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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기다리고 있어

리뷰 총점9.2 리뷰 6건 | 판매지수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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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4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372g | 128*188*18mm
ISBN13 9788954671316
ISBN10 895467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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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동정할 거면 돈으로 줘!
홀로서기라는 풍랑 위에서 부유하다 빈곤의 낭떠러지까지 떠밀린 청년의 삶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하타노 도모미는, 젊은 세대와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는 작가다. 도시 여성들의 고단한 일상을 섬세하게 그린 『감정8호선』의 드라마화로 주목받았고, 작가로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까지 십 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고를 겪었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 홈리스의 이야기를 그린 『신을 기다리고 있어』로 일본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한 계약직 여성이 실직 후 홈리스로 내몰리는 과정을 통해 취업난과 비정규직 문제, 청년과 여성 빈곤, 사회 안전망 바깥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일일 아르바이트 현장의 실상, 빈곤 여성의 일상, 가정붕괴와 복지제도의 문제점이 실감나게 와닿는 건 작가의 경험에서 기반한 것일 테다. 보통의 일상에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 주인공의 내면과 절망적 심정을 세심하게 묘사함으로써, ‘이 사회에서 홀로서기’를 위해 분투하는 청년들의 처절한 현실과 그럼에도 소망하지 않을 수 없는 작은 구원의 길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십대라고 해서,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무조건 취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학 시절에 나는 필사적으로 취업 활동을 했다. 그러나 수십 군데의 회사에 지원하고 채용된 곳은 단 한 군데였다. 그 회사의 최종면접에서 성희롱을 당했다.
--- p.16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면 일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 p.19

웨딩드레스를 입고 행복해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는 건 기쁘다. 고등학교나 대학교 동창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즐겁다. 하지만 청첩장을 손에 들고 보니 핏기가 싹 가신다. 축의금, 어떻게 하지?
--- p.22

그애의 취업이 결정됐을 때부터는 말할 수 없게 됐다. 아무리 꾸중을 들어도 같은 레벨에 있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멀어져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그애에게 꾸중을 들으면 그저 비참한 기분이 든다.
--- p.32

대학생 때는 똑같이 돈이 없었고 엉뚱한 짓만 했던 친구들인데 언제 어디서 차이가 벌어진 걸까.
--- p.38

정규직만 고집할 때가 아니다. 아르바이트든 파견직이든 상관없으니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면접을 보러 갈 기력조차 없었다. 방 한구석에서 몸을 웅크린 채 연달아 도착한 불합격 통지서만 생각했다.
--- p.44

가진 돈은 줄어만 가는 와중에 슈퍼마켓에서 제일 저렴한 쌀을 사는 것만으로도 손이 떨렸다. 지갑 속의 돈을 온종일 거듭 세어본다고 늘어나진 않는다.
--- p.45

그녀들에게는 학력이 없더라도 살 집은 있을 것이다. 나는 학력은 있지만 일도 없고 살 집도 없다. 대학을 나왔어도 정직원이 된 적이 없다.
--- p.54

하루종일 추위에 떨고 자괴감을 느끼고서 받은 돈 7000엔 남짓. 이 액수는 적은 걸까, 많은 걸까.
--- p.54

“알고는 있는데, 싫은 건 싫습니다. 실례할게요.” 받은 돈을 지갑에 넣고 사무실을 나온다. 미움받아도 상관없는 관계는 편하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 테니, 뭐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 p.56

사무실에서 일당을 받고 만화 카페로 돌아오는 사이에 여기저기 걸어다니긴 하지만 주위로부터 시선을 돌려 아래만 보고 있어선지 자세가 나빠졌다.
--- p.75

‘저 인간이 죽으면 좋았을걸.’ 상주 신분으로 인사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아빠를 미워하거나 증오했다기보단 그저 모르는 아저씨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부모라는 이유로 엄마에 관한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해야만 했다. 상주는 외할머니나 나였어야 했고, 아빠는 방해만 될 뿐이었다.
--- p.125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여자아이가 주인공인 [집 없는 아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명장면 특집’ 같은 프로그램에서 일부분을 보았는데, 주인공의 단골 대사가 “동정할 거면 돈으로 줘!”였다. 지금 내가 딱 그 기분이다.
--- p.140

법률이 정말로 우리를 보호해준다면 나는 문구 회사에서 정직원이 될 수 있었고, 사치 씨는 생활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 p.18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돈이 없다.

