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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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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290g | 128*188*20mm
ISBN13 9788937426278
ISBN10 893742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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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나이듦에 당황하지 말고 당당하게]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교사 은퇴 후 실버아파트에 입주한 그는 자신을 ‘노인’이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곳에서 더 나이 든 앞으로의 삶을 그려보며 나이듦에 대한 두려움과 혼란을 받아들인다. 우리가 겪게 될 나이듦을 조금은 낯익게 만들어줄 책. - 에세이 PD 이나영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장 어쩌다 실버아파트로

들어가며 9
전원주택 대신 실버아파트 15
우리집에 놀러 와 20
이사 떡과 실버 시에스타 26
여기 아파트 맞아요 31
혼자 남는다는 것 38
실버 식당과 밥 전쟁 46
발발이 할머니 모임 51
기타 동호회에 들어간 남편 58
카페의 두 여인 64
식당 풍경 70
꽃 부부 74
아파트 내놓읍시다 79

2장 실버아파트의 주민들

실버 전용 산 85
죽음의 나이 89
사막의 여우 94
국가주의와 대벌레 논쟁 98
치매인 듯 치매 아닌 103
이곳엔 천사가 산다 109
가을의 먹이 활동 115
젊고 예쁜 여자 120
시폰 원피스 할머니 126
종이배 130
세입자 134
헤어질 준비 142
꼭 다시 와 146
그곳을 떠났나? 153

3장 실버기의 초입에서

나를 죽게 하라 159
노인이 되는 법 164
전셋집 도배하기 169
무료 교통카드 유감 175
남편의 가발 180
모나리자가 되었네 186
노는 중 190
노노(老老) 양보 196
붕어빵 위로 204
오래된 남편 211
배우자의 죽음 217
그렇고 그런 모임 224
요양원에 다녀와서 232
서로 닮아 가는 240
은퇴 부부가 사는 법 248
소풍 254

나가며 261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실버아파트는 다른 세계였다. 실버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그냥 노인들이 모여 사는 곳에 산다는 것 이상으로 무엇인가에 대한 예습이 필요한 일이었다. 난 아무런 준비도 생각도 없이 덜컥 실버의 세계로 들어와 버렸다. 그렇게 좌충우돌, 고군분투의 삶은 시작되었다. 매우 조용히.
---「들어가며」중에서

“아유, 한창인데 여길 빨리 들어오셨네. 이제 60이나 되셨나?”
자세가 상당히 곧고 옅은 분홍색 립스틱을 바른 할머니는 80대 중반쯤으로 보였다. 펌을 한 은갈색의 머리카락 사이로 밝은 핑크빛의 두피가 살짝살짝 드러났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60은 넘었고요. 할머니 정말 고우시네요.”
옆으로 비켜 앉으며 할머니의 손을 보니 손톱마다 고운 색깔의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퀴어퍼레이드를 연상시킬 정도로 선명한 무지갯빛 색깔들이었다. 대단하시다! 감탄하는데 할머니에게서는 고급스러운 향기까지 은은하게 났다. 무슨 섬유 유연제를 쓰시나 궁금했지만 내가 묻기 전에 할머니가 먼저 시작했다.
“지금이 제일 고울 때야. 젊은 사람이 멋 좀 내고 다녀요. 이렇게 이쁠 때는 금방 지나가거든. 알았죠?”
---「젊고 예쁜 여자」중에서

이 모임에서 죽음이 주제가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멤버들 나이가 평균 60이 되면서부터 죽음은 좀 더 가깝고 평범해졌다. 그동안 부모나 시부모, 가끔은 친구들의 죽음도 겪었지만 아직 멤버들이나 그들의 배우자가 죽음에 이른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친구와 배우자뿐만 아니라 자신의 죽음까지도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우리 모두는 느끼고 있었다.
“죽는 게 사는 것처럼 당연한 거지 뭐. 별날 것 없는.”
느닷없는 잠실댁의 한 마디에 우리는 모두 말없이 웃었다. 아니, 웃고 싶었다.

