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5년 12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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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752쪽 | 950g | 148*210*40mm |
ISBN13 | 9788970127248 |
ISBN10 | 8970127240 |
발행일 | 2005년 12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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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752쪽 | 950g | 148*210*40mm |
ISBN13 | 9788970127248 |
ISBN10 | 8970127240 |
친애하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드리는 편지 - 제레드 다이아몬드 증보판에 부쳐 - 임홍빈 [문학사상] 편집 고문 추천의 글 - 이현복 서울대 언어학과 명예 교수 옮긴이의 글 - 김진준(번역 문학가) 프롤로그/ 현대 세계와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푼다 제1부 인간 사회의 다양한 운명의 갈림길 제1장 문명이 싹트기 직전의 세계 상황 제2장 환경 차이가 다양화를 빚어 낸 모델 폴리네시아 제3장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힘의 원천 제2부 식량 생산의 기원과 문명의 교차로 제4장 식량 생산의 기원 제5장 인류 역사가 갈라놓은 유산자와 무산자 제6장 식량 생산민과 수렵 채집민의 경쟁력 차이 제7장 야생 먹거리의 작물화 제8장 작물화하는 데 적합한 식물의 식별과 성패의 원인 제9장 선택된 가속화와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 제10장 대륙의 축으로 돈 역사의 수레바퀴 제3부 지배하는 문명, 지배받는 문명 제11장 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 준 사악한 선물 제12장 식량 생산 창시와 문자 고안과의 밀접한 연관 제13장 발명은 필요의 어머니 제14장 평등주의부터 도둑 정치까지 제4부 인류사의 발전적 연구 과제와 방향 제15장 대륙간 불균형 이론과 원주민들이 낙후된 원인 제16장 동아시아의 운명과 중국 문화의 확산 제17장 동아시아와 태평양 민족의 충돌 제18장 남북아메리카가 유라시아보다 낙후됐던 원인 제19장 아프리카는 왜 흑인의 천지가 됐는가 에필로그/ 과학으로서의 인류사의 미래 특별 증보면 추가 논문/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 2003 후기/ 『총, 균, 쇠』 그 후의 이야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
무슨 책을 읽어주느니, 대학도서관 대출 1위니 이런 소리를 자주 들었다.
오래 전 몇 장 읽었던 것을 떠올리며 한국어본을 본다.
0.1. 저자는 제국주의자다. 여전히 개독이전(BC)을 고집스럽게 쓰는 것이 그 증거다. 요즘은 그게 그거라고 하지만 공원(CE)을 쓰는 것이 표준이다.
0.2. 출판사에 말한다. 제발 <추가논문 ?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 이런 것 싣지 마라. 누가 보면 개정판 원서에 있는 줄 안다. 제발 80년대식으로 책만들지 마라. 영문판 어디에도 저런 논문 없다. 그저 한국에서만 아우성질이다. 저걸 저자가 허락해줬다면 그놈도 사악한 놈이다. 학문활동은 정직하고 당당해야 한다. 최소 일본어판에 추가하면 그 진정을 리해하겠다.
(번역문, 원문, 졸문 순으로 나열한다.)
1. 문맹상태의 농경상태 (only nonliterate farming societies)
- <문맹의> 라는 형용사는 illiterate 또는 unlettered. 원문에 있는 단어[nonliterate]는 문맹이 아니라 비문자 상태를 지칭한다.
2. 그 원인은 여전히 불투명하며 논쟁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the reasons for them remain uncertain and controversial.)
- 불투명이 아니라 <불확실>이다. 조선어에서 투명은 색깔이나 도덕성을 가리킬 때 주로 사용한다. 왜 우주는 팽창한가? 그 답은 불확실하다 또는 불분명하다고 하지, 불투명하다고는 하지 않는다.
3. 그러한 격차 (those differences)
- 디퍼런쓰는 격차가 아니라 차이 또는 다름이다.
4. 지역 격차의 기원에 대한 불투명한 의문은 이미 25년 전에 한 인간의 소박한 모습으로 처음 내 앞에 나타났다.
(This puzzling question of their origins was posed to me 25 years ago in a simple, personal form)
- 차이의 기원에 대한 이런 어리둥절한 의문은 25년 전 내게 단순하고 개인적인 형태로 제기되었다.
1) 역자는 다시 그 기원(their origins)에서 데어를 격차로 번역했지만, 그저 차이일 뿐이다.
