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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 테마소설 1990 플레이리스트

리뷰 총점9.3 리뷰 28건 | 판매지수 12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42g | 130*205*20mm
ISBN13 9791130630571
ISBN10 1130630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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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소설로 풀어낸 1990 가요 플레이리스트] 현대의 젊은 작가 7인이 풀어낸 '90년대 가요' 테마 소설집. 당시를 자라온 작가들은 추억이 담긴 노래에 지금의 감성을 담아, 과거와 현재, 미래가 교차하는 새로운 시절을 다채롭게 그려낸다. 흥얼거리던 노랫말에 녹여낸 저마다의 이야기는 우리가 언젠가 가끔씩 꺼내어 볼 또 다른 추억이 된다. - 소설 MD 이주은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추천사 …… 계피(가을방학)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 조우리
에코 체임버 …… 조시현
녹색극장 …… 차현지
미래의 미래 …… 허희정
셋 …… 이수진
카페 창가에서 …… 이승은
매일의 메뉴 …… 송지현

발문_노래는 이어진다, 어제에서 오늘로 …… 권민경

저자 소개 (7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밀크드림 좋아해?”
주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어떤 질문이었더라도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초콜릿 좋아해? 수학 좋아해? 혹은 다른 무엇이었더라도. 전학 첫날이었다. 짝이 된 아이가 건넨 질문엔 무조건 긍정의 신호를 보내고 싶었다. 잘 보이고 싶었다. 초등학교 입학 후 벌써 세 번째 전학이었다. 주영도 요령이 생겼다. 이미 그 안에 관계와 역할이 형성되어 있는 아이들의 무리에 끼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냥 딱 한 명, 주영에게 호감을 느끼고 먼저 다가와줄 한 명만 있었으면 했다. 손을 내밀어주기만 한다면 그 손을 놓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 조우리,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중에서

시험을 망쳤어! 오 집에 가기 싫었어!
옆방 애들은 거의 악을 지르듯 부르고 있었다. 벽을 통해 진동이 느껴졌다. 대걸레를 가지고 오며 힐끔 들여다보니 자주 보이는 근처의 고등학교 교복이었다. 지금쯤이면 중간고사 기간일 터였다. 그러니까, 아주 오래전에 유행했던 저 노래가 다시 회자되기 시작한 건 박수지 때문이었다. 박수지는,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건져낸 진흙 속의 진주였다. (……) 매일이 경쟁인 청년들의 가슴에 한줄기 위로를 던지는 청량한 목소리……. 박수지가 노래를 부르는 내내 감성적인 폰트의 자막이 둥둥 떠다녔다. 저는 계속 싸우고 있었는데요, 애초에 저는 그 승부의 세계에조차 들어가지 못했던 거였거든요.
--- 조시현, 「에코 체임버」중에서

러시아에도 녹색극장이 있는 거 알아?
시차가 있는 질문이 버젓이 공허한 빗줄기를 가르며 등장한다. 그러나 그 순간에 나는 러시아에 녹색극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우리가 자주 가던 맥도날드도 이제 없어질 거래. 그러나 나는 말하지 못한다. 맥도날드가 없어진다는 게 말이 되니? 난 도저히 납득이 안 가. 만일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나는 주저리주저리 말하겠지. 말도 안 된다고. 그럴 리가 없다고. 그러나 그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나는 그 미래가 너무도 빨리 왔다고 생각한다.
--- 차현지, 「녹색극장」중에서

생각해보면 너는 항상 뭔가 다 알고 있었어.
거의 모든 게 네가 말한 대로 되었는데, 아직까지 몰랐다는 게 이상할 정도야.
그래도 네가 한 번쯤은 설명을 해줄 거라고 생각했어.
여전히, 사랑은 대답하지 않는다.
사랑은 조금 슬퍼진다. 사랑이 미래의 한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미래도 사랑의 어떤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때로 되돌아가면 기억이 날지도 몰라. 그렇지만 되돌아가는 방법은 없었다. 유사 이래 인간이 발명한 가장 뛰어난 타임머신은 가정법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과거는 되돌아오는 법이 없었다.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미래뿐이었다.
네가 언제 왔는지도 모르겠고 언제 사라졌는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언제라도 사라질 것 같아.
하지만 사랑은 더 이상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다. 침묵이 계속된다.
--- 허희정, 「미래의 미래」중에서

개강을 해 학교에 가니 모르는 남자들이 말을 걸었다. 안녕, 너 그날 진짜 웃겼는데. 나흔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했다. 나흔은 의식적으로 사람들을 피해 다녔지만 대체로 성공하지 못했다. 학과 건물의 어디를 가도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안녕, 술 마실래? 나흔은 갑작스레 친밀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기억하지 못하는 사이에 쌓인 친분은 나흔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나흔이 자퇴를 결심한 것은 단지 불편해서가 아니었다.
--- 이수진, 「셋」중에서

