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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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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9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88g | 140*210*18mm
ISBN13 9788998400323
ISBN10 89984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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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백정국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19세기 미국 소설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잠시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후 도미하여 럿거스대학교(캠던)에서 16, 17세기 영문학 공부로 두 번째 석사 학위, 캘리포니아대학교(데이비스)에서 『셰익스피어의 이방인, 저항, 그리고 국가권력』이란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숭실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르네상스영문학, 셰익스피어, 문학비평 등의 강의를 맡고 있으며 수년간 ‘호박흔들기’라는 독서토론 모임을 이끌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용병 이야기로서의 『오셀로』」, 「“하얀 바퀴벌레”: 어두운 크리올의 그림자」, 「조지 허버트의 ‘기도’ 혹은 ‘기도하는 사람’」 등이 있으며, 역서로 『톨스토이가 싫어한 셰익스피어』가 있다. 오랫동안 월간 『우리詩』에 영시 관련 칼럼을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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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셀러스: 조용, 그만. 저거야, 그게 또 나타났어.
바나도: 저번처럼 돌아가신 선왕과 똑같은 모습이야.
마셀러스: 자네가 배운 사람이니 말을 붙여 봐, 호레이쇼.
바나도: 선왕같이 생기지 않았어? 똑똑히 봐.
호레이쇼: 빼다 박았군. 무섭고 놀라워서 오금이 저려.
바나도: 말해 주길 기다리나 봐.
마셀러스: 뭐라고 해 봐, 호레이쇼.
호레이쇼: 네 정체가 뭐길래 이 야심한 시간을 찬탈하는가?
땅에 묻힌 덴마크 왕이 일찍이 행군할 때처럼
늠름하고 보무당당한 모습으로.
하늘에 맹세코 명하노니 대답하라.
---제1막 제1장

햄릿: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
변덕스런 운명이 쏘아 대는 돌덩이와 화살을
맞아야 하나, 아니면 고난의 파도에 맞서
무기를 들고 대항하다 끝장을 내야 하나.
어느 쪽이 더 고결한가. 죽는 건―잠드는 것,
그뿐이다. 잠 한숨으로 육신이 상속받은
고뇌와 피할 길 없는 수천 가지의 불화를
마감한다 한다면, 그건 애써 간구해야 할
귀결이다. 죽는 건, 잠드는 것.잠들면, 아마도 꿈을 꾸겠지―아, 거슬린다.
이 뒤엉킨 삶의 허물을 떨쳐 냈을 때
죽음이란 잠 속으로 어떤 꿈이 찾아올지
생각하니 멈출 수밖에 없다―불행한 삶일망정
그토록 질질 끄는 것도 그러한 까닭이다.
---제3막 제1장

오필리아: 오래전부터 돌려 드린다 하면서도
그러지 못한 정표들이 있습니다.
받아 주세요.
햄릿: 아니요, 못 받겠소.
아무것도 준 것이 없으니까.
오필리아: 주셨다는 건 왕자님이 잘 아십니다.
감미로운 숨결로 지은 말로 그 정표들을
더 값지게 만드셨지요. 이젠 향기를 잃었으니
도로 가져가세요. 준 사람이 매정하게 변하면
값진 선물도 고귀한 마음에겐 초라해집니다.
여기 있어요.
햄릿: 하, 하! 그대는 순결하오?
오필리아: 뭐라고요?
햄릿: 그대는 아름답소?
오필리아: 무슨 말씀이신지?
햄릿: 그대가 순결하고 아름답다면 그대의 순결함이
그대의 아름다움에게 말을 걸게 해선 안 되오.
오필리아: 아름다움에게 순결함보다 더 훌륭한 거래 상대가
있을까요?
---제3막 제1장

셰익스피어의 전기를 쓴다는 것은 뼈 몇 조각을 아교로 붙여 공룡을 복원하는 일과 같다고 마크 트웨인은 꼬집었다. 확증할 수 있는 사실들이 드물기 짝이 없어 적잖은 부분을 추측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 셰익스피어와 관련해 남아 있는 기록과 기억의 파편들을 더듬어 살펴보면, 보르헤스의 낭만적인 상상과는 달리, 세상의 흐름에 민감하고, 권력의 속성을 알고, 사업 수완이 뛰어나고, 성공에 대한 야심이 충만하고,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하고, 재능과 능력을 발휘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민첩한 사나이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대문호의 삶에서 기대하는 어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 같은 것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면 이것이 셰익스피어를 가장 잘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pp.278~279 ‘해제’

광기와 유령은 『햄릿』이란 피륙에 씨줄과 날줄이 되면서 햄릿을 소위 근대적인 인물의 전형으로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 대략 『햄릿』을 기점으로 셰익스피어의 등장인물들은 두드러지게 내향적인 경향을 보이기 시작한다. 일부 학자들은 셰익스피어의 아들 햄닛의 죽음이 그 기폭제가 되었을 거라고 추정한다. 스스로 비극 속에서 많은 죽음을 만들어 냈고, 전쟁과 기근과 전염병으로 죽어 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지만 그것은 전부 남의 이야기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아들의 죽음은 달랐다. 그 죽음은 셰익스피어로 하여금 인간의 실존적 한계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동시
대에 햄릿(Hamlet)과 햄닛(Hamnet)이 서로 교차해서 쓰이던 거의 동일한 이름이었다는 사실은 이런 추정에 신빙성을 더한다.
---p.310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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