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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폐증의 잃어버린 역사와 신경다양성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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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700쪽 | 928g | 140*225*35mm
ISBN13 9791159922244
ISBN10 115992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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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후 나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높게 평가받는 여성 기술자이자 기업가인 주디 에스트린의 프로필 작업에 착수했다. 1970년대에 스탠퍼드 대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빈트 서프와 함께 인터넷의 뼈대라 할 수 있는 TCP/IP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그 후로도 남성들이 지배하는 IT 분야에서 여러 개의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출범시키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주디의 개인사를 취재하다가 그녀의 시동생인 마닌 클리그 펠드와 연락이 닿아서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 물어보았다. “물론이죠. 하지만 한 가지, 우리 집에는 자폐증에 걸 린 딸이 있다는 걸 알아두세요.”

기이한 우연처럼 느껴졌다. 기술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실리콘밸리의 두 집안에 희귀한 신경학적 장애를 지닌 자녀가 있다? 다음 날 집 근처 카페에서 친구를 만나 이 흥미로운 우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때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짧고 검은 머리를 한 젊은 여성이 불쑥 끼어들었다. “저는 특수교육 교사인데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세요? 실리콘밸리에 자폐증이 유행하고 있다고요. 우리 자녀들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정말일까?
---「프롤로그」중에서

새로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하던 부모들은 느닷없이 기본 예방접종의 안전성과 수은(티메로살 같은 백신 보존제 속에 극소량 포함되어 있다) 등의 중금속이 자녀의 발달에 장애를 초래했을 가능성에 대해 상반되는 정보가 난무하는 지뢰밭에 던져진 꼴이 되고 말았다. 거대 제약회사와 부패한 정부 관료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백신 부작용을 은폐하려는 거대한 음모가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때마침 등장한 인터넷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매년 수만 명의 어린이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백일해 등의 유행병이 다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높아졌다. 자폐증이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은 ‘오랜 기간에 걸쳐 진단 기준이 점차 확대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애초에 왜 그렇게 진단 기준을 부적절할 정도로 좁게 잡았단 말인가? 이전까지 유전적 요인으로 생각되었던 수수께끼의 희귀병이 어떻게 삽시간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병이 되어버렸단 말인가?
---「프롤로그」중에서

이 책을 쓰기 위해 이 질문의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는 아예 처음, 즉 카너와 아스퍼거가 각기 따로 자폐증을 발견했다고 생각되는 1940년대보다도 더 이른 시점에서 시작해보기로 했다. 아무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자 자폐증 역사의 표준적인 연대표, 즉 소위 자폐증의 창조 신화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어 이전 시대에 자폐증을 겪었던 사람들을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부정확한 연대표를 바로 잡지 않는 한, 어떤 연구와 사회적 합의가 자폐인과 가족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지에 관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긱 증후군’이 발표된 후 가장 유망한 발전이라면 신경다양성이라는 개념이 대두된 것이다. 자폐증, 난독증, 주의력결핍과다활동장애(ADHD) 같은 병들을 단순히 능력 부족과 기능 이상의 집합체로 볼 것이 아니라 독특한 장점을 지니고 인류의 기술과 문화 진보에 이바지해온 자연발생적 인지적 변이로 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자폐증을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보는 모델과 신경다양성이라는 개념은 포스트 모던적 세계관의 산물이라는 믿음이 폭넓게 퍼져 있지만, 사실 이런 개념은 아주 오래된 것으로 1938년 한스 아스퍼거가 최초의 대중 강연을 통해 제안했다.
---「프롤로그」중에서

지금도 소수의 인지심리학자들을 제외하고는 1980년대의 정신의학 계에서 자폐범주성장애라는 모델을 채택한 것이 이 병을 최초로 정의한 사람에게 결정적인 패배를 안긴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수십 년간 카너는 자신의 증후군이 정의상 단일한 병이고 어린이에게만 국한되며 극히 드물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타일러 코웬이 ‘자폐증적 인지 스타일’을 타고난 것의 장점을 내세우거나, 대릴 해너 같은 할리우드 스타가 중년에 들어서야 사실은 자폐증이었다고 털어놓는다든지, 필즈 메달을 수상한 수학자 리처드 보처즈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자폐증적 성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그가 보았다면 완전히 정신 나간 짓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무책임하다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심지어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트도 [나이틀리 뉴스]에 출연하여 진행자인 브라이언 윌리엄스에게 이렇게 말하며 그 대열에 동참했다.