말처럼 쉽고 간단하게 정리가 된 건 아니었다. 선영은 아이를 원했지만 재성은 원하지 않았다. 선영은 고민 끝에 재성이 달라지길 바라며 결혼했다. 하지만 재성의 생각은 변함없었고 서너 해가 지나면서 선영은 초조해졌다. 주변에서 임신이나 출산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우리는 왜 저렇게 하지 못할까, 하는 의문에 사로잡혔다. 선영은 잠시 몸을 움츠렸다. 미간에는 주름이 잡혔다. 물론 선영은 후회가 두려웠다. 재성을 원망했었고 아이 없이 사는 건 불완전한 삶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런 시기는 지난 것 같아.
선영은 어깨를 한 번 으쓱하며 다시 웃어 보였다. 이런 이야기를 웃으며 할 수 있게 된 것이 기뻤다.
--- 이승은, 「카페 창가에서」중에서

나는 부고 문자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 이름이 영일 언니의 본명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확실히 나보다 먼저 죽을 사람은 영일 언니밖에 없는 것 같다. 그것보다 나는 며칠째 나를 괴롭히는 이미지에 대해 생각한다. 왼쪽 무릎을 세우고 눈썹을 그리던 사람을 바라보는 풍경 말이다. 그것이 영일 언니일까? 아니면 나일까? 나에 대한 기억은 언제나 3인칭으로 남게 되니까. 어쨌든 매일 죽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정성스럽게 눈썹을 그리고 나가는 모습을 상상하니까 좀 웃긴다.
어디선가 영일 언니가 잘 지내면 좋겠다. 맛있는 걸 만들어 먹는 유튜브도 보고, 이제는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같은 거 비웃으면서. 그때보단 나은 집에 살았으면 좋겠다.
--- 송지현, 「매일의 메뉴」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눈동자 * 처음 느낌 그대로 * 이틀 전에 죽은 그녀와의 채팅은
Steal Away(주인공) * I’m Your Girl * 오락실 * 먼 훗날 우리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주었던 그 노래!”
20세기 가요와 21세기 소설의 신선한 만남


2020년의 젊은 작가 일곱 명이 그들의 성장 토대가 되어준 1990년대의 가요를 모티브로 써 내려간 ‘테마소설 1990 플레이리스트’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가 출간되었다. 레트로 문화가 젊은 세대의 새로운 코드로 자리매김하면서 1990년대 음악에 대한 추억이 다시 회자되는 지금, 그 시절에 성장하고 분투했던 작가들이 추억의 노래에서 작품을 착안하여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켰다. 문학의 경계를 확장시키는 데 힘쓰는 여성 작가 모임 왓에버의 조우리, 차현지 작가를 비롯해 활발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송지현, 이수진, 이승은, 조시현, 허희정 등 여성 작가 7인이 함께했다.

이번 작품집에서는 엄정화의 ‘눈동자’,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 자우림의 ‘이틀 전에 죽은 그녀와의 채팅은’, 박지윤의 ‘Steal Away(주인공)’, S.E.S.의 ‘I’m Your Girl’, 한스밴드의 ‘오락실’, 보아의 ‘먼 훗날 우리’가 작품의 모티브가 되어주었다. 작가들이 아끼는 1990년대 노래와 상상력이 만나 그때와 지금의 감성을 잇는 ‘뉴트로 소설’을 선보인다.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를 읽는 일은 우리의 일부가 되어버린 익숙한 노래 속에서 자신의 일상에 맞닿는 지점들을 살펴보며 지나온 추억과 현재의 상황, 앞으로의 미래를 감각하는 일이 될 것이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그 음악이 다시 흐르고……”
사랑하고 미워했던 것들을 끌어안는 젊은 소설가들의 상상력


음악은 우리 몸속의 세포처럼 끊임없이 분열과 성장을 거치며 현재의 자신을 구성하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다. 게다가 시간과 장소, 함께하는 사람에 구애받지 않는 음악은 없으므로 음악의 울림은 과거와 현재, 미래에 모두 다르게 다가온다. 표제작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조우리)는 작가가 S.E.S.의 팬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녹여 쓴 작품이다. 전학 온 첫날, 먼저 다가와 말 걸어주는 친구와 친해지고 싶어 팬인 척했던 아이돌을 정말로 좋아하게 된 후로 둘도 없는 우정을 경험하고 오해하며 결국 매듭을 풀지 못한 채 십수 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이야기인 이 작품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는 마음속 뮤즈에 대한 풋풋한 회상이자 사랑 고백이다.

「에코 체임버」(조시현)와 「매일의 메뉴」(송지현)는 작품 속 인물이 과거에 들었던 노래의 한 구절에서 이야기를 뻗어나간다. 「에코 체임버」에서 노래방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건져낸 진흙 속의 진주” 수지밴드가 리메이크한 ‘오락실’을 들으며 노래와 삶이 중첩되는 부분들에 묘한 반복성을 느끼고 멸망의 때를 감지하는 엉뚱함을 보여준다. 「매일의 메뉴」에서는 불안하고 치열했던 시간, ‘나’의 혼란스러움을 이상적 우울로 치환시켜준 채팅방 영일 언니와 몽환적이고 슬픈 가사로 화제가 되었던 자우림의 노래 ‘이틀 전에 죽은 그녀와의 채팅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죽은 뒤에도 여전히 잊히고 싶지 않은 심리가 이윽고 하루를 살아가는 힘으로 다시 치환되면서 애잔함을 불러온다.

