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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 따뜻한 신념으로 일군 작은 기적, 천종호 판사의 소년재판 이야기

리뷰 총점9.1 리뷰 52건 | 판매지수 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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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70g | 143*215*30mm
ISBN13 9788994103471
ISBN10 8994103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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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추천의 말

제1부 "잘못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치유와 회복의 소년법정
그래요, 소통해야지요
약해지지 마!
한 아이가 그대를 열심히 사랑합니다
훔치고 싶은 유혹이 들면 이 지갑을 생각해
아빠의 마음, 법관의 양심
풀베개
30분, 어머니의 가슴은 아프고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제 저를 미워하지 마시고 이뻐해주십시오
밥 잘 먹었습니다
어젯밤에 판사님 꿈을 꾸었습니다

제2부 학교의 위기, 소년의 눈물
마약처럼 습관이 되어버린
그냥 멋있어 보여서 가입했어요
나는 모욕감에 학교에 가지 않았다
내 말을 들어줄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죽어도 거기에는 안 가요
반성하고 또 반성해
남의 눈에 눈물이 나게 하면
후련함보다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꼭 아이를 볼모로 잡아야만 화해를 합니까?
이제 쎔쎔이다 쎔쎔이야, 알았지?

제3부 벼랑 끝의 아이들
비행으로 치닫는 아이들
네 번의 개명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습니까?
얘를 우선 소년원부터 데려다 놓으세요!
판사님, 10호처분해주십시오
형! 우리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이런 엄마 되기를 원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 우리 은갱이 잘되도록 해주래이
아니에요 , 손녀예요
아니야, 오히려 우리가 미안하다

제4부 다시, 희망을 찾아서
청소년회복센터가 만들어지기까지
판사님, 이러다가 제 명대로 못 살겠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앞으로 절대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판사님, 삼계탕 드세요
집보다 쉼터가 편해요
엄마라고 부르게 해주세요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아이구, 명철아. 센터장님 마음 상하시겠다
우리 아빠야!
경희야, 딴생각 말고 훌륭한 화가가 되자꾸나
판사가 선생님?

에필로그
격려의 말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선주는 법정 바닥에 꿇어 앉아 눈물로 “부모님 사랑합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를 반복하여 외쳤고, 이를 지켜보던 선주 부모는 고개를 떨구고 흐느꼈다. 선주의 외침이 끝난 뒤 나는 선주 아버지에게도 꿇어앉아 ‘여보, 선주야. 아빠가 잘못했다. 용서해라’를 열 번 외치게 하였다. 그는 선주를 향하여 허물어지듯 마주 꿇어앉더니 작은 목소리로 흐느끼며 “여보, 선주야. 아빠가 잘못했다. 용서해라.”를 반복했다. 그러자 서서 듣고 있던 선주 어머니도 스스로 바닥에 꿇어앉아 딸과 남편을 끌어안고 울기 시작하였다. 선주 가족은 한동안 그렇게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었고, 법정에 있는 다른 분들도 선주 가족과 함께 울어주었다.
---「한 아이가 그대를 열심히 사랑합니다」 중에서

“금희야, 은희야. 이제부터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절대 남의 물건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혹시 훔치고 싶은 유혹이 들 때면 이 지갑을 생각해, 알았지? 그리고 돈이 떨어지면 판사님에게 꼭 연락해. 그러면 판사님이 다시 채워줄게. 그리고 다시는 이 법정에 와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지갑을 받아들고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이 상황이 낯설고 어색한지 흔들리는 눈빛이었다. 그 눈 속에 담겨있던 복잡한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모른다. 나는 다만 부모로부터, 사회로부터 따뜻한 온기를 받아보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이 세상에서 버림받았다는 절망으로 자신을 성급히 포기하는 일만은 없기를 간절히 바랐다.
---「훔치고 싶은 유혹이 들면 이 지갑을 생각해」 중에서

