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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 양장 ] 오늘의 젊은 작가-27이동
리뷰 총점8.9 리뷰 22건 | 판매지수 558
베스트
한국소설 top100 11주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2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274g | 135*195*15mm
ISBN13 9788937473272
ISBN10 8937473275

이 상품의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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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세계와 세계가 손을 잡는 순간
박형욱 (kaeti@yes24.com)
이야기를 하거나 듣기 위해 타인에게 시간을 내어줄 때가 있다. 그때, 각자의 속도와 방향으로 흐르던 세계는 잠시 멈춘다. 그 정거장에서 우리는 궤도를 점검하거나 연료가 충분한지 살피고 가끔은 다른 이의 걸음에 맞춰 짧은 여행에 나선다. 책은 그 멈춤의 시간을 조명한다. 소박해보이지만 실은 엄청난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는! 세계와 세계가 손을 잡는, 스치는, 충돌하는, 의미심장한 순간들을. 이 책과 함께 숨을 고르는 우리의 다음은 어떤 모습일까. 분명한 것은 그 길에 더 온화한 빛이 부드러운 미소가 더해져 있으리라는 것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경진은 오늘 오전에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문득 자신에게 다가와서 속사정을 털어놓던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경진은 그들에게서 반년 넘게 집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던 일이나 결혼결심을 굳히게 된 점괘, 혹은 삼대에 걸친 가족의 병력에 대해 들을 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물론 무엇보다도 경진의 예상을 뛰어넘은 것은 그 후로 해미네서 연락이 없다는 점이었다.
경진은 해미와의 대화창을 열어 부모님이 얼마나 걱정하고 계신 줄 아느냐고 적었다. 10대 시절에 한 번쯤 가출하는 일은 흔한 사건이니 그 경우에 가능성을 걸어 보기로 했다. 행여나 반발심이 들 만한 표현이 있지는 않을까 싶어 몇 번이고 메시지를 수정한 뒤 전송 버튼을 눌렀다. 그러고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로 향했다
--- pp.26-27

왼쪽에 남산 도서관이 보이면서 서울 타워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남산의 중턱을 가르는 차도 주변으로도 은행나무 길이 이어져 햇볕을 적절히 가려 주었다. 바야흐로 산책하기 제격인 계절이었다. 반팔을 입고 걷기에 덥지도 춥지도 않았고 산을 따라 이어진 길은 한산하기까지 했다. 이따금 오른쪽 시야를 가릴 만한 건물이 없는 경우에는 남산 아래로 적색 기와를 얹은 후암동의 다세대주택부터 여의도 방면의 스카이 라인까지 서울 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 길을 따라 느긋하게 20분쯤 걸었을 때였다.
--- p.45

듣고 보니 신기하다고 경진은 맞장구를 쳤다. 사실 경진에게 가장 신기한 것은 따로 있었다. 엄마 입에서 ‘재미’라는 말이 연거푸 나오는 모습. 그야말로 전에는 한 번도 본 기억이 없는 신기한 일이었다. 경진은 산책을 하며 발견한 것을 더 들려 달라고 했다. 그러고 짐을 찾으러 가는 길에 지나가는 말처럼 질문을 던졌다.
“엄마, 어제부터 뭐에 씌었는지 사람들이 저한테 와서 막 묻지도 않은 별별 얘기를 다 해 주더라고요. 엄마는 저한테 뭐 하고 싶은 얘기 없어요?”
“하기야, 그때 얘기를 하기는 해야겠지.” 엄마는 자못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그래. 하는 게 좋겠다.”
--- pp.98-99

어깨 위에 떨어진 뜨거운 물방울이 세신사의 눈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진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세신사는 눈물을 훌쩍이며 경진의 몸 위를 따듯한 물로 다시 한번 훑어 냈다. 경진은 잠시 숨을 고르고 손등으로 눈가를 닦은 후에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세신사의 손에서 노란 때밀이 장갑을 벗기고 그녀의 두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갰다. 경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뿐이었다. 따님은 분명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고 전하고 싶었지만 입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잠시 손을 맞잡고 있었다.
--- p.16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경진의 괴이쩍은 휴가

