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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

리뷰 총점9.5 리뷰 32건 | 판매지수 1,380
베스트
사회 정치 top20 1주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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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13,500 (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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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경남독서한마당 선정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30g | 146*207*30mm
ISBN13 9791156757382
ISBN10 11567573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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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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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동네 바보 형’이 아닌 친구이자 동료로 005

1부 우리는 모두 처음을 겪는다
모든 아이는 신의 축복이다 019
힘든 것과 불행한 것은 다르다 027
내게도 친구가 생길까요? 036
사람 노릇을 위한 수업료 045
대치동 학원 경쟁 뺨치는 치료실 전쟁 054
너의 인생에서는 1인자로 살아가길 063
장애등급 심사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072
“죄송합니다” 대신 “안녕하세요” 080
뽀뽀 꾹 참기 프로젝트 093
장애 컨설턴트가 필요한 이유 101

2부 나를 지키며 산다는 것
‘나’를 버려야만 좋은 엄마인가요? 113
장애 이해 교육, 인권 교육의 시작 122
일반인 사회에 안녕을 고하다! 130
아마도 행복했을 마지막 소풍 139
숨거나 피하지 않고 정면 대결 146
발달장애인, 몇 살로 대해야 하나요? 157
아빠의 고백: 나는 아직도 두렵다 164

3부 품위 있는 사회를 위해
텔레비전에서 ‘동네 바보 형’을 추방합시다 175
행복은 발달순이 아니랍니다 184
놀라지 마세요. 애쓰고 있는 거예요. 192
부디 오지랖은 사양합니다 200
바늘구멍보다 더 좁은 장애인 취업문 209
특수학교 대 일반 학교 217
우리는 장애 아이의 엄마입니다 230

4부 독립된 인간으로 산다는 것
삶의 기본은 삶의 터전 241
자식으로부터 독립할 준비 되셨습니까? 249
특별히 잘하는 게 없다고? 그렇다면 정상 256
비장애인 자식에게도 공평한 관심을! 265
아이의 장애는 가정의 장애가 아니다 273
활동보조인이 아들을 때렸다 283
의미 있는 인생이 뭔지, 누가 결정하죠? 292
아이의 장애를 알게 된 그녀에게 299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1부. 우리는 모두 처음을 겪는다
사람들은 내가 힘든 티를 안 내려고 행복을, 씩씩함을 가장한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먼저 눈물을 글썽인다. 내 손을 잡는다. 위로를 한다. 언제든 찾아오라는 고마운 말도 잊지 않는다. 그쯤 되면 난 깨닫는다. ‘아…… 지금 난 불행한 인생 코스프레를 해야 하는 거구나.’ --- p.28

친구. 친구란 무엇일까? 나는 20대까지 친구들과 소주로 병나발을 불며 사랑에 울고 인생을 논하는 재미로 살았다.(…)우리 아들도 그런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인생의 어려운 고비마다 코코아 한 잔을 앞에 두고 위로받을 수 있는 그런 친구 하나쯤은 만들 수 있을까? --- p.44

원하는 치료를 받기 위한 장애 아이들의 치료실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대치동 학원가 입시경쟁이 아무리 치열한들 3백 대 1, 5백 대 1까지야 가겠는가?(…)혼자 밥 먹고 옷 입고 도구를 사용하는 법, 말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치료실인데 입학 경쟁이 너무나 치열하다. --- p.55

어쨌든 아들은 언어성 지능검사에서 ‘경계성’ 진단을 받았는데 나는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왜냐하면 아들은 말을 한마디도 하지 못하며, 말귀를 알아듣는 언어 수용 능력은 두 돌 된 아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건을 가져오라고 하면 화장실 불을 끄고, 방에 들어가라고 하면 거실 소파에 가서 앉았다. --- p.75

나는 같은 반 엄마들을 만나면 “죄송합니다”가 아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하기로 했다. “우리 아들 대문에 피해가 많지요?”가 아닌 “오늘 급식 시간에 짜장면을 먹었나 봐요”라는 일상적인 말을 하는 것이다. --- p.87