태아의 생명을 구하고자 경진이에게 2년간 소년원에 보내는 10호처분을 내린다면 미성년자인 경진이로 하여금 원하지도 않고 축복받지도 못한 아이를 출산하게 하는 것이 되니, 이는 그 아이의 남은 인생을 너무 가혹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만일 내가 경진이의 아빠라면 이제 겨우 열일곱 살인 딸을 미혼모로 만드는 처분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빠의 마음과 법관의 양심이 계속 부딪치는 가운데 심리 날짜가 점점 다가왔다.……그날 법정에서 울음을 터뜨리던 경진이의 모습은 그대로 아프게 망막에 새겨졌다. 이후 경진이를 생각하기만 하면 마음의 평온이 깨지고 잠을 설쳤다. ‘장차 세상에 나오게 될 아이의 생명은 구했다고는 하지만 한창 피어날 또 다른 아이의 인생은 망쳐버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빠의 마음, 법관의 양심」 중에서

열한 명의 소년들이 공동공갈죄로 소년재판을 받게 되었다. 이들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었으며, 스무 명이 넘는 피해자들은 중학교 2학년생들로 모두 같은 시에 소재한 두 중학교를 중심으로 한 선후배 모임(이른바 ‘일진’)의 회원이었다. 기록을 검토하는 내내 나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런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소년들의 장래에도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물이 혼탁해지기는 쉽지만 혼탁해진 물을 다시 맑게 만들기까지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기회비용이 들어가는 법이다. 그래서 소년들이 다니는 학교와 학생들, 또 이들이 몸담고 있는 지역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다소 충격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냥 멋있어 보여서 가입했어요」 중에서

편지를 다 읽고 난 혜수는 울면서 다시 말했다. “판사님, 죄송합니다.” 혜수는 나에게 쓴 편지에도 유난히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썼었다. 그런데 연거푸 죄송하다는 말을 들으니 안쓰럽다 못해 마음이 애잔해졌다. 나는 그런 혜수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무엇이 그리 죄송하더냐. 무책임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게 네 죄가 아닌데……. 꿈 많은 소녀의 소원이 겨우 가족이 모여 밥 한 끼 먹는 것이라는데, 그 작은 소원조차 들어주지 못하는 부모를 원망조차 할 줄 모르는 여린 너의 마음이 무슨 죄가 있느냐. 사과해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 어른들이란다. 오히려 우리가 미안하다. 외로운 네가 방황할 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은 우리가, 어린 네가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할 때 손 내밀어주지 못한 우리가, 너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우리가……’ 나는 이 시대의 모든 어른들을 대신하여 사죄한다는 심정으로 혜수 에게 말하였다. “아니야, 혜수야. 오히려 우리가 미안하다.”
---「아니야 오히려 우리가 미안하다」 중에서

그날 이레센터로 가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나머지 다섯 명의 아이들도 함께 데리고 백화점 안에 있는 패밀리레스토랑으로 갔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한 아이가 “이런 레스토랑엔 처음 와봤어요.”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다른 아이들도 이구동성으로 “저도요.” “저도요.” 하고 말했다. 가난한 환경에서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 가 대부분인 이아이들은 부모 손을 잡고 외식을 하러 가는 평범한 일상조차 제대로 누려보지 못하고 자라왔던 것이다. 식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그 나이 또래의 소녀들답게 연신 재잘거리고 웃음을 터트리고 장난을 치며 즐거워했다. 그들을 바라보는 나 역시 즐거웠다. 판결을 내리는 판사와 그 판결을 기다리는 보호소년으로서가 아니라 평범한 아저씨와 아이들로서의 만남이 너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작별의 인사를 나누려는데 한 아이가 무심결에 말했다.
“판사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대접을 잘 받았어요.”
아직도 그 말이 귓가에 맴돌며 가슴을 울린다.
---「판사님 삼계탕 드세요」 중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 주위에서 왜 공부를 하느냐고 물으면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서라고 말했었다. 무심결에 내뱉은 말이었지만 그것이 항상 마음의 짐이고 부담이었는데 그동안 소년재판을 하면서 그 약속을 조금이라도 지킬 수 있었기에 몸은 고되었지만 마음은 말할 수 없이 행복하였다.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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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학교의 눈물] 천종호 판사의 진심어린 고백

옅은 봄눈은 햇살 한 줌에도 녹는다
따뜻한 시선만으로도 기적은 일어나는 법,
엄벌보다 치유가 먼저인 까닭이다


“하지만 그대여, 그대는 어느 청명한 날을 위하여 태어났느니!”
굳이 휠덜린의 말을 빌지 않아도 소년기는 인생의 어느 때보다 청명하고 아름다워야 할 빛나는 시기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청명한 날과는 도통 거리가 멀어 보인다. 나날이 증가 추세에 있는 비행소년들의 모습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유해한 먹거리 논란에서부터 과도한 입시경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한 해결책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런 현상의 근본 원인이 소년들에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마치 광산의 카나리아처럼 어쩌면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유해한 환경 속에서 서서히 질식해가며 비명을 지르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방치로 인해 단단하게 빗장을 걸어 잠근 채 성장을 유예시킨 아이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려면 도끼날처럼 엄혹한 처벌 대신 햇살지팡이처럼 따뜻한 치유의 손을 내미는 게 옳지 않은가.

