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7월 14일 |
---|---|
쪽수, 무게, 크기 | 340쪽 | 492g | 135*200*30mm |
ISBN13 | 9788954687577 |
ISBN10 | 8954687571 |
발행일 | 2022년 07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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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0쪽 | 492g | 135*200*30mm |
ISBN13 | 9788954687577 |
ISBN10 | 8954687571 |
MD 한마디
[끝내 괜찮을 우리에게] 작가 정여울이 선사하는 다정과 환대의 세계.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는 작가가 살아오면서 마주한, 따스하고 아름다웠던 환대의 순간을 모은 에세이다. 어떤 아픔 속에서도 끝내 괜찮아질 우리, 함께라서 아직 괜찮은 우리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에세이PD 박형욱
프롤로그_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주는 마음 005 1부 따스하고 복잡하며 구슬픈 당신에게 미안하다는 그 한마디가 왜 그리 어려웠을까 018 어느 내성적인 사람의 수줍은 사랑 028 ≫ 이제 다시는 그런 사랑을 받을 수 없겠지_나의 다정한 스승 황광수 선생님께 보내는 편지 033 내게는 결코 친절하지 않은 당신에게 041 그것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044 ≫ 계산하지 않을 용기, 주목받지 않을 용기 049 기적은 늘 디테일 안에 있다 054 창문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세상 059 눈부신 카이로스의 시간을 위하여 077 세상이 날 받아주지 않더라도 083 2부 가장 아픈 시간은 끝났다 그네가 없는 동네에서 산다는 것 090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은 아이의 죽음 096 잃어버린 통장의 역사 100 당신은 ‘미투Me, too’를 오해하고 있다 105 어젯밤 꿈 이야기 110 ≫ 거절에 서툰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114 우리, 어쩔 수 없는 동물 122 소중한 걸 잃을 때마다 나는 더 강해졌다 124 ≫ 당신은 왜 자꾸 아픔을 숨기는 건가요? 131 그 상처는 나를 죽일 수 없어 136 그림자로 인해 더욱 아름다운 빛 143 아름다운 매듭짓기, 눈부신 엔딩 크레디트를 꿈꾸며 149 3부 우리가 서로를 돌볼 수만 있다면 ≫ 아무도 주눅들지 않는, 누구도 초라하지 않은 _나의 소중한 독자 M에게 156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따스함 163 포기하지 않고 너를 보듬을게 168 기차, 또하나의 여행지 174 비울수록 오히려 채워지는 180 대접받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184 넷플릭스로 ‘윈터링wintering’중입니다 188 팬데믹 시대, 인류에게 돌봄의 가치를 일깨우다 194 만짐, 살아 있음의 온기 198 ≫ 작고 명랑한 사랑이 내게 달려왔다 _나의 친구 K에게 203 어떻게 너를 위로해야 할지 몰라서 212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용기 218 울고 있는 피터팬을 보듬어야 할 시간 223 자존감, 높지 않아도 괜찮아 228 MBTI, 흥미롭지만 기대지 않기 233 나보다 당신이 더 빛나도 괜찮아요 240 뷰맛집의 시대, 나만의 대청마루를 꿈꾸며 245 4부 사랑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내 사랑은 아직 부족한 것일까 252 채링크로스 84번지, 그곳에 내 마음을 두고 왔네 257 지루해하거나 귀찮아하지 않고 고통을 경청하기 263 깊은 한숨의 오케스트라 269 ≫ 우리, 글쓰는 여자들을 위하여 _타인의 행복을 질투하지 않는 내 친구 L에게 274 쉽게 시작하고 쉽게 끝나는 사랑을 넘어서 286 ≫ 진정한 소울메이트를 찾는 법 292 ‘자기만의 방’을 넘어 우리 모두의 방으로 298 ≫ 그들이 깜빡한 존재들 302 ≫ 무엇이 당신을 꿈꾸게 하나요 311 에필로그_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사람이 세상을 바꾸니까 318 |
이 책 제목이 좋구나.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라니. 이 책에 담긴 글은 정여울이 쓴 것에서 좋은 걸 모았다고 한다. 다시 보니 ‘가슴이 따듯해지는 이야기 모음’이란다. 여러 글을 쓰고 거기에서 가슴이 따듯해지는 이야기를 모았다니,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펜데믹을 지나는 세 해 동안 쓴 글. 난 그동안 어떤 책을 보고 뭘 썼는지. 책은 별로 못 보고 글도 잘 쓰지 못했다. 다른 때도 우울했지만, 코로나19 뒤로 더 우울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말을 하다니. 정여울은 우울함보다 우울해도 그것보다 나은 걸 말하려고 하는데. 자신이 마음 쓰는 사람한테는 가장 좋은 걸 주고 싶기도 하겠지. 여기 담긴 글은 정여울이 생각하는 사람뿐 아니라 이 책을 만날 사람도 생각한 거겠다.