201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장애인 수는 250만 명을 넘어갔다. 그중 약 10퍼센트가 발달장애인으로 추정된다. 부모들의 막막함을 덜어주기 위해 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생기긴 했지만 아직 부모들의 막힌 속을 확 뚫어줄 정도로 내실 있게 운영되지는 않는 실정이다. --- p.108

2부. 나를 지키며 산다는 것
무엇보다 ‘내 행복을 찾아가며 살아도 될까?’라는 마음을 먹는 것만으로도 난 이미 ‘나쁜 엄마’ 반열에 올라버렸다. 아이의 행복만을 위해 사는 엄마가 아니기 때문이다. --- p.119

장애를 바라보는 기본 관점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래야 장애인도 ‘틀린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장애인은 삶이 한순간에 짧게 스쳐 간 불쌍한 ‘타인’이 아니다. 언제고 내가 당할 수 있고 내 가족이 당할 수 있는 일을 먼저 겪고 있는 ‘이웃’일 뿐이다. --- p.128

장애 이해 교육은 단순히 장애인을 이해하자는 교육이 아니다.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기본 인권에 관한 교육이다. --- p.129

정면 대결이라는 건 내가 아무리 발버둥 치며 노력해도 세상은 바뀌지 않으니 결국 세상과 어떻게 맞설 것인가를 정하는 문제다.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 속을 당당히 걸어 나가겠다는 태도다. --- p.151

나는 처음부터 알렸다. 무슨 신념이 있어서가 아니다. 숨기면 약점이 되지만 스스로 드러내면 더 이상 약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먼저 드러낸 셈이다. --- p.152

발달장애인을 몇 살로 대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그에 따라 부모는 아이를 다른 마음가짐으로 대하게 된다. 무엇보다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부모의 기대치가 달라진다. 신체 나이에 따른 대접을 하게 되면 장애가 있는 아이에게도 책임감을 가르치게 된다. --- p.162

3부. 품위 있는 사회를 위해
많은 경우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발달장애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곤 한다. 주변의 ‘시선’을 감당하지 못한 부모들이 아이를 강제로 제압해 그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 p.179

우리가 접한 발달장애인의 모습은 그런 것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깔깔대며 자라온 우리는 자연스럽게 발달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우리가 아는 발달장애인은 어리숙하게 말하고 코를 찔찔 흘리는 ‘바보’들이다. --- p.181

기능은 조금 낮더라도 평온한 성격을 갖고 스스럼없이 남과 어울리는, 마음이 행복한 장애인으로 자라게 하면 안 되는 걸까? 특수교육의 목표가 그렇게 맞춰지길 바라면 나는 아이의 발달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나쁜 엄마가 되는 걸까? --- p.188

주변에 상동행동을 하는 발달장애인이 있으면 “지금 저 사람이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 p.198

우리는 서로 반대편 길로 향하지만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저들과 내가 사는 세상이 같은 세상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세상은 버스와 달리 안과 밖으로 나뉘어 있지 않다. 저들은 내 세상의 일부이기도 하고 나는 저들 세상의 일부이기도 하다. --- p.199

더 기능이 좋아 사무보조 같은 일을 할 정도가 되면 일반 기업에 취직할 수도 있지만 취업문이 바늘구멍보다도 좁다. 직원이 50인 이상인 장애인 고용 의무 사업체의 장애인 고용률은 5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다. --- p.215

4부. 독립된 인간으로 산다는 것
무엇이든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몫을 하고 살면 된다. 그러면서 나머지 시간에는 지역사회 안에서 좋아하는 일을 즐기며 누리며 살면 된다. --- p.263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라곤 장애가 있는 아들과 나 자신만 있던 ‘장애도’에서 벗어나 ‘세상’이라는 육지로 노를 저어 가기 시작했다. --- p.278

나는 활동보조인 제도는 그대로 두되 이를 감시하고 감독할 법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활동보조인을 전문성을 지닌 하나의 직업 유형으로 만들어 교육 기간을 늘리고, 이론과 실습 과정을 더욱 체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 p.290