처벌이 아니라 치유가 먼저인 법정이 있다. 죄를 저지른 소년들을 엄벌에 처하는 대신 소년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먼저 헤아리는 판사가 있다. 국민의 법 감정이 나날이 날 선 칼끝처럼 강력 처벌을 원하는 요즘, 비행을 저지른 소년범과 학교폭력의 가해자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성마르고 차갑기만 하다. 그러나 잘못은 아이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들을 가파른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우리 어른들에게 있음을 아프게 일깨워 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천종호 판사이다. 저자는 제대로 된 보살핌만 있었더라도 소년들이 비행에 쉽게 빠져들지 않았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시간 변경선이라는 흐르는 길 위에 서 있는 소년들의 실수를 드러난 행동만 문제 삼아 엄벌에 처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키운다.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는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던 감동과 눈물의 소년법정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저자는 ‘위험수위를 넘은 이 아이들을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우리 사회의 성마르고 날 선 물음에 오히려 ‘아이들이 방황하고 좌절할 때 우리는 모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고 차분하게 되묻는다. 더불어 굶주림과 가족해체로 비행을 저지른 소년들,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어 법정에 선 소년들이 다시 희망을 찾아나가는 치유의 여정을 통해 삶은 누구에게나 놀라운 선물이며 희망은 늘 가장 낮은 데서 시작된다는 오래된 진실을 날것 그대로의 감동으로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이 책은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서 현직 판사와 우리 사회의 가장 그늘진 자리에 처한 비행소년 사이에 이루어진 공감과 소통의 기록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며 어른으로서의 책무에 소홀했던 우리 모두를 위한 뼈아픈 반성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 이 책을 통해 천종호 판사의 열정과 희망을 함께 호흡하고 공유하는 사이 독자는 한 성숙한 어른의 따뜻한 신념이 세상을 어떻게, 또 얼마나 놀랍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흐뭇하고 경이에 찬 시선으로 지켜보게 될 것이다.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어 법정에 선 소년들,
굶주림과 가족 해체로 비행으로 접어든 소년들을 향한
소년부 판사의 따끔한 호통과 진심어린 고백이 펼쳐진다


천종호 판사는 지금까지 7천6백여 건의 소년 사건을 처리하면서 6천여 명이 넘는 아이들을 만나는 동안 누구 하나도 그냥 법정을 나서게 하지 않았다. 책 속에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아이들은 따끔하게 호통치고 부모님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잘못했습니다. 사랑합니다.”를 외치게 하는 특별하고도 가슴 찡한 법정 풍경이 펼쳐진다. 장애로 인해 위축되고 거칠어진 소년범의 마음을 다독이려 손수 좋은 시를 골라 읽히고 열일곱 어린 나이에 만삭의 임산부가 되어 법정에서 흐느끼는 소녀에겐 아빠의 마음으로 준비한 배냇저고리를 선물하고, 가난과 굶주림으로 돈을 훔친 자매에겐 용돈을 넣은 작은 지갑을 건네주고 훔치고 싶은 마음이 들면 이 지갑을 생각하라고 말하는 따뜻한 삼촌 같은 판사…….

그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아이들이 처한 벼랑 끝과도 같은 현실을 현직 판사로서 아프게 직시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드러난 범죄의 현상에만 분노하며 법정에 선 아이들을 불량하고 질 나쁜 아이들이라 손가락질해 왔다. 그러나 우리 사회 미래의 거울인 우리 아이들이 은사시나무처럼 외로움에 떨며 방황하고 좌절할 때 우리는 모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SF소설의 거장 어슐러 K. 르귄의 소설 속에 나오는, 오직 자신들의 풍요롭고 고상한 삶을 지키기 위해 햇빛도 들지 않는 지하실에 처박힌 병들고 야윈 아이를 외면하던 오멜라스의 사람들처럼 혹시 우리도 이 아이들을 외면해온 것은 아닐까. 천종호 판사는 그런 이 시대의 모든 어른들을 대신하여 아이들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온 육성으로 이렇게 고백한다.