과외 교사로 일하는 경진은 실로 오랜만에 사흘의 휴가를 맞이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만 있고 싶은 날이었지만, 첫날부터 계획은 조금씩 어긋난다. 가장 먼저 휴가를 방해한 건 과외 학생인 해미의 소식이었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 해미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해 보였지만, 경진에게는 그 말을 들을 여유가 없었다. 경진은 걱정보다는 별일 없을 거라는 믿음으로, 휴가를 보내려 한다. 그런데 그때부터 사람들이 경진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 것처럼 자신만의 사연과 추억을, 어제와 오늘을, 슬픔과 기쁨을 털어놓는 것이다. 안경점 주인, 결혼 준비에 바쁜 친구, 남산 중턱에서 길을 잃은 부녀, 몰라보게 바뀐 엄마, 우연히 만난 고교 동창, 기차 맞은편 좌석에 앉은 승객, 찜질방의 세신사까지…… 말 그래도 모두 경진과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이상한 일이지만 이상하지 않다는 듯이 경진의 휴가는 흘러가는데, 해미에게서는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

경진의 근사한 사람들

대화의 가장 근사한 짝은 산책일 것이다. 홀로 하는 산책에서는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누군가 같이 걷는 길에서는 우리는 대화는 더욱 자연스러워진다. 대화의 짝으로 또한 알맞은 것은 음식이다. 맛있고 정갈한 먹을거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이와의 소박한 대화만큼 즐거운 것이 또 있을까.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에서 인물들의 내밀한 사연은 서울 남산과 전주 한옥마을의 곳곳에 목소리가 되어 담긴다. 그들은 함께 걷고 마주해 앉는다. 그들 모두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조금은 힘겹고, 약간은 방황하지만 결코 중심을 잃지 않은 채로, 삶을 지속한다. 경진은 사흘 동안의 이야기 수집가가 되어, 그들의 삶을 차곡차곡 쌓아 간직한다. 그 쌓음을 지켜보는 독자는 소설의 앞쪽 이야기와 뒤쪽 이야기가, 왼편 사정과 오른편 고백이 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윽고 책장을 덮을 때, 우리는 이야기와 이야기로 연결된 존재임을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책을 다 읽은 당신은 지금껏 경진의 이야기를 읽던 눈을 들어 곁에 있는 사람을 보게 될 것이다. 당신의 이야기를 그에게 풀어놓기 위하여.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지나친 자기애도, 격한 자기혐오도 없이 자신과 외부 세계를 설정해 나가는 묘한 며칠에 대한 소설이다. 인물들은 걷고, 헤매고, 자라고, 말하고 듣고, 넘어선다. 마지막 넘어서는 순간은 확실히 빛이 난다. 눈물의 빛이면서 이해의 빛이다. 은모든이 또 어느 방향을 택하여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갈지 나는 이미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다.
- 정세랑 (소설가)
산책이 책이라면 은모든의 소설 같을 거라고 늘 생각해 왔다. 그는 주로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났거나 벗어났거나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소설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지만, 그 기저에 한결같이 흐르는 나른하면서도 느긋하고 무겁다가도 홀가분해지는 은모든 특유의 리듬은 햇볕이 따뜻한 날 강변을 산책할 때의 그것과 무척 닮았다.
- 김혼비 (에세이스트)

회원리뷰 (22건) 리뷰 총점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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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인생을 바꾼 사흘 간의 휴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키* | 2023.05.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믿고 읽는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의 27번째 책이다. 주인공이 휴가를 떠나는 내용이라서 휴가나 여행 중에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과외 교사인 경진은 사흘 간의 휴가 직전 과외 학생인 해미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걱정은 되지만 부모도 아니고 담임 선생님도 아닌 자신이 개입할 일은 아니라고 여겨서 일단 계획한 대로 휴가를 떠난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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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의 27번째 책이다. 주인공이 휴가를 떠나는 내용이라서 휴가나 여행 중에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과외 교사인 경진은 사흘 간의 휴가 직전 과외 학생인 해미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걱정은 되지만 부모도 아니고 담임 선생님도 아닌 자신이 개입할 일은 아니라고 여겨서 일단 계획한 대로 휴가를 떠난다. 