책을 보다가 난 책을 그렇게 잘 보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책 한권이라도 집중하고 글 하나하나를 보고 글을 쓰면 훨씬 잘 볼지도 모를 텐데, 내가 책을 그렇게 빨리 보지는 못하지만 한번 보고 만다. 책을 보고 쓰기는 하지만, 대충 쓴다. 대충 쓰고도 썼다고 기분 좋게 여긴다. 책을 보고 쓰다보면 더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책 이야기를 잘 쓰려고 애쓰지는 않은 것 같다. 애쓰지도 않고 잘 쓰고 싶다고 생각만 하다니. 정여울이 말한 것처럼 책 한권이라도 깊이 있게 보면 다른 책도 좀 괜찮게 보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 한번쯤 해 보고 싶은데, 게으른 난 아마 안 하겠지. 지금까지처럼 책을 보겠지. 이런, 내가 나를 잘 믿지 못한다. 다른 사람보다 자기가 자기를 믿고 응원해야 할 텐데.
지금까지 정여울이 쓴 책은 여러 권 봤다. 나온 책이 많지만 내가 본 건 그리 많지 않다. 글을 참 열심히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다 글을 열심히 쓰겠지만. 작가가 되려고 애쓴 이야기도 대단했다. 어머니는 작가가 되는 걸 반대했다고 하던데. 정여울은 어렸을 때는 부모님 말을 잘 듣는 사람이었다. 부모가 하라는대로 했다고 할까. 어느 순간 그런 게 답답하게 느껴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생겼겠지. 자신의 트라우마를 낫게 하려고 심리학을 공부하고 그런 글을 쓰기도 했다. 신화와 고전 공부도 했던가. 정여울은 멋진 사람이구나.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 많을 것 같다. 이름도 멋지지 않나.
헤르만 헤세, 융. 그러고 보니 헤르만 헤세도 융을 만났다고 한 것 같다. 내가 아는 게 그 정도밖에 안 되다니. 정여울이 좋아하는 작가는 더 많을지도 모를 텐데. 헤르만 헤세를 많이 말해서 헤세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난 그런 작가가 없다. 그저 소설,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재미뿐 아니라 깊이있게 생각해야 할 텐데. 여기엔 책 이야기도 있는데 헤세 책은 없구나. 그건 다른 데 있으니 괜찮겠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버지니아 울프, 헬렌 한프. 이 세 작가 공통점은 뭘까. 여성이라는 거다.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한테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자기만의 방을 가진 여성이 많지만,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은 갖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여성은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 시간이 갈수록 더 나아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겠다.
요즘은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말 보면서 난 자존감 낮은데 하기도 한다. 어떻게 해도 올라가지 않는 자존감. 여기에서 정여울은 자존감이 높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그런 말에 위로받는 사람도 있겠다. 바로 나구나. 나도 이런저런 말에 휘둘리기도 하는가 보다. 그저 그런가 보다 하면 될 텐데. 사람이 이런저런 것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책을 보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이 모든 걸 알려주는 건 아니지만. 책만 믿으면 안 되기도 하겠다. 잘못 생각하지 않으려면 여러 사람이 말하는 걸 들어야 한다. 책도 여러 가지를 봐야 할 텐데. 가끔 책에 쓰인 말에 휘둘리기도 하는구나.
