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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70g | 128*188*17mm
ISBN13 9791191043402
ISBN10 119104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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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살풍경한 방. 방 가운데에는 크고 둥근 탁자가 있고 그 주변에는 하얀 의자가 총 열 개 배치돼 있었다. 전용 고글을 쓰고 입장하면 VR 기술로 방 안을 자유롭게 볼 수 있으며, 그곳에서 입장한 사람들의 모습은 아바타로 표시된다. 기담 마니아 룸에서는 아바타가 동물 인형이다.
--- p.14

기담 속 등장인물들은 정말 영원히 죽지 못하는 걸까요?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요. 등장인물도 죽을 수는 있어요. 등장인물들에게는 이야기를 성립하게 하는 존재 이유가 있어요. 만약 자기 존재가 의미 없다고 느끼는 순간 그 등장인물은 죽게 될 거예요.
--- p.24

룸을 취재한 적이 있어서 알아. 룸에서 로그아웃하면 해당 아바타가 직접 방문을 열고 나가게 돼 있어. 조금 전처럼 순식간에 사라질 수는 없다는 말이야. 추측해볼 수 있는 가능성으로는 기계가 고장 났다거나, 아니면 유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거나….
--- p.29

나는 평소 자주 쓰는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신문 기사 목록에서 룸이 만들어진 날짜를 지정해 소년이 사망한 뉴스를 찾았다. 그러자 한 건이 나왔다. 스마트폰을 보며 거리를 걷던 소년이 교통사고를 당했고, 실려 간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내용의 기사. 가슴이 쿵쾅거렸다. 스마트폰을 보며 걸었다니…. 이 소년은 스마트폰으로 룸에 접속한 걸까? 그리고 머더러는 교통사고로 연출해서 소년을 죽인 걸까…. 나는 머더러의 능력을 깨닫고 섬뜩해졌다. 교통사고로 연출해 누군가를 죽인다. 그런 엄청난 짓을 할 수 있다니….
--- pp.49-50

우선 떠올린 건 머더러의 목적이야. 기담이 재미없으면 죽인다. 이건 뭔가 이상하지 않아? 정말로 재미있는 기담을 듣고 싶다면 죽이는 것보다 재미있는 기담을 들려줄 때까지 이야기를 여러 번 듣는 게 낫겠지. 그렇지 않아? 머더러의 목적은 기담을 듣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우리를 죽이는 거였어. 그럼 머더러는 왜 우리를 죽이려는 걸까? 우리를 죽여서 어떤 이익을 얻을까? 우리는 모두 살해될 만한 어떤 이유가 있나?
--- pp.113-114

한량, 선생, 아이돌 중에 가장 수상한 사람은 누굴까? 한량은 다음 차례로 기담을 들려주어야 한다. 의심을 사지 않게 일부러 다음 차례를 자신으로 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선생. 그는 지금껏 그다지 눈에 띄는 발언이나 행동을 하지 않았다. 정체가 드러나지 않게 스스로 주의하고 있었던 걸까? 아이돌은? 조금 전의 그 발언…. 만약 아이돌이 머더러라면 ‘죽이고 싶은 상대는 죽였으니 이제 슬슬 그만할까.’라는 속내를 드러낸 게 아닐까.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생각하면 할수록 모두가 의심스럽다.
--- p.147

로그아웃을 하고 나서 확신했다. 탐정이 머더러다. 틀림없다. 이렇다 할 근거를 댈 수는 없지만 나는 안다. 다른 사람이 알아줄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탐정, 즉 머더러를 어떻게 쓰러뜨리느냐이다. 다음 기담을 이야기할 주자는 탐정. 그의 기담을 듣고 머더러는 절대 재미없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살아남은 그는 다음 주자인 나의 기담을 듣고 재미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마지막에 남은 탐정만 살아남게 된다. 이런 전개를 어떻게 해야 무너뜨릴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했지만,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 p.235

뭔가 오해하는 것 같은데, 나는 머더러가 아닐세.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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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룸에 모인 10명의 게스트들이 각각 기담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살인자를 추적하는 미스터리도 진행되는 신기한 소설. SNS에서 나누는 실제 대화를 책 속에 구현하여 마치 독자가 그 룸을 직접 지켜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미스터리 소설 팬은 물론, 평소 책을 읽지 않더라도 SNS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일본 웹 서평지 〈책의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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