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4년 05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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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1쪽 | 248g | 132*225*20mm |
ISBN13 | 9788937461033 |
ISBN10 | 893746103X |
발행일 | 2004년 05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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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1쪽 | 248g | 132*225*20mm |
ISBN13 | 9788937461033 |
ISBN10 | 893746103X |
인간 실격 서문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 직소 작품 해설 / 김춘미 작가 연보 |
인간 실격 리뷰 입니다. 다자이 오사무 저자의 인간실격. 살면서 한번 쯤은 꼭 읽어보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책이 그렇게 두꺼운것도 아닌데 많은 여운이 남게 되네요. 책도 길지 않으니 꼭 한번쯤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부끄러운 삶을 살았습니다"라는 명대사도 이 책을 통해 읽게 되니 재미있더군요 ㅎㅎ
책 치고는 얇지만 많이 비싸지도 않고 여운을 남게해주는 작품이기에 추천드립니다.
믿음사 세계문학전집 103『인간 실격』에는「인간 실격」과「직소(直訴)」가 수록되어 있다.「인간 실격」은 서문,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로 구성되어 있고,「직소(直訴)」는 여러 요소 없이 가롯 유다가 쉬지 않고 떠들어댄다.(이를 요설체라고 한다)
「인간 실격」서문에 등장하는 화자는 “그 사나이의 사진을 석 장 본적이 있다.”(p. 9 「인간 실격」) 유년 시절, 고교 시절인지 대학 시절, 그리고 나이를 짐작할 수도 없을 정도의 시절. 아이였을 때는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웃으려고 했던 그 사나이 - 요조는 머리가 희끗희끗해질 정도의 나이가 되자 웃지 않는다. 수기에서 요조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첫 번째 수기를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p. 13 「인간 실격」)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이런 일상을 보낸다는 뜻일 듯.
생각하면 할수록 사람이란 것이 알 수가 없어졌고, 저 혼자 별난 놈인 것 같은 불안과 공포가 엄습할 뿐이었습니다. 저는 이웃 사람하고 거의 대화를 못 나눕니다. 무엇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몰랐던 것입니다. (p. 17 「인간 실격」)
요조는 ‘익살’로 연막을 치며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간파당하고는 “그때부터 계속된 나날의 불안과 공포.”(p. 32 「인간 실격」) 하느님 같은 존재가 곁에 있었다면 불안과 공포가 조금은 잦아들었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저는 하느님조차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믿지 못하고 하느님의 벌만을 믿었던 것입니다. 신앙, 그것은 단지 하느님의 채찍을 받기 위해 고개를 떨구고 심판대로 향하는 일로 느껴졌습니다. 지옥은 믿을 수 있었지만 천국의 존재는 아무래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p. 90 「인간 실격」)
결국 요조는 자신을 ‘인간 실격’이라고 규정하고 만다. 인간이 아니라고 인정하고 나니 그의 곁에 끈질기게 달라붙고 있던 불행도 사라진 모양이다. 그는 수기를 다음과 같이 마무리한다.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제가 지금까지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의 세계에서 단 한 가지 진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모든 것은 그저 지나갈 뿐입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되었습니다. 백발이 눈에 띄게 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흔 살 이상으로 봅니다. (p. 133~ 134「인간 실격」)
그렇게 “하느님 같이 착한 아이였”던 요조의 삶이 지나가는 듯.(p. 138「인간 실격」)
「인간 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말기,「직소(直訴)」는 중기에 쓰인 작품이라고 한다.「직소(直訴)」를 지나「인간 실격」으로 갔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직소(直訴)」에서는 ‘인간’ 유다의 심리를 어떻게든 예리하게 파악하려고 했던 노력이 엿보인다. 마치 요조가 사람에 대해 알려고 했던 것처럼. 모든 것이 지나갈 뿐이라는 것을 어느 누가 모를까. 그저 잘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아등바등한 것은 아닌지. 어떤 순간 그 모습이 못 견디게 부끄럽기도 하고. 옮긴이 김춘미의 의견을 들어 보자.
인간성이 상실된 현대 사회가 멸망해 가는 도정에 있음을 이 작품만큼 명백하게 제시해 보인 작품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자성 없는 사회는 결국 소돔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조의 고뇌를 인정할지 하지 않을지가 다자이를 받아들일지 부정할지를 가름하는 기분이 될 것이다. (p. 186 「작품 해설」)
다자이 오사무의 책들이 쉼 없이 읽히는 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그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지나가는 시점에 이 책을 만나 이런저런 생각이 스쳤다. 2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붙잡고 있었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고. 요조의 고뇌가 너무 무거워 때로 왈칵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했다. 이 또한 지나간다는 사실에 행복하기도 불행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