“아주 넓게 본다면 저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사회적 관계가 너무나 어렵거든요. 그렇다고 뭘 못한다는 소리는 아니에요. 그저 다른 사람과 사고방식이 다른 것뿐이죠.” 카너에게 있어서 자폐증은 단순히 유별난 인지 스타일이나 다른 사고방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었다. 부적절한 양육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비극적인 어린이 정신병으로, 조현병에 비견할 만한 것이었다. 전혀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것이 아니었다.
---「1. 클래팜 커먼의 마법사」중에서

한 가지만은 분명했다. 새로운 치료는 레오를 비참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 전에는 항상 기대에 차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암담한 표정을 지으며 마지못해 식탁에 앉았다. 앞에 놓인 음식을 바닥에 던져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식단이 표현언어 습득을 촉진하는 면도 있었다. 이름을 아는지도 몰랐던 음식들, 예를 들어 요구르트나 수박을 달라고 엄마를 조르기 시작했다. 이전에 레오는 일상에서 수없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히는 데도 불구하고 항상 놀랄 만큼 활기찬 소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 시간이 멀다 하고 알약을 삼킬 때마다, 기저귀 속의 배설물에 엄마가 안달할 때마다, 매일 밤 비타민 B-12 주사를 맞을 때마다 반항기가 가득했다. 아이는 부모만큼이나 지쳐 보였다.

순례를 떠나는 심정으로 다시 로스앨터스를 찾았을 때 의사는 예상했던 대로 또 킬레이트 치료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에는 크레이그가 이의를 제기했다. “잠깐만요, 선생님은 지금 수은 독성 수치가 낮게 나왔다고 킬레이트 치료를 권하시는 거지요?” 의사는 그렇다고 했다. “수은 독성 수치가 높았을 때도 킬레이트 치료를 권하셨지요?” 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킬레이트 치료를 해서는 안 되는 경우가 하나라도 있습니까?” 마침내 의사가 입을 열었다. “없습니다.” 크레이그와 섀넌은 “그것 참 고맙군요”라고 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진료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다시는 로스앨터스에 가지 않았다.
---「2. 녹색 빨대를 사랑하는 소년」중에서

10년 동안 아스퍼거와 동료들은 고트프리드와 비슷하게 사회적 기능의 미숙함, 조숙한 능력, 규칙과 법칙과 일정에 대한 과도한 집착 등 뚜렷한 특징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어린이들을 200명 넘게 진료했다. 비슷한 특징을 보이는 수많은 10대와 성인들도 관찰했다. 가장 심한 어린이들은 정신박약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있었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규칙에 얽매이는 버릇과 지시에 따를 능력이 없다는 것을 교사들이 고의적인 반항으로 간주하여 학교에서 쫓겨난 아이들도 있었다. 가장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도 옷을 입고, 몸을 씻고, 식탁에서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등의 기본적인 생활 기술조차 익히지 못했다. 또한 이들은 운동에 서투르고 몸놀림이 어설퍼, 활력 넘치게 운동을 하는 것이 정신적 건강의 증표로 받아들여지는 문화 속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아스퍼거는 그중 많은 아이들이 성숙하고 깎아놓은 듯한 용모를 지녀 놀랄 만큼 아름답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표정은 끝없는 근심에 사로잡혀 일찍 늙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무겁고 심각했다. 특히 환경에 예기치 못한 변화가 생기거나 일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진행되면 크게 동요했다. (아스퍼거는 한 어린이에 대해 이렇게 썼다. “일이 예상했던 것 또는 익숙한 것에서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몹시 화를 내고 혼란스러워하면서 장황한 비난을 늘어놓았다.”) 이들은 모든 일을 규칙에 따라 진행하면 혼란 자체를 피할 수 있다는 듯 매우 엄격한 규율에 맞춰 행동하는 경향이 있었다.

(…) 이들은 여러 가지 모순을 한데 섞어놓은 것 같은 존재였다. 조숙한 동시에 유치하고, 섬세한 동시에 고지식하며, 칠칠맞지 못한 주제에 격식을 차리고, 외로워하면서도 남에게 쌀쌀맞고, 언어의 음악적인 요소에 민감하지만 인간 사이에 주고받는 상호 관계의 리듬에는 둔감했다. 아스퍼거가 썼듯이, “매우 흥미롭고, 절대로 놓치고 지나갈 수 없는 유형의 어린 이들이었다.” 그는 이들이 ‘결코 드물지 않지만’, 어떤 이유로든 이전 세 대 치료자들이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독특한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3. 빅토린느 수녀는 무엇을 알고 있나」중에서