 

그런데 휴가 기간 동안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경진에게 말을 건다.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나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마치 친한 사이처럼 경진에게 말을 걸고, 심지어 친하게 지내도 속마음까지는 말 안 했던 절친, 그동안 관계가 소원했던 엄마, 우연히 만난 동창까지 경진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준다. 경진이 지금 가장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은 혜미인데...

 

처음에는 다들 나한테 왜 이러나 의아해 했던 경진이 점점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나중에는 자기가 먼저 상대에게 할 말 있으면 하라고 청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때로는 내가 먼저 말하지 않고 상대의 말을 가만히 듣기만 해도 문제의 원인이 파악되고 해결 방법이 보인다는 게 신기했다. 산책과 여행, 만남과 방문을 통해 좁았던 세계가 넓어지고 관계의 물꼬가 트이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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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S* | 2022.02.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느 날, 경진에게 모두가 말을 걸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사연은 평범하면서도 한국적(?)이다. 경진은 서울에서 고향인 전주로, 다시 서울로 이동하며 거리에서 기차에서 술집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경진이 방문한 곳의 풍경이 여행기사처럼 묘사되며 동시대의 모습들이 있는 그대로 서술된다. (전주에 한옥보다 닭꼬치 가게가 더 많다든지 하는 것들) 먼 훗날까지 이 책이 살아남는다면;
리뷰제목


어느 날, 경진에게 모두가 말을 걸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사연은 평범하면서도 한국적(?)이다. 경진은 서울에서 고향인 전주로, 다시 서울로 이동하며 거리에서 기차에서 술집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경진이 방문한 곳의 풍경이 여행기사처럼 묘사되며 동시대의 모습들이 있는 그대로 서술된다. (전주에 한옥보다 닭꼬치 가게가 더 많다든지 하는 것들) 먼 훗날까지 이 책이 살아남는다면 교과서에 ‘2020년대의 도시 생활을 보여주는 세태소설’ 정도로 소개되지 않을까.

 

줄거리는 별것 없다. 경진의 서사가 하나 있고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의 작은 서사들이 계속해서 소개된다. 여행하다 만난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는 식이다. 왜 자영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지금 휴대폰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 왜 조카들을 키우게 되었는지 등. 병원에서 만난 노인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며 전달의 전달이 실리기도 한다.

 

작가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작은 서사들의 접합 지점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아주 매끄럽게 연결된다는 것이다. 경진이 들른 장소에 정말로 살고 있을 법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그들에게 정말 일어났을 법한 사연을 읊는다. 사연들도 바로 이 시대에 사는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것들이고. 독자를 끌어가는 작가의 ‘쓰는’ 재주가 대단했다.

 