어쩌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상당히 괜찮은 일이었다. 죽음을 기뻐할 것까진 아니어도 슬퍼할 일도 아니라는 것. 죽음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접근해 간다는 것과, 나름 계획까지 세워 볼 수 있다는 것. 심지어 ‘나를 죽게 하라’고도 할 수 있다는 것.
물론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죽음인 것은 알지만. 하여간.
---「나를 죽게 하라」중에서

그때였다. 앞자리의 남자가 부스럭거리며 일어섰다. 내리려나 보다 하고 옆으로 비켜 서는데 남자가 내 소매를 끌어당겼다.
“여기 앉으세요.”
잡아끄는 힘이 예사롭지 않게 강했다. 나는 힘에 끌려 자리에 앉혀졌다.
“아니, 왜요?”
내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내리려면 곱게 내리지 뭘 굳이 날 끌어당겨 앉히느냐는 뜻이었다.

‘아는 사람인가?’ 몰래 얼굴을 살폈지만 생면부지의 40대 남자였고 그는 분명히 내게 자리를 양보한 것이었다. 버스고 지하철이고 자리를 양보받아 본 적이 없는 나는 내가 자리를 양보했던 경우를 생각했다. 모든 경우의 수에서 지금 내게 해당되는 항목은 한 가지였다.
‘노인이라서?’
---「노인이 되는 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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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아파트를 소개합니다

삼시세끼 식사가 제공되고 대형 병원까지 전용 통로로 연결된 곳. 단지 내에 사우나와 헬스장부터 바둑, 탁구, 기타까지 취미 활동을 위한 모든 시설들이 갖춰진 곳. 이 살기 좋은 아파트에는 입주 조건이 하나 있다. 나이 60이 넘었을 것.

은발의 노인뿐인 실버아파트는 마치 거대한 노인정 같다. 느리고 불편한, 늙은 몸들을 마주칠 때마다 그 불편함이 마치 내 것인 양 느껴진다. 저자는 결국 실버아파트 탈출을 시도하지만 치솟은 집값과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이사는 쉽지 않다. 그렇게 2년 8개월간 실버아파트에 머물며 저자는 노인들의 느린 일상 안의 다이내믹함을, 쓸쓸함과 편안함에 스민 조용한 열정과 은은한 활기를 엿본다.

멀리서 보면 다 같은 할머니, 할아버지 같지만, 가까이에서 본 노인들은 모두 다르다. 이삿날 불쑥 집 안에 들어오는 마당발 할머니가 있는가 하면 이웃집 현관문 앞에 직접 키운 야채들을 조용히 놓고 가는 할머니도 있다. 아픈 아내를 돌보며 기타를 배우는 할아버지가 있고 오른 밥값에 분기탱천하며 투쟁을 외치는 할아버지가 있다. 어떤 할머니는 씩씩하게 동네 뒷산의 벌레를 잡는 장군의 면모를 보이고, 또 다른 할머니는 무지갯빛으로 손톱을 칠하고 하늘하늘한 쉬폰 원피스를 입은 고운 자태를 뽐낸다. 노인은 다 똑같다는 숨은 마음을 뜨끔하게 하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지금이 제일 고운 때야. 젊은 사람이 멋 좀 내고 다녀요. 이렇게 이쁠 때는 금방 지나가거든.”

실버기의 초입에서

『초보 노인입니다』의 1~2부가 실버아파트에서의 적응과 관찰의 기록이라면, 3부는 이제 막 노년기에 들어선 저자가 일상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그린 수기다. 지하철에서, 사진관에서, 남편과의 평범한 하루하루와 친구들과의 대화 중에 저자는 노인이 된 자신과 무시로 마주친다.

은퇴 이후의 삶은 각기 다른 모양으로 만만치 않다. “대개 한두 가지의 질병에 시달리고, 간간이 찾아오는 불면에 힘든 하루를 보내며, 직장을 은퇴하고 아이들이 독립한 후 내 존재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가끔씩 절망하다가 또 스스로 위로해 가며 살아가는” 삶이다. 하지만 늙어 가는 스스로의 모습이 싫지만은 않다. 젊은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들과 모여 죽음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인생은 소풍’이라는 비유를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도 있는 나이라서.