수십 군데의 회사에 지원해서 채용된 곳은 단 한 군데였다. 그 회사의 최종면접에서 성희롱을 당했다. 조건을 따지지 않으면 일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살 곳과 입을 옷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지만 먹지 않으면 죽는다. 말도 안 되는 일 같지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해의 마지막날, 나는 홈리스가 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좀먹는 빈곤의 섬뜩함,
그럼에도 소망하지 않을 수 없는 작은 구원의 길.
작가의 경험을 바탕삼아 녹진한 리얼리티로 그려낸 청년 빈곤의 풍경.


“빈곤 여성의 현실 그 자체다.”
“하타노 도모미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의 앞일이 자꾸 궁금해져서 흥미롭게 술술 읽었다.”
“극심한 빈곤의 상황을 섬뜩할 정도로 담담하게 그려낸 점에 전율하며 읽었다.”
“때로는 분노하고 생각에 잠기고 때로는 감동하며 읽었다. 다양한 위치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작품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신을 기다리기만 할 게 아니라 모두가 서로를 돕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아마존재팬 독자평 중에서

동정할 거면 돈으로 줘!
홀로서기라는 풍랑 위에서 부유하다 빈곤의 낭떠러지까지 떠밀린 청년의 삶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하타노 도모미는, 젊은 세대와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는 작가다. 도시 여성들의 고단한 일상을 섬세하게 그린 『감정8호선』의 드라마화로 주목받았고, 작가로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까지 십 년 넘게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고를 겪었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 홈리스의 이야기를 그린 『신을 기다리고 있어』로 일본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한 계약직 여성이 실직 후 홈리스로 내몰리는 과정을 통해 취업난과 비정규직 문제, 청년과 여성 빈곤, 사회 안전망 바깥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일일 아르바이트 현장의 실상, 빈곤 여성의 일상, 가정붕괴와 복지제도의 문제점이 실감나게 와닿는 건 작가의 경험에서 기반한 것일 테다. 보통의 일상에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 주인공의 내면과 절망적 심정을 세심하게 묘사함으로써, ‘이 사회에서 홀로서기’를 위해 분투하는 청년들의 처절한 현실과 그럼에도 소망하지 않을 수 없는 작은 구원의 길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문구 회사에서 파견계약직으로 일하는 ‘미즈코시 아이’. 근로계약 당시에는 노동자파견법에 의거해 ‘3년 후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았으나, 때가 되자 경기 불황을 이유로 일방적인 해고를 통보받는다. 경력이 있으니 이내 새 직장을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갑질·성희롱·열악한 근무환경·노동법 위반이 만연한 곳을 피하고 보니 거짓말처럼 시간은 흘러 백수인 채 실업급여 수령 기간이 끝나버렸다. 여름은 선풍기로만 버티고, 초겨울 감기에 약도 안 사 먹고, 내다팔 수 있는 건 죄다 팔아 돈을 마련해 근근이 생활했지만, 도미노 무너지듯 통장 잔고는 순식간에 줄어들어 결국 집세를 내고 나면 밥을 먹지 못할 형편에 이른다. 26세 계약직 여성 미즈코시 아이는 그렇게 홈리스가 된다.

살 곳과 입을 옷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먹지 않으면 죽는다. 오늘날 일본에서 아사라니, 말도 안 되는 일 같지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집세보다는 식비를 선택해야 한다. (46p)

만약 원피스를 사지 않고 1만 엔을 잘 간직했다면 홈리스가 되지 않았을까. 파견사원 시절에 구두도 가방도 아무것도 사지 않고 온천 여행도 가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 연립주택에서 살 수 있었을까. 친구들도 안 만나고 일만 해야 했을까. (208p)

당분간 의지할 곳 하나 없을까 싶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이러한 사정을 온전히 이해해줄 만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다. 엄마는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재혼한 아빠와는 절연 상태다. 그동안 쌓아온 관계들이 얄팍하게만 느껴지고, 친구의 질문 공세나 어쭙잖은 동정에 시달리느니 24시간 만화 카페로 향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 보금자리의 무너짐과 인간관계의 헐거움까지 직시한 채 주인공은 한두 철 옷가지만 겨우 챙긴 여행가방을 끌고 길 위에 홀로 선다.