「녹색극장」과 「미래의 미래」는 시간의 이동이 주는 혼선을 오히려 작품을 읽는 묘미로 삼았다. 「녹색극장」은 동일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여러 시간대의 사건들을 하나의 서사로 읽히게 함으로써 탑처럼 “기억은 지워지는 게 아니라, 쌓여가는 것”임을, 늘 재편되는 것임을 보여준다. 「미래의 미래」 역시 타임머신으로 시공 이동이 가능한 세계에서 주인공의 이름이자 시제로서의 ‘미래’를 등장시키며 지금이 어느 시점인지 알 수 없는 혼란을 가미한다.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하는 모순 속에서 ‘먼 훗날’을 이야기하는 주인공 ‘미래’와 ‘사랑’의 발걸음이 사뭇 긴장된다.

극적 반전이 돋보이는 박지윤의 노래 ‘Steal Away(주인공)’를 모티브로 한 작품 「셋」(이수진)에서는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서 만난 ‘영현’이 ‘나흔’의 숨은 자아를 우연히 꺼내게 되면서 소설의 주인공이 뒤바뀌는 드라마틱한 전개가 펼쳐진다. 「카페 창가에서」(이승은)는 세 명의 여자 친구가 모인 날, 함께한 18년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내밀한 현실을 들춰본다. 또한 작품 속에서 관망할 뿐 말을 건넬 수 없는 대상들은 삶의 아이러니가 섞인 물음들을 눅진하게 건넨다. “우리가 뭔가를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 선택한다는 건 포기한다는 거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뭘 포기할지 선택하는 거니까”라고 말이다.

“외로워도 괜찮아. 슬퍼도 괜찮아. 우린 불완전하니까”
연대와 공감의 언어를 주조하는 ‘1990 플레이리스트’


레트로의 유행은 음악, 패션, 디자인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서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 레트로가 차별화된 기호로 자리 잡은 것이다. 테마소설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도 레트로의 색을 입었지만, 유행만 따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작가들이 직접 자신이 기억하는 가장 선명한 1990년대의 노래를 고르고 스스로에게 체화된 노래의 색깔과 분위기, 메시지를 전혀 다른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도전을 거쳤기 때문이다. 이로써 우리는 함께 울고 웃던 노래들이 오랜 시간 지나 우리 안에서 생의 감각을 다시 불 피우는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테마소설 1990 플레이리스트’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는 “특별한 시기의 음악과 특별한 시기의 기억이 만나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로 완성되어 있다(가을방학 ‘계피’).” “각자의 이야기를 안고 되풀이”되는 음악처럼,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고 생의 플레이리스트가 되어줄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는 다양한 시련과 극복의 서사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딛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북돋워준다.

“이 소설들은 분명 지나간 시대의 이야기고, 또 어느 정도 사소해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공감의 이야기이다. 2020년 현재까지 이어질 만한 강력한 공감.
세대를 넘어 오랫동안 읽혀온 문학 작품, 불려온 노래들처럼,
이 책의 소설들은 오랫동안 이야기되길 원하며 독자를 바라보고 있다.”
- 권민경(시인), ‘발문’ 중에서
조우리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 S.E.S. ‘I’m Your Girl’
주영은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 민아로부터 특이한 부탁을 받는다. 20세기에 활동했던 아이돌 그룹 ‘밀크드림’이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재결합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 소속사의 부당 처우에 대응하기 위한 팬들의 집회에 보호자로 참석해달라는 것이다. 주영은 자신 역시 사랑했던 아이돌의 팬 집회에서 20년 전 서로 상처를 입히고 헤어졌던 친구 ‘현정’을 다시 마주치게 된다.

조시현 「에코 체임버」 | 한스밴드 ‘오락실’
코인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는 6개월 전, 그토록 원하던 게임 회사에 입사했다가 컵을 씻어오라는 선배의 말을 듣고 퇴사한다. 노래방 손님들의 온갖 기행에 익숙해질 무렵,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으로 일약 스타가 된 수지밴드의 ‘오락실’을 들으며 ‘나’는 노래 가사처럼 너무도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그럼에도 성공한 수지와 미래를 알 수 없는 자신을 비춰본다.

차현지 「녹색극장」 | 이소라 ‘처음 느낌 그대로’
헤어진 사이인 ‘나’와 ‘너’는 이제는 없어진 신촌역 맥도날드와 근처의 모텔을 전전하며 충동적인 만남을 지속한다. ‘너’의 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영화관 아트레온은 본래 ‘녹색극장’이었다. ‘너’에게 녹색극장을 아느냐고 묻자 너는 잘 모른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녹색극장은 한때 우리가 함께한 곳이었고, 함께했던 장소가 사라져갈 때마다 ‘나’는 그날들을 떠올린다.

허희정 「미래의 미래」 | BoA ‘먼 훗날 우리’
타임 트래블 자격증 때문에 주민 센터에 방문한 사랑은 그곳에서 우연히 중학교 친구 미래를 만난다. 미래와 함께 예고 무용 입시를 준비했던 사랑은 중학교 졸업식 이후로 연락을 끊고 사라졌지만, 그런 사랑이 미래는 반갑기만 하고 연락처도 건넨다. 하지만 사랑은 과거에 좀처럼 설명할 수 없었던 둘 사이의 일들을 떠올리고, 솔직함으로 인해 벌어졌던 결과로 인해 망설인다.