“나의 이야기는 베이비붐 1세대들의 비슷비슷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 많은 베이비부머 중 한 명이 늙어 가는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은 ‘그렇구나.’ 하고 맞장구쳐 줄 어딘가의 내 실버 친구들 때문이다. 우리는 혼자 늙어 가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들이 얼마나 귀한지. 소소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이야기들이 가뭇없이 실버기에 막 들어선 이들에게 조금은 낯익은 미래이길 바란다.”

저자는 이 책의 독자로 이제 막 노년기에 진입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호명한다. 『초보 노인입니다』는 아직 ‘노년’이라는 단어가 낯선 채로 그곳을 향해 가는 이들 그리고 부모이고 선배인 초보 노인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모든 이를 위한 늙어 감의 기록이다.

작가의 말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노인으로 입문한 나의 푸념이며 관찰 기록이다. 관찰한다고 해서 좀처럼 익숙해지지는 않는 인생 마지막 여정의 시작이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죽음 전에 지나야 할 실버기는 어떤 생애 주기보다 길다. 그 긴 시간을 견뎌 내는 일에 위로와 공감이 필요했고 그 방법 중의 하나가 이 글쓰기였다는 것을 이제 깨닫는다. 실버들, 특히 초보 실버기에 들어선 이들이 나처럼 당황하지 않길. 끝까지 담담하며 당당하기를.

회원리뷰 (12건) 리뷰 총점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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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인스타그램 에서는 '아씨두리안' 이라는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중 한 장면을 담은 영상과 댓글이하나의 밈처럼 유행하며 번지고 있다.드라마에서 칠순의 나이를 가진 배우가마치 20대를 연상시키듯 화려한 스팽글 의상에검은 단발머리를 하고 등장해서는,클럽에서 새초롬한 표정으로 '함께 놀자'는대시를 거절하거나스테이지에서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춤을 추고,그 모습을 보;
리뷰제목
요즘 한창 인스타그램 에서는 '아씨두리안' 이라는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중 한 장면을 담은 영상과 댓글이
하나의 밈처럼 유행하며 번지고 있다.

드라마에서 칠순의 나이를 가진 배우가
마치 20대를 연상시키듯 화려한 스팽글 의상에
검은 단발머리를 하고 등장해서는,
클럽에서 새초롬한 표정으로 '함께 놀자'는
대시를 거절하거나
스테이지에서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춤을 추고,
그 모습을 보는 한 젊은 남자는 반한 듯 보이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두고 '진짜 웃기다'면서
작가에게 배우들이 뭔가 약점을 제대로 잡혔냐는
우스갯 소리를 하는 사람도,
혹은 저 나이든 배우 입장에서는 주목받는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싫지는 않았을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누군가는 작가가 연하 남자에게 한 맺혔나고도 했고.

뭔가 기괴한 듯한 이 장면을 보고는 물론 당황스러웠지만,
이 밈으로, 극중 54년생으로 우리 엄마 또래의
(실은 우리 엄마보다 젊은 편이지만
극중 성형수술로 엄청난 동안으로 나온다)
여성에게 대중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화 된
'노인'의 이미지를 새삼스럽게 알게 된 순간 이기도 했다.

'60대는 노인인가?'라는 질문을 각 세대에 한다면
연령대에 따라 각기 다른 답이 나올 것 같다.

나 역시 어릴 때만 해도 60대라 하면
'환갑, 만수무강, 어르신' 같은 이미지 때문에
'60대는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지금의 내 부모님을 떠올리면
60대 중반인 그들은 내 '엄마아빠'일 뿐
누군가에게 아직 노인이라 칭할 정도는 아닌 것만 같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손주를 두고 있어
실제로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호칭을 듣지만 말이다.

