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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 뮤지컬〈벽을 뚫는 남자〉 원작소설

리뷰 총점8.7 리뷰 91건 | 판매지수 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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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소설 top100 2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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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2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99쪽 | 375g | 160*198*20mm
ISBN13 9788982814877
ISBN10 898281487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마르셀 에메는 1900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작가이다. 1백여편의 단편소설과 콩트를 쓴 그의 단편소설 다섯 편을 한 권으로 묶었다.

표제작인 『벽을 드나드는 남자』는 어느날 벽을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한 한 남자의 얘기다. '갑상선 협부 상피의 나선형 경화'로 인해 이런 증상이 생긴다는 진찰을 받은 이 남자는 '쌀가루와 켄타우루스 호르몬의 혼합물인 4가 피레트 분 정제'를 처방받는다. 이 정제를 감기약과 혼동하여 삼키기 전까지, 이 남자가 벌인 절도, 탈옥은 반사회적인 조롱과 위트로 가득하다.

효율적인 식량 소비를 위해 생존시간을 제한한다는 기발한 발상을 담은 『생존 시간 카드』, 아들의 숙제를 대신하는 아버지를 통해 지식인의 허상을 꼬집은 『속담』 등 짧은 단편들엔 가볍지 않은 재치가 가득하다.

단편소설의 나머지 부분은 결말을 향한 예비작업일 수도 있다. 이 다섯 편의 소설에서 결말은 늘 의외다. 조급해 할 것은 없다. 첫문장에서 마지막 문장까지 길어야 40페이지이니까 말이다.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마르셀 에메(Marcel Ayme)
20세기를 대표하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 마르셀 에메는 1902년 프랑스 주아니에서 태어났다. 1929년 『허기진 자들의 식탁』으로 르노도 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름 없는 거리』(1930)로 민중문학상을 수상했고, 『초록빛 암말』(1933) 『술래잡기 이야기』(1934), 『트라블랭그』(1941),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1943) 등의 걸작을 남겼으며 영화와 희곡에도 전념했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저널리스트로서 유명 일간지와 주간지에 정기적으로 시평(時評)을 기고했던 그는 1967년 10월 14일에 몽마르트르의 생 뱅상이라는 작은 묘지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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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는 여전히 돌과 한몸이 된 채 그 담 속에 있다. 파리의 소음이 잦아드는 야심한 시각에 노르뱅 거리를 내려가는 사람들은 무덤 저편에서 들려오는 듯한 희미한 소리를 듣게 된다. 그들은 그것을 몽마르트르 언덕의 네거리를 스치는 바람의 탄식으로 여기지만, 사실 그것은 '늑대인간' 뒤티유욀이 찬란한 행로의 종말과 너무도 짧게 끝아버린 사랑을 한탄하는 소리다.
--- p.35
이건 비열하고 부당한 처사이며 극악무도한 살인행위이다! 문제의 법령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그런데, 쓸모없는 사람들, 곧 '부양을 받고 있을 뿐 그것의 실질적인 대가를 전혀 치르지 않는 소비자들'의 무리에 놀랍게도 예술가와 작가가 포함된다고 하지 않는가! 어쩔 수 없이 사정 때문에 화가나 조각가나 음악가에게 그 조치가 적용되는 것은 이해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작가에게마저 그것이 적용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것은 분명 자가당착과 양식에서 벗어난 판단착오가 빚어낸 일이었다. 이는 우리 시대의 다시 없는 수치로 남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작가의 유용성이란 증명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특히 나 같은 작가의 유용성은 아주 겸손하게 말해서 증명하고 자시고 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나에게는 한 달에 겨우 보름간의 생존만 허용되리라고 한다.
--- pp.40-42
사람들에게 6월35일에 관해서 이야기 했더니 내말을 도통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의 기억 속에는 그 닷새의 흔적이 전혀 없다. 다행히 나처럼 불법적으로 삶을 연장했던 사람들을 몇 명 만나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다. 참으로 기이한 대화였다. 내가 느끼기엔 어제가 6월35일인데 다른 사람들은 어제를 32일이나 43일로 생각하고 있었다. 6월66일까지 살았다는 사람을 식당에서 만나기도 했다.
--- p.69
말리코른이 스스로를 변호하기 시작했다.
"하느님, 제가 상소를 한 사정을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성 베드로는 제가 집달리의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홀어미와 그 자녀가 눈물을 흘린 것을 다 제 탓으로 돌리고 있스비다. 그래서 그 뜨거운 눈물을 제 영벌의 도구로 삼겠다는 것이이죠. 이건 부당합니다."
하느님은 엄한 표정으로 성 베드로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물론 그렇다. 가난한 사람들의 동산을 압류하는 집달리는 인간이 만든 법률의 도구일 뿐, 그 법률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마음 속으로 법률의 희생자들을 불쌍히 여기는 것뿐이다."
--- p. 160
뒤티유월이 자기에게 독특한 능력이 있음을 깨달은 것은 마흔세 살에 막 접어들었을 때였다. 어느날 밤 그가 자신의 독신자 아파트 현관에 있을 때 갑자기 전기가 나갔다. 그는 어둠 속에서 잠시 벽을 더듬거렸다. 전기가 다시 들어왔을 때 그는 자기가 4층의 층계참에 나와 있음을 알아차렸다. 현관문은 안으로 잠겨있었으므로 그가 문으로 나오지 않은 것은 분명했다.