이수진 「셋」 | 박지윤 ‘Steal Away(주인공)’
나흔은 알코올 중독자 모임의 봉사자다. 대학 신입생 환영회에서 짓궂은 선배들에 의해 기억을 잃고 추문에 시달렸던 탓에 나흔은 철저히 단주를 지켜간다. 하지만 그런 나흔에게 어느 날 모임의 새로운 멤버 영현이 다가온다. 스스로 알코올 중독자임을 인정하지 않는 영현이 못마땅한 나흔은 술자리 동행을 부탁하는 영현의 속내를 알 수 없지만, 그를 망신 주려는 심산으로 따라나선다.

이승은 「카페 창가에서」 | 엄정화 ‘눈동자’
다혜와 선영은 희수의 둘째 임신을 축하하기 위해 오랜만에 모인다. 대학 시절 그들이 존경했던 윤 교수가 뜻하지 않게 소송에 휘말리게 되었다는 소식에서 각자의 일과 육아, 연인의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러다 갑자기 그들이 모인 카페가 자신의 집이라며 소동을 부리는 여자가 나타나고, 셋은 다시금 인생에 찿아오는 불청객 같은 일들을 떠올린다.

송지현 「매일의 메뉴」 | 자우림 ‘이틀 전에 죽은 그녀와의 채팅은’
입시미술학원의 실장으로 일하는 ‘나’는 밝고 예쁜 학원생 유미를 볼 때면 자신의 우울했던 학생 시절을 떠올린다. 정성껏 눈썹을 그리는 유미의 모습이 오래전 누군가를 떠오르게 하지만 그게 누구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러던 중 ‘나’의 핸드폰에 모르는 이름의 본인 상(喪) 부고가 도착하고, 이번에도 ‘나’보다 먼저 죽을 만한 친구는 떠오르지 않는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지나온 어떤 시기는 그 시기에 사랑했던 음악으로 온통 채색되어 있다. 90년대 음악이 나의 10대를 규정하고 있기에 이 책을 접했을 때 더 반가웠다. 아무래도 그때 들었던 음악은 지금 듣는 음악과는 다른 의미로 특별하다. 이 소설집의 작가들에게도 그랬던 것 같다. 특별한 시기의 음악과 특별한 시기의 기억이 만나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로 완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내 노래도 언젠가는 이렇게 다채로운 이야기들의 모티브가 되면 좋겠다.
- 계피 (가을방학)

회원리뷰 (28건) 리뷰 총점9.3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음악을 바탕으로 지난 시간들 속에 사랑을 찾으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나*이 | 2020.08.11 | 추천12 | 댓글4 리뷰제목
<들어가기>특별한 사랑을 그리고 있는 글들을 모았다. 음악이 있는 배경르로 사랑의 테마를 그려내고 있다. 어찌 보면 일상적이라곤 할 수 없는 사랑 이야기들이다. 그들에게 특별이란 말을 붙여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을 듯하다. 음악을 배경으로 하고,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 7편의 글들, 어떤 내용은 마음에 잘 다가오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의 상황 속에서 다양성의 이야;
리뷰제목

<들어가기>

특별한 사랑을 그리고 있는 글들을 모았다. 음악이 있는 배경르로 사랑의 테마를 그려내고 있다. 어찌 보면 일상적이라곤 할 수 없는 사랑 이야기들이다. 그들에게 특별이란 말을 붙여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을 듯하다. 음악을 배경으로 하고,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 7편의 글들, 어떤 내용은 마음에 잘 다가오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의 상황 속에서 다양성의 이야기는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그 다양성을 쫓아 이해해 나가려 노력하면서 읽었다.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연예인을 사이에 놓고 학창시절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주영은 전학을 많이 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이에게 긍정의 신호를 보내면서 함께하기를 원한다. 현정이 밀크드림>, 4인조 여성 아이돌그룹을 가지고 다가왔다. 주영은 잘 몰랐지만 예스였고, 그것이 연결고리가 되어 교환 일기장까지 나누는 사이가 된다. 현재 가르치는 아이 민아와 밀크드림으로 또 소통하고, 아이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마음으로 향한 곳이 MD엔터테인먼트 앞이다. ‘밀크드림 팬들의 침묵시위라는 행사다. 민아가 보호자가 있어야 갈 수 있다고 부탁해 어쩔 수 없이 가게 된다. 주영은 그곳에서 현정이 이 행사의 주최자라 알게 된다. 시위 내용은 맴버들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이다. 현정은 주영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현정과 주영은 밀크드림의 팬으로 그들을 소재로 사서함까지 만들어 의견을 교환할 정도였었다. 그런데 어느 날 주영은 현정의 사서함에 다른 사람도 메시지를 남긴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심한 배반감을 느낀다. 그 후 서로는 틀어지고 절교 선언까지 가게 된다.