‘배고파’ 정도의 가벼움으로 ‘죽고 싶다’를 느낀다
인간의 마음을 좀먹고 젊음을 늙게 만드는 빈곤의 섬뜩함

주인공은 만화 카페에서 생활하며 일일 아르바이트에 나간다. 창고나 공장에서 아동복 재고를 파악하거나 핸드폰 상자를 조립하고 일당을 받는 일이다. 춥고 곰팡내 나는 공간에서 현장감독의 삼엄한 감시 아래 정해진 시간 외에는 화장실에도 가지 못한다. 사무직으로 일할 때 단순노동자들을 부러워했던 일이 얼마나 기대와 다른 것인지 실감한다. 내심 그 단순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자신은 여기에 잠시 머물 뿐이라고 위안해보지만, 그들에게는 학력이 없어도 살 집은 있으리라는 사실에 홈리스인 주인공은 더욱 비참함을 느낀다. 편의점 음식과 패스트푸드만 먹고, 제대로 된 기초화장품도 쓰지 못하고, 손빨래한 소맷부리는 다 해지고, 그사이에 인상은 매서워졌다. 몇 달만 고생하면 다시 돌아갈 수 있을 듯했던 세계가 점점 멀어져만 간다.

수프 그릇과 포크를 든 손은 건조하고 주름이 늘어 노인의 피부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상했다. 마유도 비슷했기 때문에 보통 다들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다. 스물세 살이라는 거짓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안 통했다. 가난이 우리를 늙게 만든 것이다. (137p)

눈앞의 길은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깊은 강처럼 보인다. 이쪽에 있는 세월이 길면 길수록 강물이 불어나서 다리는 휩쓸려가버린다. (277p)

홈리스 생활이 예상 외로 길어지는 와중에 주인공의 내면과 판단력은 갈수록 중심을 잃어간다. 자기위안과 자기부정을 반복하고, 과거를 곱씹으며 자책과 원망에 빠지고, 자신에게 득이 될 일과 해가 될 사람을 구분하지 못한다. 삶은 단순하지 않으며 길 위의 나날은 더욱 그러하므로 어느 때보다 자기중심을 잡는 일이 중요하지만, 극심한 빈곤은 인간의 곳곳을 좀먹어갈 뿐이다. 누구라도 한순간에 보통의 일상을 잃을 수 있으며, 그 속에서 냉정하게 이성을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빈곤의 무서움이 섬뜩하게 와닿는 대목이다.

빈곤은 결국,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서로에게 진정한 신이 되어주는 연대와 희망의 길

주인공은 길 위에서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여성들을 만나게 된다. 빚쟁이에 쫓겨 사라진 남편 대신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사치’, 자신을 강간한 친부를 피해 집을 나와 거리에서 살아가는 16세 ‘나기’. 작품 제목의 ‘신’은 갈 곳 없는 여성들에게 잠자리나 돈을 제공하고 데이트나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성들을 가리키는 일본 사회의 은어다. 홈리스가 된 주인공에게도 쉽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이러한 유혹의 손길들이 뻗쳐온다.
가정에서도 거리에서도 여성을 향한 폭력과 성착취가 만연한 와중에 사회의 법과 제도조차 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처참한 현실 속에서, 길 위의 여성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거나 자살하는 일은 너무도 흔해 사건으로조차 여겨지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이리저리 휘둘리던 주인공은 마침내 깨닫게 된다. 자신을 지켜줄 진정한 ‘신’은 저 남자들이나 경찰들이 아닌, 이 길 위의 여성들임을. 서로에게 의지할 곳이 되어주는 여성들의 연대임을. 그리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반드시 앞으로 나아갈 길이 있음을. ‘신을 기다리고 있어’라는 제목이 새삼 새롭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십 년 후에 나, 살아 있을까?” 나기는 이렇게 말했다. 자살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나기도 아는 것이다. 아직 열여섯 살밖에 안 된 나기는 미래를 꿈꾸지 못하고 있다. 죽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신’을 찾고 있다. (214p)

생활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되겠지만 인생에는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 그걸 망각하면 돈도 벌 수 없게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298p)

더불어 이 소설에서 눈여겨볼 점은 주인공의 이름이 호명되는 방식이다. 일본에서는 공적이거나 친밀하지 않은 사이라면 서로를 성으로 부르고, 가까운 사이라면 이름으로 부른다. 주인공은 회사에 다니는 동안 ‘미즈코시’라는 성으로 불리고, 홈리스가 되어 길에서 만난 이들은 그녀를 ‘아이’라고 친근하게 불러주지만 의심과 배신의 경험도 맛보게 하며, 그후 철저히 혼자가 된 그녀는 어느 것으로도 호명되지 않는다. 빈곤과 단절이 이름마저 지워버린다. 작품은 이를 통해 사회의 안전망 바깥에서 지워진 이름, 보이지 않는 존재로 살아가는 이들에 대해 다시 한번 일깨운다.