엄마 아빠 스스로도 아직은 '노인'이라는
자각이 없는 편이기도 한데,
흰 머리가 자라면 부지런히 새치 염색을 하고
간혹 버스나 지하철에서 누군가 자리 양보라도 할라 치면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하며
때로는 당신보다 나이가 더 나이많은 70대 어르신이
'또래'로 보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기도 한
에피소드만 봐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우리 엄마 아빠는 친구들의 엄마 아빠 보다
훨씬 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도 길에서 마주친 수많은 가족들 중
우리 또래의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여지없이
엄마 아빠보다 연배가 있었는데
시간이 어느덧 흘러 언니가 40대,
우리가 30대가 되고보니 항상 쌩쌩한 것만 같던
우리 엄마 아빠에게도 어느덧 '노화'가 찾아온
순간들을 마주하게 되면서

이 애매한 '초보 노인 입문기'의 부모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또 노년의 문턱 앞에 어떤 기분이자,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싶어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아직은 나라에서 말하는 '노인'의 범주에 들어가지도,
스스로 늙었다는 자각이 없는 준비없는 실버기에 접어든
60대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면서
마치 '사춘기'를 겪듯 '노인'임을 받아들이는 과정 역시
나이를 먹은 어른이라고 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아니구나 라는 걸
새삼 알 게 되었다.

우리네 조부모님의 시대에만 해도 먹고 살기가 바쁘고
사회생활이 경제활동을 하는 남성 위주로 국한되어,
가정에서의 아이를 육아하고 키워내
그들이 성인으로 자라고 나면
내가 '노인'이 된다는 자각이 자연스레 있었다면,
여전히 활발한 사회활동과 경제활동
그리고 변해가는 분위기 속에 요즘은 나이만으로
나의 '노화'를 인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다 싶다.

엄마 아빠에게도 자주 "내년이면 국가가 인증하는
노인이니까 무리하지 말고 몸을 사려야 해."
같은 잔소리를 하는 편이었는데,
당신들의 마음이 아직 준비 되지 않았음에도
내 기준과 입장으로만 생각해서 엄마 아빠를
'노인'이라는 테두리로 밀어넣었던 건 아닌지
반성의 마음이 들기도 했다.

누구나 늙고, 노인이 된다.
하지만 그 시기와 시점이 모두에게 똑같은
어떤 정의와 기준점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노인'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까지
사회적으로, 또 가정에서도
재촉하기 보다는 입문기의 초보 노인들이
스스로의 노년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백세시대에 이제 겨우 절반의 반환점을 조금 지나
아직 달려갈 길이 많이 남았는데,
당신의 인생은 이제 막바지 입니다 라고
누가 임의로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인생의 매 시기, 가정과 사회에서 새로이 주어지는
역할과 기대하는 모습을 만족시키려면
누구든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우리가 미숙한 어린이, 청소년기를 지나
어설픈 어른에서 오롯이 홀로 설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랐듯,

어른에서 노인으로 건너가는 시기의
망설임과 두려움, 갈등도 당연한 것이기에
이해할 수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 아빠가 스스로 '우린 늙었어. 우린 이제 노인이야'
라고 얘기하기 전까지 그들의 실버 입문기를
말없이 지켜보고 응원해줘야 겠다는
작은 응원과 반성의 마음이 든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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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는 우리는 각각 자신의 재능대로, 자신의 기질대로 열심히 삶을 견뎌 내는 중이었다. 어떻게 견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놀든 일하든 배우든 실패하든 모든 삶은 그 자체로 소중하지 않은가. (195페이지)   누군가가 나에게 나이를 물어보면,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아서 당황스럽다. 내 나이를, 내가 모른다. 금방 계산이 안 된다. 그래서 태어난 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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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는 우리는 각각 자신의 재능대로, 자신의 기질대로 열심히 삶을 견뎌 내는 중이었다. 어떻게 견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놀든 일하든 배우든 실패하든 모든 삶은 그 자체로 소중하지 않은가. (195페이지)

 