2) 또한 여기서 씸플을 소박하다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5. 1972년 7월에 내가 열대의 섬 뉴기니의 해변을 거닐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생태학자인 나는 지금도 그곳에서 조류의 진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In July 1972 I was walking along a beach on the tropical island of New Guinea, where as a biologist I study bird evolution.)
- <생물학자>가 옳다. 생태학자는 ecologist.
6. 나는 그곳의 남다른 정치가로 알려진 얄리에 대한 이야기를 진작부터 듣고 있었는데, 때마침 그가 그 부근을 지나가는 중이었다.
(I had already heard about a remarkable local politician named Yali, who was touring the district then.)
- 난 얄리라고 하는 주목할 만한 현지 정치인에 대해 들었는데, 그가 그때 그 현을 순회하고 있었다. 현(district)는 도(province)아래에 있는 행정구획명칭이다.
7. 얄리는 카리스마와 같은 힘이 있다는 것을 나는 느꼈다.
(Yali radiated charisma and energy.)
- 얄리는 카리스마와 에너지를 뿜었다.
8. 지금은 얄리의 나라가 파푸아뉴기니라고 불리지만, 그 당시는 국제연합의 위임을 받은 오스트레일리아가 통치하던 시기여서 독립의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고 있었다.
(Papua New Guinea, as Yali’s nation is now called, was at that time still administered by Australia as a mandate of the United Nations, but independence was in the air.)
- 얄리의 나라로 현재 이름인 파푸아뉴기니는, 당시엔 국제연합의 위임으로 여전히 오스트레일리아가 통치했지만, 독립의 기운이 돌고 있었다.
1) 오스트레일리아가 통치하면 독립의 분위기가 무르익는가? 호주가 위임통치[국제법적 명칭은 련합국신탁통치령(United Nations Trusteeship)]하면 독립을 그냥 시켜주는가
9. 다시 말해서, 유럽에서는 이미 수천 년 전 금속기에 자리를 내어준 석기를 그들은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으며, 마을에는 중앙집권적 정치체제조차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That is, they still used stone tools similar to those superseded in Europe by metal tools thousands of years ago, and they dwelt in villages not organized under any centralized political authority.)
- 다시 말해, 그들은 유럽에서 수천년 전에 금속기로 대체된 것들과 유사한 석기를 여전히 사용했으며, 어떤 집권화된 정치권력으로도 조직되지 않은 마을에 살고 있었다.
1) 완전한 오역이고 비문이다.
2) 살다(dwell)의 주어는 어디 있는가
3)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의 주어는
10. 이름을 빨지말고 실체를 보라. 요즘 몇 권의 번역서 몇몇 쪽을 살펴봤다. 중고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대학이야 학력고사나 수능점수로 가지만 거기까지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어떻게 읽을까? 사람마다 어떤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지는 개인적 맥락과 상황, 독서 이유 등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나는 총균쇠가 학술서의 성격을 지닌 대중서로서 과학적 사고에 기반한 인과관계 추론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총균쇠를 통해 학계의 연구자 집단이 어떻게 사고하는지 알아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핵심 문제인 글로벌 불평등은 왜 북반구에 부유한 국가가 집중되어 있고, 남반구의 나라들은 주로 가난한지에 대해 다루는 개념이다. 총, 균, 쇠는 이러한 글로벌 불평등이 왜 지속되는지 묻고 그것에 답변하는 책이다.
학술적인 글들을 이해할 때가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고 그것을 어떻게 입증하고 정당화했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정확히 총균쇠는, 학술서의 성격보다는 학술적 연구결과물을 풀어쓴 대중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
저자의 주장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것이 기존의 관점과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는 것이다. 부연하면, 학술적 지식의 발전은 새로운 발견과 주장에 의해 만들어진다. 학술연구에서 새로운 발견은 기존의 지식을 연장 및 확장하거나, 기존의 지식을 반박하는 것이다. 총균쇠에서 저자는 기존의 지식이(인종적 특성에 따른 북반구와 남반구의 불평등)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명제를 제시한다. 저자는 글로벌 불평등의 원인에 대해, 인종적 특성이 아니라 지리적 유산 같은 환경적 요인으로 불평등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방대한 역사적 기록을 동원한다. 하지만 역사적 자료가 주어졌다고 인과관계가 무엇인지 알기는 어렵다. n개의 사건들을 시간적으로 나열해보자(Xt1, Xt2, Xt3.... Xtn). 과거에 먼저 발생한 사건이라고 모두 인과관계라 할 수 없다. 대개, 어떤 요인은 영향이 거의 없고, 특정 요인은 약간 중요하고, 또다른 요인은 매우 중요하다.
