재하는 몸체인 '해마체', 그리고 해마들의 현실 세상인 '함수'와 '중앙' 등.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모습일 텐데, 자유자재로 몸을 바꾸어가며 주어진 임무를 하는 해마를 자연스럽게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러한 익숙하지 않음에서 발생하는 떨림과 불안은 오히려 작가가 그리는 세계에 묘한 끌림을 느끼게 한다. 모든 것이 파악된 일상의 세계보다 이해하기 어려운 미지의 세계에 더욱 파고들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해마'의 비밀에 조금씩 다가가게 되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해마체의 무한한 가능성, 그리고 해마 자체의 무한한 가능성을 깨달아 간다.

 

  그렇다면 그런 아리송한 세계를 통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처음에는 단순히 해마가 인간을 닮아 가는 과정이라 생각했고, 최종적으로 인간과 구분할 수 없는 휴머노이드를 생산하려는 실험 과정인가 싶었다. 그런데 누군가와 닮아 간다는 것은 실험적인 목적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사랑한다는 말 없이 사랑을 표현한다'라는 문장을 보았을 때, 나는 비파와 비파의 백업이 경험하는 불규칙하고 예측할 수 없는 변화들이 전부 그런 종류의 것임을 깨달았다. 굳이 단어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의식하지 못했을 뿐, 책을 읽으며 인물에게 몰입하는 동안 느낀 답답함과 통쾌함, 그리고 울렁거림이 가리키는 것은 전부 다양한 갈래의 사랑에서 촉발된 감정이었던 것이다. 나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은 전부 동일한 무게를 가진 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이지만, 어떠한 사소한 계기 하나로도 마음을 아리게 하는 감정은 충분히 불씨를 일굴 수 있다고.

 

  그런 여러 감정이 인물 속에서 왔다 갔다 하며 독자를 충분히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은, 작가가 인물을 정말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덕분이다. 그들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더라도 전혀 밉지 않을뿐더러,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납득할 수밖에 없는 근사한 설명으로 덧칠한다. 인물은 이야기 속에서 여러 번의 기대하지 않은 변화 - 불쾌하거나, 놀랍거나, 혼란스럽거나 - 를 맞닥뜨리고, 계속해서 나아가고 변화한다. 그렇게 많은 굴곡에 부딪히는데도, 작가의 작품은 전부 포기를 모르는 인물들로 점철되어 있다. 수없이 많은 좌절에 마음이 바스러져도, 상상하지 못한 말과 상처를 감내하더라도, 중간에 길을 잃고 오랫동안 헤매더라도... 결말이 원하던 형태와 완벽히 닮아있지 않더라도. 그들의 사랑에 대한 집착과 끈기는 책장을 넘길 원동력이 되고 독자가 짧은 시간 내에 재미와 감동을 흡수하게 만든다.

 

 

 

  적당히 읽은 책은 리뷰를 작성하면서 큰 힘을 들이지 않는데, 마음에 드는 책일수록 리뷰를 잘 쓰고 싶고 그 속에 책의 모든 내용을 담고 싶은 마음이 우글거린다.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칼이 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렇다. 마음에 드는 것에는 내 모든 걸 쏟아붓고 싶은 건 당연하니까. 그러니까, 리뷰가 길면 가독성이 떨어지고 지루함을 야기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을 뿐이다. 문목하 작가의 전작을 읽고 작가의 소설이 마음에 들었다면 당연히 [유령해마]도 마음에 들 것이고, SF 러버로써 작가의 전 작품이 SF보다는 초능력물에 가까워 살짝 실망했다면 이 책은 훨씬 더 마음에 들 것이다.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근사한 변신을 엿보고 싶다면 딱 좋은 책이라 말하고 싶고, SF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손에 쥐여주고 싶다. 잔잔한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위기를 겪고 결국 어떤 끝을 맺는지 확인하고 싶어도, 이 책이 적당할 것이다. 다들 [유령해마]를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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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유령해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코**리 | 2022.07.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문목하 작가님의 <돌이킬 수 있는>을 너무 재밌게 읽은 탓에 이번 장편소설도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개별적인 세계관을 가진 SF 소설이 그러하듯 이 소설도 처음에는 '해마'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 때 절대 포기하지 말고 꼭 끈질기게 읽어나가셨으면 좋겠다. 어차피 새로운 개념은 계속 이야기 속에서 부딪히며 익힐 수 있었다. <돌이킬 수 있는> 때처럼 사건 중심의;
리뷰제목