--- p.16
"아니, 이 달이 31일까지 있었나?"
내가 그렇게 말하자, 수년 전부터 알고 지내온 가게 여주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신문기사의 제목으로 눈길을 돌렸다.
'처칠 수상 6월 39일에서 6월 45일 사이에 뉴욕 방문'
가게를 나와 거리를 걷다가 두 남자의 대화를 듣게 되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이런 말을 했다.
"37일엔 오를레앙에 가야 해."
--- p. 67
"레퀴예 과장, 당신은 깡패에다 상놈에다 개망나니요."
과장은 겁에 질려 입을 딱 벌린 채 한동안 그 머리에서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윽고 자리를 차고 일어나 복도로 후닥닥 뛰어나가서는 골방까지 줄달음질을 쳤다. 뒤티유욀은 차분하고 부지런한 모습으로 손에 펜을 들고 여느 때처럼 자기 자리에 앉아 있었다. 과장은 한참 그를 바라보다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몇 마디 우물거리고는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그가 자리에 앉자마자 머리가 또다시 벽에 나타났다.
"레퀴예 과장, 당신은 깡패에다 상놈에다 개망나니요."
--- p. 19
"아니, 이 달이 31일까지 있었나?"
내가 그렇게 말하자, 수년 전부터 알고 지내온 가게 여주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신문기사의 제목으로 눈길을 돌렸다.
'처칠 수상 6월 39일에서 6월 45일 사이에 뉴욕 방문'
가게를 나와 거리를 걷다가 두 남자의 대화를 듣게 되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이런 말을 했다.
"37일엔 오를레앙에 가야 해."
--- p. 67
"레퀴예 과장, 당신은 깡패에다 상놈에다 개망나니요."
과장은 겁에 질려 입을 딱 벌린 채 한동안 그 머리에서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윽고 자리를 차고 일어나 복도로 후닥닥 뛰어나가서는 골방까지 줄달음질을 쳤다. 뒤티유욀은 차분하고 부지런한 모습으로 손에 펜을 들고 여느 때처럼 자기 자리에 앉아 있었다. 과장은 한참 그를 바라보다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몇 마디 우물거리고는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그가 자리에 앉자마자 머리가 또다시 벽에 나타났다.
"레퀴예 과장, 당신은 깡패에다 상놈에다 개망나니요."
--- p.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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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학을 빛내는 희귀한 보석
마르셀 에메의 소설집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Le passe-muraille』(1943)가 이세욱씨의 번역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두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꾼’, ‘현실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의 기적적인 배합’, ‘일상적인 것의 위조’, ‘땅에 발을 굳게 디디고 있는 환상문학’, ‘역설적인 상식’, ‘기이한 것을 통해 일상적인 것을 조정하기’ 등의 이름을 달고 있는 에메의 작품들은 지혜와 도덕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라 퐁텐의 우화나 샤를 페로 동화의 맥을 잇고 있다. 초자연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 골계와 반어와 역설의 탁월한 구사, 특히 그의 상상력이 빚어내는 비현실적 효과는 소설의 배경이 되는 세계의 현실성을 견실하게 유지한다는 점에서 아주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이로운 이야기, 절묘한 반전 그리고 긴 여운……
프랑스 문학의 희귀한 보석으로 평가받고 있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 1929년 『허기진 자들의 식탁』으로 르노도 상을 수상하며 작가적 명성을 얻었다. 『초록빛 암말』 『술래잡기 이야기』 『트라블랭그』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등의 걸작을 남겼다. 익살스럽고 특이한 인물 창조, 간략하면서도 신랄한 이야기 구성, 위트와 아이러니와 역설의 효과적인 배합, 독창적인 패러디로 특유의 익살을 펼치는 유쾌한 작가 마르셀 에메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창조해냈다. 다섯 편의 대표작을 모은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편편이 무릎을 치게 만드는 절묘한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하면서 좀체 잊히지 않을 긴 여운을 선사한다. 마르셀 에메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사실주의적인 것과 환상적인 것, 진지함과 장난스러움, 순박한 시골의 정서와 세련된 도회적 감성이 병존하는 환상적이면서 철학적인 100여 편의 단편들은 오늘날까지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비범한 상상력
때로는 현실적이고 또 때로는 풍자적인 이야기들은 다채롭기 그지없다. 노련한 풍속의 관찰자인 마르셀 에메는 일상의 무게를 경감시키는 판타지의 친구다. 그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얻은 시대에 대한 통찰과 절제의 미학을 대단히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되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선, 현실의 추악함과 우스꽝스러움에 대한 절제된 풍자와 아이러니, 거기에 현실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하는 기이하고 환상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특유의 익살을 자랑한다. 동화와 기담(奇譚)의 열렬한 예찬자이기도 한 그는 동시대의 다른 작가인 베르나노스나 사르트르나 말로처럼 인간의 고뇌와 불안을 다루고 인간 조건의 부조리에 주목하지만, 그들처럼 형이상학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는 현실에 환상적인 요소를 끌어들임으로써 그런 문제 제기를 대신한다. 그런 점에서 그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나 이탈로 칼비노를 닮았다.

