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8년 03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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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8쪽 | 430g | 146*207*30mm |
ISBN13 | 9791156757382 |
ISBN10 | 115675738X |
발행일 | 2018년 03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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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8쪽 | 430g | 146*207*30mm |
ISBN13 | 9791156757382 |
ISBN10 | 115675738X |
프롤로그: ‘동네 바보 형’이 아닌 친구이자 동료로 005 1부 우리는 모두 처음을 겪는다 모든 아이는 신의 축복이다 019 힘든 것과 불행한 것은 다르다 027 내게도 친구가 생길까요? 036 사람 노릇을 위한 수업료 045 대치동 학원 경쟁 뺨치는 치료실 전쟁 054 너의 인생에서는 1인자로 살아가길 063 장애등급 심사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072 “죄송합니다” 대신 “안녕하세요” 080 뽀뽀 꾹 참기 프로젝트 093 장애 컨설턴트가 필요한 이유 101 2부 나를 지키며 산다는 것 ‘나’를 버려야만 좋은 엄마인가요? 113 장애 이해 교육, 인권 교육의 시작 122 일반인 사회에 안녕을 고하다! 130 아마도 행복했을 마지막 소풍 139 숨거나 피하지 않고 정면 대결 146 발달장애인, 몇 살로 대해야 하나요? 157 아빠의 고백: 나는 아직도 두렵다 164 3부 품위 있는 사회를 위해 텔레비전에서 ‘동네 바보 형’을 추방합시다 175 행복은 발달순이 아니랍니다 184 놀라지 마세요. 애쓰고 있는 거예요. 192 부디 오지랖은 사양합니다 200 바늘구멍보다 더 좁은 장애인 취업문 209 특수학교 대 일반 학교 217 우리는 장애 아이의 엄마입니다 230 4부 독립된 인간으로 산다는 것 삶의 기본은 삶의 터전 241 자식으로부터 독립할 준비 되셨습니까? 249 특별히 잘하는 게 없다고? 그렇다면 정상 256 비장애인 자식에게도 공평한 관심을! 265 아이의 장애는 가정의 장애가 아니다 273 활동보조인이 아들을 때렸다 283 의미 있는 인생이 뭔지, 누가 결정하죠? 292 아이의 장애를 알게 된 그녀에게 299 |
전직 기자이자 현재 장애아이 엄마 10년 경력차 글쓴이가 쓴 에세이다. 제목은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 '동네 바보 형'에서 따 왔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를 단적으로 알게 해 주는 제목이다.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모성 수기도 아니고 빛나는 장애 극복 사례담도 아니다. 저자는 담담한 필체로 현실의 장애인은 영화와 다른,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내 가족이자 친구, 동료, 이웃 사람이라는 것을 알린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장애인 인구는 250만 명이 넘고 그 중 약 10%가 발달 장애인인 현실인데도 우리는 몰라서 편견을 갖게 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마트 등지에서 단지 시선을 거두어 주는 일만으로도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이어 독자에게 묻는다. "온 마을이 함께 장애 아이를 키우는 경험에 동참해 주시렵니까?(183쪽)"라고.
무겁게 쓰려면 한없이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인데, 저자는 엄청난 필력으로 한달음에 읽히는 글을 썼다. 대중적인 글쓰기에 감각이 있는 저자다. 어렵지 않게 어둡지 않게 자신의 삶과 가족, 아이의 장애, 장애 동생을 둔 아이의 성장 그리고 정부 정책과 교육 현장 등 사회의 문제를 들려 주는 것을 보면.
그외 육아에 올인하느라 다른 부분에서 자신이 잃어가는 것을 고민하는 부분도 많이 공감이 갔다. 장애와 인권 쪽 만이 아니라 기혼 여성, 중년 여성의 삶의 문제에 대해서도 좋은 동료를 만난 것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필독을 권한다.
장애 아이인 자식의 인생이 고달프고, 그 아이로 인해 나머지 가족의 인생도 힘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불행한 건 아니다. 힘든 것과 불행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
- 33~ 34쪽에서 인용
엄마 병수발 들면서 읽었다. 힘든 것과 불행한 것은 다르다,,, 위의 부분이 크게 와 닿았다.
2012년 어느 날. 그날도 나는 어김없이 정시에 땡~ 퇴근을 하곤 아이들을 데리러 잽싸게 발걸음을 놀렸다. 붐비는 가산디지털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 길, 평소 비슷한 시각에 자주 만나던 너무나도 귀공자처럼 생긴 학생을 그날도 만났다. 눈에 띄게 뽀얀 피부와 귀공자처럼 잘 생긴 학생은 사람들 틈에 섞여 잘 보이진 않았지만 언뜻 언뜻 차~~암 참한 학생이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아이였다.