자세히 설명하면, 인과관계는 변수 x가 변수 y의 결과에 순수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z 같은 다른 교란요인(confounder)들이 무수히 많이 개입하기 떄문에 순수한 x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이는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만약 자연과학의 통상적인 검증절차를 따른다면, 최대한 유사한 조건을 지닌 집단에서 집단 a(처치집단)와 집단 b(통제집단)를 구분하고, 처치집단과 통제집단의 결과값의 차이가 처치 이후 유의하게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과학, 역사학 연구자들은 실험을 하기 매우 어려운 조건에 있다. 심리학, 행동경제학 등 일부 사회과학 분과학문에서 실험이 진행되기도 하고 그것이 사회과학 지식에 기여해온 부분도 매우 크다. 하지만 사회과학에서는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지식 또한 분명한 한계가 있는데, 실험실이 통제된 진공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는 진공상태가 아니며 무수히 많은 요인들이 개입한다. 따라서 실험실의 실험도 재현가능성(reproduciblility)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역사적 인과관계 문제는 상황이 더욱 복잡해진다. 이미 지나간 과거를 실험으로 되돌릴 수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인과추론을 포기해야하는걸까? 저자는 인과추론의 문제를 '자연실험'이라는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자연실험은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비교적 자세히 소개되기도 하며, 다이아몬드가 제임스 로빈슨과 공동편집한 <역사학, 사회과학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편서에서 더 자세히 다룬다).
자연실험은 역사적 맥락에서 유사한 조건에 있었지만, 다른 결과로 분화한 사례를 발굴하여 y에 진정으로 영향을 끼치는 x를 발굴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실험과 아이디어는 유사하다. 다만 실험실의 처치집단과 통제집단을 이미 벌어진 역사적 현상에서 서로 유사한 조건에 있었지만 처치 이후 다르게 변화한 사례를 찾는다. 그리고 처치가 무엇이었는지 발견한다.
저자가 폴리네시아 군도를 소개한 것은 인상적이다. 폴리네시아 군도는 여러 섬이 하나의 군도로 밀집해있어 거주자들의 특성이 유사하지만, 섬별로 서로 기후, 지반 특성, 거주 동식물의 차이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폴리네시아 군도에서 발전과 저발전은 상이하게 일어난 점에서 훌륭한 자연 실험실이다.
군도의 인종적 특성이 유사하게 분포가 되어있는데도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은 인종적 특성은 인과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인종적 특성이 매우 유사한 조건에서 기후, 지반특성, 동식물 등 환경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벌어졌으면 환경적 차이가 발전, 저발전 여부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폴리네시아 군도는 불평등 문제에서 인종적 차이가 중요하다는 명제를 반박하고, 지리, 환경 특성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이다. 당연히 사례 하나로 설명하는 건 아니고, 저자는 이러한 사례를 기원전부터 방대하게 다루며 자신의 주장을 입증했다. 따라서 북반구가 부유한 것은 인종적 특성의 부유함에 대한 영향은 허위관계에 불과하고(상관관계는 있으나 인과관계는 아니라는 말로도 표현 가능하다), 환경적 특질(기후, 지리, 동식물 특성)이 순수한 인과적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총균쇠에 소개된 질적비교방법으로도 가능하다. 질적방법이 부족해 보이면, Large-N을 수집하여 도구변수, 이중차분법, 회귀불연속모형 등 계량모형으로도 검증이 가능하다. 방법론적으로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어느 것이 우월하다기보다 자신의 설명을 입증하는데 적합한지가 여부가 중요할 것이다.
물론 저자의 주장이 얼마나 신뢰할만하고 타당한지는 지리학, 역사학, 진화생물학 등 저자가 발을 담그고 있는 학술장의 동료들이 주장 및 자료제시에 달려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기존 명제에 도전하여 새로운 주장을 제시하고, 그것을 입증하는 방식은 과학적 사고의 전형 중 하나를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총균쇠를 읽는 방법 중 하나는 과학적 사고의 기반인 인과추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파악하는 것도 하나의 길일 것이다. 사람마다 읽는 방식이 다를텐데 나는 인과추론을 어떻게할지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방식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