이야기, 긴 여운
마르셀 에메는 짧은 이야기의 거장이다. 장편소설만을 진짜 소설로 여기고 단편이나 콩트는 그저 습작이나 장편의 맹아 정도로 여기는 프랑스의 문학 풍토에서, 짧은 이야기로 독자를 확보하고 대가의 명성을 쌓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9세기에 메리메와 모파상이 있었고, 20세기 후반기를 미셸 투르니에가 대표한다면, 에메는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한다. 그는 단편소설 78편과 콩트 18편을 모두 합쳐서 1백 편에 가까운 짧은 이야기를 발표했다. 작품의 양만 놓고 보더라도, 그 분야의 다산(多産) 작가인 모파상이나 폴 모랑이나 다니엘 불랑제에 필적한다. 하지만, 마르셀 에메의 특별한 점은 그 다작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발전시킨 짧은 이야기의 미학에 있다.
--- 역자후기 중에서

회원리뷰 (91건) 리뷰 총점8.7

혜택 및 유의사항?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s*******7 | 2021.04.1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무래도 통번역대학원을 다니다 보니까 번역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이 책 번역 정말 잘 된 것 같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기도 하고. 이렇게 번역이 잘 된 책을 읽으면 이 책을 원어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마르셀 에메 책은 올해 초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작가인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기대 이상이었다. 마르셀 에메가 한 말 중에 기억이 남는 게 있다.  사람들;
리뷰제목

아무래도 통번역대학원을 다니다 보니까 번역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이 책 번역 정말 잘 된 것 같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기도 하고. 이렇게 번역이 잘 된 책을 읽으면 이 책을 원어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마르셀 에메 책은 올해 초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작가인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기대 이상이었다. 마르셀 에메가 한 말 중에 기억이 남는 게 있다. 

사람들은 경이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아이들이나 하는 일로 여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른들 역시 경이로운 것을 대단히 좋아한다. 기이한 이야기는 어른들을 괴롭히는 어떤 불안에 대해 때로는 친절하고 때로는 비통한 해답을 제공해준다.

이 짧은 이야기 모두가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느껴졌기에 저 말이 기억에 남는다. 