민아는 그 모임에 참가한 것이 그리 좋은 모양이었다. 부산에 사는 한 친구의 마음까지 담아야하기 때문에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주영은 자신과 현정의 학창시절 밀크드림을 위한 투쟁을 떠올린다. 같이 데모를 하러 나가자는 의견을 나누는데 현정이 사서함에 인천 언니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것을 본다. 그로인해 주영은 자신의 사서함을 닫아버리고, 팬들의 데모 현장에도 참여를 현정 때문으로 얘기한다. 그 후 현정과는 관계가 닫힌다. 지금 현정이 그때의 인천 언니처럼 현장을 리더하고 있다. 경찰관들이 미성년자들을 참여시켰다고 진행부에 태클을 건다. 그때서야 주영도 자신이 밀크드림 팬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현정 앞에 나설 용기를 얻는다. 연예인을 사이에 둔 이별과 만남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에코 체임버

나는 코인노래방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4 개월째다. 일을 하면서 청소가 주된 일이라는 사실이 좀 그랬다. 청소 후 분할 화면을 보면서 노래방에 들어간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한다. 한 번은 지나친 흥을 부리는 사람을 잘못 보고 119에 신고한 적까지 있었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각 실에서는 문만 닫으면 자신들의 공간인 양 행동했다. 어떤 남여들은 여관을 잡아주고 싶을 만큼 행동하고 있기도 했다. 방에서 손님들이 나오면 청소를 하러 간다. 그러다 박수지 때문에 다시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한 노래를 학생들을 통해서 듣는다. 시험을 망쳤어! 집에 가기 싫었어! 박수지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건져낸 진주였다. 그의 노래는 신선했고 IMF로 무너진 삶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것이 공감의 잣대가 되어 문자 투표가 되었다.

웅이는 일상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일을 해두는 친구다. 나중을 생각하면서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 둔다. 웅이와 나는 서로의 노트북을 공유하면서 일상의 교감을 나눈다. 청소를 하고 있는 내 앞에 한 아저씨가 16분할 칸 하나로 들어간다. 4곡이 빠른 시간으로 지나갔다. 그리고 아저씨는 나갔다. 그 방은 청소할 게 별로 없었다. 나도 간혹 견딜 수 없는 기분이 될 때면 빈방에 들어가 고함을 질렀다. 누가 물으면 테스트라고 대답할 작정이었다. 일을 마치고 웅이와 술집에 들렀다. 그곳에 그 1,000원짜리 아저씨가 그곳에 있었다. 합석을 했다. 그때 박수지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었다. 요즘 미스트롯 같은 것일 게다. 상금이 1억이라고 했다. 아저씨는 자신이 박수지의 아버지라 했다. 물론 농담으로 끝났지만. 박수지는 아버지가 가출하고, 그것을 노래에 담아 혼을 다해 노랠 부르는, 스토리와 노래가 다 되는 존재였다. 그것이 기회가 되어 유튜브에 대한 기대감이 솟아오르는 가족 대화를 나눈다.

 

녹색극장

잘 이해가 안 된다. 18살의 어린 아이들이다. 그들이 행하고 나누는 이야기들이 상상을 넘어서 있다. 오늘을 사는 내 윤리로는 이해가 안 된다. 이야기 속의 주인공 부모님들의 생각들은 어떨까 

너는 내 수영장 같아. 나는 그 수영장 안에서 진을 치고 노는 중이고. 네 집의 싱글 매트리스, 그것은 우리가 타고 있던 보트였고, 해가 길어도 볕이 들지 않는 네 방은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였다.

사랑고백이다. 적나라하다. 심도 있는 사랑 이야기, 너무 조숙하다고 하면 어떨까? 작품 속의 나는 일반적인 아이가 아니다. 그에게 수시로 고통을 준다. 그는 내 언행에 어쩔 줄을 모른다. 그리고 폭압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죽고 싶다고 말을 한 죄, 죽어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죄, 너는 내게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함부로 그런 얘기를 해버리는 마는 내가 너무 밉다고 했다. 내 손목에는 그날의 흉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자살을 시도하다가 그에게 들켜 질질 끌려 다니면서 들은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녹색극장을 통해서 만났고 이소라의 노래를 같이 들었다. 그러면서 늘 함께 있었고 헤어졌다. 녹색극장이 사라진 자리. 신촌역 3번 출구 앞 맥도날드가 사라진 자리를 볼 때마다 너를 떠올린다. 그리고 마음으로 또 헤어진다. 어릴 때의 깊은 상처를 느낄 수 있다. 그것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미래의 미래

시공 이동과 관련된 자격을 일반인이 얻을 수 있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유는 실제로 이동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지 복잡한 물리법칙을 남보다 조금 더 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사랑은 자격증이 필요하다. 그는 시간 이동을 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정미래가 자격증을 발급하는 자리에 앉아 있다. 유사랑은 정미래를 별로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들은 학교 시절 같이 무용을 했다. 그리고 이현재도 무용을 하면서 같은 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경쟁자가 되었다. 그래서 현재는 사랑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시간을 그들은 함께 한다. 사랑은 미래의 미래에 대해 약간을 얘기한다. 그것은 미래가 성장하면서 그대로 된다. 사랑이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학교의 삶에선 미래와 현재가 있는 곳에 사랑이 비집고 들어간 형세다. 하지만 졸업식에 사랑은 나타나지 않는다. 사랑은 먼 나라로 유학 갔다는 소문이 들렸다. 미래도 현재도 예고 입시에 합격하지 못했다. 사랑은 미래에서 왔다고 얘기한다. 미래가 지신의 졸업장과 사랑의 졸업장을 가지고 사랑을 찾아간다. 아파트에서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다. 하지만 내려오면서 보니 사랑이 그곳에 있다. 시간 개념이 왔다 갔다 한다. 혼란스럽게 읽혀진다. 시간 이동, 현재와 미래, 타임머신을 생각해 보게 만드는 글이다. 하지만 이런 사랑은 무슨 사랑인지는 감이 잡히지 않는다.