“사과해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라 우리 어른들이야. 오히려 우리가 미안하다. 외로운 네가 방황할 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은 우리가, 어린 네가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할 때 손 내밀어주지 못한 우리가.”

이토록 생생하고 이토록 현장감 있는 이야기는 없었다
지금 여기,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눈앞에
아프고 아픈 청소년 폭력의 진실이 드러난다


‘일진’에게 호되게 호통 치는 판사, 변명하기 바쁜 부모와 교사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판사가 있다. 천종호 판사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학교폭력의 가장 최전선에 서 있다. 책 속에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베일을 벗기듯, 어두운 곳에 손전등을 비추듯 학교폭력의 생생한 현장들이 아프게 드러나 있다. 잔인한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법정에 선 아이들 중 대부분이 우리 주변의 순하디 순한 평범한 아이들이라는 사실은 놀랍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하다. 저자는 우리 사회 어른들의 잘못된 서열, 세력, 권력 문화가 학교폭력의 모델이 되었음을, 경쟁에 내몰려 꿈조차 꿀 수 없게 된 아이들이 학교폭력이라는 잘못된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음을 실제 사례를 통해 경고하며 씁쓸해 마지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학교폭력에 대한 온정주의나 아이들은 아이들일뿐이라는 감상주의적 접근 역시 단호히 거부한다.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는 폭력의 심각성과 문제점을 또렷하게 환기시켜 주는 동시에 학교폭력을 뿌리 뽑을 수 있는 전문가다운 적확하고 속 시원한 해결방법까지 아울러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위험수위를 넘어서 일상화되어 가고 있는 학교폭력 앞에서 어찌할 줄 몰라 망연해하고 있는 우리에게 희망의 나침반을 쥐여 주는 한편, 건강한 학교로 바로설 수 있는 길을 선명하게 제시한다.

가장 낮은 곳에서 다시 피어나는 희망
눈물범벅 웃음범벅의 가슴 찡한 휴먼 스토리
아직 이 아이들을 사랑하기에 늦지 않았다


천종호 판사는 법정에서 재판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법정 밖에서도 아이들을 만나고 보듬어 왔다. 아이들이 더 깊은 범죄의 나락으로 빠지기 전 아이들을 보호해줄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에 열정적으로 동분서주했고, 그 결과 제대로 된 가정이 없는 아이들에게 부모와 가족을 대신해 따뜻하게 보호하고 훈육할 수 있는 일종의 대안가정이자 사법형 그룹홈인 ‘청소년회복센터’를 발굴할 수 있었다. 동시에 아이들을 상담하고 교육하며 정신적, 심리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경남아동청소년상담교육센터’, 비행 소년을 위한 정규 학교 과정인 ‘국제금융고등학교 창원분교’를 설립할 수 있었다.