카너는 다루기 어렵고, 툭하면 화를 내고,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이 어린이들이 하나같이 놀랄 정도로 잘생겼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얼굴 이 영혼을 들여다보는 창문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뇌의 복잡한 연결 회로 자체라도 되는 듯 그들의 ‘충격적으로 지성적인 얼굴 생김새’에 매혹을 느꼈다. 이들이 인지적으로 대단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그의 믿음은 이미 몇 년씩 자녀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설명해줄 소아과 의사, 정신과 의사, 신경과 의사, 기타 전문가들을 찾아다녔지만 아무 소득도 얻지 못했던 부모들의 마음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위안이 되었다. 부모 중 몇몇은 정신과 의사였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카너의 의견을 듣고 싶어 했다. 자기 자식이 정신지체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역사적으로 그런 진단은 노동자나 이민자, 그리고 유색인종들과 관련되었던 것이다.

카너는 이들에게서 알아낸 양상이 훗날 백신 반대주의자들이 1920년대와 1930년대에 걸쳐 메르티올레이트 등 수은을 함유한 항진균제와 백신 보존제들이 개발되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주장한 것처럼 현대에 들어 생긴 독특한 현상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4. 매혹적이고 기이한 특징들」중에서

강력한 동료들에 대한 카너의 조건부 항복은 신속한 만큼이나 부모들에게는 가혹했다. 1948년 4월, 《타임》에 “얼어붙은 아이들_유아기 조현병 환자들”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을 때는, 그가 자신의 증후군이 출생 시부터 존재한다고 고집을 피우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맨해튼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동료들 에게 강연하는 도중 카너는 환자의 부모들에게 맹비난을 퍼부었다. 실험실이나 다음번 전시회 개막식장으로 황급히 뛰어가느라 자녀들을 제대로 안아줄 시간조차 없는 냉정한 완벽주의자들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부모들이 나쁜 마음으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나치게 성실한 주유소 직원들처럼 기계적인 서비스’가 곧 책임감 있는 육아라는 개념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어린이들이 타인에게 등을 돌리는 이유가 ‘성에 제거 기능이 없는 냉장고 안에서 깔끔하게 키워진’ 결과, 혼자 있는 데서 오히려 위안을 찾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5. 유해한 양육의 발명」중에서

색스는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환자들이 의사소통을 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한시도 쉬지 않고, 특히 자기들끼리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몸짓이나 기타 비언어적 형태로 자신을 표현했던 것이다. 그는 동료들이 주변에서 항시 일어나는 좀 더 미묘한 상호작용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도록 병원 저널에 “정신장애자들의 문화와 공동체”라는 에세이를 기고했다.

하지만 직원 사이에 만연한 소위 ‘치료적 처벌’에 반대하자, 결국 그는 병동에서 근무할 수 없었다. “결국 참다 못해 수요일마다 열리는 정례 회의에서 이 문제를 꺼냈고, 도덕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죠. 개인적으로 그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으며, 기꺼이 환자들과 접촉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을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탁자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얼굴빛이 하나같이 어두워졌다. 며칠 뒤 행정 관리자는 그의 병동 근무를 금지시켰다.
---「7. 괴물과 싸우기」중에서

모로우는 영화가 개봉되고 난 후 한 엄마가 보낸 편지를 읽고 자신의 작품이 어떤 현상을 일으켰는지 처음으로 느꼈다. 그녀는 아들을 데리고 쇼핑을 하는 것이 가혹한 시련이었다고 설명했다. 항상 주저앉아 소란을 피우고, 다른 엄마들은 아이를 버릇 없이 키운다고 그녀를 비난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얼마 전 마트에서 한 여성이 자기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자 그녀는 이렇게 물었다.
“혹시 [레인맨] 보셨어요?”
“아, 네. 그 영화 정말 좋았죠.”
“저기, 제 아들 조니도 레이먼드 배빗과 비슷하답니다.”
상대방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렸다. “오, 조니, 너도 자폐증이니? 아줌마가 몰랐구나.”
NSAC의 공동 설립자 필리스 테리 골드는 호프만에게 자기 어머니도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친구들에게 손자의 존재 자체를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부모는 편지에서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평소에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 아들이 자랑스럽게 선언했다고 썼다. “나는 자폐증이야!” 자폐인 한 명에 관한 영화를 통해 무수한 사람들의 존재가 가족에게, 이웃에게, 교사와 의사들에게 그리고 그들 자신에게 새롭게 인식된 셈이다.
---「8. [레인맨] 효과」중에서