사실 나는 그 당시 지방에서 갓 올라온지라 복잡한 지하철을 탈 때면 늘 긴장을 하곤 했다. 거미줄처럼 얽힌 서울의 지하철은 내겐 미로와 같았으므로 비슷한 시간에 거의 같은 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내렸다. 늘 나와 비슷한 시간에 지하철을 타던 그 학생은 처음엔 잘 몰랐지만 몇번 마주치다 보니 뭔가 부자연스러움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은 우연히 바로 옆에 서게 되었는데, 가만히 있던 학생이 말을 걸었다.
"누나, 예쁘다. 뽀뽀하고 싶다."
"누나, 예쁘다. 뽀뽀하고 싶다."
순간 당혹스러움에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그 학생은 명백히 내 눈을 마주보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모두 이 상황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듯 외면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학생은 경미한 발달장애인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학생의 친근함의 표현방식은 '뽀뽀'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당시 장애인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내갠 정말 '당황스럽다'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다행히 '아무에게나 뽀뽀하면 안된다'는 나의 말에 '그래도 나는 뽀뽀하고 싶다'라는 아쉬움 섞인 말을 하긴 했지만, 내 의도를 이해하는 듯 했다. 아마도 그 학생이 내가 사회에 나와서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고 얘기를 해 본 최초의 장애인이 아니었나 싶다. 그날의 일이 내겐 당혹스럽고 몇날 몇일을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 일이었지만, 어느 새 잊혀져버린 일이 되었다. 그건 나의 일도, 내 주변의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리라.
몇일 전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전직 기자 출신 류승연씨가 한국에서 10년째 장애를 가진 아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몸소 체득하고 있는 현실의 고단함, 우리나라 장애아를 위한 교육의 답답한 현실에 대해 담담히 얘기해주는 책이다.
어느 누구도 내가 장애인이 될거라는 생각, 장애아를 둔 부모가 되리란 생각을 하진 않는다. 저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학구열에 불타는 부모를 둔 덕에 소위 말하는 '강남 8학군'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엔 기자가 되어 잡지사 시절엔 화려한 삶을, 사회부 기자 시절엔 가난하고 힘 없는 삶은, 정치부 기자 시절엔 현실의 삶을 배우고, 탄탄대로 인생을 그리며 40대 정치부장, 50대 편집국장을 꿈꾸는 삶을 살았지만, 결혼 후 쌍둥이를 임신, 2009년 9월 어느날 장애 아이를 낳고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내가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가 되리란 걸.....
어느 누구도 아닌 내가 장애인이 될 수도 있으리란 걸 말이다.
사실 나 또한 '장애'라는 건 나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여겨졌다.
그건 남의 일이고, 뉴스에서나 나올 법한 일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가졌던 못난 오해들을 한웅큼씩 내다버려야 했다.
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불행할 거라는 오해.
당연히 '나의 삶'은 버리고 오롯이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야하지 않을까라는 오해.
당당히 드러내기보단 숨기기에만 급급할거라는 오해 등등등.
저자가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울분과, 현실에서의 힘듦은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알지 못하리라. 지금은 수많은 난관을 거치고 당당히 장애를 밝히고, 나아가 장애인을 위한 우리 사회와 교육과 현실에서의 부족한 부분들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많은 이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지만, 적어도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이었다. 어쩌면 저 일이 남의 일만은 아닐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했다.
"장애 아이 육아보다 더 힘든 건 '세상의 시선'이다.
장애인을 향한 세상의 시선. 장애인 가족에 대한 편견과 오해.
그것들은 냉정했고 차가웠고 고통스러웠다.
나는 '장애인 가족'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러한 세상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저자의 이 한마디는 그 동안 십여년을 장애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겪어야 했던 모든 아픔들을 총망라한 말이 아닌가 싶다. 일반인인 내가 섣불리 위로의 말을 건네기는 쉽지 않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건네는 위로의 말이 되려 그들에겐 더 큰 아픔의 말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장애를 가지고 싶어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유없이 죄송해야 하고, 이유없이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회의 구성원으로 태어난 이상, 그들도 보통의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으므로.
저자가 가는 무지개모임 엄마들은 장애인을 "장(長), 애(愛), 인(人). 오랫동안 길게 사랑받는 사람"이라 한단다. 장애인. 저자의 말대로 조금은 무겁고 왠지 회피하고 싶어지는 단어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다만 그들 마음 속에 우리와는 다르게 생각하는 어린왕자가 살고 있을 뿐이라 한번쯤은 달리 생각해보자. 거창하게 장애인을 위해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지금은 담담한 시선으로 지켜봐주는 것만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들이 스스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 시간을 갖도록!
더 이상 죄송하지 않을 권리와 행복할 의무를 가질 수 있도록!
#푸른숲 #사양합니다동네바보형이라는말 #류승연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크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