소년들과의 소통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정작 자신의 세 아이에게 아빠 역할을 충분히 해 주지 못하는 것을 항상 미안해하면서도, 덩그러니 넝쿨에 매달린 오이처럼 마음 둘 곳 없는 아이들에게 버팀목과 지지대가 되어줄 청소년센터가 하나 둘 생길 때마다 기뻐하는 천 판사의 모습이 책갈피마다 흐뭇하게 묻어나온다. 그의 관심과 사랑으로 변화한 아이들이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다시 되돌려주는 눈물범벅 웃음범벅의 소박하면서도 가슴 벅찬 여정을 따라가는 동안, 우리는 한 사람의 열정적이고 담대한 판사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 또 그의 따뜻한 신념이 일궈낸 작은 기적이 사실은 얼마나 큰 기적이고 괄목할 만한 성과인지 마음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작은 별처럼 반짝이는 책 속의 희망과 온기는 독자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굳게 닫혀 있던 입을 열게 만들어 책을 덮을 즈음엔 우리가 외면했던 아이들을 향해 이렇게 말하게 할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우리가 미안하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에는 천종호 판사가 비행소년들이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밤낮없이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실천한 과정이 생생히 담겨있다. 천종호 판사는 최근 법원이 관심을 두고 추진하는 후견적, 회복적 사법의 한 모델을 보여준다.
- 우성만 (창원지방법원장)
법이 아니면 더 이상 어쩌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청소년들에게 천종호 판사의 따뜻한 접근은 법보다 더 높은 곳에 자리한 공감과 감동이었다. 덕분에 많은 청소년들이 벼랑의 끝에서 추락이 아닌 새로운 비상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학부모님과 선생님들께 필독을 권해드린다.
- 고영진 (경상남도교육감)
판사의 직무를 넘어 그늘에서 소외되고 버림받은 소년들을 위하여 노력한 천종호 판사는 ‘자기 안의 등불로 길을 잃은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빛을 발하도록 한’ 우리 사회의 진정한 어른이다.
- 홍광식 (변호사, 전 부산지방법원 가정지원장)
내 친구 천종호는 많은 돈도, 감춰진 허세도, 대단한 출세욕도 없는 사람이다. 그냥 맑고 강직한 판사다. 나는 그런 종호를 매우 존경한다. 그와 그를 돕는 분들께 꼭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정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십니다.”라고.
- 곽경택 (영화감독)
사회구조적 문제와 편견 안에 소년범이라는 가면으로 진정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던 아이들. 아이들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주고, 마음 깊은 곳까지 살뜰히 보살피는 천종호 판사의 각별한 사랑과 따뜻한 신념을 느낄 수 있다.
- 박소연 (tvN PD, ‘리틀빅히어로’ 연출)
천종호 판사님을 통해 청소년 문제는 바로 우리의 문제, 나의 문제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소년에 대한 애정과 책임이 보이는 법정, 소년을 위한 엄함과 따스함이 함께하는 판사님의 법정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 한재신 (SBS PD, ‘학교의 눈물’ 연출)

회원리뷰 (52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그래, 우리 어른들이 미안하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초* | 2013.04.26 | 추천12 | 댓글20 리뷰제목
가슴 뭉클한 책을 한 권 읽었다. 읽으면서 어른으로써 많이 자책도 했고, 주위에 방치되어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가슴 아파하기도 했고, 때로는 나도 모르게 울컥하기도 했다. 예전부터 내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생긴다면, 무조건 소년소녀 가장을 돕겠다고 생각했던 일이 떠올랐다. 여건상 자주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관심을 계속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만들어 주기도 했;
리뷰제목

가슴 뭉클한 책을 한 권 읽었다. 읽으면서 어른으로써 많이 자책도 했고, 주위에 방치되어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가슴 아파하기도 했고, 때로는 나도 모르게 울컥하기도 했다. 예전부터 내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생긴다면, 무조건 소년소녀 가장을 돕겠다고 생각했던 일이 떠올랐다. 여건상 자주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관심을 계속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우리들은 자신의 아이라 할지라도 아이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 우리 아이만은 다른 아이들과 달리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모범생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대부분은 아이들이 학교나 밖에서도 가정에서와 똑같이 생활하리라 믿고 있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다. 둘째 녀석이 가끔씩 황당한 사고를 치고 왔을 때도 도대체 왜 그랬는지 전혀 알지도 못했고, 아니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나쁜 친구들과 어울렸기 때문이라 단정지었던 것이 전부였고, 아이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없고 아찔한 일이지만, 그래도 탈없이 커준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요즘 들어 아이들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다. 학교 폭력은 이미 도를 넘어섰고, 청소년들의 비행은 이제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그렇지만 우리들 모두는 내 아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한때 다 그럴 수도 있다는 무관심으로 그들을 방치한다. 그리고 비행이, 폭력이 문제가 될 때에만 그들을 성토하고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 그것이 아이들을 더 가파른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을 간과한 체 말이다. 그러나 실정법 중 소년법은 용서와 관용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그 정신을 그대로 실천하는, 처벌이 아니라 치유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천종호 판사가 바로 그이다. 그는 소년법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하여 우리가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고, 그들의 잘못이 결국 우리 어른들의 잘못임을 아프게 일깨워 주고 있다.