누군가가 나에게 나이를 물어보면,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아서 당황스럽다. 내 나이를, 내가 모른다. 금방 계산이 안 된다. 그래서 태어난 해를 말한다. 몇 년생이요. 그때마다 화들짝 놀란다. 내가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 높게만 보였던 엄마의 나이를 훌쩍 넘어 벌써 이 나이라고? , 많이 늙었구나. 나보다 더 나이를 드신 분이 들으면 뭐라고 한마디 할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어쩌나, 내 마음이 그런 것을. 나의 늙음을 더 확실하게 실감할 때는 주변의 아이들이 커갈 때다. 겨우 걸음 떼고 말을 할 줄 알면서 어린이집 다닐 때가 엊그제인데, 금방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오랜만에 만나니 훌쩍 커버린 아이가 놀랍기만 했다. 이제는 그 아이가 수능시험을 준비한다고 할 때 놀란 건 말할 것도 없고. 이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면서 수시로 놀라다가, 그때마다 내 나이를 한 번씩 생각한다. 벌써 내 나이가 이렇게 되었구나 하는.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아직도, 늙지 않았는걸.

 

이 책을 읽다가 보니 아직은이라는 마음이 자꾸만 짙어진다. 나이 들어간다는 걸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60세가 넘었으니 노인이라는 영역 안에 들어가는 건 당연할 걸까? 글쎄, 당연한지는 모르겠지만, 저자 역시 처음에는 너무 이상했다고 한다. 여전히 젊은 채로 늙음을 맞닥뜨린 것이 당황스러웠겠지. 특히나 노인이 모인 주거공간에 속하게 되니 더 어색하기만 했을지도 모른다. 퇴직하고, 더는 도시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지자 주택을 동경하다 실행에 옮겼는데, 그마저도 완벽한 선택은 아니었나 보다. 몇 달 만에 다시 주거지를 옮기며 선택한 곳이 실버아파트다. 이 아파트의 입주 조건은 딱 하나. 60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다는 것.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어차피 노인의 삶으로 진입하는 나이이니 뭐 얼마나 다를까 싶었다. 삼시 세끼 음식이 제공되고, 대형 병원으로 이어지는 전용 통로가 있다. 단지 내 사우나와 헬스장부터 바둑, 탁구, 기타 같은 취미 활동까지 가능하니, 노인에게 이보다 더 좋은 시설이 있을까 하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걸, 저자가 들려주는 실버아파트의 일상으로 알게 됐다.

 

물리적인 나이가 말하는 노인과 자기가 부딪치는 노인의 마음은 달랐다. 입주민의 평균 연령이 80대인 실버아파트는 노인을 위한 최적의 맞춤형 주거지였지만, 저자 스스로 아직 노인이 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 노인의 세상에 뛰어드는 게 쉽지 않았던 거다. 처음부터 이 아파트에서의 삶이 부담스러웠던 건 아니다. 저자가 이곳으로 이사하면서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직은 완전히 흡수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60세가 넘었다는 나이의 숫자와 노인이라는 자각이 별개의 문제라는 걸 인식했다. 저자는 이곳에서 초보 실버의 실체를 만나고, 생각과 실체의 차이가 크기에 오는 혼란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노년의 현실을 마주한 혼란이 저자에게 노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저자는 이곳에서 그저 나이가 표현하는 노인과 마음이 말하는 노인의 차이만 발견한 것은 아니다. 실버아파트의 노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우연히 만나는 이웃과 대화하고, 뒷산을 오르면 산책하면서 비슷한 듯 다른 노인의 삶을 본다. 이웃에게 먼저 살갑게 다가오는 할머니, 현관문에 채소가 든 봉지를 걸어놓는 이웃, 아픈 아내를 돌보며 기타를 배우겠다는 할아버지, 예쁘게 치장하고 커피를 마시러 나오는 할머니, 고운 옷에 아름다움을 뽐내는 할머니까지. 누구 한 사람 똑같은 노인이 없었다. 노인은 다 똑같다고 생각했던 마음에 경고를 들은 기분이었다. 80대로 보이는 어느 노인이 60대의 저자에게 한 말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지금이 제일 고울 때라는, 젊은 사람이 멋 좀 내고 다니라고, 이렇게 예쁠 때는 금방 지나간다고.