 

1.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 벽으로 드나들 때까지는 하하호호 보다가 반전 같은 엔딩을 보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2. 생존 시간 카드

- 제일 읽어보고 싶었던 이야기다. 한 달에 일부만 살고 일부는 죽은 상태로 지낸다는 건 어떨까, 생각해봤다. 이렇게 살다 보면 죽음도 잘 받아들이게 될까? 아니면 삶을 더욱 갈망하게 될까? 역시 없어봐야 소중함을 아는 것 같다. 우리는 죽어봤다가 살아날 수는 없기 때문에 (비유적인 의미 아니고 진짜 말 그대로 죽었다 살아나는 것) 이 사람들보다 삶의 소중함을 모르고 있지 않을까? 

 

3. 속담

- 으휴 꼰대. 나 같으면 아빠가 해 준 숙제 3점 받았다고 천진난만하게 다 말할 것.

 

4. 칠십 리 장화

- 뭔가 데미안이 자꾸 연상되는 이야기였다. 또래 사이에서의 소속감이 나와서 그런가.

 

5. 천국에 간 집달리

- 웃기면서 안타까운 얘기였다. 진정한 선이 존재할까, 라는 물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저승에 갔는데 살아 생전 악행만 했다며 주어진 시간 동안 다시 이승에 가서 선행을 하고 오라고 하면 난 너무 좋을 것 같다. 생존 시간 카드와 관련된 말이기도 하지만 죽었나 살아나봤으면 좋겠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역자 후기에 이 책의 어떠어떠한 프랑스어 표현을 왜 이러이러한 한국어로 번역했는지 번역가의 의견이 꽤 자세히 쓰여 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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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외****배 | 2020.03.0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단편소설의 매력은 짧은 이야기속에 많은 의미를 담고 있어, 오래도록 생각하게 만드는 데 있다. 단편소설의 거장인 프랑스 작가 마르셀 에메의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이야기는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걸작이다. 그의 작품은 기묘하기도 하고, 어른을 위한 동화같기도 하고, 때론  판타지의 요소도 있다.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우리나라에서 뮤지컬로도;
리뷰제목

단편소설의 매력은 짧은 이야기속에 많은 의미를 담고 있어, 오래도록 생각하게 만드는 데 있다.

단편소설의 거장인 프랑스 작가 마르셀 에메의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이야기는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걸작이다. 그의 작품은 기묘하기도 하고, 어른을 위한 동화같기도 하고, 때론  판타지의 요소도 있다.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우리나라에서 뮤지컬로도 공연되어 비교적 대중적으로 친근한 작품이다. 풍자와 유머가 넘치며, 반전도 있어 읽고 나서도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언제 읽어도 가슴에 남아 있을 이야기들이다.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에는 5편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있다.

첫 번째 이야기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파리에 사는 뒤튀유윌이라는 공무원이 습관적인 일상을 살아가다 어느날 문득 벽을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깨닫는 데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는 벽을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그런 능력을 써 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습관적인 일상을 지냈다. 뒤튀유윌에게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그는 그의 재능을 사용하지 않고, 끝까지 습관적인 그의 삶을 이어갔을 테고, 그리고 이무일 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턱별한 사건이란 것이 고작 심술맞은 상사를 골려주려 한 것이었다. 그렇게 그는 그의 재능을 사용하다가,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자들의 물건을 훔치면서 세상에 주목을 받게 되고, 점점 대담해진 그는 일부러 체포되는 일까지 저지른다. 그리고, 감옥에서 탈출을 하며 완전히 스타가 되었다. 그러다 그는 사랑에 빠지고, 의사가 지어주었던 약을 먹고,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잃어버리면서, 결국 벽에 갖히고 만다. 아직도 몽마르뜨 언덕에 가면 벽에 갖혀있는 그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재능이란 어떻게 사용하는 가에 따라 행복해지기도, 불행해지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또 어리석어서 욕망을 제어하기도 힘들다. 그럼, 뒤튀유윌이 그의 재능을 적당히 사용했다면, 끝내 불행을 맞지 않을 수 있었을까? 주인공에게는 그래도 한 여인과 사랑이 그의 인생의 마지막이여서 다행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네 삶도 늘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만다. 그래도 아무 일도 안 하고, 습관적인 일상을 사는 것보단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도전해 봐야 우리 현실에서도 무언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다음 이야기 생존시간 카드에서는 사회에서 비생산적인 소비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쓸모없는 자들은 신분별로 한달 중에 법령에 정해진 날수를 살 수 있다. 이 쓸모 없는 자들에 작가나 예술가가 포함 된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 하다. 주인공 작가는 한달중 15일을 살 수 있다. 나머지는 피안의 세계로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살 수 있는 날이 줄어드니, 주인공은 오히려 더 열심히 정열적으로 살아간다. 글도 더 열심히 쓰고, 쾌락도 더 열심히 추구하고, 밥도 더 많이 먹는다. 그런데, 빈자들은 자신의 생존카드를 부자들에게 팔게된다. 어차피 고단한 생활, 하루라도 줄어드니 좋고, 카들 팔아서 돈이 생기니 그 돈으로 가족을 부양하게 된 것이다. 반면, 부자들은 돈으로 산 생존 카드로 한달을 두배, 세배 늘려서 살면서, 여행도 다니고, 여가를 즐기게 된다. 결국,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이 법령은 폐지된다.