 

그는 가사소년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통하여 폭력으로부터 무너져가고 있는 학교의 모습과, 가정의 해체와 사회의 무관심으로 비행의 벼랑으로 몰리는 소년들의 현실, 그리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소년들과 이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소년부 판사들의 판결은 말 그대로 한 소년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판결에 앞서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용서와 관용을 통해 그들을 치유하려는 저자의 노력은 제대로 된 어른이 아직까지 우리사회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비행소년 역시 우리들이 관심과 애정으로 보살펴야 할 대한민국의 소년들이라는 그의 말은 자신의 아이들밖에 모르는 우리들에게 비수처럼 다가온다.

 

또한 그가 책에서 전하는 소년재판의 법정 안팎은 우리사회의 가정해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비행청소년의 교정에 있어서 가정의 회복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해체위기에 처한 가정을 우리들 주위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매체를 달구는 학교폭력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임을 일깨우기도 한다.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법정에 선 아이들 대부분이 순하디 순한 평범한 학생들이라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가해자 부모들의 어이없는 행동을 접하고서 분노를 터뜨리지만, 그들 역시 자신의 아이들이 그럴 리가 없다는, 아이들의 변명만을 사실인양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 천종호판사는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자식의 말을 믿기 보다는 우선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진심 어린 용서를 비는 자세가 먼저 필요하다는 그의 말은, 그것만이 피해자의 마음을 녹이고, 가해학생들을 교정하는 첫걸음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더불어 어른들의 잘못된 서열, 권력의식이 학교폭력의 모델이 되었음을, 경쟁에만 내몰려 꿈을 잃어버리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학교폭력이라는 돌파구로 고립감을 해소하려 한다는 사실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씁쓸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그가 학교폭력에 대해 온정주의나 감상주의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문제성을 환기시켜주면서, 더불어 그 해결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다만, 가해학생을 교화하는데 있어 우리 어른들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자 한다.

 

책을 읽으면서 짠했던 마음은 아이들을 보호하고 훈육하기 위해 애를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이르면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들이 있었기에, 많은 아이들이 다시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소년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지 않나 싶다. 나 역시 제대로 할지는 모르지만, 우선 주위의 아이들을 돌아보고 싶다. 그들이 내 아이가 아닐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책 제목처럼, 어른들이 미안하다는 얘기를 해줄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고 싶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1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2 댓글 20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s******6 | 2013.02.22 | 추천7 | 댓글0 리뷰제목
책 소개를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들었다. 법정에서 아이들에게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외치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 SBS 다큐멘터리에서 호통 치던 그 판사~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인터뷰를 듣다보니 호통만 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았다.   내용에 빠져서 듣다가 천 판사의 마지막 말에 약간 울컥해서 책을 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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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들었다. 법정에서 아이들에게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외치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 SBS 다큐멘터리에서 호통 치던 그 판사~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인터뷰를 듣다보니 호통만 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았다.

 

내용에 빠져서 듣다가 천 판사의 마지막 말에 약간 울컥해서 책을 샀다. “네. 저도 넉넉한 형편이 아닙니다. 아직도 주택자금 대출 받은 거 갚아나가고 있고, 형제들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 아이들입니다.”

아, 판사라고 사는 게 다를 게 없구나.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울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눈물이 났다. 법정에까지 온 아이들의 이야기 하나하나도 목이 멨지만, 그 아이들과 세상을 향한 천 판사의 진솔한 고백이 더 마음을 울렸다. 천 판사는 법정에서 아이들에게 시를 읽힌다고 한다.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기억하라

만약, 네가 도움을 주는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책을 덮으니 마음이 뜨거워진다.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 가. 절망에 빠진 이가 아직 어린 소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감동과 희망과 행동이, 이 책 속에 들어있다.