내 아이는 인간적 가치 면에서 효율성이 낮아 ‘맞아도 어쩔 수 없는 장애인’이 아니다 오히려 나보다도 반짝반짝 빛나는 가치 있는 존재다. 나는 살면서 그 누구도 변화시켜본 경험이 없지만 내 아들은 이미 나를 변화시켰다. --- p.298

우리는 교류를 통해 서로서로 연결됨으로써 고민을 덜고, 앞선 지혜를 나누고, 가야 할 방향성을 정하고,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받을 수 있다.
--- p.30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나는 내가 죽고 난 다음 아이가 살아갈 사회를 생각한다”
한국에서 10년째 장애 아이 엄마로 살고 있는 류승연이 겪고 나눈 이야기

편견이 깨지고 눈빛이 바뀌는 책,
어른들을 위한 교과서로 이 책을 추천한다
은유(작가)

우리는 이제 배우고 싶다
담담한 시선을 나누는 법을


마트에서 바닥에 드러누워 소리 지르는 한 초등학생 발달장애인이 있다. 장을 보던 사람들의 시선이 동시에 아이에게 쏠린다. 아이 엄마는 장을 마저 보지 못한 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아이를 데리고 마트를 떠난다. 지하철에서 청년 발달장애인이 자리에 앉아 앞뒤로 머리를 계속 흔든다. 옆 자리가 비었는데도 선뜻 앉으려는 사람은 없다.

길에서, 지하철에서, 마트에서 우리는 발달장애인을 마주할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간다. 몸이 비켜간다. 성인 발달장애인에게는 두려움과 혐오의 시선을, 발달장애 아이와 부모에게는 측은한 동정의 시선을 보낸다. 길을 나설 때마다 쏠리는 수많은 시선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오로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몫이다.

TV 다큐멘터리나 영화에서 만나는 발달장애인은 친근하기만 한데, 현실에서 만나는 발달장애인은 왜 불편하고 낯설까? 왜 우리는 그들을 본 듯 안 본 듯 그냥 지나치지 못할까? 우리는 배우지 못했다. 혼자 중얼거리며 머리를 흔드는 이유는 불안한 외부 상황에 맞서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이고(197쪽), 발달장애 아이가 바닥에 드러누워 울 때 어른들이 기다려주기만 하면 충분히 진정될 수 있다는 것을(176쪽).

건강한 사회에서 성숙한 시민으로 살고 싶은 우리는 이제 배우고 싶다. 길에서 우연히 발달장애인을 마주쳤을 때 담담한 시선을 나누는 법을. 우리에게는 새로운 교과서가 필요하다.

길에서 장애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비장애인을 위한 책


전직 기자이자 현직 장애 아이 엄마 류승연이 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 출간되었다. 학구열 높은 부모님 덕에 ‘강남 8학군’이라 불리는 대치동에서 학교를 다녔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부를 거쳐 정치부 기자로 국회를 출입, 향후 2,30년 승승장구하는 인생을 꿈꿨던 저자는 쌍둥이를 임신, 장애 아이를 낳고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장애 아이를 키운다는 건 이전까지 자신이 알던 세계가 무너지는 경험이었다.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고 다른 속도로 자라는 아이를 키우며 숱한 좌절을 겪었다. 태교 삼아 공부했던 육아 지식은 아이 앞에서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장애 아이 육아는 상상 이상으로 고되었지만, 가장 힘든 건 아이를 향한 세상의 차가운 시선이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그 시선이 싫어서 그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아갸갸갸’ 하며 이상한 소리를 내는 아이의 입을 막기 바빴다. 그렇게 고개 숙인 장애 아이 엄마로 살기를 10년. 문득, 멀지 않은 미래에 아이가 ‘동네 바보 형’이라 불리며 평생 이방인으로 살까 두려워졌다. 발달장애인이 친구이자 동료, 이웃집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려면 장애인은 낯선 존재가 아니라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은 길에서 장애인을 마주쳤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비장애인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16년 11월부터 약 2년간 온라인 매체 [더퍼스트미디어]에 연재한 ‘동네 바보 형’을 새로 정리한 것이다. ‘동네 바보 형’은 비장애인, 장애인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장애인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 많은 일반인이 봤으면 좋겠다’, ‘비장애인 아이를 키우지만 엄마로서 공감된다’, ‘부당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등 공감과 지지의 댓글이 연이어 달린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동네 바보 형’ 캐릭터의 문제점을 꼬집은 ‘TV에서 동네 바보 형을 추방합시다’는 [허핑턴포스트]에 기사로 실리기도 했다.

