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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강

: The River of Consciousness

올리버 색스 저 / 김현정 그림 / 양병찬 | 알마 | 2018년 03월 0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1 리뷰 30건 | 판매지수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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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8년 03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412g | 146*232*20mm
ISBN13 9791159921384
ISBN10 115992138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가 남긴 마지막 에세이
진화, 창의력, 시간, 의식… 과학을 향한 무한한 열정,
그리고 인간을 위한 감동의 메타포!

인간에 대한 끝없는 긍정,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예리한 통찰력
사람, 동물, 식물을 보듬으며 가없이 흐르는 마음의 기록…


『의식의 강』은 이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 동물, 식물들의 경이로운 과학적 미스터리를 풀어 헤쳐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한 메타포로 그려낸,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가 남긴 마지막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2015년 8월, 올리버 색스가 전이암으로 사망하기 직전 직접 선별한 원고들로서, 독자들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 되었다.

『의식의 강』에 수록된 10편의 에세이는 올리버 생전에 [뉴욕타임스] 등에 발표된 원고들이다. 그는 이 책에서 무한한 호기심과 해박한 지식으로 하등동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진화, 창의력, 시간, 의식 등의 주제를 담은 과학적 미스터리를 흥미롭게 펼쳐낸다. 어떤 이야기는 자전적 에세이이고, 어떤 이야기는 심오한 과학적 연구 사례를 풀어낸 글이다. 그리고 그가 늘 동경했던 위대한 과학자들(다윈, 프로이트, 윌리엄 제임스 등)의 저서와 그 연구 가치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다. 꽃 연구를 통해 진화론에 대한 최고의 증거들을 제시했던 찰스 다윈, 신경학자로서 인간의 불가사의한 행동을 끊임없이 연구했던 프로이트, 시간, 기억, 창의력에 관한 경험적 특이성에 주목했던 윌리엄 제임스 등 그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업적과 비화를 소개한다. 미국의 [사이언스]지는 “이 책에 수록된 에세이들을 읽은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끊임없이 흐르는 시냇물을 들여다본 것 같다’는 것이다. 물이 흘러가며 자갈이 들춰지면, 그 아래에서 예기치 않았던 양상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라고 평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서문

다윈에게 꽃의 의미는?
스피드
지각력식물과 하등동물의 정신세계
우리가 몰랐던 프로이트 청년 신경학자
오류를 범하기 쉬운 기억
잘못 듣기
모방과 창조
항상성 유지
의식의 강
암점 과학에서 비일비재한 망각과 무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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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영겁의 세월’이라는 개념과 ‘하나하나는 작고 지향성이 없지만, 축적되면 새로운 세상(엄청나게 풍부하고 다양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변화’의 힘은 중독성이 있었다. 진화론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신의 계획에 대한 믿음이 제공하지 못한) 심오한 의미와 만족감을 제공했다. 베일에 가려졌던 세상에는 이제 투명한 유리창이 생겼고, 우리는 그 유리창을 통해 생명의 역사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진화는 지금과 다르게 진행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 즉 공룡이 아직도 지구를 배회할 수 있고, 인간이 아직 진화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은 나를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삶은 더욱 소중하고 경이로운 현재진행형 모험ongoing adventure(스티븐 제이 굴드는 이것을 눈부시게 아름다운 우연glorious accident이라고 불렀다)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삶은 고정되거나 미리 정해져 있지 않으며, 변화와 새로운 경험에 늘 민감하다. --- p.35~36

다윈을 통해 나의 생물학적 독특성, 생물학적 내력, 다른 생명 형태와의 생물학적 혈연관계를 알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이 지식은 내 마음속에 뿌리를 내림으로써 자연을 내 고향처럼 느끼게 해주고, (인간의 문명사회에서 나에게 맡겨진 역할은 차치하고) 나 자신만의 고유한 생물학적 의미를 느끼게 해준다. 동물의 삶은 식물의 삶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인간의 삶은 다른 어떤 동물의 삶보다도 복잡하지만, 모든 생물은 각자 나름의 생물학적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이러한 생물학적 의미의 기원은, 다윈이 부단한 식물 연구를 통해 꽃의 의미를 통찰한 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아주 오래전 런던의 한 정원에서 그 의미를 어렴풋이 깨달았다. --- p.37