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0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삶* | 2013.03.31 | 추천6 | 댓글8 리뷰제목
나는 공업계, 가사계(조리), 농업계 학생들이 섞여있는 학교에 근무한다. 흔히들 말하는 종합고등학교지만, 학교 이름에는 '과학'이 들어가 있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꽤나 좋은 학교겠거니 한다. 하지만, 중학교 때 한 반에서 30등 위로는 들어가보지 못했거나, 담임조차 포기했거나, 사고뭉치라고 꽤나 소문난 친구들이 대부분인 문제아들의 챔피언스 리그 쯤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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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업계, 가사계(조리), 농업계 학생들이 섞여있는 학교에 근무한다. 흔히들 말하는 종합고등학교지만, 학교 이름에는 '과학'이 들어가 있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꽤나 좋은 학교겠거니 한다. 하지만, 중학교 때 한 반에서 30등 위로는 들어가보지 못했거나, 담임조차 포기했거나, 사고뭉치라고 꽤나 소문난 친구들이 대부분인 문제아들의 챔피언스 리그 쯤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정도라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선 나쁜 쪽으로 유명한 학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학교에 근무하다 보면 학습지도 보다는 생활지도에 더 큰 방점을 찍고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상담이나 대화를 통해 그들의 문제 행동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국 만나게 되는 것이 가정에서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하는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대부분이 한부모 가정이거나, 부모 없이 조부모와 함께 살거나 심지어는 혼자서 살고 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교사된 입장에서는 그들의 문제행동도 문제행동이지만, 전문계 고등학교는 진학이 아니라 취업이 목표이므로 졸업 후에 이 친구들이 제 손으로 밥벌이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지라 출결 관리와 자격증 취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도를 하게 된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기쁨보다는 실망을 많이 하게 되고 보람보다는 허무를 더 많이 마주하곤 한다. 하지만 교사의 본분이란 무엇인지 늘 고민하면서 때로는 싸우고 얼르고 꼬셔 가면서 하루종일 이 친구들과 뒹굴고 있다.

 

소년 전문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씨의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에는 이 친구들이 타인(특히 사랑을 줄 수 있는 어른들의)의 관심에서 멀어졌을 때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인 온갖 재판과 심리 과정에서 겪은 여러가지 일들을 솔직하게 기록하고 있다. 형법을 적용받지 않는 만 19세 미만의 아이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소년법의 적용을 받는데, 이는 처벌보다 교화와 재비행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천 판사님 또한 무조건적으로 소년원에 보내는 처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시를 읽히기도 하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을 부모님 앞에 무릎꿇려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외치게 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끔 하기도 한다.

 

사실 판사는 공정하게 판결을 하면 그뿐, 피고와 원고가 재판 다음에 어떻게 살아가게 될 지 고민하지 않아도 큰 상관이 없을거라는 것쯤은 법원과 별 관계없이 사는 내게도 쉽게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저자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며, 그들에게 바람직한 어른들의 사랑과 격려를 통해 다시금 사회로 돌아가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소년원 대신 각종 돌봄센터에 아이들을 보내고 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설사 또 실수를 했더라도 따끔한 질책과 재차 격려를 통해 결코 그들을 포기하지 않고 마음을 열고자 노력한다. 물론 모든 결과가 100%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의 손을 거친 아이들의 대부분은 어두웠던 과거 대신 밝은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곤 한다.

 

그 모든 아이들의 공통점은, 가정에서의 따뜻함과 무조건적인 지지를 받아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가족 공동체의 해체가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된 대한민국의 2013년. 그들을 받아줄 곳이 혈연으로 연결된 가정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들로 다시 만들어진 사회적인 가정이라는 것을 마냥 부정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대안 공동체로서 우리 사회를 다시 따뜻하게 만들어갈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라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의 말이 생각난다. "그 때, 어른들 누구 하나라도 내게 따뜻하게 대해줬더라면 내 안에 악마가 자라지 않았을 것"이라던 말 말이다. 길 위를 떠돌거나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쉴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이제 개인적인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막연히 학교에게, 가정에게 '정신교육, 가정교육' 따위만을 역설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제도적으로 이러한 작은 공동체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주어야 할 것이다.

 

나로서도, 내일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한번 더 속고, 내가 한번 더 참으면서 질책 대신 격려를, 관리자로서의 냉랭함 대신 형과 같은 따뜻함을 선사할 수 있게끔 몸가짐 마음가짐을 삼가야겠다. 그들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지난날을 돌아볼 때 그 손을 잡으며 "아니야, 그 때 따뜻한 말 한마디 더 못해줬던 내가 미안하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기 위해서 말이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8

한줄평 (15건) 한줄평 총점 9.8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4점
우리가 미안해지지 않는날이 오길 바라며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i******p | 2017.03.25
구매 평점5점
감동을 느끼며 봤습니다. 잘 봤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H**b | 2022.09.01
구매 평점5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한국청소년들의 비극과 희망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P*******a |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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