내가 나를 좋아하기. 여전히 난 잘 못한다. 정여울은 그걸 잘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애썼겠지. 그런 걸 배워야 할 텐데. 나한테 안 좋은 점도 있지만,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 다른 사람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지. 하나로 규정하지 않고 그 사람이 가진 여러 가지 면을 보려고 해야 한다. 그러면 뜻밖의 면을 알게 되기도 하겠지. 세상도 사람도 오래 봐야 잘 보이겠다. 풀꽃처럼.
희선
☆―
아들러는 우울증을 극복하려고 ‘남을 행복하게 하기’라는 새로운 과제에 도전해볼 것을 제안했다. 만약 ‘나’가 끝없이 우울하고 처량하다는 생각으로 괴롭다면, 둘레에서 한 사람을 골라 ‘오늘은 그 사람을 기쁘게 해주자’는 생각으로 최소한 세 가지 좋은 일을 실천해보는 거다. (230쪽~231쪽)
Be kind.
For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hard battle.
추억 연휴의 끝자락에 감기에 걸려 일주일을 앓았다. 모든 환경이 앓아누워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상태였다. 아플 거라는 여러 신호를 무시한 대가. 대부분이 코로나에 걸린 시점에 이상할 것 없는 아픔이고 흔한 건강 이상이다. 이렇게 몸이 앓고 넘기는 시간도 있는 법이다.
이제 기운 없는 몸에 새로운 에너지를 넣어 윈터링을 하면 될 것이다. 환절기와 누적된 스트레스에 몸살을 피할 수 없었지만 분명한 사실은 정신적으로 밀렸다는 점이다. 그즈음 나를 포위했던 질문 타래를 되감아본다. 유치하고 좁은 마음과 부정하고 싶은 추악하고 역겨운 현실 앞에 짓눌려 마음이 갈 길을 못 잡고 있었다.
다른 어느 때보다 코로나 시국으로 발이 묶이고 마음이 닫힌 우리들에게 따스한 안부가 꼭 필요했음을 느낀다. ‘여기까지 잘 버티셨어요.’ 비록 팍팍하고 비정한 환경이지만 그래도 서로 이어지고 눈웃음을 나눌 때만이 삶으로의 의지와 희망을 꺼뜨리지 않음을 소중한 문장들 사이에서 되새길 수 있었다.
알고 있는 내용들과 이미 어디선가 들었던 말도 다시 집중해 듣게 하는 정여울의 개성 짙은 글들이 앞으로 나갈 길을 잔잔히 밝혀준다. 어떤 단어나 소재도 훌륭한 글감으로 요리해내는 그의 성실함과 끈기와 신념에 반하게 된다. 심리학과 문학과 글쓰기와 여행지와 풍경과 사연들이 교차하는 가운데, 살면서 놓치거나 미처 꺼내보지 못했던 생명과 사랑의 힘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누군가 먼저 건넸으나 헤아리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쳤던 위로와 응원들을 알아보게 한다.