우리 인간들은 비교적 일정한 속도로 운동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약간 빠르고 어떤 사람들은 약간 느리다. 한 사람을 놓고 보더라도, 하루 중 시간에 따라 에너지와 몰입도가 다를 수 있다. 또한 젊었을 때는 활기차고 약간 빨리 운동하고 빠릿빠릿하게 생활하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 운동속도와 반응시간이 조금씩 느려진다. 그러나 적어도 (통상적인 상황에 처한) 일반인들의 경우, 이러한 속도들은 매우 제한적이다. 노인과 청년 사이, 세계 최고 수준의 운동선수와 생활 스포츠인들 사이에 반응시간은 큰 차이가 없다. 기본적인 정신 작용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연산, 인지, 시각연합visual association 등의 최고 속도는 별 차이가 없다. 체스 달인의 눈부신 성적, 암산왕의 번갯불 같은 계산, 명연주자의 연주, 기타 거장들의 솜씨는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광범위한 지식, 암기한 패턴과 전략, 엄청나게 정교한 기술 때문이지 기본적인 신경 속도 때문은 아니다. --- p.70

다윈은 《비글호 항해기》에서 조수 웅덩이 속의 문어가 자신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했는지 설명했는데, 처음에는 경계심을 품었다가 나중에는 호기심으로 바뀌었고 심지어 장난을 치기도 했다고 한다. 문어는 어느 정도 길이 들 수도 있어서, 사육자들은 종종 그들과 공감을 나누고 약간의 정신적·감정적 친근감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가 두족류에게 의식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논란이 많다. 그러나 개犬가 의미 있는 개체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는 아무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못지않은 문어의 의식을 인정하지 못할 이유가 뭔가? --- p.88

우리의 정신이나 뇌 속에 기억의 진실성(또는, 최소한 기억에 등장하는 인물의 실존 여부)을 확인하는 메커니즘은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역사적 진실에 직접 접근할 수 없으며, 진실에 대한 느낌이나 주장은 감각과 상상력에 동일하게 의존한다. 헬렌 켈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뇌에 직접 전달하거나 기록할 방법은 없으며, 고도의 주관적 방법으로 여과하여 재구성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람마다 여과 및 재구성 방법이 다르고, 한 사람을 놓고 보더라도 나중에 회상할 때마다 재여과되고 재해석되기 일쑤다. 그러니 우리가 가진 것이라곤 서사적 진실밖에 없고, 우리가 타인이나 자신에게 들려주는 스토리는 지속적으로 재범주화되고 다듬어진다. 기억의 본질 속에는 이러한 주관성이 내장되어 있으며, 주관성이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뇌의 토대와 메커니즘에서 유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대한 착오는 비교적 드물고, 우리의 기억은 대부분 굳건하고 신뢰할 만하다니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 p.133~134

잘못 듣기라는 즉흥적 발명품에는 이따금씩 일종의 스타일이나 재치가 가미되는데, 여기에는 듣는 사람의 관심사와 경험이 어느 정도 반영된다. 그래서 나는 잘못 듣기를 부끄러워하거나 불편해하기보다 오히려 즐기는 편이다. 최소한 나의 귀에는 ‘암cancer의 병력’이 ‘칸토어Cantor의 경력’으로(칸토어는 내가 좋아하는 수학자 중 한 명이다), 타로카드tarot card가 익족류pteropod로, 장바구니grocery bag가 시집 든 가방poetry bag으로, 실무율all-or-noneness이 구강마비oral numbness로, 현관porch이 포르셰Porsche로, 크리스마스이브Christmas Eve라는 단순한 멘트가 “내 발에 키스해줘요Kiss my feet!”라는 요구로 들릴 수 있다. --- p.140~141

수전 손택의 독서 편력에 대한 설명(그녀는 원초적 창의성에 대해서도 비슷한 설명을 했다)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엄청난 에너지, 열정, 열광, 사랑을 품은 어린 영혼들은 지적인 롤모델을 갈망하며, 그들을 모방함으로써 자신의 기술을 갈고닦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동서고금의 지식과 ‘인간 본성 및 경험의 다양성’에 관한 지식을 광범위하게 섭취했고, 이러한 지식들은 어느 순간부터 그녀로 하여금 자신만의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 p.145~146