 

나흔은 신입생 환영회 때 자기 앞에 놓인 술을 오기로 마셨다. 그리고 2차에 갔을 때 암전이 일어났다. 그 후 자신이 어떻게 그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 아침에 자신의 침대에 있었다. 자신의 폰에 수십 통의 문자가 와 있었다. 보지도 않고 지워버렸다. 그런데 그 문자 중에 한 명에게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야 했다. 그녀가 학교에 갔을 때 숱한 사람들이 말을 걸어왔다. 심지어 모르는 사람도 술을 잘 마신다느니, 술 한 잔 하자느니 하는 얘기를 건넸다. 그러다 이야기가 부풀어져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로 변모하고 있었다. 즉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음탕한 여자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흔은 학교가 힘들었다. 학교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그녀는 A. A 모임에서 봉사자로 활동했던 적이 있다. 그곳은 음주 중독자들의 모임이다. 그런데 이곳에 영현이 들어왔다. 그는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그렇게 심하지 않다는 말이다. 봉사자들은 그가 잠시 머물 것으로 생각했기에 그냥 두었는데, 오래 머물자 그에 대해 의논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자는 뜻에 나흔은 반대한다. 영현은 내가 나인데 나인 것 같지 않은 기분을 즐기는 듯하다. 나흔이 금주를 한 이유다. 그런 영현이 은근히 접근해 온다. 같이 술을 한 잔 하자고. 나흔은 자신도 모르게 끌려가게 되고 영현이 술을 마시는 장면에 자신이 의식을 놓아버리는 현상을 목격한다. 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게다. 영현을 따라갈 때는 그의 술 마시는 장면을 목격하고 상태를 목격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영현은 아무리 마셔도 말짱한 듯한데 자신이 혼미해 지는 듯한 것이다. 그것이 사랑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영현이 사귀어 보자고 할 때 안온함을 느끼고 의지하는 마음이 된다. 하지만 영현이 같이 있을 때 타인의 이름(가흔)을 부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느낀다. 결국 영현을 밀어내고 자신에게 학대하는 시간을 가진다. 또한 중독자들의 모임에 가고자 하는 마음이 된다. 이 글은 박지윤의 노래 Steal Away(주인공)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카페 창가에서

학교에서 같이 공부했던 3명의 여인들이 만난다. 그들은 희수, 선영, 다혜다. 사소한 얘기들을 나눈다. 특히 희수의 둘째 임신이 많은 이야깃거리가 된다. 출산과 양육, 출산과 직장, 여인들이 출산으로 인해 끊어지는 사회적 이력 등 많은 이야기를 한다. 영화 출판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강연을 하는 얘기도 한다. 그들의 직장이 주된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대학 때 상당히 좋게 평가했던 교수의 현황도 나눈다. 지금은 참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음을 말하면서 도울 길이 없나 고민하기도 한다. 그들은 모여 식사를 하고 카페로 자리를 옮긴다. 카페에서 여러 얘기를 나눈다. 그러면서 이상한 여인을 본다. 그곳에 와서 자기의 집인 양 주장하면서 행패를 부리는 여인이다. 정신의 병증이 있는 듯하다. 남자 문제를 얘기하다가 그들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떠난다.

 

매일의 메뉴

L이 미술 학원을 차렸다. 개원식을 할 때 내가 여기서 일하리라곤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실장으로 이곳에 출근을 하게 되었다. 실장이 별로 필요한 것 같지도 않은데, 이름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나는 아침부터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를 생각한다. 옛날에는 좀 더 거창한 것을 생각한 듯한데 하는 생각을 한다. 학생인 유미가 눈썹을 그린다. 그곳이 학원에서 가장 밝은 곳이라도 하면서 말이다. 밝은 모습이 보기가 좋다. 내가 아는 사람들과 관계를 단절하고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들을 알던 때가 있었다. 아마 사람들이 힘들게 느껴졌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우울증이 함께했기 때문이리라. 온라인에서 의지하던 언니와 동반 자살을 계획하기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늘 붙어살았다. 죽고자 하는 마음이 강한 속에서 죽지 못하는 삶이 되었다. 그러다 언니가 L에게 연락하라고 충고하고, 그렇게 다시 연결이 되었다. 그리고 이곳에 적을 두게 되었다. 그처럼 내가 친구들에게도 우울한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친구를 만났는데, 내가 보기가 좋다고 한다. 늘 내가 알던 사람들보다는 내가 먼저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폰에 온 부고를 보면서 어색한 마음 상태가 된다.

 

    나가기

오늘을 사는 여인들의 의식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 볼 수 있게 만드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윤리적, 성적 자유를 가진 의식, 가정의 속박에서 벗어난 삶을 살고 있는 의식,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의식, 자기중심적인 삶이 기본이 되고 있는 삶 등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나간다. 전통적 윤리관에 의해 살아온 사람들에겐 그들의 의식이 이해가 안 된다. 너무나 혁신적이고, 과격하다. 페미니즘이 아니라도 인간의 삶에서는 해야 될 일이 있고 해서는 안 될 일이 있을 게다. 그런데 이 글들 속에서는 그런 구속에서 벗어나 있다. 더구나 모든 등장인물들이 젊은 여성들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많은 놀라움을 가지고 글을 읽었다. 더러는 그들의 사고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그들의 의식, 그것만은 높이 평가해 줘야할 것이라 생각해 본다.