*글쓰기
나는 도대체 이 책을 왜 쓰고 싶어 하지. 이 책을 써야만 살 수 있는 것인가. 이 책을 써야만 나는 진짜 나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건가... 나무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냥 현재를 견뎌요... 너무 걱정하면 현재에 이 문장에 집중할 수 없어요. 지금 태어나고 있는 내 문장이 가장 중요한 거예요. (50-51)
글쓰기는 직접 손잡을 수 없는 모든 머나먼 대상을 향한 따스한 마음의 전류 보내기가 아닐까. (202)
*읽기
문해력이 뛰어난 사람은 삶 속에 숨겨진 은유와 상징의 풍경들을 이해함으로써 타인의 굳게 걸어 잠근 마음의 빗장마저 열어젖힌다... 문학을 교육하지 않는 한 문해력 향상은 없다... 문학을 사랑하는 것은 사려 깊고 풍요로운 지성과 감성의 우주 속으로 진입하는 티켓이다. (56-58)
*나다움
페르소나를 과도하게 꾸밀수록 그림자는 더욱 소외된다. 페르소나가 화려하고 복잡해질수록 그림자는 더욱더 짙어진다... 페르소나를 화려하게 치장한다는 것은 마음을 속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셀프는 에고가 숨기고 있는 내 진짜 모습을 완전히 알고 있는 유일한 목격자이기 때문이다. (138)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자기를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아끼고 보살피는 것이야말로 타인과 세상을 사랑하는 첫걸음이다... 다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나’에게 지나치게 집중되는 에너지를 타인과 세상 속으로 넓혀가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선택이다.... 나는 끝없이 열린 가능성이며, 언제든지 틀릴 수도 있지만,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갈 수도 있음을 믿어야 한다. 나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타인과 세상을 향한 관심, 역사와 사회를 향한 연대감, 문화와 예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229-230)
*함께
코로나 시국으로 모든 사회적 관계가 자꾸만 단절되어가는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켜야 할 따스함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따스함, 다정함, 친밀함이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는 아직 더 많은 따스함, 더 깊은 친밀함, 더 짙은 연대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간이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감으로써 더 나은 존재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 (164; 166; 169)
간언하는 신하가 없으면 임금이 실정하고, 미친 말을 몰 때는 채찍을 놓을 수 없으며, 나무는 목수의 먹줄이 닿아야 곧아지며, 사람은 타인의 비판을 들어야 비로소 성장한다고. 배움을 추구하고 질문을 중시하는 사람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있겠느냐고... 우리가 진정으로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끝내 서로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뜨거운 믿음. (170-171)
돌봄의 본질이 ‘상호의존’임을 일깨운다. 즉 우리가 서로를 돕지 않으면, 서로를 돌보지 않으면 결코 생존할 수 없는 집단적 주체이며, 각개격파나 각자도생 같은 냉혹한 생존논리가 아닌 따스한 공존과 촘촘한 연대를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196)
*월동 준비
윈터링은 겨울나기, 월동, 나아가 추운 계절을 살아내는 모든 과정이다. 윈터링은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느낌, 대열에서 이탈한 느낌, 아웃사이더가 된 느낌을 견뎌내는 인생의 휴한기다. (191)
특히 사랑하는 사람, 깊이 믿고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의 터치는 행복 호르몬 옥시토신을 더 많이 분비하게 한다... 못 이기는 척 나를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는 타인의 온기로 그날의 피로와 고통을 이겨낸다. (200-201)
사랑에 집중하지 못하는 복잡함이 아닌. 오직 기쁨, 오직 슬픔, 오직 사랑. 그 순정한 감정 표현에 나는 무너지곤 해... 나는 저렇게 사랑하고 저렇게 기뻐할 수 없는, 뭔가 삐걱거리고 뒤틀리고 망가져버린 존재로구나... 세상에 태어나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매일 기쁘고 신나는 그런 불가해한 사랑의 느낌을 배울 수 있었거든. (207)
*강건한 사랑
사랑에서 중요한 것은 단지 끌림이나 매력, 궁합 같은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사람과 함께 내 인생을 가꾸어가겠다’는 결심과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기 때문이다. (235-236)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을 온 힘을 다해 지키기로 결심한 뒤로는 미래가 궁금하지 않다. 미래는 궁금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벽돌을 쌓아올리듯 조금씩 만들어가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236)
불리한 상황에 압도되어버리는 사람이 있고, 상황의 불리함을 뛰어넘는 사람도 있다... ‘너희와 함께한다면 난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아.’ ... 한 번도 내 편인 적 없었던 외부의 상황을 나에게 유리한 최고의 우군으로 만드는 힘... 그것은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려는 용기에서 우러나온다. (240-241; 243)
그러나 과연 그렇게 완전히 순수한 자유로움이란 과연 가능한 것일까. (300)
천천히 본다
조금씩 읽는다
내 안의 화가 불쑥거리지만
가득한 위로와 격려를 다 만날 때까지
계속 다독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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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의 핵심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용기' 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지혜'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지혜가 없어서였을까,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용기가 부족해서였을까. 둘 다 부족했다는 생각이 드니 비참하네. 체력이 떨어져서 용기와 지혜가 모자란 상태로도 변한 것들이 있다. 과분한 행운처럼 느낀다.