진정한 독창성은 의식적인 준비와 훈련뿐만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준비도 요구하는데, 무의식적인 준비가 진행되는 과정을 잠복기incubation period(또는 숙성기)라고 한다. 잠복기는 가용 자원과 영향력을 잠재의식 속에서 통합하고 소화하여 자기 자신만의 뭔가로 재조직하고 합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 p.155

인간의식은 모든 개인의 의식에 주제적으로나 개인적인 연속성을 부여한다. 나는 7번가의 한 카페에 앉아 이 글을 쓰며,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바라본다. 나의 주의력과 집중력은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며, 빨간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지나가는 모습, 한 남자가 재미있게 생긴 반려견을 데리고 가는 모습, 그리고 태양이 마침내 구름을 비집고 나오는 장면을 본다. 그러나 그런 것들 말고 의도치 않게 내 주의를 끄는 것들도 있다. 자동차 경적소리, 담배연기 냄새, 인근의 가로등 불빛…. 이 모든 사건들은 잠시 동안 내 주의를 끈다. 그런데 1,000가지 가능한 지각 중에서, 내가 유독 그런 것들에만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그 배경에는 아마도 성찰, 기억, 연상 등이 깔려 있을 것이다. 의식이란 늘 능동적이고 선택적이기 마련이므로, 나의 선택에 정보를 제공하고 나의 지각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하여 모든 감정과 의미는 나 자신만의 독특한 것이 된다. 그러므로 내가 지금 바라보는 것은 단순한 7번가가 아니라 ‘나만의 7번가’이며, 거기에는 나만의 개성과 정체성이 가미되어 있다. --- p.196~197

세부적인 면에 집착할 경우,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신경과학자들은 세부 사항들을 다시 취합하여 일관된 전체coherent whole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경생리학적 수준에서부터 심리학적 수준, 나아가 사회학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의 결정요인determinant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양한 결정요인들 간의 지속적이고 흥미로운 상호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 p.208

우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려면, 뭔가를 순간적으로 파악하거나 알아듣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우리의 마음이 그것을 수용하여 간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으로 하여금 새로운 아이디어에 맞닥뜨리도록 허용해야 한다. 즉, 우리는(새로운 아이디어와 잠재적 관련성이 있는) 정신공간과 범주를 만든 다음,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완전하고 안정적인 의식 속에 집어넣어야 한다. 그런 다음 그것들에 개념적 형태를 부여하고 마음속에 보유해야 한다. 설사 그것이 자신의 기존개념, 신념, 범주와 상충되더라도 말이다. 이러한 수용accommodation과 심적 공간 확보 과정은 ‘하나의 아이디어나 발견이 민심을 장악하여 결실을 맺을 것인가’ 아니면 ‘흐릿해지고 잊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사라져갈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 p.220~22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 그리고 문학적 글쓰기

이 책에는 과학사의 명저로 남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나 윌리엄 제임스의 『심리학의 원리』를 비롯해 H. G. 웰스의 소설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학서와 연구 내용, 그리고 시대적 장애를 극복한 과학자들의 비화들이 소개된다. 이는 올리버 색스의 탁월한 글 솜씨를 거쳐 매혹적인 인간적 스토리로 펼쳐지고, 또한 그의 방대한 과학적 지식과 호기심을 통해 하나하나 들추어내는 자연의 신비와 빛나는 영감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깊고 폭넓은 과학적 이슈와 더불어 올리버 색스의 자전적 체험 에피소드들은 한 편의 매력적인 픽션처럼 흥미롭다. 어린 시절 ‘벌과 나비가 없고, 꽃의 향기와 색깔이 없었던 세상’에 대한 감각을 일깨워준 어머니의 목련나무 이야기를 통해 진화론과 모든 생물의 생물학적 의미에 대해 어렴풋한 깨달음을 얻었던 에피소드, ‘루게릭병에 걸린 홍보전문가(publicist)’를 ‘루게릭병에 걸린 갑오징어(cuttlefish)’로 잘못 듣고도 정교한 신경계를 가진 두족류(문어, 갑오징어 등)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믿었던 에피소드 등. 그중에서도 어린 시절 집 뒤뜰에 떨어진 테르밋 소이탄 이야기는 압권인데, 그 무시무시한 기억은 형의 편지 내용을 읽었던 것을 마치 자신이 경험했던 기억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인간은 오류투성이이고 나약하고 불완전한 기억을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유연성과 창의력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올리버 색스는 이 책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과학적 정보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여러 동식물의 진화 과정을 들여다보며, “지금의 인간은 어쩌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우연의 결과물이고, 또한 그 삶은 더욱 소중하고 경이로운 현재진행형”일 수도 있다는 인식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그리고 뇌 영역의 오류로 인해 생기는 ‘잘못 듣기’의 사례에서 인간의 지각은 사람들마다의 관심사와 경험이 반영된다고 하며, 자신은 ‘장바구니(grocery bag)를 시집 든 가방(poetry bag)으로, 현관(porch)을 포르셰(Porsche)로, 크리스마스이브(Christmas Eve)라는 단순한 멘트가 “내 발에 키스해줘요(Kiss my feet)!”라는 요구로 들리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올리버 색스의 통찰력이며, 문학적 글쓰기의 힘이다. 따라서 『의식의 강』은 올리버 색스의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려는 무한한 과학적 호기심과 더불어, 인간과 인간의 삶을 애정과 긍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감동적인 메타포를 담은 책이라 말할 수 있다.