회원리뷰 (6건) 리뷰 총점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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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신의 탓 : 신을 기다리고 있어 리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여* | 2020.12.3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돌아갈 곳이 없는 여자를 재워주는 남자를 가리켜 '신'이라고 부른다." 책을 읽기 전, 제목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가난에 관련된 이야기라고 들었는데 '신'의 의미는 뭘까? 미시감이 느껴지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번역에서 오는 괴리일까 생각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설마, 신이 그 신일 줄이야.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지독한 투병 일기를 읽은 듯한 기분이었다. 제목부터;
리뷰제목

"돌아갈 곳이 없는 여자를 재워주는 남자를 가리켜 '신'이라고 부른다."

책을 읽기 전, 제목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가난에 관련된 이야기라고 들었는데 '신'의 의미는 뭘까? 미시감이 느껴지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번역에서 오는 괴리일까 생각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설마, 신이 그 신일 줄이야.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지독한 투병 일기를 읽은 듯한 기분이었다. 제목부터가 지뢰였던 거다. 모호한 제목이라 생각했지만 가장 확실하게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도쿄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정규직으로 취직하지 못하고 졸지에 '홈리스'가 된 주인공 '아이'의 이야기다. 그는 돈을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24시간 컴퓨터 카페 등에서 머물렀지만 결국 '성산업' 속으로 흘러가게 된다. 소설은 '아이'가 어떻게 성산업이라는 구조 속으로 잠식되었는지와 그 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말한다.

이 책은 소설이라 적혔지만 실은 지극히 현실과 닮아있다. 소설 속에서 일어난 일들은 일상적임과 동시에 비일상적 이었다. 방방곳곳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일이지만 성역인 마냥 일상적으로 얘기되지 못하는 것, 나를 포함해 대부분이 '그 영역'은 어떤 곳인지 모른다는 것처럼 말이다. 누구는 문외한인 반면, 누구는 '그 영역'의 전문가라는 사실이 세상을 양지와 음지로 분리시키고 덮어두려 한다. 사람들은 그 영역의 괴랄함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37조+a

일본의 성산업엔 '성매매'가 없다고 한다. 일본이 정의하는 성매매란 '대상을 받아 또는 받는 약속으로, 불특정의 상대방과 성교 행위를 하는 것'이라 한다. 성산업은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성산업 업소에서는 성교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아이'가 다녔던 데이트 카페도 그랬다. 그 카페는 '2차'라는 이름의 성매매를 위한 플랫폼이었다. 이에 대해 카페에선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여성의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마치 '성산업'이라는 이름 하에 그 누구도 보호나 책임의 역할은 지지 않겠다는 것만 같았다. 그 여성이 성매매 현장에서 어떠한 종류의 폭행 피해를 입어도 남자도, 카페도, 국가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아이'를 비롯한 수많은 이름들 역시 보호받지 못했다. '아이'가 찾았던 첫 번째 신 역시 그의 친구였다.

가장 눈에 밟혔던 인물은 '나기'였다. 중학생이 금요일 그 시간에 영화관 앞에 서있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암묵적으로 모두 알고 있다는 것이 기괴하다 생각했다. 성산업이 만들어낸 하나의 사회적 약속이라는게 끔찍하기도 했다. '나기'는 그마저 청소년이기 때문에 그 자리에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도, '나기'가 부친의 성폭행으로 영화관 앞에 서성이게 된 것도.

'성산업은 커피 산업의 4배다'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으리라. 2020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성산업의 규모는 30-37조원 대로 예상한다고 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그 모든 경로와 방법으로, 혹은 그 이상으로 성산업이 이뤄지고 있다. 매일 같이 어딘가에서 죽어가는 여자가, 'n번방,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가, 성범죄자 조두순을 필두로 이름조차 모르는 수많은 성범죄자가 근본없이 나타난 돌연변이가 아니라는 말이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키면 여러개의 통로가 보인다. 가출청소년이 흘러 들어가는 그런 길. 마치 '나기'처럼 온갖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쥐도새도 모르게, 하지만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곳으로 여성 청소년이 흩어지고 사라진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스마트폰과 PC가 일상적이지 않았고 성에 무지했던, 혹은 관심 조차 없었던 여자 청소년들도 '아오이 소라'라는 인물과 '일본 야동'의 존재는 알았다. 일면식이 있는 사이도 아닌데 어디에서나 그의 이야기가 흘러나왔기 때문에 그가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나그의 이야기를 마구 하던 아이들과 내 삶은 다르리라 생각했다. 같은 차원에 살고 있어도 그들과 나의 삶은 나눠져 있다고 생각했다.

