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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감정을 좇아 엄마를 그리다! 세계적인 화가, 요안나 콘세이요의 그림과 아름다운 시 한 편이 어우러진 그림책. 엄마를 둘러싼 기억의 파편이 모여 완성된 흐릿한 회상. 여리지만 강인했던 엄마의 모습은 그리움으로 바뀌고 한 권의 추억이 완성된다. 회상의 장면들이 포개지는 위로 한 여성의 서사가 단단하게 펼쳐진다. - 유아 MD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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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아르투르 스크리아빈
관심작가 알림신청그림요안나 콘세이요
관심작가 알림신청Joanna Conce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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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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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감정을 좇아 엄마를 그리다
기억 단편으로 완성된 흐린 회상 이파리와 눈발이 흩날리는 길을 가는 단발머리 여인. 표지의 풍경만큼이나 아련한 시의 주인공인 엄마입니다. 책장을 넘기면 세월이 묻어난 일러스트가 하나둘 놓여지고, 나의 어릴 적 회상이 담담히 시작됩니다. 세네갈에 눈이 내렸던 사건 뒤로 엄마의 노래가 떠오릅니다. 눈의 잔상과 함께 엄마를 둘러싼 기억의 파편이 모입니다. 어린 날의 순수한 시선에서 엄마의 여린 면모와 강인한 면모가 겹쳐지며 회상은 깊어만 갑니다. 기억이란 것이 그렇듯 진짜인 것과 가짜인 것이 잘 구분되지 않고 여담의 여담 같은 이야기가 아리송하게 이어지지요. 팔월의 눈꽃에서부터 사랑과 이별, 소생과 죽음이 짐작되는 긴 회상은 엄마의 메아리와 동행합니다. 가지런한 배경에 나지막한 어조로 그려졌으나 화자가 애타게 되짚어 읊조린 기억임이 느껴집니다. 엄마의 감정으로 기억한 지난날, 그리 아름다운 시간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득한 노랫소리에서 느꼈던 외로움은 그 음성을 붙드는 그리움으로 바뀌고, 그렇게 추억 한 권이 덮입니다.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린 생경한 기억의 풍경 그림의 언어로 확장되는 회상 요안나 콘세이요는 이 시의 정경을 세피아 톤 위에 색연필로 부드럽게 그려 냈습니다. 기억의 깊이에 따라 또렷한 색채와 어스름한 무채색이 교차되고, 독백의 호흡에 따라 여백과 빽빽함이 드나듭니다. 작가만의 단정하고 풍부한 일러스트는 또 한 편의 소리 없는 시가 됩니다. 그림의 이야기는 엄마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됩니다. 꽃다운 나이, 애틋한 호시절, 간직하던 물건 등, 작가는 엄마라는 여성의 과거와 연관된 이미지를 섬세하게 재현하여 끼워 넣습니다. 세네갈에 눈이 내린 날, 울고 있는 엄마를 관찰하며 아이가 느꼈을 결핍과 불안은 광활한 자연에 가려지는 듯합니다. 아름다운 은유 속에서도 그때의 서늘한 감정은 푸른빛으로 연출됩니다. 이따금 이질적으로 보이는 그림의 배치는 부분적으로 망각된 회상의 흐름을 잘 표현하지요. 화자가 말하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이민자의 향수 같기도, 커다란 상실의 경험 같기도 합니다. 그림은 그 삶의 줄거리를 감각이 머무르는 찰나의 풍경으로 조각내어 재구성합니다. 글과 그림의 온도 차가 만드는 감상의 세계 이 작품은 아르투르 스크리아빈의 상징적인 시어와 요안나 콘세이요의 사실적인 일러스트가 오묘하게 얽혀 희귀한 감상을 이끕니다. 갈피 없는 글에서 생각을 헤매고 아름다운 그림에 마음을 빼앗기게 되지요. 무엇보다도 글과 그림에서 말하는 이의 캐릭터가 일정하게 드러나지 않는데, 그 빈자리에 아마도 독자 개인의 이야기가 차오를 것입니다. 『세네갈의 눈』 초판에는 최혜진 번역자가 전하는 ‘감상을 위해 묻는 편지’를 곁들였습니다. 첫 독자로서 작품을 느꼈던 역자의 본질적인 질문은 풍성한 감상을 도울 것입니다. 길을 잃을 수밖에 없지만 그대로 정처 없이 혼자만의 감회를 따라가 보세요. 나에게는 어떤 목소리가 들려올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