문목하 작가님의 <돌이킬 수 있는>을 너무 재밌게 읽은 탓에 이번 장편소설도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개별적인 세계관을 가진 SF 소설이 그러하듯 이 소설도 처음에는 '해마'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 때 절대 포기하지 말고 꼭 끈질기게 읽어나가셨으면 좋겠다. 어차피 새로운 개념은 계속 이야기 속에서 부딪히며 익힐 수 있었다.

<돌이킬 수 있는> 때처럼 사건 중심의 스펙타클한 전개가 아니었던 탓에 처음에는 조금 지루한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읽어갈 수록 이 책만의 느낌에 빠져들 수 있었다. 주인공 해마인 '비파'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의 고뇌와 혼란, 또다른 '나'인 '백업' 과의 갈등 등을 맛보며 제법 유쾌하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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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북클러버 29기 - 겨울독서] 유령해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튜* | 2022.04.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겨울독서의 세번째 도서는 유령해마였다. 여태 리뷰를 쓸 때마다 해왔지만 지키지 못했던 다짐을 지켜서 도서에 대한 리뷰만 해보겠다.   <유령해마>는 문목하 작가의 SF 장편 소설이다. 책장은 술술 넘어갔고, 나는 주인공인 해마 비파를 따라 그의 시선과 경험을 공유받았다. 이렇게 적고 나니 책을 읽는 동안 내가 한 건 어쩌면 비파의 업무를 잠시나마 체험해본;
리뷰제목

겨울독서의 세번째 도서는 유령해마였다.

여태 리뷰를 쓸 때마다 해왔지만 지키지 못했던 다짐을 지켜서 도서에 대한 리뷰만 해보겠다.

 

<유령해마>는 문목하 작가의 SF 장편 소설이다. 책장은 술술 넘어갔고, 나는 주인공인 해마 비파를 따라 그의 시선과 경험을 공유받았다. 이렇게 적고 나니 책을 읽는 동안 내가 한 건 어쩌면 비파의 업무를 잠시나마 체험해본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전작 <돌이킬 수 있는>처럼 <유령해마>도 다정한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 <돌이킬 수 있는>을 읽은 건 몇 년 전이라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어렴풋하게 남아있는 인상이나 느낌이 그렇다.

사실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때는 해양 생물인 해마를 떠올렸는데, 이곳의 해마는 '기억 장치' 역할을 하는 해마였다.

이 이야기는 바로 그 '해마'가 주인공이다. 해마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배당받은 일을 한다. 구조현장에서 주인공 해마가 인간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등록되지 않은 인간 '이미정(未定)'을 만나게 된다. 비파는 이미정의 정보도 수집하는데, 점차 그 정보를 다른 정보들보다 더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해마들에게는 늘 백업이 존재하는데, 백업과 해마는 동시에 같은 공간에 있을 수는 있지만 서로의 존재를 견디기 어려워한다. 이 이야기는 해마 '비파'의 이야기이자, 그 '비파'의 백업이기도 한 '비파'의 이야기이다.

더 자세히 적자니 스포일러가 될 듯해 자세한 이야기는 적지 않겠다.

한 번 펼치면 어렵지 않게 비파를 따라 금세 이야기의 끝까지 다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말하는 것보다는 직접 경험하는 게 아무래도 더 재미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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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9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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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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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s******9 | 2023.02.01
구매 평점5점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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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S**********6 | 2022.09.28
구매 평점5점
작가님 글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계속 글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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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1 | 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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