'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현실에 기반한 소설이라고 한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의 영역이라 치부된 것들이 이곳저곳으로 더 많이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과 비현실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 그러니 누군가의 일탈이 아니라는 것을 밝내기 위해서. 결국 화자 '아이'가 기다리고 있었던 '신'은 누군가의 도움이었지 않을까 싶다. 랜덤적인 구원보다 확실한 도움. 그렇기에 '아이'는 이렇게 말한다. "빈곤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책 '김지은 입니다'에는 김지은씨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법정에서 입증할 때 '고학력자 여성'이기에 피해를 당했을 리 없다는 말을 들었다는 구절이 있다. 결국 그 여성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돈이 있고, 없고. 고학력이고 저학력이고. '여성'이 붙는 순간 의미가 없어진다. 나는 이를 인간의 탓이 아닌 신의 탓이다 라고 생각했다. 개인이 건드려 볼 수 있는 영역이, 구조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책들이 우리에게 말하는 건 동요와 연대일 것이다. 그렇게 개인이 아닌 우리의 문제로 풀지 못한다면, 여성들은 신의 탓을 하는게 아닌 신을 찾고 있고 있을 것이다.

 

"산다고 해도 별다른 수가 없잖아? 돈도 없고 살 곳도 없고,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으니까. 노숙자 아저씨들처럼 역이나 공원에서 자는 건 여자들한테 불가능해. 그렇게까지 해서 살 의미도 없고."

"의미는 있지 않을까요?"

"없어."

"그렇군요..."

-하타노 도모미, '신을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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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을 기다리고 있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H***y | 2020.12.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을 읽는 내내 묘한 기시감에 휩싸였다. 책에서 묘사하는 여성 홈리스가 겪는 일들은 결코 낯설지 않은 것들이라 좋은 책에 괜히 화가 치밀었다. 길거리에서 만난 다양하지만 어딘가 닮은 여성 군상들, 제목에서 일컫는 신이란 비로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빈곤 계층에서마저도 쉽게 배제되며 결국 성적으로 대상화되고야 마는 여성. 과연 이 모든 현상이 개인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한;
리뷰제목

책을 읽는 내내 묘한 기시감에 휩싸였다. 책에서 묘사하는 여성 홈리스가 겪는 일들은 결코 낯설지 않은 것들이라 좋은 책에 괜히 화가 치밀었다. 길거리에서 만난 다양하지만 어딘가 닮은 여성 군상들, 제목에서 일컫는 신이란 비로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빈곤 계층에서마저도 쉽게 배제되며 결국 성적으로 대상화되고야 마는 여성. 과연 이 모든 현상이 개인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한 문제일지 논의하는 차원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났다. 책의 어떤 특징 보다는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현실에 주목하고 싶다. 어디서든 비슷한 상황이 익숙하게 되풀이되는 현재, 감상을 넘어 보다 본질적인 해결책을 구조적 차원에서 생각해볼 계기가 되었다. 지식이 부족해 당장은 현재 정책의 한계와 효과를 낱낱이 서술할 순 없지만 누군가가 독자평에서 언급했듯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청년 빈곤인만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지속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쏟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비로소 책이 지닐 최대의 의의는 여성 청년의 현실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조금씩 사람들의 변화의 파장을 이끌어내는 것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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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신을 기다리고 있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s*******8 | 2020.07.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020.07.09~07.1020대의 젊은 여성의 빈곤.나와는 먼 이야기 같지만, 내 월급과 카드값, 생활비 등을 계산하며 매일같이 계산기를 두드리는 나에게도 과연 먼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지금의 나도 매일 같이 생활비가 부족해서 신용카드를 쓰고, 그 카드값을 갚느라 또 돈이 없고 하는 생활의 반복인데 과연 지금 나에게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월급이 갑작스럽게 없어진다면 아이처;
리뷰제목

2020.07.09~07.10


20대의 젊은 여성의 빈곤.

나와는 먼 이야기 같지만, 내 월급과 카드값, 생활비 등을 계산하며 매일같이 계산기를 두드리는 나에게도 과연 먼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나도 매일 같이 생활비가 부족해서 신용카드를 쓰고, 그 카드값을 갚느라 또 돈이 없고 하는 생활의 반복인데 과연 지금 나에게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월급이 갑작스럽게 없어진다면 아이처럼 나도 갑작스러운 빈곤의 상황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때문에 왠지 무서웠다.


다른 누군가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이 나의 신이라고 생각하며 허된 것을 쫓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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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5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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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초반과 달리 후반의 급 해피엔딩(?)이 조금 맥빠지게 한책. 신은 그 어느곳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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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a****1 | 2020.10.21
구매 평점5점
생각보다 책이 얇네용 그래도 기대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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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 2020.08.17
구매 평점5점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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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 |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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