인간의 뇌와 정신 활동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들

‘지렁이와 같은 하등동물에게도 인간과 같은 정신세계가 있을까?’
‘인간이 지각하는 속도와 시간은 다른 동식물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인간의 기억은 신뢰할 만한 것인가?’
‘인간의 창의력은 어떻게 발현되는 것인가?’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의 다른 저서들이 그러했듯 그는 이 책에서도 인간의 뇌와 정신 활동에 관한 미지의 의문들에 대해 천착한다. 그는 과학자들의 유명한 저서와 논문, 서신 그리고 자신이 직접 진료했던 환자들의 임상기록을 회고하며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 위해 과학적 여정을 펼쳐나간다. 그리하여 색스 박사는 두족류들이 피부의 색깔, 패턴, 질감을 바꿈으로서 복잡한 감정과 의도를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 투렛증후군과 파킨슨증 환자들이 일반인보다 훨씬 능가하는 시간과 속도 감각이 있다는 사실, 인간의 기억이란 지속적으로 재범주화되고 다듬어지므로 서사적 진실밖에 없다는 사실, 창의력의 발현에는 모방이 필수적이고, 무의식적 숙성 기간이 존재한다는 사실 등의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이끌어내고 독자들과 함께 나눈다.

그는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신경학자였다. 더불어 인간의 정신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를 이어가며,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그에 관한 흥미롭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해왔던 경이로운 작가였다. 인간의 뇌와 정신이라는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분야의 이야기를 대중과 함께 소통하려고 애썼으며, 또한 가장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주제를 인간적이고 문학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려고 노력했던 ‘따뜻한 학자’였다. [뉴욕 매거진]은 이렇게 말했다. “지성에 관해서는, 그는 철학자다. 그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질문을 찾아가는 철학자이다. 그는 무려 82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마음(mind)이 무엇입니까’가 가장 큰 물음일 것이다.

인간과 과학에 대한 무한한 애정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82세로 사망하기 직전에 쓴 『고맙습니다』가 그러했듯, 그가 노년에 쓴 글들은 통찰력과 아름다움으로 빛을 발한다. 그는 생을 다하기 전까지 이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 동물, 식물의 아름다움과 그 순수한 미지의 영역을 예찬하며 탐구했다. 그의 글에는 언제나 과학을 향한 무한한 호기심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넘쳤기에, [뉴욕타임스]는 그를 “의학계의 계관시인(The poet laureate of medicine)”이라 칭하기도 했다.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연인이기도 했던 작가 빌 헤이스는 이 책이 처음 구성되었던 날의 기억을 다음과 같이 회고 했다. “2015년 8월, 어쩌면 그는 곧 죽을 수도 있었다. 나는 그날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한다. 올리버는 갑자기 원기를 회복했다. 책상에 앉아 마지막 저서가 될 책의 목차를 불러줬다. 그 일은 ‘죽어간다는 것’의 ‘끔찍한 지루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반가운 기분전환거리였기 때문이리라. 올리버에게 지루함이란 그가 그동안 견뎌온 불편함보다 더 나쁜 것이었다.” 올리버 색스는 통찰력을 겸비한 시적 언어로 과학이라는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생명의 역사와 인간의 삶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우리와 끊임없이 소통해왔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이 책은, 그가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아름다운 삶은 뭔가를 계속 추구하는 삶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독자들이 자신을 얼마나 그리워할지 미리 알았는지, 올리버 색스는 우리 곁을 떠나기 전 이 열 편의 에세이를 남기는 센스를 발휘했다. 그러니 그를 애도하는 우리는 복 받은 사람들이다. 올리버는 어마어마한 의학적 미스터리(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뇌질환)를 쉽게 풀어 헤친 다음, ‘인간적인 스토리’라는 부드러운 리본으로 감싸 다시 내놓는 능력이 있다. 나는 이 에세이들을 하룻밤 사이에 읽으며, 그가 꽃잎, 카메라, 폭탄, 뉴런을 설명하는 동안 넋을 잃었다. 그의 디테일한 묘사에 매혹된 나머지 시간, 기억, 학습 등의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줄도 까맣게 몰랐다. 『의식의 강』은 올리버 색스의 소중한 음성이다. 그는 우리에게 다시 돌아와, 선견지명을 가진 인물들이 모두 그렇듯 우리를 혼자 힘으로 발견할 수 없는 곳으로 이끈다.- 호프 자런,『랩걸』의 저자