“진단의 문제야.” 로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카너의 좁은 정의를 확장하여 좀 더 가벼운 장애를 겪는 어린이와 성인들을 포함시켰을 때 이미 그녀는 자폐증의 유병률이 증가하리라 예상했다. 1960년대에 자신들의 가족이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겪어야만 했던 일을 겪지 않도록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폐증 진단을 내릴 수 있게 한 것, 정확히 그것 때문에 이런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이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었어.” 주디스도 같은 생각이었다. “사람들이 유행병이라고 했을 때 우리는 놀라지 않았죠. 기준을 넓게 잡으면 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으니까요. 우리는 수도 없이 이야기했지만, 사람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죠.”
---「9. 판도라의 상자」중에서

5개월 전에 영화 [레인맨]이 개봉된 데서 자극을 받아 마련된 모임의 주제는 ‘기능적으로 뛰어난 자폐증 환자들’이었는데, 단상에 오른 특별 연사는 충분히 그런 자리에서 말할 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었다. 이윽고 그녀가 말을 시작했다. “저는 자폐증을 겪는 44세의 여성으로, 축산 장비 디자인 부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경력을 일구어왔습니다. 어배너에 있는 일리노이 대학교 동물과학부에서 박사를 마치고, 현재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동물과학부 조교수로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템플 그랜딘이었다. 자폐증과 관련 있는 사람들 외에는 아직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 우선 그랜딘은 말을 하지 않는 어린이들이 주변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무시한다는 생각이 너무나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른들이 직접 말을 걸 때 저는 그 말을 전부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입 밖에 꺼낼 수 없었지요. 엄마와 선생님들은 왜 제가 비명을 지르는지 의아해했어요. 하지만 비명을 지르는 것이야말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답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폐증 경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감각적 민감성을 포착하려는 기존의 방법들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어렸을 때 받았던 청력검사에서는 청력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나왔지만, 특정한 소리들은 마치 ‘귀에 최고 음량으로 맞춰놓은 보청기를 낀 것’처럼 견딜 수 없었다고 묘사했다. 어렸을 때 교회에서 그토록 자주 이상한 행동을 했던 것은 일요일마다 억지로 입어야 했던 거추장스런 속치마, 스커트, 스타킹 같은 것들이 몹시 따끔거리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1. 자폐라는 공간은 얼마나 넓은가」중에서

딸아이가 저를 쳐다보는 데만 5년이 걸렸습니다. 1977년 4월, 아이가 저를 쳐다본 순간은 정말 기적 그 자체였지요. 잠들 시간이 되어 밤마다 읽어주는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었어요. “그리고 베스는 엄마와 아빠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잠이 들었어요.” 저는 뒤이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 베스야, 정말 딱 한 번만이라도 네가 날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갑자기 아이가 눈을 떴어요. 똑바로 제 눈을 들여다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해요, 엄마.” 평생 그렇게 놀랍고 기쁘고 기적 같은 경험은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깨달았지요. ‘저 안에 누군가 있구나.’ 자폐인과 함께 살거나 늘 가까이 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모를 거예요.

저는 아이가 저를 쳐다볼 때 절대로, 단 한 번도,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 딸아이는 저를 아주 자주 쳐다보지요. 저는 딸아이가 혼자 손을 씻을 때 절대로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걸 가르치는 데 6년이 걸렸거든요. 이제 저는 손을 씻는 거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놀랍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제가 말하고 싶은 건요, 저는 너무너무 작은 일에도 엄청난 기쁨을 느끼는 법을 배웠다는 거예요.
---「11. 자폐라는 공간은 얼마나 넓은가」중에서

신경다양성을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난독증이나 ADHD 등의 진단명이 아니라, 인간 운영체제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놀라울 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나 여러 가지 절망스러운 한계에도 불구하고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시키는 데 매우 능하다.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컴퓨터가 고장인 것은 아니다. 인간의 운영체제 역시 흔히 사용되는 운영체제가 아니라고 해서 그 속의 모든 기능이 버그라고 할 수는 없다. 자폐증의 기준에서 볼 때 ‘정상적인’ 뇌는 쉽게 산만해지고, 강박적일 정도로 사교적이며, 아주 작은 세부 사항과 항상 일정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주의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자폐인들은 신경정상적 세계를 터무니없이 예측 불가능하고, 혼란스러우며, 끊임없이 굉음이 들려오고, 개인 공간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12. 엔터프라이즈호 만들기_신경다양성의 세계 설계하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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