 

살아가는 삶의 모습과 향기는 여느 쌍과 비슷하나 한없이 조용하고 담담한 곳. 왈칵 울음을 터트릴 만큼 서러운 일도, 울화통을 건드릴 만큼 화나는 일도, 이치를 따져 가며 목청을 높일 일도, 견딜 수 없이 기쁘거나 슬픈 일도 모두 숙성되는 이곳. 늙는다는 게 이런 건가? 그러나 단순히 늙음이 답은 아니었다. 실버아파트에 살면서 만난, 기도서 여인과 비슷한 사람들이 머릿속을 스쳐 간다. 각각 다른 방식이었으니 남을 이해하고 생각하며 결구에는 사랑하는 마음마저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114페이지)

 

60대의 엄마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은 내가 50살만 됐어도.”였다. 하고 싶은 게 많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이 나이가 되니 제약이 너무 많아서 못 하고 있다고 말이다. 혹자는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 하겠지만, 분명 나이가 주는 제약이 있다는 걸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최근에 뭘 좀 배우고 있는데, 내가 이걸 배워서 어디에 써먹나 하는 생각이 멈추질 않는다. 어차피 배우려고 했으니까 시간 될 때 배우고 있는데, 이걸 다 배운 후의 일이 막막하다. 조금 더 일찍 할 걸, 내가 30대에 했어도 더 할 수 있는 게 많았을 텐데 하는 후회가 끊이질 않는다. 그래도 막상 시작했으니 끝을 보긴 해야 하는데, 불안한 마음이 항상 남아 있다. 내 마음의 나이와 공식적인 나이 사이의 차이가 점점 벌어질 때마다, 이 불안의 크기는 커질 것 같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건, 내가 늙어 가고 있다는 거다. 노인의 초입에서 낯설기만 했던 저자의 감정과 다를 바 없을 테다. 버스에서 자리 양보를 받을 수도 있고, 회복 불가능하게 머리숱이 적어지는 것도 슬프고,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의 베개 자국이 없어지는 시간이 길어지고, 병원에 갈 일은 점점 많아지고. 계속 생각해보니 노인이 되어서 좋은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노인이 되지 않을 것도 아니니, 에휴. 남편이 항상 하는 말처럼,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마음을 좀 내려놓으라고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우면 두통이 왜 생기냔 말이지.

 

마치 노인의 세계에 들어가는 예행연습을 지켜본 기분이다. 자신이 노인인지 거듭 되물으면서, ‘늙음을 마주한 이의 푸념처럼 들리지만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노인이 모여 사는 아파트의 입주민의 관찰 기록이면서, 이 세계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 준다. 평온하면서도 역동적인 노인들의 모습이 마냥 새로우면서도, 조용하고 쓸쓸하면서도 놓치지 않는 일상의 활기를 마주한다. 솔직히 이 이야기를 다 듣고도 나는 아직 적응하지 못한 노인의 모습이 있다. 갑자기 이사를 온 옆집에 불쑥 들어온다거나, 지나가는 이에게 차를 마시라고 붙잡고,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말을 반복하며 인사하는(치매 노인) 일들처럼, 많은 상황이 낯설고 두렵다. 동시에 궁금해진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그 시간의 삶을, 느리고 불편해지는 노년의 일상을, 수시로 마주하게 될 주름진 육체의 고단함을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하는 마음을 어떻게 다잡아야 할지 말이다. 그 나이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조금은 미리 엿보는 마음에, 저자의 표현대로 초보 노인의 세계에 입성하게 되는 과정이 그래도 조금은 덜 낯설고 적응하기 쉽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도 생긴다.