2015년 8월, 어쩌면 그는 곧 죽을 수도 있었다. 나는 그날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한다. 올리버는 갑자기 원기를 회복했다. 책상에 앉아 마지막 저서가 될 책의 목차를 불러줬다. 그 일은 ‘죽어간다는 것’의 ‘끔찍한 지루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반가운 기분전환거리였기 때문이리라. 올리버에게 지루함이란 그가 그동안 견뎌온 불편함보다 더 나쁜 것이었다.- 빌 헤이스,『인섬니악 시티』의 저자

“이 책은 우리가 재능 있고 관대한 스토리텔러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월스트리트 저널]

“올리버 색스는 우리 시대의 거인이자 천재였다.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지만, 뛰어난 말솜씨는 오래도록 생명력을 유지하며 다가올 후대에게 두고두고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독창적이고 미묘한 과학적 결론에 이르기까지 올리버 색스가 그의 폭넓은 독서와 신경학 환자들에 관한 연구, 경험을 풀어내는 능력에 독자들은 금세 사로잡힐 것이다.” - [시카고 트리뷴]

“그가 사망한 지 2년이 넘었지만, 그의 정신이 여전히 우리 안에 흐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단순한 감정이입 그 이상이다. 오랫동안 우리 안에 흐를 것이다.”- [더 글로브 앤드 메일]

“색스의 모든 글이 그렇듯, 『의식의 강』은 지적 엄격함과 어린아이 같은 놀라움,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이의 온기가 모두 조합되어 있다. 각주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작가들도 종종 우리에게 웃음과 눈물을 불러일으킨다.”- [보스턴 글로브]

“지성에 관해서는, 그는 철학자다. 그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질문을 찾아가는 철학자이다. 그는 무려 82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마음이 무엇입니까’가 가장 큰 물음일 것이다.”- [뉴욕매거진]

“올리버 색스처럼 글을 쓰고 싶다. 우주와 자연과 생명과 의식을 그처럼 경의로움에 가득 찬 눈으로, 아름다운 문장으로 기술하고 싶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회원리뷰 (30건) 리뷰 총점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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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너무나 먼 과학이라는 미지의 세계 내용 평점2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p*******8 | 2020.07.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지난번 모임에서 템플 그랜딘이 쓴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를 읽었는데 그 책의 서문은 신경과학자인 올리버 색스가 썼다. 아마도 그와 저자인 템플 그랜딘은 꽤 긴밀한 관계를 주고받은 것 같다. 그 책의 연장선으로 이번 모임에서는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올리버 색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의식의 강>을 읽어보기로 했다. (참고로 이 책을 끝으로 당분간 모임에서 과학책은 그;
리뷰제목

지난번 모임에서 템플 그랜딘이 쓴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를 읽었는데 그 책의 서문은 신경과학자인 올리버 색스가 썼다. 아마도 그와 저자인 템플 그랜딘은 꽤 긴밀한 관계를 주고받은 것 같다. 그 책의 연장선으로 이번 모임에서는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올리버 색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의식의 강>을 읽어보기로 했다. (참고로 이 책을 끝으로 당분간 모임에서 과학책은 그만 읽기로 했다... 나에게는 너무나 멀기만 한 과학ㅋㅋㅋ)