 

YES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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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있어 그래 너는 푸른 바다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A***n | 2020.08.08 | 추천4 | 댓글6 리뷰제목
  이 책의 소개를 읽었을 때 호기심이 동했다.1990년대 노래들 일곱 곡을 모티브로 각기 다른 소설가들이 단편을 썼다.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최근에 미국의 루시아 벌린의 단편집을 읽고 단편 읽는 재미를 깨쳤었다.그래서 단편 소설집이라는 장벽은 전혀 없이 읽었는데단지 아는 작가가 한명도 없다는 게 좀 부담이었다.   와 그러나90년대에 나도 애창;
리뷰제목

 

 

이 책의 소개를 읽었을 때 호기심이 동했다.

1990년대 노래들 일곱 곡을 모티브로 각기 다른 소설가들이 단편을 썼다.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최근에 미국의 루시아 벌린의 단편집을 읽고 단편 읽는 재미를 깨쳤었다.

그래서 단편 소설집이라는 장벽은 전혀 없이 읽었는데

단지 아는 작가가 한명도 없다는 게 좀 부담이었다.

 

와 그러나

90년대에 나도 애창했던 노래들을 모티브로 하여서 인지

그런 기우는 금새 사라지고 흥미롭게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었다.

 

SES의 노래로 조우리는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한스밴드의 오락실로 조시현은 에코 체임버,

이소라 처음 느낌 그대로는 차현지가 녹색극장의 모티브로 삼았다.

 

BoA는 허희정의 미래의 미래

엄정화는 이승은의 카페 창가에서

자우림 노래는 송지현이 쓴 매일의 메뉴에 오롯이 담겼다.

박지윤은 이수진의 으로 형상화된다.

 

 

좋아했던 노래들, 익히 알았던 노래들.

 

혹은 가수의 숨겨져 있던 노래들을 이 책으로 만나는 기분은 참으로 오묘했다.

 

평론을 쓴 권민경의 말대로 요즘의 레트로 열풍에 이 소설들이 단순히 편승한 작품집이 전혀 아니었다.

노래들을 모티브로 하되 7인이 완전히 색깔이 달라서 특색이 뚜렷했다.

 

소설 중에는 내게는 어려워서 적응이 쉽지 않은 작품도 한, 둘 있었다.

그러나 이는 내가 최근 한국 소설을 읽지 않아서 어색한 것일 수 있다.

관념적인 표현들에서 특히 좀 그랬다.

 

그러나 발견! 이라고 외치게 된 작품과 작가들이 더 많았다.

 

조우리 작가의 차분하고 편안한 문체가 참 좋았고

조시현 작가의 톡톡 튀는 표현에 웃음 터트리면서 읽었다.

 

다산책방에서 독특하면서도 실력있는 작가들의 소설집을 많이 내는 것 같다.

테마 소설집인 이 책도 그런 면에서 너무도 읽기 좋고, 문학성이 뛰어난 책이다.

 

책의 표지는 H2 같은 일본 순정만화 풍이라 정감있다.

흔히 말하는 눈에 별을 박은빼어난 미모는 아니어도

나의 20대 그리고 90년대도 제법 찬란하고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던 게 아닐까.

 

소설이 그리는 다양한 90년대 풍경,

그 시절 노래들을 들으면서

빗소리 속에 오랜만에 추억 여행한 멋진 소설집이었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6
포토리뷰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노래 속으로 떠난 그녀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두***이 | 2020.08.18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음악은 사람을 사랑하게 하기도 슬퍼하게 하기도 용기를 얻게 하기도 한다.이 노래를 들었을 때 무슨 생각을 했었지?이 노래를 들었을 때 어떤 일이 있었지?그래서 예전 노래를 들으면 노래를 들었을 때의 감정이 상황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갈 때가 있다.그리고 7인의 작가. 그녀들은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책 속엔 7명의 작가가 7곡의 노래를 만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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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사람을 사랑하게 하기도 슬퍼하게 하기도 용기를 얻게 하기도 한다.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무슨 생각을 했었지?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어떤 일이 있었지?

그래서 예전 노래를 들으면 노래를 들었을 때의 감정이 상황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갈 때가 있다.

그리고 7인의 작가. 그녀들은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책 속엔 7명의 작가가 7곡의 노래를 만났고 이야기가 되었다.

그 이야길 읽은 나는 추억과 생각에 빠졌다. 노래에 대한 추억... 이야기에 대한 생각...  

 

S.E.S. "I am Your Girl" 그리고 조우리 "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누구를 사랑하든 사랑은 늘 마음 속에 남는다. 소설 속 소녀들은 연예인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녀들의 일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는 모습을 보인다. 문득 학창시절 좋아했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떠오른다. 처음으로 팬클럽란 것에 가입을 했다. 음반을 사고 포스터를 사고 기사들을 모았다. 지금도 여전히 대장님과 관련된 음반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구입을 하고 있다. 아마도 첫정이라 더 끌리지 않았을까?