“문해력은 성공의 열쇠가 아니라 그냥 '삶'의 열쇠다. 문해력이 뛰어난 사람은 삶 속에 숨겨진 온갖 은유와 상징의 풍경들을 이해함으로써 타인의 굳게 걸어 잠근 마음의 빗장마저 열어젖힌다.”
“문해력 향상의 최고 비결은 ‘그저 책을 오래오래 사랑하는 것’이다. 한 권의 책을 내 힘으로 고르고 내 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며, 감탄하고 사랑하고 오래오래 마음속에 간직하기 위해 한 줄이라도 독후감을 남겨두려는 마음. 거기서 사람들이 그토록 꿈꾸는 문해력은 탄생한다.”
의사소통의 문제는 발화자의 몫이 큰 것인지, 청자의 몫이 큰 것인지, 나는 여전히 헷갈리고 어렵다. 외국어로 소통하는 일은 외국어이기 때문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서일까, 이해력이 오히려 더 높다. 가장 큰 절망은 같은 언어를 사용해도 전혀 소통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그것이 ‘능력’의 문제인지 의지의 문제인지도 잘 모르겠다.
“나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타인과 세상을 향한 관심, 역사와 사회를 향한 연대감, 문화와 예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아들러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타인을 행복하게 하기’라는 새로운 과제에 도전해볼 것을 제안했다.”
자신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말도 다른 사람을 위해 뭘 해보라는 할머니의 제안이 결국 맞는 것이었다니, 살면서 거듭 확인할 때마다 새롭게 놀란다. 왜 이리 작은 깜냥을 가진 것인지... 언젠가는 타인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삶을 살아보게 될까...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출렁이던 잡스러운 생각들이 사라지고 오직 나 자신과 대면할 용기가 생겼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깨어 있음의 시간이며, 카이로스의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을 마련하기 위한 나의 최선은 걷기다. 그런데 걸으며 쓰레기 줍는 분들에게 미안해서 호흡도 마음도 흐트러진다. 같이 주울 것인지 명랑하게 감사합니다~하고 지나갈 것인지 빨리 태도를 정하고 싶다.
“사람을 믿기 어려워지는 것은 마치 형벌처럼 모든 인간관계에 먹구름을 드리웠습니다.”
‘믿음’이 아주 부족한 삶인데, 살면서 만난 수많은 좋은 분들 덕분에 무작정 사람을 믿는 버릇이 있다. 아주 운이 좋아서, 여전히 대부분의 분들이 나보다 훌륭하고 선한 분들이라 운 좋은 경험이 쌓여가고 믿음이 단단해진다.
“많은 사람들은 이제 뭔가 생각하고 꿈을 꿀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을 갖긴 했지만, 그 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대답을 아직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기방을 넘어 자기를 넘어선 방을 꿈꿀 권리. 즉 홀로 고독한 권리를 넘어 연대하고 창조하고 향유할 수 있는 다채로운 축제의 공간으로 확장되는 공간. 나는 그런 공간을 꿈꾸며, 우리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 자유를 찾아 헤맨 전사들의 글을 찾아 읽는다.”
아무리 하찮아도 클릭과 소액후원을 이어가야겠다, 우선은. 그것도 아주 느긋하고 질긴 연대라고 믿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