첫 번째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찰스 다윈에 관한 고전적인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스물 두 살에 비글호를 타고 세계 일주 여행을 하다 파타고니아를 방문했다는 것."
이 문장을 읽는 순간 깨달았다. 아, 잘못 골랐다. 이 책을 가벼운 에세이로 생각한 게 착각이었다. 첫 번째 장에서 색스는 다윈이 어떻게 식물 연구를 하게 되었는지, 식물을 속속들이 살피며 그의 역작 <종의 기원>보다 더 심도 있게 특성들을 파악했는지 말한다.
그가 수십 페이지에 걸쳐 다윈 이야기를 한 이유는 "다윈을 통해 나의 생물학적 독특성, 생물학적 내력, 다른 생물 형태와의 혈연관계를 알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다. 색스는 우리에게 대표작인 <모자를 아내로 착각한 사내>를 쓴 신경과학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과학 전반에 걸쳐 관심을 둔 연구자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런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음 장에서는 속도에 관한 실험들을 소개하며 인간의 시간 감각과 실제 시간의 괴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다음에는 식물과 하등동물(단세포동물, 군소 등)에서 보이는 신경세포와 시냅스에 대해서, 그리고 다음에는 정신분석 이외에도 두각을 나타낸 프로이트에 대해서 설명한다.

고백하건대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의 반의 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한다거나 추천하지 않는다는 평은 무의미하다. 다만 내가 읽은 곳까지 겨우 붙잡은 하나의 깨달음은,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전문 영역이 아닌 곳에서도 호기심을 느낄 수 있고, 그 관심이 빛을 발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 모든 지식과 경험이 머릿속에 남지 않아도 괜찮다. 어떤 일을 행한 순간의 짜릿함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을 테니.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은 경험을 그의 말을 빌려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인간의 기억은 오류를 범할 수 있고 취약하며 불완전하지만 굉장히 유연하고 창의적이다. ... 덕분에 우리는 타인의 눈과 귀로 보고 들을 수 있고, 타인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예술, 과학, 종교가 포함된 문화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 기억은 개인의 경험뿐만이 아니라 많은 개인들 간의 교류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순간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시간이었다.(하지만 과학책은 당분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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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z**l | 2020.07.21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에세이. 올리버 색스라고 하면 기대되는 내용과 문장들이 있다. 예리한 통찰력을 발휘하면서도 따뜻하고 흡인력 있는 글 솜씨. 마지막 에세이라면 역시 그의 지난 삶이 담겨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번에는 어떤 새롭고 경이로운 세계로 안내받게 될지 기대하며 책을 들었다.미리 짐작했던 것과 달리 책은 다윈, 프로이트 등 올리버 색스가 흠모했던 학자들의;
리뷰제목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에세이. 올리버 색스라고 하면 기대되는 내용과 문장들이 있다. 예리한 통찰력을 발휘하면서도 따뜻하고 흡인력 있는 글 솜씨. 마지막 에세이라면 역시 그의 지난 삶이 담겨 있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번에는 어떤 새롭고 경이로운 세계로 안내받게 될지 기대하며 책을 들었다.

미리 짐작했던 것과 달리 책은 다윈, 프로이트 등 올리버 색스가 흠모했던 학자들의 이야기와 신경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갔다. 여러 개념과 과학적 발견, 색스가 발견하고 찾아내고 연구한 사유의 기록들이 가득했다. 어떤 개념과 과학적 발견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지만, 어떤 것들은 여러 번 읽어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해도로 따지자면 이 책을 절반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했다. 어떤 흐름으로 흘러가는지만 겨우 따라잡은 느낌. 이번에 처음 접한 개념들도 앞선 지식과 경험이 그러했듯, 시간이 흐르면서 더 다양한 정보와 함께 섞이고, 마침내 나름대로 온전히 이해하게 되겠지. 물론 영원히 정확한 이해에 다다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올리버 색스가 말하는 생명 각각의 고유성, ‘불완전하지만 유연하고 창의적인’ 각 존재들의 개성에 대해 새삼 뚜렷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왜 남의 것을 차용하거나 모방하거나 베끼거나 영향받는가’가 아니라, ‘차용하거나 모방하거나 베낀 것을 갖고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다. 다시 말해서, ‘남의 것을 완전히 소화시켜 자기 것으로 만든 다음, 자기 자신의 경험·생각·느낌·입장과 혼합하여 얼마나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모방과 창조


모든 생각들에는 소유권이 있고, 소유자의 상표가 붙어 있다. 제임스의 말을 빌리면, 모든 생각들은 과거의 생각들을 소유하고 태어나, 미래 생각의 소유물로 죽는다. 그리하여 우리가 자아로서 깨달은 것을 하나도 남김없이 나중의 소유자에게 전달된다.