그래서 "저도 밀크드림 팬이거든요."p38 란 문장을 봤을 때 나도 "서태지와 아이들 팬이거든요."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 여전히 난 그들의 팬이다.

 

한스밴드 "오락실" 그리고 조시현 "에코 제임버"

"반짝이는 조명 아래 16분할의 화면은 인간 역사의 축소판처럼 보였다."p46

생각해 보면 오락실이란 노래는 노래방에서 많이 불러보진 못했다. 아주 좋아하는 곡도 아니었고 좋아하는 밴드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락실이란 노래는 아주 자주 노래방에서 들었다. 친구들이 부르는건 심심치 않게 들었으니까...

어쨌든 가끔 갔던 노래방에서(지금은 5년이상 안간 듯...) 사장님이 우릴 지켜봤을거란 생각은 정말 못했다. 얼마나 웃겼을까? 순간 무지하게 창피함을 느꼈다. 그런데 그곳에서 지켜본 노래방 화면들은 정말 인간사가 다 보였을 생각을 하니 그것도 참 재미있었겠구나 했다.

 

이소라 "처음 느낌 그대로" 그리고 차현지 "녹색극장"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얼마나 될까?

사람은 사람대로 건물은 건물대로 물건은 물건대로 세월의 흔적이 남는다.

특히 세월이 지나 아예 없어지는 것도 생긴다.

그래서 그녀가 이별했다는 것이, 추억의 장소가 없어졌다는 것이 아릿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조금 변했다고 해도 그자리에 그냥 처음처럼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것이 있다는 것도 느낀다.

"헤어짐도 부서진 것도 없이 멀쩡하게 그대로, 무언가가 녹슬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는 것을."p108

 

 

 BoA "먼 훗날 우리" 그리고 허희정 "미래의 미래"

"미래는 미래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는다. 미래에게는 미래의 모든 일이 당연하니까."P128

조금 아주 조금 글 속에서 길을 잃었다. 방금 뭘 읽은거지? 미래의 미래를 만난건가? 아님 그냥 미래가 느끼는 미래를 만난건가?

미래에 대한 생각들은 누구나 하며 살지 않나? 그래서 미래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게 아닐까? 그런데 생각해 보면 미래는 지금의 현재가 모여서 되는거니까 현재를 소홀히 하는 것도 또 나쁜게 아닐까? 미래만 생각할게 아니라 현재도 제대로 생각해야 한다. 그게 맞는거 같다. 그걸 말하고 싶은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미래의 모든 일이 당연하다고 한게 아닐까?

자꾸 질문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박지윤 " Steal Alway(주인공)" 그리고 이수진 "셋"

가끔 내가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어떤 행동을 했을 때 혹은 어떤 말을 했을 때...

평소라면 절대 나라고 할 수 없는 새로운 자아가 나온 듯 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멍해 진다. 그리고 잠시 생각한다. 내가 지금 맞나? 혹시 여긴 다른 곳인가?

누구나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다곤 한다. 하지만 너무 확확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다. 그러면 안될 것 같기도 하다. 그럼 나자신에게도 무서움을 느낄 수 있을테니 너무 다른 나는 튀어 나오지 않길 바란다.

"나 자신을 잃는 경험은 한 번으로 충분했어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만큼 끔찍했어요."p156

나 아닌 것 같은 상황은 되도록이면 경험하고 싶지 않다.

 

엄정화 "눈동자" 그리고 이승은 "카페 창가에서"

누군가를 지켜보고 그들이 무얼 하는지 상상하는건 퍽 재미있는 일이다.

그래서 가끔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작품 속 인물들을 보는 것도 그런 눈으로 보게 되는게 아닐까?

그들은 무슨 생각으로 행동하는걸까 궁금해 하면서... 그리고 결말이 나지 않고 끝나는 작품이라면 그 뒤의 이야길 내가 작가의 눈으로 혹은 주인공의 눈으로 상상해 본다. 

경험해 보지 않은 것들을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상상하게 된다.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는데 일어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p214

 

자우림 "이틀 전에 죽은 그녀와의 채팅은" 그리고 송지현 "매일의 메뉴"

타닥타닥 자판을 두드리거나 끄적끄적 손가락을 열심히 눌러 메세지를 보낸다.

우린 매일 누군가와 말이 아닌 손으로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혹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누군가와의 손 대화가 가능하다면? 어쩌면 그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대답이 내가 원하는 대답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미리 설정을 해둔다고 가정했을 때 말이다. 무지하게 이상한 상황이겠지만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순간 상상했다. 끔찍하긴 하지만...

자우림의 노래 제목을 읽고 순간 헉 했다. 그래서 작품 속에서 언제 그런 말이 나오나 조마조마했다.

"L이 복도에 있는 화장실에 간 사이, 나는 부고 문자를 가만히 바라본다."p247

설마... 상상은 내 자유일까?

 

 

작품을 읽고 나서 노래를 다시 들었다. 그저 노래만 들었던 순간들과는 또 다른 생각들이 스쳐간다.

'이런 느낌이었나?' '아 이런 느낌도 들겠구나.' '전혀 다른 느낌이네.' '그래 이런 느낌이지...'

노래들에서 이런 작품들을 꺼낼 수 있는 작가님들의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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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90년대는 모든것이 아름다운 추억이다. 노래도..사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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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c******n |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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