빈자나 부자에게 평등한 것은 오직 시간뿐이라고 여겼는데, 이제 부자는 빈자의 시간마저 살 수 있게 되었다. 지금 현실에서도 빈자는 노동이나, 그 밖에 생존을 위해 시간을 쓰지만, 부자들은 돈으로 자기 대신 빈자에게 일을 시키고, 또 돈을 번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여가에 사용 하든지, 다시 생산성 있는 일에 투자를 한다. 그래서, 양극화는 더 심화되고, 이젠 양극화란 단지 자본의 유무가 아니라, 시간마저 불평등한 사회가 되었다. 씁쓸하면서도 소름끼치도록 미래를 예측한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

 

다음 속담 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꼰대같은 아버지를 실랄하게 풍자하는 이야기다. 특히, 아버지가 식탁에 앉아 식구들에게 돌아가며 잔소리를 해대는 장면은 서양이나 동양이나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아들이 숙제를 하지 않는 다고 일장 연설을 하는 장면은 무려 두 페이지 반이나 빼곡이 쓰여 있다. 작가의 유머에 웃음이 절로 나오는 대목이다. 결국 아버지가 해준 숙제로 아들은 20점 만점에 3점밖에 받지 못하지만, 차마 아버지한테 사실을 밝히지는 못한다. 꼰대같은 아버지이지만, 그래도 아버지 아닌가? 아버지의 자존심을 어린 아들이 지켜주는 마지막 대목은 찡한 여운을 남긴다.

 

칠십리 장화는 어른을 위한 동화와 같은 이야기다. 제르멘은 어린 아들 앙트완과 단 둘이 산다. 앙트완은 친구들과 어울려 하교길에 자신을 기다리던 엄마를 외면한 채 모험을 떠난다. 모험이라고 해 봐야 학교에서 좀 떨어진 고물상에 가는 것이다. 그곳에 진열된 칠십리 장화를 구하러 간 것이다. 아이들은 이 칠십리 장화를 신으면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구경하던 중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져, 모두 도망치던 와중에 구덩이에 빠져 부상을 입게 된다. 아이들은 모두 같은 병실에 입원하게 되는데, 앙트완은 친척이나 지인 한명 없이 엄마만 병문안을 온다. 부상을 빌미로 아이들은 부모에게 칠십리 장화를 갖고 싶다는 희망을 얘기하고, 부모들은 약속을 하게된다. 하지만, 고물상 주인인 노인은 다른 아이들의 부모에겐 턱없이 비싼 돈을 불러서 팔지 않고, 앙트완의 엄마 제르멘에게만 아주 싼 값에 장화를 판다퇴원 후 지붕밑 누추한 집에 돌아온 앙트완은  엄마가 자신을 위해 새로 바꾼 벽지마저 맘에 안 들고 슬펐지만,  장화를 보고 곧 행복해진다. 소년은 엄마가 잠든 후 칠십리 장화를 신고, 지구 반대편에 가서 아침 햇살 다발을 성모 마리아의 실로 묶어 와 엄마의 잠든 얼굴을 환하게 비추었다. 아이는 어머니의 피곤이 덜어지리라고 생각했다.