-의식의 강


어떤 일에서든 계보가 존재한다. 첫 번째로는 ‘인간’이라는 종으로서 지식과 경험을 전수받는 것. 올리버 색스는 다윈부터 시작해서 프로이트, 기억의 오류, 무의식적 표절 등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고 촘촘하게 글을 전개하며 기억(경험과 지식)의 생생한 (간접) 체험 효과와 아이디어를 차용하고 모방하면서 마침내 터져 나오는 창의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내가 체험한 것처럼 흡수하면서 종의 진화를 이어온다는 게 경이롭게 느껴졌다. 원시의 사냥 본능이 어떻다는 거친 설명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일상적으로 직접 겪었던 일들을 증거로 확인할 수 있는 쪽이 더 명쾌하지 않은가. 표제를 염두에 두면서 ‘의식의 강’이라는 말의 의미가 한 존재의 인식 단계에서 엿볼 수 있는 ‘의식의 강’을 나타내는가 싶었다. 하나의 종 안에서 각각의 생명체로 이어져 흐르는, 불완전하지만 끊임없이 흐르는 경험과 지식의 강.

다른 하나는 시간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모든 개념들의 발달 과정을 표현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이 책에서는 과학계에 존재하는 암점을 언급한다.


신경과학자들은 세부 사항들을 다시 취합하여 일관된 전체(coherent whole)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경생리학적 수준에서부터 심리학적 수준, 나아가 사회학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의 결정요인(determinant)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양한 결정요인들 간의 지속적이고 흥미로운 상호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암점―과학계에 비일비재한 망각과 무시


이것을 보고 페미니즘의 현재 단계와 잊혀진 계보(암점)를 떠올렸다. 그러나 이건 거의 모든 것에 적용될 수 있다. 과학계에 암점이 존재하듯 우리 주변에 수많은 암점들이 존재한다. 암점을 찾아내 밝히고, 계보를 끊임없이 파헤치고 연구했던 올리버 색스를 떠올린다. 잊혀지는 것은 너무나 쉽고, 그럼에도 우리는 이어가야 한다. 단절이 있음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들이 있다. 모든 것들이 우연히 맞아떨어져 시대의 흐름을 타고, 번쩍 하고 새로운 진보를 일으켜 내기도 한다. 끊임없이 흐르며 변화하는 강처럼.


우리는 과학사를 살펴보면서 과거를 되짚어볼 수도 있고 앞날을 내다볼 수도 있다.