피하고 싶은 장애인이 아닌
다르지만 같은 친구이자 동료로


발달장애인에게 차가운 시선은 칼이 되지만, 담담한 시선은 숨통이 된다. 저자는 발달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면 치료실, 학교가 아닌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어우러져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많은 경우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발달장애 아이들이 세상을 경험할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한다.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기 힘든 부모는 자꾸 아이를 숨기게 되고, 밖에서 떼를 쓰는 아이는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훈육을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거다. 시선을 거두는 것만으로도 많은 발달장애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은 장애 아이 부모가 쓴 감동 수기도, 한계를 극복한 장애인의 인간 승리 드라마도 아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도 나를 지키며 살아온 한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거두고 함께 사는 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발달장애 아이가 가진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것(25쪽), 힘든 것과 불행한 것은 다르다는 것(34쪽), 장애는 병이 아닌 ‘특성’이라는 것(278쪽), ‘아픈 아이’가 아니라 느리게 커가는 사람이라는 것(163쪽), 발달장애 아이들이 보이는 낯선 행동과 소리는 타인과 소통하고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함이라는 것(198쪽)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길에서 발달장애인을 우연히 마주쳤을 때, 더 이상 불편해 하지 않은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오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이 삶의 한 순간에 스치는 타인이 아닌, 친구이자 동료, 이웃으로서 함께 살아갈 세상을 기대해 본다.

장애인.
어감 자체가 무겁고 왠지 회피하고 싶어지는 단어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다만 그들 마음속에 우리와는 다르게 생각하는 어린왕자가 살고 있을 뿐이다. 태어날 때부터 지구인이었던 우리와 달리 먼 우주에서 온 듯 보이는 그들은 지구인의 생활양식을 매우 천천히, 시간을 들여 배워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바란다. 대한민구기의 많은 어린왕자들이 무사히 지구에 안착할 수 있기를. 그렇게 되도록 지구인들이 조금만 더 호의적인 시선으로 그들을 지켜봐주기를. 나는 간절히 바란다. ­13쪽

전직 기자이자 현직 장애 아이 엄마가 말하는
우리 사회의 품격


저자인 류승연은 사회부, 정치부 기자를 지낸 경력을 살려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사실을 바탕으로 장애인 복지의 현주소를 예리하게 건드린다. 지금까지 복지 전문가나 인권 연구가가 쓴 장애 관련 전문서는 있었지만, 현실에서 장애 아이를 키우며 부딪친 문제들을 사회구조적으로 접근해 무엇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조목조목 짚은 책은 없었다.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살기’란 어떤 걸까?

장애 아이 치료기관은 경쟁률이 3백 대 1, 5백 대 1로 대치동 학원가 입시경쟁보다 치열하고(54쪽), 장애등급 평가 기준의 모호함 때문에 마땅한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72쪽), 일반 학교에서는 통합교육이, 특수학교에서는 맞춤 특수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217쪽). 장애인의 자립을 돕기 위해 생긴 활동보조인 제도는 비전문성 때문에 장애 아이와 부모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하고(283쪽), 성인 발달장애인의 82.5퍼센트가 실업자일 정도로 장애인 취업문은 좁디좁다(214쪽).