이 책의 이야기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이다. 가난하고 외로운 모자의 이야기는 너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집세 때문에 고민하는 엄마, 그런 엄마를 안쓰러워하는 어린 아들, 고단한 엄마를 위해 칠십리 장화를 갖고 싶어 하는 아들.

그런데, 이야기 맨 마지막에서 너무 아름다운 판타지가 펼쳐지며 반전이 일어난다. 그것이 어린 아들의 꿈이었는지, 고단한 엄마의 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햇살은 누구에게나 행복을 선물한다. 부디, 이 가난한 모자가 그 햇살 한 줌으로 다시 하루를 버텨내기를 기원한다.

 

마지막 이야기 천국에 간 집달리는 직업상 천국에 가기 힘든 말리코튼이라는 집달리가 나오는데, 그는 천국에 갈 수 없다는 재판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하느님께 상소를 한다. 그래서 다시 세상으로 내려와 그는 천국으로 가기 위해 엄청난 돈을 쓰며, 선행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정작 그가 천국에 갈 수 있었던 것은 돈으로 행한 선행이 아니라, 어떤 가난한 여자를 지켜주려다 집 주인을 타도하자! 타도하자!” 고 외친 두마디였다.

선행이란, 어떤 목적을 갖고 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마음에서 느껴서, 자연스럽게 행하게 되어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는 모두 40쪽 내외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서, 몇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마르셀 에메의 묘는 그가 살던 몽마르뜨 언덕에 있고, 그 옆엔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의 동상이 있다고 한다. 이 책을 덮고나니, 몽마르뜨 언덕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진다. 그곳에선 평안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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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단편]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 마르셀 에메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게* | 2018.07.13 | 추천4 | 댓글8 리뷰제목
마르셀 에메 플레이스, 몽마르뜨, 파리사진 출처  : http://www.coolstuffinparis.com/le-passe-muraille (cool stuff in paris), 마르셀 에메의 소설집인데, 동화책 같은 느낌으로 종이도 다소 두툼하고 글자도 크고, 판형도 크고 무엇보다 잘 어울리는 일러스트가 있다. 일러스트가 재치있고 좋았는데, 역자의 말에서 잠깐 언급되는 것 외에는, 책표지에서 이름이 없음은 조;
리뷰제목

마르셀 에메 플레이스, 몽마르뜨, 파리

사진 출처  : http://www.coolstuffinparis.com/le-passe-muraille (cool stuff in paris), 


마르셀 에메의 소설집인데, 동화책 같은 느낌으로 종이도 다소 두툼하고 글자도 크고, 판형도 크고 무엇보다 잘 어울리는 일러스트가 있다. 일러스트가 재치있고 좋았는데, 역자의 말에서 잠깐 언급되는 것 외에는, 책표지에서 이름이 없음은 조금 섭섭하다. 일러스트의 이름이 없어서 사실 처음엔 마르셀 에메가 그림도 그렸나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문학동네에서 마르셀 에메의 단편집을 내는 과정에서 책을 그렇게 꾸민거였다. 그건 좋은데 한 가지 치명적인 대가를 치르고 있으니 바로  원작품집의 10여 편 되는 작품중 단지 5편만 실려있다는 점이다.


그 중 1편은 다른 출판사에서 판권을 가져가서 그렇다는 거고 나머지는 뭐 내용이 어두워서 그렇게 했다는 역자의 설명이 있는 걸로 봐서 기획 의도가 그림책 같은 동화같은 이야기만 따로 뽑으려고 했던 거 같은데, 아 그럼 이 책 전부를 읽고 싶은 독자는 어떤 딱한 출판사가 후에 여기에 실리지 않은 작품들의 판권만 따로 사서 나머지 5개를 가지고 또다시 반쪽짜리 책을 만들길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단 말인가. 앓느니 죽지. 책은 반쪽인데 일러스트와 단단한 커버 덕에 가격만은 반값이 아니라는 사실은 소비자로서 유감이라는 데 한표 던진다.