-암점―과학계에 비일비재한 망각과 무시


암점을 설명하는 장의 첫 문장을 다시 읽어 본다. 안에서 바깥으로. 그리고 다시 나 자신에게로 돌아와 내 안에 흐르는 의식의 강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훗날 다시 이 책을 읽었을 때,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생각들을 발견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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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에세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q*****2 | 2020.06.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의식의 강>은 2015년 세상을 떠난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책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다방면에 걸친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놓지 않았다는 사실에 경외감을 느꼈다. 의도한 건 아니었으나 구입 후 오래도록 묵힌 탓에 종이가 누렇게 바란 상태였다. 여전히 신작 출시 소식이 들려올 것만 같은데 이리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한 개인의 업적을 특정 단어안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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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강>은 2015년 세상을 떠난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책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다방면에 걸친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놓지 않았다는 사실에 경외감을 느꼈다. 의도한 건 아니었으나 구입 후 오래도록 묵힌 탓에 종이가 누렇게 바란 상태였다. 여전히 신작 출시 소식이 들려올 것만 같은데 이리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한 개인의 업적을 특정 단어안에 가두는 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름을 언급할 때면 그의 대표작을 떠올리며 그 이상은 나아가질 않곤 한다. 이미 충분히 위대하다는 사고의 발로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무지로부터 비롯됐지 싶다. 나에게는 물론이거나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찰스 다윈은 진화론의 아버지 즈음으로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그 덕분에 이름도 낯선 갈라파고스 제도는 살면서 한 번 즈음은 꼭 방문하고픈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인류와의 교류가 극히 드문 그곳에는 이제껏 우리가 보고 듣고 배운 것과는 전혀 상이한 생명체들이 가득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다윈이 주목한 건 인류가 어떠한 과정을 걸쳐 지금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는 동물이었다. 어디서도 다윈이 오로지 동물만을 연구했다고 하진 않았으나 난 내 멋대로 그리 사고했고 믿어버렸다. 올리버 색스는 다윈이 실은 식물에도 조예가 깊었단 사실을 언급했다. 대개의 꽃에는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는데, 그 전까지 학자들은 자가수분의 방법에 식물이 의존하고 있다고 보았다. 다윈은 특유의 치밀한 관찰력을 발휘한 끝에 이에 반하는 근거를 발견했다. 종의 다양성은 식물에게도 중요했다. 진화는 결코 동물에게만 국한된 기이한 현상이 아니었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프로이트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던 면모를 엿봤다. 한 때 그가 심취했던 건 신경학이었다. 괴혈병과 관련된 뇌출혈로 사망한 소년, 급성 다발성신경염에 걸린 열여덟 살짜리 제빵공 도제, 척수공동증이라는 희귀 척수질환에 걸린 서른 살짜리 남성 등이 프로이트의 관심사였다. 그는 장마르탱 샤르코와 한때 입장을 같이 했다. 샤르코와 마찬가지로 히스테리를 신경학적,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파악하고자 들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 샤르코를 뛰어넘어 정신의학의 새 장을 열었다. 당시 지배적이던 사고의 틀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그건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 

신이 창조한 인간이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존재라고 사람들은 믿길 희망했다. 안타깝게도 세상에는 이에 반하는 증거가 널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인류가 행하곤 하는 오류다. 어떤 이유에선지 인류는 오류를 생성하고 이를 진리라고 철썩 같이 믿기까지 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상대의 언어를 잘못 알아들어 벌어진 헤프닝을 다룬 부분이었다. 만일 나에게 비슷한 일이 벌어졌더라면 아마도 난 나이가 들어 청력이 떨어진 탓이라며 풀이 죽고야 말았을 테지만, 올리버 색스는 학자답게 자신이 어느 순간 무엇을 잘못 알아들었는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는 내가 마치 글을 검수하면서 끝끝내 틀린 단어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과도 흡사했다. 아예 얼토당토 않는 단어가 잘못 들어간 경우에는 손쉽게 어느 부분이 틀렸는가를 인지할 수 있었던데 반해, 현실에 존재하고 모두가 사용하는, 그러나 엄연히 틀린 단어가 사용된 것에 대해서는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뿐만 아니라 표기는 틀리게 돼 있음에도 나는 이를 옳은 단어로 인지하고 읽기까지 했다. 잘못 듣기가 환청이 아니듯 잘못 읽기 또한 환시는 아니다. 어쩌면 이 또한 세상이 순식간에 일그러드는 걸 방지하기 위한 나라는 존재의 독특한 항상성 유지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생각보다 인간은 오묘한 존재였다.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에 경도될 경우, 특정인의 행동은 오로지 병리적으로만 비춰진다. 그러나 남들보다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혹은 느리게 행동하는 이들에게도 손상되지 아니 한 의식은 존재했다. 그들은 자신이 지닌 모든 감각을 동원해 자신의 자아를 보존하고, 더 나아가 세상을 재구성하고자 안간힘을 썼다.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은 개개인의 노력이 일궈낸 위대한 역작이다. 이런 경이로운 세상을 떠나는 올리버 색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그의 저서 중 처음으로 접했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생각이 난다. 제목만을 보고 기이한 소설 정도일 거라며 대수롭지 않아 했던 나에게 올리버 색스는 신세계를 선보였다. 오늘 따라 이 대학자에 대한 그리움이 크다. 시간이 날 적마다 아직 읽지 않은 그의 책을 찾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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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1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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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색스 너무나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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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 | 2020.03.18
구매 평점2점
ㅇㆍ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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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 2019.07.17
구매 평점4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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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 |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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