 

혹시나 하는, 저자의 실버아파트 경험을 어둡게만 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저자가 실버아파트를 떠난 것이, 노인의 삶에 적응하지 못한 실패를 말하는 건 아니다. ‘아직온전한 노년에 들어서진 못한 젊은 노인의 귀한 경험이라고 하는 게 맞을 듯하다.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2장이 실버아파트에서의 적응과 기록이라면, 3장은 초보 노인 저자의 솔직한 일상이 그려진다. 저자의 일상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오랫동안 유지한 지인들과의 교류, 꾸준한 취미생활로 다져져 은퇴 후에도 계속되는 활발한 외부 활동으로 일상을 유지하는 거였다. 보통 젊은 시절에 활발하게 움직이다가도 나이 들고 은퇴하면서 점점 그 활동이 줄고, 거의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일도 많은데, 외부 활동을 더 늘리지는 않더라도 기존 활동을 계속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활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다. 나이 들고 아픈 곳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아이들도 떠난 집에서 외로울 수도 있지만, 자신을 들여다보며 때로는 절망하고 위로하면서, 담담하게 죽음을 이야기할 수도 있는, 늙어 가는 그 시간이 싫지만은 않을 듯하다. 태어나서 살아가고, 또 나이 들어가는 그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우니까.

 

어쩌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상당히 괜찮은 일이었다. 죽음을 기뻐할 것까진 아니어도 슬퍼할 일도 아니라는 것. 죽음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접근해 간다는 것과, 나름 계획까지 세워 볼 수 있다는 것. 심지어 나를 죽게 하라고도 할 수 있다는 것. 물론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죽음인 것은 알지만. 하여간. (163페이지)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을 노인의 삶을 조금이나마 준비하는 마음으로 읽게 된다. 저자 역시 초보 노인으로 노인의 삶을 아직은 온전하게 적응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이 시행착오 같은 시간으로 노인의 삶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저자의 세대가 아니어도, 누구나 언젠가 만날 그 시기의 삶을 미리 엿본 시간에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노인의 시간 한가운데 있는 엄마가 생각나고, 5060대의 시간으로 들어갈 우리 부부에게 무슨 준비가 필요할지 고민하게 된다. 한 개인의 사소한 기록이라고 하기에는 의미가 크다. 보고 듣는 게 많았고, 주변의 비슷한 상황을 떠올리며 가까운 가족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무엇보다 계속해서 늙어 갈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무엇이든, 덜 외롭고 덜 아프게, 일상의 존재감이 무너지지 않게, 자연스러운 흐름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게 말이다.

 

#초보노인입니다 #고독사워크숍 #늙는다는건우주의일 #나는죽을때까지재미있게살고싶다

#나이듦의신세계 #노인의삶 #노년적응기 ##책추천 #문학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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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친정엄마 선물로 샀어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n****o | 2023.10.03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병원에 입원해 계신 친정엄마 면회갈 때 선물로 사갔어요.  멀리 있는 병원이라 가는 길에 저도 절반 정도 책을 읽었는데 젊은 노년의 저자가 더 나이 든 노년의 이웃들을 관찰자 시점에서 쓴 글이 잔잔한 감동을 주었어요.  에피소드처럼 짧게 되어 있어 쉽게 잘 읽혀졌고 다른 책들보다 글자 크기도 커서 좋았고요. 또 책의 하단 페이지 번호 부분도 예쁜 일러스트로 처;
리뷰제목

병원에 입원해 계신 친정엄마 면회갈 때 선물로 사갔어요. 

멀리 있는 병원이라 가는 길에 저도 절반 정도 책을 읽었는데

젊은 노년의 저자가 더 나이 든 노년의 이웃들을 관찰자 시점에서 쓴 글이 잔잔한 감동을 주었어요. 

에피소드처럼 짧게 되어 있어 쉽게 잘 읽혀졌고

다른 책들보다 글자 크기도 커서 좋았고요.

또 책의 하단 페이지 번호 부분도 예쁜 일러스트로 처리되어 있어 디자인에도 별점 주고 싶네요. 

예비 노인인 제가 봐도 70대인 저희 엄마가 봐도 좋은 내용입니다. 

부모님 선물로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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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6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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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미래의 나를 위해 구매하게 된책, 오늘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소중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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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j********9 | 2023.11.15
구매 평점5점
주인공과 공감할수 있었고 나도 저런데 하는 순간이 너무나 많은 초보 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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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15
구매 평점5점
부모님께 선물하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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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쓥* |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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