그나마 그렇다고 역자 이세욱님이 밝히고 있고, 그 점이 역자도 섭섭했던 모양으로, 애초 작가가 작품을 하나씩 따로따로 발표했으니 그걸로 위안 삼으란다. 첫 두 편을 읽고, 작가에 홀랑 반해, 해당 작품의 작품 설명을 읽었는데 이 사실을 알고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마르셀 에메의 선집을 만든다던 다른 출판사의 소식은 없고, 이 책 이전 몇몇 권의 출간이 있었던 모양인데 모두 품절이다. 그러니까 현재 한국에서 팔리고 있는 마르셀 에메의 작품은 그의 작품집 중 반을 짤라 그림책처럼 멋지게 만든(그러나 책꽂이에 꽂기는 애매한 크기의) 이 책 하나 말고는 구할 수 없다.


김동식의 회색인간 같은 류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책도 좋아할 것이다. 그 책처럼 문장 구조도 간결하고 이야기도 동화같기도 하면서 풍자적인 판타지이기도 하다. 이 중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와 <생존 시간 카드> 두 편을 읽었다. 제목만 보고 책을 사는 경우가 드문데 이 경우 우연히 서핑하다가 발견하고는 내용 확인도 안하고 확 땡겨서 그렇게 했다. 한국에서는 뮤지컬로 잘 알려져 있고, 꽤 오래전에 나온 책이다.  


벽으로 어떻게 드나들까. 그냥 스르륵 아주 쉽게 벽에 머리를 디밀면 빠져나가 반대편 벽으로 머리가 나온다.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뒤티유웰은 자기 몸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고 의사에게 간다. 의사는 엄청 어려운 전문 용어들을 풍자하는 이름의 병명을 말하며, 알약들을 처방해주고,몸을 혹사시킬만큼 많이 써야 낫는 병이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관청의 하급 직원인 뒤티유웰은 몸을 많이 쓸 일도 없고, 큰 불편도 느끼지 못해 알약 먹는 걸 잊고 책상 서랍에 넣어두고 만다.


새로 온 직장 상사에게 늘 모욕을 당하고, 구박을 당하자 그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여 혼비백산 하게 만들어 그만두게 한 이후, 자신의 능력의 엄청남과 그 무한한 가능성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아무 벽이나 마구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무얼까. 무엇보다도 대도둑이 되어 부자가 되고, 뭘 훔친 후에는 가루가루라는 서명을 남겨놓음으로써 자신을 최고 유명 스타로 만들어놓았지만, 현실의 동료와 친구들에게 늘 찌질했던 자신이 바로 그 유명한 대도 가루가루라는 걸 증명할 길이 없다.


자신이 그 유명한 가루가루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일부러 잡히고 감옥에서 나오고 그야말로 활개를 치고 다니다가 또다시 잡히고 이런 대담한 짓들을 하다가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그 아름다운 여인의 남편은 형편없는 자로, 그녀를 집에 가두고 자신은 밤 사이에 유흥가를 다니며 즐기는 사람이다. 밤에 남편이 아내를 가두고  나가는 걸 지켜보고는 벽을 통과하여 여인에게 가는 가루가루. 하지만, 최근 머리가 아팠던 그는 책상 서랍에서 아스피린처럼 생긴 알약을 먹었고, 최근 도둑질과 여러 행각으로 몸을 혹사시키던 차였다. 짧은 그의 사랑은 벽을 통과함과 동시에 의사의 처방과 지시에 따른 자신의 질병(으로 여겼던 인 줄 알았던 그 능력)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굉장히 동화적이고 우화적인 이 소설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 다음 작품인 <생존 시간 카드>를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노동을 하지 않고 무위도식하는, 사회에 쓸모 없는 사람들의 생존을 제한하는 법률이 통과하고, 그들에게는 생존 카드가 주어진다. 이 생존 제한 대상자들은 한 달에 생존하는 날이 제한되고, 그 이외의 날들은 존재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다. 나이와 직업군 등에 따라 차등있게 부과되는 생존카드의 대상이 자신은 엄연히 사회에 유용한 사람이라고 알고 있던 주인공 작가에게까지 주어지고, 이제 사람들은 주위의 사람들이 특정 날짜가 되면 완벽한 무 속으로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현상을 경험한다. 길어져서 다음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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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6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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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그 옛날에 쓰여진책이라고는 믿을 수 없죠.. 아이와 함께 재미나게읽어요. EBS낭독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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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 | 2021.01.18
평점4점
현실에서 불가능한 공상적인 소설,벽으로 드나드는 사람,죽은 자의 부활,이런 류는 취향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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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2020.06.10
평점5점
꼭 읽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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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고 |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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