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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

문학, 내 마음의 무늬 읽기

: 문학상담의 이론과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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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79g | 140*210*14mm
ISBN13 9791186846520
ISBN10 1186846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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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누군가 꼭 읽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쓰거나, 혹은 아무도 읽지 않더라도 쓸 수밖에 없는 필연성 때문에 씁니다. 이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쓴 책인데 한 사람도 펼쳐 보지 않는다면 그 책의 운명은 서글픈 것이겠지요. 그런데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 그런 책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이라는 책입니다.
누군가가 읽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우리 마음에는 무언가가 기록되고 또 기록되고 있습니다. 물의 표면이 떨어지는 빗방울이나 눈송이, 작은 나뭇잎들에 잔잔한 무늬를 그리듯, 혹은 바윗돌이나 세찬 바람에 크게 출렁이듯 마음은 항상 움직이고 반응합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에 부지런히 기록되고 있는 것들을 제대로 펼쳐 보지 않고 살아갑니다. 내 마음에 쓰여진 것을 내가 읽지 않다니 나는 얼마나 무심하고 무정한 독자일까요?”--- p.6

“흔히 무언가를 말하거나 쓰는 활동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표현 양식이 일상적이고 습관적일 경우 말하기나 쓰기는 기성의 통념들이나 주입된 학습 내용들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일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더 이상 적극적인 사유나 감각의 계기가 되지 못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사물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고정 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략) 여러 시인들이 쓴 시구와 시어들, 제시된 초성들로 만들어진 단어들, 타인이 고른 단어들을 사용해서 자신을 표현하는 작업은 필연적으로 자기의 관성적 표현 방식을 중지시킵니다. 그리고 전혀 다른 감각적 표현들 속에서 자신을 선명하게 인지하고 새롭게 구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pp.45~46

“그러나 문학상담의 쓰기에서 안전감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이런 쓰기가 자기에 대한 통념적 관념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자기와 세계를 감각하고 사유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것입니다. 통상적인 언어 사용에서 벗어나 문학적 언어로 자기, 사건, 세계를 표현하는 순간, 다른 자기, 다른 사건, 다른 세계가 도래하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문학적 쓰기는 참혹하고 고통스러운 사건의 본질을 단순히 문학적으로 꾸며서 안전하게 표현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그것은 사건 자체를 다른 사건으로 만드는‘라쇼몽 효과(Rashomon effect)’를 수반합니다.”--- pp.88~89

“나는 내 슬픔의 첫 번째 청자(聽者)입니다. 그런데 그 슬픔은 내게도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로 말합니다. 바늘 떨어지는 소리처럼 작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 마음에 무늬를 새깁니다. 이 무늬는 종종 상처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그것은 상형문자처럼 쉽게 읽히지 않습니다. 읽는 법을 배워야 나는 내 슬픔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에 슬픔의 무늬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유독 슬픔의 무늬에 관심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흐릿한 무늬처럼 보이던 것이 하나의 글자로 읽히는 시간, 그 시간을 ‘내 마음의 무늬’를 읽는 시간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슬픔의 문자를 배우려고 막 마음의 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입니다.”
--- pp.1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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