이 책은 장애인 복지의 현주소를 진단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갑자기 장애를 만나게 된 사람들을 위한 장애 컨설턴트 제도 도입(101쪽),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장애 이해 교육(128쪽),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이 가족 없이도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주거 형태(241쪽)와 같은 제안을 따라 읽다보면 누가 어떤 모습을 하건 인간다운 권리를 누리며 살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탄탄히 구축된 사회의 모습이 그려진다.

시설이되 시설 같지 않은 탈시설을 목표로, 장애인들만 모여 사는 ‘장애인 월드’가 아닌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살기를 구현하는 장애인 주거 형태가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 아쉽게도 이러한 형태의 새로운 주거 모델은 거의 민간이 주도하고 있다. ­247쪽

죄송하지 않을 권리와
행복할 의무에 대하여


장애 아이 엄마로 살아온 저자가 자신의 삶에서 점차 ‘장애’를 분리해가며 일과 가정, 부모와 아이 사이의 균형을 맞춰가는 여정을 따라가는 것도 이 책의 묘미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엄마만이 아닌 ‘나’의 삶을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나를 버리는 길 대신 조금 부족하더라도 ‘행복한’ 장애 아이 엄마가 되는 길을 택했다(116쪽). 특수교육 관련 책을 읽는 대신 읽고 싶은 책을 읽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틈을 내 글을 쓴다. 그리고 장애는 아이가 가진 특성일 뿐 가정의 장애가 아님을 깨닫는다(278쪽). 장애인인 아들에게 관심을 쏟는 만큼 남편과 딸에게도 관심을 쏟는다.

아이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치료실을 전전하던 저자는 아이의 발달을 위해 조급했던 마음을 고쳐 잡는다. 아이는 장애인이기에 앞서 느린 속도로 발달하는 한 명의 사람이라는 것(260쪽)을, 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행복한 일상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261쪽)을 깨닫는다. 무엇보다 저자는 아이가 기능은 좀 낮더라도 마음이 ‘행복한’ 장애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아들을 두 살이 아닌 제 나이인 열 살로 대하고 그에 걸맞게 존중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스무 살이 될 아들은 스무 살의 성인이 될 수 있다. 그냥 발달장애가 있는 한 명의 성인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공주병을 지닌 성인이 되고 누군가는 우울증을 지닌 성인이 되듯이 그냥 발달장애가 있는 성인이 되는 것이다. ­255쪽

이 책은 하루아침에 장애 아이 부모가 되어 절망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보내는 저자의 당부이자 위로의 메시지로 끝난다. ‘장애가 있는 아이 덕분에 심심할 틈 없이 많이 웃을 수 있는 행복감을 맛보게 될 거라고, 아이가 장애를 갖게 되었어도 괜찮다고, 인생 끝난 거 아니라고(306쪽)’, 앞서 경험한 선배로서 그는 공감과 연대의 손길을 내민다.

여덟 살 된 아이가 학교에 입학해 처음으로 “엄마”라고 불렀을 때 감정이 복받쳐 저저로 눈물을 흘리게 된다. 열 살 된 아이가 양치질을 한 뒤 처음으로 물 뱉기에 성공했을 때 엄마는 춤을 추게 된다. 열일곱 살 아이가 식당에서 혼자 힘으로 주문에 성공했을 때 엄마는 찌르르 울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자식을 껴안는다. 고맙다고 속삭이게 된다. ­305쪽

회원리뷰 (32건) 리뷰 총점9.5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장애아이도 세상에 아이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엄****다 | 2018.04.23 | 추천10 | 댓글15 리뷰제목
어떤식으로 글을 적어가야할지 막막하다.엄마라는 이름으로 책을 읽어내며 순간 순간 들이닥친억울한 분노와 사회에 대한 반항심을달리 표현할 방법도 그렇다고 내가 느낀 어설픈 정의감이 딱히 뭘 할수 있는것도 없다.늙은나이 임신으로 기형아 검사때마다.손가락 갯수를 세는 초음파마다.첫임신때는 그리 초조할 수 없었다.그저 손가락 발가락 갯수를 세는일이 말만들었을뿐나에게도;
리뷰제목
어떤식으로 글을 적어가야할지 막막하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책을 읽어내며 순간 순간 들이닥친
억울한 분노와 사회에 대한 반항심을
달리 표현할 방법도 그렇다고 내가 느낀
어설픈 정의감이 딱히 뭘 할수 있는것도 없다.