정세랑의 『피프티피플』이 연상되기도 했다. 나는 그 책이 사람들 간의 ‘연결됨’을 다루고 있어서 좋았다. 모두가 각자의 사연을 갖고 이 사람은 저 사람에게, 저 사람은 그 사람에게 연결되어 함께 살아가고 있음이 읽는 내내 따스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는 중심인물이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연결됨의 의미보다는 모두가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쪽이 더 컸다. 당신은 어제까지는 나를 몰랐겠지만, 나도 당신과 비슷하게 살고 있었어. 내 이야기 한 번 들어볼래? 이런 느낌으로 말이다. 이야기를 통해 그 삶에 접점이 생겼다. 책의 끝부분에서는 다음에 보여 줄 접점은 어떤 것일까 기대하게 된다. 문자 그대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은모든 작가에게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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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e*****0 | 2021.10.2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태어나 처음 사랑니를 뽑으러 갔다. 초등 저학년으로 보이는 소녀는 치료가 끝나서인지 너무나 여유로워 보였다. "아팠니"라고 물어보니 "흔들린 이를 빼는 건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라고 어른이 그것도 모르냐는 눈빛을 보내며 내게 말했다. 헉~ 여기 꼬마 철학자가 있었네^^ 나는 "너무 무서운데"라고 하자 자기는 다음주에 또 흔들린 이를 빼러 온다며, 이까짓 쯤이야 라는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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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처음 사랑니를 뽑으러 갔다. 초등 저학년으로 보이는 소녀는 치료가 끝나서인지 너무나 여유로워 보였다. "아팠니"라고 물어보니 "흔들린 이를 빼는 건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라고 어른이 그것도 모르냐는 눈빛을 보내며 내게 말했다.

헉~ 여기 꼬마 철학자가 있었네^^ 나는 "너무 무서운데"라고 하자 자기는 다음주에 또 흔들린 이를 빼러 온다며, 이까짓 쯤이야 라는 미소를 보낸다. 마스크에 가려져 있었지만 나는 그 미소를 보았다. 

생니를 빼는 것도, 곪을 대로 곪은 이를 빼는 것도 모두 무섭다. 아마 아픈것보다 두려움이 더 앞서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느끼지 않아도 되는 고통까지 너무 안고 살았나 싶다.

꼬마 숙녀의 기백에 나는 기가 눌렸다. 아니 용기를 얻었다. 고통을 바로 볼 수 있는 것도 필요하다는 거. 오늘도 하나를 배운다.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는 과외 수업을 하는 경진에게 일어난 4박 5일간의 짧은 이야기다. 토요일 오후 부터 화요일 저녁 수업 전까지 3일간의 휴가를 맞이한 경진은 이게 얼마만의 호사냐며 집에 들어간다. 자정이 다 되어 핸드폰이 울리고 마지막 과외학생이었던 해미의 가출소식을 듣게 된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한 해미의 마음을 모른척 한 건 앞선 두 수업에서 질리도록 입씨름을 한 상태였고, 빗길에 차가 막혀 저녁 식사마저 김밥 한 줄로 때웠으며 결정적으로 해미의 마음을 세세하게 살필 만한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날 부터 그녀의 주변에 낯선 사람들이 말을 걸어오고 속내를 얘기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단어처럼 짧은 에피소드들이 계속 이어진다.

딩크족을 꿈꾸는 친구 은주의 상견례 이야기부터 완벽주의자 언니, 친구 웅과 첫사랑이었던 현수의 이야기까지...

2년만에 고향 전주로 내려간 경진은 엄마의 변화에 놀란다. 믹스커피만 먹던 엄마가 한옥카페에서 먹은 아인슈페너 한잔으로 드립커피로 노선을 바꿨다는 것, 일 밖에 모르던 엄마가 친구들과 모임을 갖게 된 모습이 너무 생경하게 다가온다. 대화라는 것도 어쩌면 딱 맞는 시기가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갈등이 생겼을 때 바로 풀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입을 꾹 닫아버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 시간의 간극이 때로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해가 풀리는 시간, 포용하는 마음이 생기는 시간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언젠가는 네가 모든 걸 내게 얘기해 줄거라고, 그 때까지 나는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태도를 가지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치과에서 만난 꼬마 숙녀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말을 지나가면서 하지 않을까?

낯선 사람이 속내를 얘기해도 들어줄 귀를 내어주는 것, 오늘1cm는 열려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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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2건) 한줄평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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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3점
상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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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l*****o | 2021.08.23
구매 평점1점
너무 서사가 재미없습니다 하지만 재미가 모든 것은 아니니까요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YES마니아 : 골드 c********i | 2021.05.29
구매 평점4점
잘 봤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바***토 |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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