늙은나이 임신으로 기형아 검사때마다.
손가락 갯수를 세는 초음파마다.
첫임신때는 그리 초조할 수 없었다.
그저 손가락 발가락 갯수를 세는일이 말만들었을뿐
나에게도 그리 중요할거란 생각을 하진 못했다.
손가락 열개.
발가락 열개.
눈.코.입.귀.
그 존재 만으로 그저 감사했다.
감사하고 감사했다.

책을 읽는다고 저자의 힘듦을 이해할수는 없다.
그저 육아로 징징되다 반성을 했을뿐이다.
나에겐 장애나 화상등으로 인한 외모에
눈길이 멈출듯한 사람들을 보면 더 모른척 하는
버릇이 있다.
그것이 그사람들에게 타인인 내가 해줄수있는
배려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관심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외면해 주길 바랄때도 있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때문이다.

첫아이 임신중.마트를 가던 어느날.
마트 장난감코너 한복판엔 아이하나가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바닥을 제집삼아 뒹굴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이미 그곳에 재미난 구경처럼
시선이 꽂혀있었다.
난 그냥 지나치며 얘기한적이 있다.
''그냥 모른척해주면 부모가 기다리며 훈육을 하면 좋은데
왜 도망가듯이 아이를 데리고 그자리를 떠나야 하는건지
이해를 못하겠어.
아이교육이 크게보면 결국 세상에 나올 모두의 아이일텐데.''
신랑은 기특한듯이 나를 바라보기만 했지만
난 정말 그 현실이 조금 불쾌했다.
그 공감을 저자도 받은듯 하다.

몸집이 크지만 나이가 천천히 스미는 아이들.
몸과 뇌가 꼭 같이 커야하는 객관된 관점의 눈때문에
그아이들이 더 규격된 상자안의 세상에
박혀 있어야만 하는건지.
상자의 뚜껑을 열어 더 넓은곳으로 나올수 있도록 돕는건
아이들의 부모이지만
그 머리를 짓누르며 작은 희망조차 막고있는건
나자신과 우리들 세상이지 않을까.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뉴스에 올라올땐 더 아프다.
사람이 이렇게 까지 이기적일수 있나싶다.
술취한 인간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심신미약의 솜방망이세상.
그럼 심신미약의 정말 울타리가 필요한 사람에겐
튼튼한다리는 아니어도 징검다리하나 없는건지.

세상의 모든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
왜 어른들이 실천해주지 않는건지.
옳고 그름도 모르는것 같은 어리석은 어른들에게
화풀이 하고싶다.
마땅히 웃어야할 권리정돈 누리고 살수 있도록
어우러지는 세상을 내 아이에게
먼저 가르쳐야 한다.
모두가 너의 이웃이라고.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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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형이라는 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껌***스 | 2019.06.17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전직 기자이자 현재 장애아이 엄마 10년 경력차 글쓴이가 쓴 에세이다. 제목은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 '동네 바보 형'에서 따 왔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를 단적으로 알게 해 주는 제목이다.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모성 수기도 아니고 빛나는 장애 극복 사례담도 아니다. 저자는 담담한 필체로 현실의 장애인은 영화와 다른, 특별한 누군가가 아;
리뷰제목

전직 기자이자 현재 장애아이 엄마 10년 경력차 글쓴이가 쓴 에세이다. 제목은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 '동네 바보 형'에서 따 왔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를 단적으로 알게 해 주는 제목이다.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모성 수기도 아니고 빛나는 장애 극복 사례담도 아니다. 저자는 담담한 필체로 현실의 장애인은 영화와 다른,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내 가족이자 친구, 동료, 이웃 사람이라는 것을 알린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장애인 인구는 250만 명이 넘고 그 중 약 10%가 발달 장애인인 현실인데도 우리는 몰라서 편견을 갖게 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마트 등지에서 단지 시선을 거두어 주는 일만으로도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이어 독자에게 묻는다. "온 마을이 함께 장애 아이를 키우는 경험에 동참해 주시렵니까?(183쪽)"라고.

 

무겁게 쓰려면 한없이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인데, 저자는 엄청난 필력으로 한달음에 읽히는 글을 썼다. 대중적인 글쓰기에 감각이 있는 저자다. 어렵지 않게 어둡지 않게 자신의 삶과 가족, 아이의 장애, 장애 동생을 둔 아이의 성장 그리고 정부 정책과 교육 현장 등 사회의 문제를 들려 주는 것을 보면.

 

그외 육아에 올인하느라 다른 부분에서 자신이 잃어가는 것을 고민하는 부분도 많이 공감이 갔다. 장애와 인권 쪽 만이 아니라 기혼 여성, 중년 여성의 삶의 문제에 대해서도 좋은 동료를 만난 것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필독을 권한다.

 

장애 아이인 자식의 인생이 고달프고, 그 아이로 인해 나머지 가족의 인생도 힘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불행한 건 아니다. 힘든 것과 불행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

- 33~ 34쪽에서 인용

 

엄마 병수발 들면서 읽었다. 힘든 것과 불행한 것은 다르다,,, 위의 부분이 크게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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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죄송하지 않을 권리와 행복할 의무에 대하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d******i | 2018.05.07 | 추천3 | 댓글4 리뷰제목
2012년 어느 날. 그날도 나는 어김없이 정시에 땡~ 퇴근을 하곤 아이들을 데리러 잽싸게 발걸음을 놀렸다. 붐비는 가산디지털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 길, 평소 비슷한 시각에 자주 만나던 너무나도 귀공자처럼 생긴 학생을 그날도 만났다. 눈에 띄게 뽀얀 피부와 귀공자처럼 잘 생긴 학생은 사람들 틈에 섞여 잘 보이진 않았지만 언뜻 언뜻 차~~암 참한 학생이다 싶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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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어느 날. 그날도 나는 어김없이 정시에 땡~ 퇴근을 하곤 아이들을 데리러 잽싸게 발걸음을 놀렸다. 붐비는 가산디지털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 길, 평소 비슷한 시각에 자주 만나던 너무나도 귀공자처럼 생긴 학생을 그날도 만났다. 눈에 띄게 뽀얀 피부와 귀공자처럼 잘 생긴 학생은 사람들 틈에 섞여 잘 보이진 않았지만 언뜻 언뜻 차~~암 참한 학생이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아이였다.

사실 나는 그 당시 지방에서 갓 올라온지라 복잡한 지하철을 탈 때면 늘 긴장을 하곤 했다. 거미줄처럼 얽힌 서울의 지하철은 내겐 미로와 같았으므로 비슷한 시간에 거의 같은 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내렸다. 늘 나와 비슷한 시간에 지하철을 타던 그 학생은 처음엔 잘 몰랐지만 몇번 마주치다 보니 뭔가 부자연스러움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은 우연히 바로 옆에 서게 되었는데, 가만히 있던 학생이 말을 걸었다.
"누나, 예쁘다. 뽀뽀하고 싶다."
"누나, 예쁘다. 뽀뽀하고 싶다."

순간 당혹스러움에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그 학생은 명백히 내 눈을 마주보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모두 이 상황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듯 외면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학생은 경미한 발달장애인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학생의 친근함의 표현방식은 '뽀뽀'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당시 장애인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내갠 정말 '당황스럽다'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다행히 '아무에게나 뽀뽀하면 안된다'는 나의 말에 '그래도 나는 뽀뽀하고 싶다'라는 아쉬움 섞인 말을 하긴 했지만, 내 의도를 이해하는 듯 했다. 아마도 그 학생이 내가 사회에 나와서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고 얘기를 해 본 최초의 장애인이 아니었나 싶다. 그날의 일이 내겐 당혹스럽고 몇날 몇일을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 일이었지만, 어느 새 잊혀져버린 일이 되었다. 그건 나의 일도, 내 주변의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리라.

 

몇일 전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전직 기자 출신 류승연씨가 한국에서 10년째 장애를 가진 아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몸소 체득하고 있는 현실의 고단함, 우리나라 장애아를 위한 교육의 답답한 현실에 대해 담담히 얘기해주는 책이다.

어느 누구도 내가 장애인이 될거라는 생각, 장애아를 둔 부모가 되리란 생각을 하진 않는다. 저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학구열에 불타는 부모를 둔 덕에 소위 말하는 '강남 8학군'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엔 기자가 되어 잡지사 시절엔 화려한 삶을, 사회부 기자 시절엔 가난하고 힘 없는 삶은, 정치부 기자 시절엔 현실의 삶을 배우고, 탄탄대로 인생을 그리며 40대 정치부장, 50대 편집국장을 꿈꾸는 삶을 살았지만, 결혼 후 쌍둥이를 임신, 2009년 9월 어느날 장애 아이를 낳고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내가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가 되리란 걸.....
어느 누구도 아닌 내가 장애인이 될 수도 있으리란 걸 말이다.
사실 나 또한 '장애'라는 건 나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여겨졌다. 
그건 남의 일이고, 뉴스에서나 나올 법한 일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가졌던 못난 오해들을 한웅큼씩 내다버려야 했다.
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불행할 거라는 오해.
당연히 '나의 삶'은 버리고 오롯이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야하지 않을까라는 오해.
당당히 드러내기보단 숨기기에만 급급할거라는 오해 등등등.

저자가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울분과, 현실에서의 힘듦은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알지 못하리라.  지금은 수많은 난관을 거치고 당당히 장애를 밝히고, 나아가 장애인을 위한 우리 사회와 교육과 현실에서의 부족한 부분들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많은 이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지만, 적어도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이었다. 어쩌면 저 일이 남의 일만은 아닐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했다.

 

"장애 아이 육아보다 더 힘든 건 '세상의 시선'이다.
장애인을 향한 세상의 시선. 장애인 가족에 대한 편견과 오해.
그것들은 냉정했고 차가웠고 고통스러웠다.
나는 '장애인 가족'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러한 세상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저자의 이 한마디는 그 동안 십여년을 장애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겪어야 했던 모든 아픔들을 총망라한 말이 아닌가 싶다. 일반인인 내가 섣불리 위로의 말을 건네기는 쉽지 않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건네는 위로의 말이 되려 그들에겐 더 큰 아픔의 말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장애를 가지고 싶어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유없이 죄송해야 하고, 이유없이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회의 구성원으로 태어난 이상, 그들도 보통의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으므로.

저자가 가는 무지개모임 엄마들은 장애인을 "장(長), 애(愛), 인(人). 오랫동안 길게 사랑받는 사람"이라 한단다. 장애인. 저자의 말대로 조금은 무겁고 왠지 회피하고 싶어지는 단어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다만 그들 마음 속에 우리와는 다르게 생각하는 어린왕자가 살고 있을 뿐이라 한번쯤은 달리 생각해보자. 거창하게 장애인을 위해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지금은 담담한 시선으로 지켜봐주는 것만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들이 스스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 시간을 갖도록!
더 이상 죄송하지 않을 권리와 행복할 의무를 가질 수 있도록!
 

#푸른숲 #사양합니다동네바보형이라는말 #류승연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크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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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1건) 한줄평 총점 9.6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나의 시선이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는 칼이 될 수 있음을 알게한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플래티넘 t****s | 2018.12.29
구매 평점4점
발달장애인의 상동행동에 대해서 새로 알게 된 사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c******7 | 2020.12.08
구매 평점5점
많이 많이 공감하며 읽은책! 읽으며 우리나라 제도가 바뀌길 기대하며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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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6 |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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